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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빌라에는 킹콩이 산다
김은아주성희 그림
웅진주니어 2026.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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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불협화음
고궁빌라
킹콩이 스카이 콩콩을 타는 이유
낯선 불청객
작가가 뭐길래
능소화 필 적에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다정도 병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단 한마디 말
앓던 이가 빠졌을 때
화장실에 표류하다
신나게 떠들썩하게
수신 완료, 오버!
바람의 맛
어깨동무
작가의 말

저자 소개2

성질 급한 거북이 작가입니다. 느리지만 앞으로 가고 있는 건 분명합니다. 202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습니다. 쓴 책으로는 『엄마의 마법 망원경』, 『달려라! 경찰견 래오』, 『집으로 가는 길』, 『친구가 좋아지는 아홉 가지 이야기』(공저)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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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주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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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대학에서 미술을 공부하고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립니다. 그림책 『친구의 집은 어디일까?』를 쓰고 그렸으며 『개조심』, 『셰익스피어 아저씨네 문구점』, 『보물섬의 비밀』, 『우리는 돈 벌러 갑니다』, 『양심을 배달합니다!』, 『나를 쫓는 천 개의 눈』, 『가짜 뉴스를 시작하겠습니다』를 비롯한 여러 어린이책에 그림을 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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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4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144쪽 | 168*214mm
ISBN13
9788901299549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책 속으로

“나 아래층 302호인데, 너니? 우당탕 뛰어다닌 킹콩이?”
그러고는 안 봐도 뻔하다는 눈빛으로 세영을 위아래로 훑어보았다.
“킹콩이 스카이 콩콩 타는 줄 알았다. 아주 천장 무너지는 줄 알았어!”
--- p.30

“낮이든 밤이든, 네가 밟고 있는 바닥이 내 지붕이고 하늘이야. 고궁빌라 층높이가 얼마냐면 2m 20cm야, 내 키는 1m 65cm고. 즉 내 정수리부터 네 발밑까지의 거리가 딱 55cm라는 말이지. 너랑 내가 얼마나 가까운 줄 알겠니?”
302호는 분풀이하듯 세영에게 짜증을 퍼부었다.
--- p.31

할머니는 아이들을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세상일에 관심 없고 남에게 좀처럼 마음을 열지 않는 세영을 아빠가 걱정할 때면 할머니는 이렇게 말하곤 했다.
“별걱정을 다 혀. 겉은 차갑고 쌀쌀맞아 보이지만 속은 깊고 따뜻한 아이랑게. 아직 제 세상을 만나지 못한 것뿐이여. 우리는 그냥 기다리면 돼야.”
--- p.62

“어, 어라? 왜 안 열려.”
화장실 문이 기어이 고장 나 아예 열리지 않았다. 오 작가는 손잡이를 이쪽저쪽으로 돌리며 잡아당겼다. 허술해 보이는 문짝은 돌덩이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힘을 집중하려고 한쪽 발로 벽을 지탱한 채 있는 힘껏 손잡이를 잡아당겨 보았지만 꿈쩍하지 않았다. 이리저리 자세를 바꿔 가며 잡아당겨도 문은 좀처럼 열릴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오 작가는 누구라도 불러야 하나 싶어 주머니를 뒤적거렸다. 핸드폰이 없었다. 그제야 충전기에 꽂아 놓은 것이 생각났다.
문 여는 데 힘을 쏟아부은 오 작가는 현기증이 느껴져 바닥에 주저앉았다. 조금 있으면 언제 그랬냐 싶게 열릴지도 모른다고, 불안한 마음을 애써 가라앉히며 기다렸다.
--- p.93~94

세영은 멤버들의 연주에 귀를 기울였다. 하진이 연주하는 건반의 멜로디와 화음이 들렸다. 부드러우면서도 감미로운 선율이 세영을 편안하게 만들었다. 어쩐지 하진에게 기대 연주해도 될 것만 같았다. 세영은 슬슬 리듬을 타며 드럼의 두진과 눈을 마주쳤다. 두진과 세영은 서로를 바라보며 비트를 맞췄다. 비트가 안정적으로 진행되자 세영이 정아에게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정아는 세영의 고갯짓에 따라 저음의 빈 부분을 하나씩 채워 나갔다. 그렇게 세영과 아이들은 눈으로 귀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 p.107~108

줄거리

아빠의 출장으로 할머니가 사는 ‘고궁 빌라’에 잠시 머물게 된 열세 살 기타리스트 세영. 최신 기타를 걸고 한 아빠와의 약속 때문에 억지로 초등학생 밴드부에 합류하지만, 부원들과 어울리지 못하며 불협화음을 빚는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어느 날, 층간 소음 문제로 아래층 302호에 사는 오 작가와 강렬하게 충돌하며 서로를 ‘킹콩’과 ‘불청객’으로 낙인찍게 된다. ‘혼자서도 잘해요’ 세영과 마감 압박에 시달리는 예민 폭발 오 작가. 다른 듯 서로 닮은 두 사람의 갈등은 점점 커진다. 한편, 세영은 사소한 계기로 밴드 부원들과 가까워지며 불협화음을 하나의 어우러지는 멜로디로 만들기 위해 고심한다. 이때 오 작가는 뜻밖의 사건에 휘말리며 ‘킹콩’에게 SOS 신호를 보내게 되는데…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이웃과 친구라는 이름으로 얽히고설키며 다름을 받아들이고 마음을 맞추는 법을 배워 나가는 이야기.

출판사 리뷰

· 불협화음이 하모니가 될 수 있을까?
귀를 기울이는 순간, 들리지 않던 것들이 들린다!

“세영아, 소리에도 개성이라는 게 있어서 어우러지기가 쉽지 않아. 사람들이 잘 섞이려면 일단 친해지는 게 우선인 거 알지? 소리도 마찬가지야. 친해져야 어우러질 수 있는 거지.”
“소리가 친해져야 한다고?”
“그래, 소리를 어떻게 친해지게 할 수 있는지는 네가 고민해 봐. 아빠는 여기까지!”
아빠는 알쏭달쏭한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 어쩐지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다.
_ 본문 중에서

아이들과 가까워진 뒤에도 합주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자 고민에 빠진 세영에게, 아빠는 “친해져야 어우러질 수 있다.”라는 힌트를 준다. 세영은 악보를 보지 않고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연주할 것을 제안하고 아이들은 처음으로 신나고 떠들썩한 합주의 맛에 빠져들게 된다.
끝날 것 같지 않던 302호와 402호 사이의 층간소음 전쟁은 또 어떤가? 세영은 소음이 날 때마다 천장을 두드려 대던 오 작가의 소리가 언제부터인가 화장실에서만 들린다는 것을 알아챈다. 소리를 통해서 보낸 오 작가의 메시지가 세영에게 전해진 그 순간, 갈등은 완전히 다른 국면으로 접어들게 된다.
이 작품은 서로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순간 많은 것들이 변한다고 말한다. 악보를 보느라 가려져 있던 시선이 마주치고, 상대방의 소리가 무엇 때문인지를 가늠해 보는 순간, 그러니까 다른 사람의 마음에 오롯이 귀를 기울이는 순간 말이다. 시끄럽기만 했던 소음이 화음으로 변하는 짜릿한 순간을 이야기 속에서 함께 만나 보자.

· 김은아 작가표 ‘함께’의 가치가 빛나는 이야기

『고궁빌라에는 킹콩이 산다』는 202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한 김은아 작가의 다섯 번째 동화책이다. 집과 가족의 의미를 탐구했던 전작들과 다르게, 이번 작품에서는 서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함께 어울려 살아가는지, 친구와 이웃 등 보다 넓은 세계로 눈을 돌렸다.
작가는 ‘고궁빌라’라는 현실적이면서도 이웃 간의 정이 넘치는 공간에 세영과 오작가, 독자들을 불러 모았다. 저마다의 소리를 내는 데 집중한 나머지 어울리는 법을 모르는 두 인물들의 갈등에 독자들 또한 귀를 쫑긋 기울이게 된다. 협동보다는 자조, 이웃보다는 각자도생이 미덕인 요즘, 세영과 오 작가는 수많은 ‘우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들의 부딪힘과 서툰 화해의 과정은 낯설지 않고 현실적으로 다가온다.
서로의 소리에 무심하던 두 사람이 조금씩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하게 되며 만들어 내는 변화는, ‘함께’라는 가치가 결코 거창한 구호가 아니라 사소한 이해와 양보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각자도생의 시대 속에서도 여전히 유효한 ‘우리’의 가능성을 조용히 증명하며, 함께 살아간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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