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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질문을 되찾는 연습
1부. 나를 짓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를 만드는 것들 1장. 뇌의 브레이크는 조립 중입니다: 왜 나이가 들면 어릴 때보다 덜 용감해질까? 2장. 자궁으로 스며든 세상의 불행: 엄마 뱃속 열 달이 정말 내 운명을 결정할까? 3장. 증오의 동력이 된 ‘사랑 호르몬’: 사랑 호르몬이 어떻게 증오를 부추길까? 4장. 나는 왜 ‘괴물’을 선택했는가: 범죄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5장. 판단이 있는 곳에 ‘잡음’이 있다: 우리의 판단은 왜 매번 흔들릴까? 6장. 잠, 뇌가 리셋하는 시간: 잠자는 동안 우리 뇌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7장. 극단주의자의 위험한 뇌: 정치 성향도 뇌가 결정할까? 2부. 우리를 엮다: 세상이 지금과 같은 이유 8장. 산업혁명의 이면, 기술 혁신의 비밀: 산업혁명의 주인공은 정말 증기기관이었을까? 9장. 중국은 정말 1433년에 문을 닫았나: 중국은 왜 과학기술을 제대로 꽃피우지 못했을까? 10장. 충분하면 불평등해도 괜찮은가: 불평등한 게 뭐가 문제일까? 11장. 중독을 막으려다 중독이 늘어난 사연: 어쩌다 미국은 최악의 마약중독 국가로 전락했을까? 12장. ‘단일민족’이라는 신화를 따라서: 한국인은 어디에서 왔을까? 13장. 모성애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비밀: 아기를 살린 건 정말 어머니였을까? 14장. 부족 본능으로 세상을 구하는 법: 오랜 혐오와 갈등을 어떻게 넘어설 수 있을까? 3부. 모두를 잇다: 무너진 경계 위에서 함께 살아남는 법 15장. 첨단기술 아래에 숨은 불편한 진실들: 디지털 문명은 0과 1의 조합일 뿐일까? 16장. 뜨거운 여름, 전력 수요의 미스터리: 왜 여름 한낮보다 초저녁에 전기가 더 많이 쓰일까? 17장. 더워 죽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법: 인류는 끓어오르는 지구를 식힐 수 있을까? 18장. 채식과 육식 사이 딜레마: 우리는 육식을 포기할 수 있을까? 19장. 인플루엔자 팬데믹이 온다: 조류독감은 조류만 걸릴까? 20장. 의심하고, 또 의심해야 할 때: 매력적인 정답을 왜 의심해야 할까? 21장. 표정으로 감정을 읽는다는 망상: AI가 인간의 심리 상태를 파악할 수 있을까? 나가며: 당신은 창의적인 사람입니까? 책에서 책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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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일은 작은 변화를 만들어 가는 실천과 그것을 엮는 연대입니다. 저는 이런 태도에 ‘부지런한 희망’이라는 이름을 붙여 보고 싶습니다. 제가 벽돌 책을 혼자가 아니라 굳이 여럿이 함께 읽는 이유도, 또 바쁜 시간을 쪼개서 여러분과 함께 공유하고자 이런 책을 펴낸 것도 부지런하게 희망을 일구려는 안간힘입니다.
--- p.9 「들어가며: 질문을 되찾는 연습」 중에서 부모에게서 받은 유전과 그 본성이 제대로 자리를 잡도록 돕는 환경을 강조하다 보면 이런 식의 편견이 생기기 쉽습니다. ‘전과 18범이었던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는 본성과 양육 같은 자기가 통제할 수 없는 요인 때문에 범죄자가 된 것이 아닐까? 범죄의 책임을 그에게 돌릴 수 있을까?’ 아닙니다. 어머니와 아버지가 물려준 (또 다른 뇌과학자 게리 마커스의 표현을 빌려서 비유하자면, 최종 출판된 결과물과는 크게 다른) “책의 초고” 상태와 비슷한 신생아 때의 뇌도, 양육자의 영향을 크게 받은 유년기의 뇌도, 이 글을 읽고 있는 10대 후반 청소년 독자의 뇌와는 아주 크게 달라요. 적어도 10대부터는 누구와 어울릴지, 어떤 행동을 선호할지(쉬는 시간에 책을 읽을지 운동하면서 땀을 흘릴지 게임을 할지, 담배나 술과 같은 중독으로 이끄는 기호품을 탐닉할지 말지), 어떤 환경에 자신을 맡길지(교실에서 공부할지, 거리를 배회할지) 등은 당신의 선택입니다. 그런 크고 작은 선택은 뇌의 변화를 이끌고, 그런 뇌의 변화가 쌓인 게 바로 지금의 당신이에요. --- pp.48-49 「4장. 나는 왜 ‘괴물’을 택했는가」 중에서 빅토리아시대 영국에서 광범위한 영아 살해와 유기가 벌어진 데에는 이유가 있었습니다. 산업화로 수많은 여성이 가족과 친척이 있는 고향을 등지고 런던과 같은 대도시로 일자리를 찾아 떠났어요. 낯선 곳에서 임신한 여성은 아이를 낳고 나서 의지할 가족이나 공동체가 전혀 없었죠. 게다가 아버지 없는 아이를 낳으면 생계가 어려운 것은 물론이고 사회적 조롱의 대상이 되었고요. 결국 벼랑 끝까지 몰린 여성이 선택할 수 있는 일은 아기를 런던의 거리나 수로에 버리거나, 혹은 교회와 기아 보호소 등 버려진 아기를 받아 주던 시설 앞에 두고 도망치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맡겨진 영아의 사망률도 80~90퍼센트에 이르렀어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여성 가운데 일부는 직접 아이를 살해하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도 했죠. 이런 사실을 염두에 두면, 빅토리아시대에 새삼스럽게 여러 지식인이 모성애를 강조한 진짜 이유도 알 만합니다. 이렇게 수많은 영아가 목숨을 잃는 현실을 놓고서 모성애의 부재를 탓하며 가난한 여성에게 책임을 전가하기 위함이었어요. --- pp.141-142 「13장. 모성애라는 이름 뒤에 숨겨진 비밀」 중에서 치명률 약 40~50퍼센트의 H7N9나 H5N1 바이러스가 인간 간 감염 능력을 획득해서 팬데믹을 일으키는 일은 상상만 해도 아찔합니다. 2020년부터 2023년까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여러 차례 주목받았던 1918년 스페인 독감의 정체도 바로 이렇게 조류에서 인간으로 종간 장벽을 넘은 H1N1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였습니다. (H1N1 바이러스는 현재는 계절 독감을 일으키죠.)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게 고작 6년 전이었는데 또 바이러스 대유행이 올 리가 없다고요? 바이러스들끼리 서로 협상해서 순번을 정해 두었을 리는 없죠. 이 책을 읽고 있는 지금 이 순간에도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대유행이 세계를 덮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때 반짝했던 감염병 유행에 대한 경각심이 갈수록 옅어지는 상황에서 인류는 과연 대응을 잘할 수 있을까요? --- p.219 「19장. 인플루엔자 팬데믹이 온다」 중에서 기후 위기도, 감염병도, 불평등도 해법이 없어서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해법은 이미 여러 개가 책상 위에 올라와 있죠. 없는 것은 그 가운데 하나를 골라 밀고 나갈 의지, 그리고 그 의지를 여럿이 모으는 연대입니다.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기발한 무언가를 혼자 떠올리는 일보다, 이미 나와 있는 해법 앞에서 함께 물러서지 않는 일이 훨씬 어렵고 값집니다. 물론 여전히 사상이든 과학기술이든 예술 작품이든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고 시도하는 사람은 있겠죠. 하지만 모두가 그렇게 새로운 무언가를 창조하는 일은 가능하지도 않고 거기에 모두가 집착하는 것은 효율적이지도 않습니다. 그렇다면 AI 시대에 창의성 말고 우리에게 필요한 능력은 무엇일까요? 저라면 수많은 데이터 뒤편에 있는 가장 중요한 것, 즉 본질이나 진실을 포착하는 능력을 꼽겠습니다. --- p.250 「나가며: 당신은 창의적인 사람입니까?」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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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에 너무 빨리 도달하지 말 것!
의심과 상상으로 비틀어 여는 오늘의 세계 인터넷과 AI의 도움으로 원하는 정보를 언제든 접하는 요즈음이다. 역사와 과학, 인간의 심리와 문화적 관습 등 어떤 분야에서나 궁금한 것이 있을 때면 화면을 몇 번만 두드려 명쾌한 답안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그 명쾌하고 매끄러워 보이는 답안이 얼마나 정확한지, 근거는 믿을 만한 것인지를 주의 깊게 들여다보는 사람은 많지 않다. 대화형 AI의 환각 문제를 밀어 놓고서도,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갖가지 상식에는 여전히 생각보다 많은 빈틈이 숨어 있다. 가벼운 착각부터 뿌리 깊은 편견, 의도적인 왜곡까지. 저마다의 사연으로 만들어진 ‘이상한 상식’들이 충분한 검증 없이 말과 글로 퍼져 나가며 때로는 새로운 오해를 낳기도 한다. 저자 강양구는 이처럼 비판적 사고를 잃은 채 정보의 홍수에 휩쓸리기 쉬운 청소년 독자를 위해, 그럴싸해 보이는 정보를 한 번 더 의심하고 새로운 가능성을 상상하는 법을 제시한다. 인간과 심리, 사회와 문화, 나아가 공동체의 미래에 관한 21개의 주제를 모아서, 엄밀한 조사와 검증으로 기존의 상식 속 오류를 해체하고 그 뒤에 가려져 있던 진실과 만나는 과정이다. 오랜 기간 전문 지식과 대중의 호기심을 연결해 온 경험으로 그 과정을 쉽고도 흥미진진하게 풀어 선보인다. 뇌과학부터 진화, 역사, AI, 기후와 팬데믹까지 나를 짓고, 우리를 엮고, 모두를 잇는 21개의 질문 이 책은 총 3부 21장으로 구성된다. 1부 ‘나를 짓다’에서는 뇌과학과 심리학을 중심으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나를 만드는 것들을 탐구한다. 나이가 들수록 겁이 많아지는 이유, 태아기 환경이 일생 전반에 미치는 영향, 옥시토신이 증오의 동력이 되는 역설적 메커니즘, 범죄의 책임 소재, 판단을 흔드는 잡음, 수면 중 뇌의 작동 원리, 정치 성향과 뇌의 관계 등을 찬찬히 짚어 나간다. 2부 ‘우리를 엮다’에서는 역사, 경제, 사회로 시야를 넓힌다. 산업혁명의 실제 전개 과정, 근세 중국의 기술 발전이 정체된 사연, 불평등과 배분의 문제, 미국의 마약 중독 사태, 한민족의 기원, 모성애 신화의 이면, 그리고 혐오와 대립의 해결법 등을 중심으로 세상이 지금과 같은 이유를 파헤친다. 마지막 3부 ‘모두를 잇다’에서는 디지털 문명의 불편한 진실, 전력 수요와 태양광발전의 관계, 기후 위기 대응의 전망, 채식과 육식의 딜레마, 새로운 인플루엔자 팬데믹의 가능성, 매력적인 답안지 앞 무비판적 수용의 위험성, AI와 감정 인식의 한계에 관한 질문으로 무너진 경계 위에서 함께 살아남는 법을 모색한다. 책의 말미에는 그렇게 살펴본 21개 주제에 맞추어 연계 독서 가이드 ‘책에서 책으로’를 제공한다. 지식 큐레이터로서 저자가 엄선한 추천 도서들을 하나씩 소개하며, 청소년 독자가 자기만의 질문을 이어 갈 수 있도록 돕는다. 무너진 경계 위에서 함께 살아남는 법은 결국 치열한 의심과 질문에서 시작한다 불평등, 감염병, 기후 위기…. 오늘날 인류와 지구를 위협하는 문제들에 대해서는 사실 이미 다양한 해법이 제시되어 있다. 저자가 강조하듯, 다만 부족한 것은 뜻을 모으고 실제로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의지와 연대일 것이다. 의지와 연대처럼 이상적이라 여겨지는 가치들 앞에 우리는 당연한 듯 냉소하고 비관하곤 한다. 이에 저자는 다시 한번 힘 있는 목소리로, ‘당연한 비관’을 뚫고 나아갈 ‘부지런한 희망’을 이야기한다. 우리가 사는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해를 바탕으로 작은 변화를 만들어 가는 것, 그러한 변화들을 모아 한 방향으로 엮어 간다는 현실적 제안. 그가 이번 책에 그러모은 21번의 의심과 탐구는 결국 이 ‘부지런한 희망’이라는 하나의 방향을 가리킨다. 어렵고 방대한 지식을 풀어헤쳐 일반 독자의 눈높이에 맞춤한 큐레이션을 선사해 온 강양구는 이 책에서도 그 특기를 유감없이 발휘한다. 느슨해진 경계 속에 치명률 40~50퍼센트의 인플루엔자 팬데믹이 찾아올 수 있다는 경고, 10대부터의 크고 작은 선택이 뇌의 변화를 이끌고 그것이 쌓여 앞으로의 일생을 만든다는 통찰처럼, 구체적 사례와 데이터를 통해 추상적인 풍경으로부터 선명한 메시지를 짚어 낸다. 특히 연계 독서 가이드 ‘책에서 책으로’에서는 한 권의 책에서 길어 낸 문제의식을 다른 매력적인 책으로 흥미진진하게 연결하며, 당장이라도 나만의 탐구를 이어 가고 싶게끔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북돋는다. 인간과 공동체, 세계에 대한 질문과 고민을 지속할 수 있도록, 이 책은 부지런한 희망을 지피는 연료가 되어 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