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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출
모든 문제의 시작 장터에서 아빠와 친한, 기분 나쁜 아이들 우리 아빠가 왜? 물놀이 산불 아빠 이야기 엄마와 함께 또 하나의 집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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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혼자 여기서 살아? 우리는 서울에 있는데 왜?”
“그러니까 해인아, 그게 좀 복잡해서…….” 아빠는 뭐라고 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그만 참고 참았던 화가 터지고 말았다. --- pp. 112~113 “괜찮아…… 괜찮을 거야…….” 나는 검둥이를 꼭 안고 계속 중얼거렸다. 그러나 그건 그냥 내 바람일 뿐, 난 괜찮지 않았다. 이러다 정말 죽는 건 아닐까? 말도 안 되는 생각인 줄 알면서도 자꾸 내가 죽을 것 같았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꽤 많이 지난 것 같은데 정은이는 돌아오지 않았다. 왜 돌아오지 않는 걸까? 혹시 가다가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닐 까? 자꾸만 나쁜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떠올랐다. 심장은 점 점 더 빨리 뛰고, 식은땀이 나기 시작하더니, 숨이 잘 쉬어지지 않 았다. 아무래도…… 난…… 오늘 여기서…… 죽을 것 같았다. --- p. 134 “그럼…… 아빠는 계속 여기서 살 거야?” 내 목소리는 나도 모르게 살짝 떨리고 있었다. “너희들한테도, 너희 엄마한테도 너무 미안하지만……아무래도 그래야 할 것 같아. 여기서는 나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거든.” “엄마는 뭐래?” “말도 안 된다고 하지. 그럴 거면 차라리 이혼을 하겠다고.” “그래서? 아빠는 뭐라고 했는데? --- p. 152 나는 깜짝 놀라 엄마를 보았다. 엄마는 가까운 곳 이외에는 절 대 운전을 하지 않는다. 평소에는 정말 씩씩한 엄마가 무서워하는 건 빠른 속도로 달리는 차들이다. 그래서 운전해서 멀리 가는 걸 싫어하고, 특히 고속도로에서 운전하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 그런 엄마가 혼자서 운전을 하고 여기까지 왔다니 정말 놀랄 일이었다. --- p. 1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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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아빠와 엄마, 그리고 흔들리는 가족
아빠와 함께 살 때도 아빠를 자주 보거나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다. 아빠는 늘 늦게 들어왔고, 술을 마시고 온 날도 많았다. 엄마는 학원을 운영하느라, 오빠와 하나는 공부 때문에 늘 바빴다. 아빠는 집 안에서 하나와 오빠의 공부를 위해 조용히 지내야 했다. 시골에서 다시 만난 아빠는 달랐다. 적극적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사람들을 돕고, 적극적으로 일을 배우고, 주위 사람들도 아빠를 필요로 하고 있었다. 숨을 쉬지도 못할 것 같은 스트레스 때문에 직장을 그만두어야 했던 아빠는, 시골집에 와서야 다시 시작하고 살아갈 수 있을 힘이 생겼단다. 엄마는 아빠가 무책임하다며 화가 나 있었다. 가족이 따로 사는 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엄마는 시골에 내려와 살 생각이 없단다. 하나네 가족은 어떻게 되는 걸까? 맵고 쓰고 짠 통과의례 아이들의 일상은 치열하다. 가족도 흔들리고 친구 관계도 일상도 늘 안전하진 않다. 하나는 수민이에게 사과를 했지만, 사과만으로 다시 절친이 된다는 건 환상이나 마찬가지란 걸 알게 된다. 자기가 낸 상처는 없어지지 않는다는 걸 말이다. 가족에게는 미안하지만 시골에서 살겠다는 아빠도, 아빠와 가족을 위해 시골에서 살 수는 없다는 엄마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도 이제 왠지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성장의 일부에는 맵고 짜고 쓴 통과의례가 있다. 부모의 복잡한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지금이 하나의 통과의례 시간이다. 남찬숙 작가의 단단한 시선 아이들의 삶을 쫓는 남찬숙 작가의 눈은 날카롭고 진지하다. 문제는 새로운 문제를 낳고, 그 안에서 아이들은 이리저리 부딪힌다. 쉽게 해결될 거라는 얕은 희망과는 거리를 둔다. 그 이유는 성장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장하지 않고 머물러 있다면 그곳이 더 힘들 수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아이들 모두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하나도, 수민이도, 정은이도, 각자의 삶에서 자신만의 성장을 이뤄낼 것이다. 남찬숙 작가는 날카롭고 진지한 눈으로 그들의 성장을 든든히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