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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이는 대체 생각이란 걸 하고 말하는 걸까? 내가 보기에 유진이는 그냥 뇌를 거치지 않고 말을 하는 것 같아. 그게 아니면 정말 냉혹? 아니 냉철이라고 해야 할까? 아, 그래 얼음처럼 차가운 심장을 가진 아이 같아.
나는 윤솔이와 리원이, 그리고 유진이 사이에서 이쪽저쪽 눈치를 보며 행동해야 했어. 내가 안 그러면 금방이라도 윤솔이와 리원이가 떠날 것 같았거든. --- p.49 다음 날 아침 나는 밥을 먹고 나서 화장실에 들어갔어. 그런데 이상하게 진짜로 배가 살살 아프지 뭐야? 하도 신경을 써서 그런 걸까? 어쨌든 진짜로 배가 아프다니 정말 다행이었어. 일부러 거짓말을 할 필요도 없으니까. “민서야. 뭐 해? 유진이 엄마한테 전화 왔는데 왜 안 내려오냐고.” “응. 엄마. 배가 아파. 그러니까 먼저 가라고 해. 난 걸어 갈게.” --- p.65 “그건 아직 서로 잘 몰라서 그런 걸 거야. 그리고 네가 유진이를 좀 이해해 줘. 유진이가 겉으로는 까칠한 것 같지만 마음은 여린 것 같더라고. 작년에도 학교를 안 가려고 해서 엄청 힘들었다고 하더라. 그래도 올해는 네 덕분인지 학교 가는 걸 즐거워하는 것 같대.” “하지만 난…….” --- p.76 “선생님. 왜 싫은 친구랑 사이좋게 지내야 하는데요?” 나는 나도 모르게 화가 나서 선생님을 보고 물었어. 선생님은 내 질문에 잠시 당황한 듯했지만 이내 미소를 지으며 상냥하게 말했어. “그야 같은 반 친구니까. 늘 교실에서 얼굴을 봐야 하는데 사이가 안 좋아지면 그건 또 그것대로 불편하지 않을까? 그리고 만약 네가 그 친구랑 멀어지면 그 친구가 혼자가 된다 면서. 넌 그러길 원하는 거니?” “아뇨. 꼭 그런 걸 원하는 건 아니에요.” --- p.1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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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와 잘 헤어지고 싶어요
유진이의 차가운 말에 다른 친구들이 하나둘 떠나고 나자, 유진이는 갑자기 민서에게 더 잘해 준다. 그러나 민서의 마음은 오히려 더 불편해진다. 급기야 학교에 가려고 하면 배가 아플 정도다. 민서는 엄마와 상담 선생님에게 고민을 털어놓지만, 돌아오는 것은 잘 헤어지는 방법이 아니라 다시 잘 지내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뿐이다. 하지만 민서가 원하는 것은 유진이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마음을 지킬 수 있는 이별이다. 과연 민서는 그 방법을 찾을 수 있을까? 누구도 악역으로 만들지 않는 이야기 『누가 잘 헤어지는 법도 좀 가르쳐 주세요!』는 어느 한 아이를 악역으로 만들지 않는다. 유진이에게는 혼자가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고, 민서에게는 유진이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있다. 그렇다면 상대가 외로워질까 봐 원하지 않는 관계를 계속 유지해야 할까? 누군가를 미워하거나 배척하지 않으면서도 관계를 끝낼 수 있을까? 이 작품은 관계를 계속 이어 가는 것만이 언제나 옳은 선택인지 묻는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배려하는 일만큼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일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섬세하게 보여 준다. 질문을 남기는 이야기 이 이야기의 결말은 완벽한 화해도, 산뜻한 이별도 아니다. 그래서 더 오래 마음에 남는다. 마지막까지 “어떻게 했어야 했을까?”라고 묻는 민서의 목소리는 책장을 덮은 뒤에도 독자들이 함께 이야기할 자리를 만든다. 친구 관계로 마음이 무거운 어린이에게는 자신의 감정을 돌아볼 용기를, 보호자와 교사·상담교사에게는 아이의 관계 고민을 성급하게 화해로 이끌지 않고 함께 생각해 볼 계기를 건네는 작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