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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분류
주요 키워드 들어가는 글 공자의 세상에서 한비자를 읽다 1부 리더십은 인격이 아니라 설계다 인격이 훌륭한 리더는 왜 실패하는가? 조직은 선의만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리더의 권위는 실력이 아니라 ‘자리’에서 나온다 Q/A 묻고 답하기 2부 감정을 지우고 시스템으로 장악하라 보상과 책임은 어떻게 권위를 만드는가? 말에 감정에 속지 않는 리더의 필터링 기술 리더의 침묵은 어떻게 조직을 움직이는가? Q/A 묻고 답하기 3부 사람이라는 변수를 제거하는 기술 무너지는 조직은 언제나 ‘예외’를 허용해왔다 리더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것들 사사로운 감정은 불공정을 만든다 Q/A 묻고 답하기 4부 리더의 품격은 어디에서 오는가 노련한 설득과 정치의 기술 고독한 자기 통제의 기술 ‘내’가 없어도 되는 조직을 만드는 것 Q/A 묻고 답하기 나가는 글 법과 인, 공존의 길을 묻다 주석 참고문헌 |
李康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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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자의 인생을 뒤흔든 전환점은 누군가 그가 쓴 책을 진나라에 전달하면서 시작되었다. 훗날 진시황이 되는 진나라 임금이 「고분」과 「오두」 편을 읽고는 “아아, 내가 이 사람을 만나 직접 교유할 수만 있다면 죽어도 여한이 없겠구나!”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이때 제나라의 직하학궁에서 한비와 동문수학했던 이사가 “이는 한비가 지은 글입니다.”라고 아뢰었다. 이에 진나라는 오직 한비를 얻기 위해 급히 한나라를 공격했고, 한비를 사신으로 보낼 것을 한나라에 요구했다.
--- 「들어가는 글 | 공자의 세상에서 한비자를 읽다」 중에서 「괴사詭事」 편에 따르면, 현실 세상은 늘 올바른 정치의 길과 거꾸로 돌아간다. ‘괴사’란 일이 상식과 완전히 어그러져 부조리하게 뒤틀린다는 의미로, 시스템이 무너진 조직에서는 법을 철저히 준수하고 윗사람의 명령에 복종하는 성실하고 충직한 사람이 도리어 세상으로부터 ‘고루하고 융통성 없다’는 비판을 받는다. 반면 윗사람을 가볍게 여기고 법령을 교묘히 무시하며 사리사욕을 채우는 영악한 자들이 ‘유능하고 충직하다’며 칭송받는 기이한 일이 벌어진다. 형벌과 규율을 두려워하지 않고 멋대로 날뛰는 무법자들이 조직을 위한 열사로 추앙받고, 말만 번지르르할 뿐 현실에선 아무런 쓸모도 없는 자들이 포부 큰 대인으로 과대평가받는 것이 서글픈 현실이라 지적했다. --- 「1부 리더십은 인격이 아니라 설계다 | 인격이 훌륭한 리더는 왜 실패하는가?」 중에서 중형을 내리는 궁극적인 목적은 그저 사람을 고통스럽게 하기 위함이 아니라, 한 사람이 저지른 간악한 죄를 초기에 아주 엄중하게 처벌함으로써, 온 나라에 사악함이 퍼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는 고도의 다스림이라 이야기했다. 형벌을 가볍게 하면 백성들은 책임을 묻는 군주의 권위는 물론 사회 질서를 얕보고 서슴없이 죄를 범하기 때문이다. 무서운 형벌로 백성들의 범죄를 사전에 적극적으로 막지 않다가 죄를 범한 뒤에야 비로소 그들을 처벌하려 드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백성을 잡기 위해 교묘하게 함정을 파놓고 그들을 궁지로 내몰아버리는 짓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었다. --- 「2부 감정을 지우고 시스템으로 장악하라 | 보상과 책임은 어떻게 권위를 만드는가」 중에서 타인의 평판만을 근거로 능력자라 판단하여 높은 자리에 올리는 예외를 허용하게 되면 조직은 흔들릴 수 있다. 타인이 칭찬한다고 상을 주고 비방한다고 벌을 주다 보면, 상을 좋아하고 벌을 싫어하는 인간의 본성상 사람들은 마땅히 해야 할 공적인 행동은 버려두고 사적인 뜻으로 패거리를 형성하는 데 몰두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관리를 등용하게 되면, 조직의 구성원들은 오직 서로 사귀고 인맥을 관리하는 일에만 힘을 쏟을 뿐 규칙을 따르려고 하지 않게 된다. --- 「3부 사람이라는 변수를 제거하는 기술 | 무너지는 조직은 언제나 ‘예외’를 허용해왔다」 중에서 한비자는 “한 사람의 힘으로는 많은 사람을 당하지 못하고 한 사람의 지혜로는 모든 것을 다 파악하지 못한다”고 경고했다. 아무리 뛰어난 천재 리더 한 명이라도 세상의 복잡한 모든 변수와 실무를 통제할 길은 없고, 그렇기 때문에 한 사람의 유능함에 기대어 조직 전체를 끌고 가는 것은 온 나라 사람들의 지혜를 모아서 쓰는 것만 못하다는 것이다. 삼류 리더가 스스로 모든 것을 챙기느라 혼자서만 지쳐갈 때, 진정한 일류 리더는 뒤로 한 걸음 물러서서 구성원 각자의 지혜가 발휘되도록 판을 깐다. --- 「4부 리더의 품격은 어디에서 오는가 | ‘내’가 없어도 되는 조직을 만드는 것」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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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난세의 조직은
한비자의 냉철함에 주목했는가? 공자의 세상에서 다시 읽는 한비자 착한 리더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 우리는 오랫동안 공자와 맹자로 대표되는 유가의 가르침에 따라, 군주의 최고 덕목으로 ‘인품’과 ‘도덕적 감화’를 꼽아왔다. 군주가 스스로 ‘인’과 ‘덕’을 닦으면 백성이 바람에 풀잎이 눕듯 저절로 따를 것이라는 ‘덕치’와 ‘예치’는 동양 사상사에서 익숙한 리더십의 이상향이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온정과 도덕주의에 기댄 ‘착한 리더’들이 끊임없이 실패하고 좌절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질까?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책은 2천 년 전 춘추전국시대의 한복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의 전국시대는 주나라의 종법적 질서와 도덕률이 완전히 붕괴하고, 힘과 지략만이 국가의 생존을 결정하던 약육강식의 난세였다. 어제의 우방이 오늘의 적이 되고, 군신과 부자 사이에도 권력과 이익을 둘러싼 살육이 난무했다. 이런 현실에서, 이미 과거가 되어버린 요순시대의 도덕을 회상하며 착한 마음에 호소하는 유가의 가르침은 그저 우연을 기대하는 환상에 불과했다. 전쟁 같은 생존의 위기 앞에서 낭만적인 도덕론은 조직의 명운을 지탱할 수 없었다. 엄격한 규칙을 내세운 법가 사상, 흔들리는 인간을 위한 견고한 시스템의 미학 바로 이 지점에서 ‘법가 사상’이 태동했다. 한비자는 법가의 대표 사상가로서, 인간을 ‘본질적으로 이익을 좇고 손해를 꺼리는 존재’라고 인식하는 데서 출발했다. 이러한 인간의 본성이 교화되기 어렵다면, 통치의 기반은 리더 개인의 불완전한 도덕 수양이 아닌 흔들림 없는 객관적 구조에 두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그 시스템이라 할 수 있는 법가 통치학의 세 축은 이렇다. 군주가 딛고 선 객관적인 권력의 무게인 ‘자리’, 귀천과 친소를 막론하고 만인에게 평등하게 적용되는 예측 가능한 규칙인 ‘법’, 그리고 신하의 속내와 실적을 검증해 조직을 장악하는 리더의 통제 기술인 ‘술’이다. 이 원칙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온정이라는 이름으로 ‘예외’를 허용하기 시작한다면, 신상필벌이 무너짐에 따라 실력 있는 인재 대신 파벌만 남게 된다. 반면 만인에게 공평무사하게 적용되는 법과 시스템은 다수의 평범한 구성원을 보호하고 조직의 생존을 담보하는 보호막이 되어주는 것이다. 모순, 수주대토, 역린… 『한비자』라는 거대한 이야기의 보고 고사로 읽는 인간의 불완전한 욕망과 본능 그렇다면 한비자의 저술에는 냉혹한 법치와 통제술만이 존재하는 걸까? 『한비자』라는 방대한 저작의 매력은 전국시대라는 난세를 살다 간 인간 군상의 욕망과 심리를 날것 그대로 담아낸 ‘거대한 이야기의 보고’라는 점에 있다. 『한비자』 안에는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쓰는 수많은 고사성어의 원형이 살아 숨 쉰다. 창과 방패의 모순을 말하는 ‘모순’, 변화를 읽지 못하고 옛것만 고집하는 어리석음을 꼬집은 ‘수주대토’ 등 한비자는 추상적인 도덕론을 이야기하는 대신, 생생하고 흥미진진한 수백 편의 우화를 통해 군주와 신하, 부모와 자식, 친구와 적 사이에 벌어지는 치열한 심리전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한비자』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거룩한 성인군자가 아니다. 질투하고, 의심하며, 자신의 안위를 위해 계산기를 두드리고, 때로는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파멸을 자초하는 지극히 평범하고 불완전한 인간들이다. 2천 년 전의 기록이지만, 그들이 보여주는 욕망과 갈등의 파편은 오늘날 우리가 직장과 사회, 관계 속에서 매일같이 겪는 일들과 닮아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난세의 인간사를 지나다 보면, 타인의 심리를 꿰뚫는 혜안과 복잡한 세상을 헤쳐 나갈 유연한 현실 감각을 손에 쥘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