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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법정을 열겠습니다
정의의 이정표가 된 판결부터 권력의 흉기가 된 재판까지
권재원
북트리거 2026.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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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 - 당연한 것의 탄생

1부. 과학을 법정에 세운다니!

Chapter 1 - 진리와 권위의 충돌: 갈릴레이 재판
Chapter 2 - 과학과 신앙의 법정 대결: 스콥스 원숭이 재판
Chapter 3 - 이념의 손아귀에 놓인 과학: 바빌로프 재판
스크린 속 법정: 〈돈 룩 업〉

2부. 인간의 권리란 당연한 것?

Chapter 4 - 자유를 위한 11년의 싸움: 드레드 스콧 판결
Chapter 5 - 여자가 감히 투표를?: 수전 B. 앤서니 재판
Chapter 6 - 5월 1일이 공휴일이 된 까닭은?: 헤이마켓 사건
Chapter 7 - 사랑할 권리를 되찾다: 대만 동성혼 허용 판결
스크린 속 법정 - 〈필라델피아〉

3부. 권력의 폭주를 누가 막을까

Chapter 8 - 전쟁범죄를 심판하다: 뉘른베르크재판·도쿄재판
Chapter 9 - 판결 없이 끝난 세기의 재판: 밀로셰비치 재판
Chapter 10 - 역사의 법정에 선 두 전직 대통령: 전두환·노태우 재판
Chapter 11 - 침묵할 권리를 확립하다: 미란다 판결
스크린 속 법정 - 〈뉘른베르크〉

4부. 목소리 낼 자유, 그 한계는?

Chapter 12 - 진실을 지키는 자유: 뉴욕타임스 대 설리번 재판
Chapter 13 - 권력이 감추고 싶어 한 진실: 워터게이트 사건
Chapter 14 - 혐오스러운 말도 자유다: 허슬러 대 폴웰 재판
스크린 속 법정 - 〈더 포스트〉

5부. 기술의 주인을 가르는 격전

Chapter 15 - 누가 전기의 미래를 차지할까?: 전류전쟁
Chapter 16 - 바퀴에 채워진 족쇄: 자동차 특허 전쟁
Chapter 17 - 코드에 담긴 부와 권력: 빅테크 기업 특허 전쟁
스크린 속 법정 - 〈커런트 워〉

번외편. 정의의 가려진 얼굴: 사코와 반제티 사건

에필로그 - 법정 문을 나서며

저자 소개 1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독어교육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교 사회교육과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33년간 중학교 사회 교사로 근무했고 서울대학교, 한국방송통신대학교, 상명대학교 등에서 사회 선생님이 되려는 대학생들을 가르쳤다. 최근에는 경제 교육과 민주 시민 교육에 관심을 가지고 관련된 책을 쓰고 있다. 지은 책으로 『민주주의는 완벽하지 않다고요?』, 『21세기 택리지』, 『열다섯에 배워 평생 써먹는 단단한 돈 공부』, 『별난 사회 선생님의 역사가 지리네요』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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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08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356쪽 | 138*205*30mm
ISBN13
9791193378809

책 속으로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 당연하게 알고 있는 것들 하나하나가 누군가의 부단한 노력으로 얻어진 것입니다. 때로는 법정에 서고, 때로는 감옥에 갇히고, 때로는 목숨을 잃으면서도 자신이 옳다고 생각한 것을 놓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던 것이죠. 이름조차 기억되지 않는 그들의 용기와 싸움이 수없이 쌓여서 오늘의 이 사회가 만들어진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제 막 세상을 자기 눈으로 바라보기 시작하는 나이입니다. 누군가 가르쳐 준 것을 그냥 받아들이기보다는, 스스로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는 시기입니다. 이 책이 바로 그 질문들과 함께하는 여정이 되었으면 합니다.
--- p.6 「프롤로그 - 당연한 것의 탄생」 중에서

반면 리센코는 이렇게 주장했습니다. 밀을 훈련시키면, 혹독한 기후를 경험한 밀은 혹독한 기후에 익숙해지며, 이후 그 자손들은 혹독한 기후에 강한 품종이 됩니다. 따라서 바빌로프의 방법보다 훨씬 빨리 혹독한 기후에 강한 품종을 만들 수 있다는 겁니다.
스탈린은 리센코를 택했습니다. 10년보다 5년이 짧아서가 아니었습니다. ‘획득형질의 유전’ 이론이 스탈린의 정치적 이념과 맞아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스탈린은 환경의 변화와 훈련을 통해 인간의 본성을 바꿀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산업혁명이 자연을 개조했듯 사회주의혁명은 인간을 개조할 것이다.’라는 믿음이었죠.
--- pp.55~57 「Chapter 3 - 이념의 손아귀에 놓인 과학: 바빌로프 재판」 중에서

“여러분, 이 자들에게 유죄판결을 내려서 본보기로 삼아 주십시오. 이 자들을 교수대에 세워야만 우리 사회의 질서가 바로 설 수 있습니다.”
재판의 목적이 노골적으로 드러났습니다. 폭탄을 터뜨려 사람들을 해친 범죄를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감히 노동자들을 선동하여 여덟 시간 노동을 요구하게 한 행동, 혹은 그런 행동을 불러일으킨 신념과 사상을 처벌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사건은 핑계에 불과했습니다.
--- p.116 「Chapter 6 - 5월 1일이 공휴일이 된 까닭은?: 헤이마켓 사건」 중에서

카를라 델 폰테 검사는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슬로보단 밀로셰비치가 사망함에 따라, 이 사건에서 정의를 실현할 기회는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그가 기소되었던, 집단 학살을 비롯한 중대한 범죄까지 함께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범죄는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합니다. 같은 혐의로 기소된 고위 지도자들이 아직 남아 있으며, 그중 여섯 명은 여전히 도피 중입니다. 국제사회와 국제형사재판소는 피해자들을 위해 이들 모두를 법정에 세워 심판받게 할 책임이 있습니다.”
형사법의 무죄 추정 원칙에 따라, 판결을 받지 않은 밀로셰비치는 법적으로 무죄인 상태로 사망했습니다. 하지만 재판 기록은 남았습니다. 293명의 증언, 수만 페이지의 문서, 명백한 증거들은 밀로셰비치 이외의 다른 전범들을 단죄하는 기초가 되었습니다.
--- p.178 「Chapter 9 - 판결 없이 끝난 세기의 재판: 밀로셰비치 재판」 중에서

허슬러 대 폴웰 재판은 표현의 자유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습니다. 이 판결로 공인에 대한 풍자와 패러디가 수정헌법 제1조의 보호를 받는다는 사실이 다시 한번 분명히 확인되었습니다.
만약 이 판결이 없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여러분이 즐겨 보는 정치 코미디 프로그램들은 소송이 무서워 스스로 입을 다물었을 것입니다. 대통령을 흉내 내는 코미디 쇼, 정치인들을 날카롭게 비꼬는 풍자만화, 인터넷에 넘쳐 나는 재미있는 밈과 패러디 영상들…. 이 모든 것이 사라지거나 크게 위축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물론 판결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이제 누구든 공인을 악의적으로 모욕해도 법적 책임을지지 않는다는 말인가? 이건 그냥 무례함에 면허를 주는 셈이다!”
--- pp.266~267 「Chapter 14 - 혐오스러운 말도 자유다: 허슬러 대 폴웰 재판」 중에서

삼성 측 변호사가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
“잠깐만요! 판사님, 직사각형 터치스크린이 정말 애플의 발명품일까요?”
그는 1968년 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의 한 장면을 법정 스크린에 띄웠습니다. 우주선 안에서 우주인들이 얇고 납작한 화면을 들고 영상을 보는 장면이었습니다. 이어서 1994년 IBM이 출시한 ‘사이먼’이라는 터치스크린 전화기 사진도 제출했습니다.
“터치스크린 전화기는 애플 이전에도 있었습니다. 모서리가 둥근 직사각형은 가장 자연스러운 형태일 뿐입니다. 그것이 어떻게 한 회사의 독점적 발명이 될 수 있겠습니까?”

--- p.326 「Chapter 17 - 코드에 담긴 부와 권력: 빅테크 기업 특허 전쟁」 중에서

출판사 리뷰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오늘이
역사 속 법정에서 만들어진 미래라면 믿겠어?

현대인의 삶은 수없이 많은 권리들로 겹겹이 보호를 받는다. 하루 여덟 시간 근무와 휴일을 보장받고 부당한 조건에는 저항할 수 있는 노동권부터 마음 놓고 공인에 대한 비판과 풍자를 펼칠 수 있는 표현의 자유, 애써 만들어 낸 작품이나 기술을 내 것으로 인정받을 지적재산권까지. 모두 너무나 당연하게 여겨지는, 오늘날 우리 사회의 기본 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권리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권리들이 확립되기까지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누군가 냉소와 원망 속에 법정에 섰고, 감옥에 갇혔으며, 때로는 목숨까지 내놓아야 했다. 『세계의 법정을 열겠습니다』는 그 싸움의 현장, 역사의 흐름을 바꾼 법정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갈릴레이 종교재판부터 빅테크 기업의 특허 전쟁까지, 시대와 국경을 넘나드는 17+1개의 사건을 통해 법과 정의가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지를 생생하게 되짚는다.
이 책은 역사적 판례를 단순히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각 사건의 핵심 쟁점과 재판의 구체적인 경과는 물론, 그를 둘러싼 사회적 배경과 관련 인물들의 심경을 소설과 같은 문체로 몰입감 있게 풀어내어 마치 한 편의 법정 드라마를 관람하는 듯한 경험을 선사한다. 한 편 한 편의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따라가며 청소년과 성인 독자 모두 인류 역사의 흐름과 법체계의 기본 원리를 자연스럽게 이해하는 동시에, 지금 이 사회를 지탱하는 가치들이 얼마나 치열한 다툼 끝에 만들어진 것인지를 몸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전범 재판부터 특허 분쟁까지
세상을 뒤흔든 법정의 문이 지금 다시 열린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된다. 1부 ‘과학을 법정에 세운다니!’에서는 갈릴레이 재판, 스콥스 원숭이 재판, 바빌로프 재판을 통해 진리와 권위, 과학과 이념이 충돌한 역사적 순간들을 다룬다. 스탈린이 식물육종학자 바빌로프 대신 사이비 과학자 리센코를 택한 것이 단순히 농업 정책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이념의 문제였다는 분석은 과학과 권력의 관계를 날카롭게 짚는다. 2부 ‘인간의 권리란 당연한 것?’에서는 드레드 스콧 판결, 수전 B. 앤서니 재판, 헤이마켓 사건, 대만 동성혼 허용 판결을 통해 자유와 평등을 향한 인류의 지난한 투쟁사를 조명한다.
3부 ‘권력의 폭주를 누가 막을까’에서는 뉘른베르크재판·도쿄재판, 밀로셰비치 재판, 전두환·노태우 재판, 미란다 판결을 다루며 전쟁범죄와 국가 권력의 심판이라는 묵직한 주제를 정면으로 다룬다. 4부 ‘목소리 낼 자유, 그 한계는?’에서는 뉴욕타임스 대 설리번 재판, 워터게이트 사건, 허슬러 대 폴웰 재판을 통해 표현의 자유와 그 한계를 둘러싼 논쟁을 살핀다. 그리고 5부 ‘기술의 주인을 가르는 격전’에서는 전류전쟁, 자동차 특허 전쟁, 빅테크 기업 특허 전쟁을 통해 기술과 자본이 뒤엉킨 현대의 법정을 들여다본다.
그렇게 17개 사건과 재판을 함께 돌아본 뒤, ‘사법살인’이 행해졌던 사코와 반제티 사건을 통해 법정의 어둠을 심도 있게 들여다본 번외편 역시 놓치지 말아야 할 읽을거리다. 아울러 각 부 말미에 수록된 ‘스크린 속 법정’ 코너에서는 해당 부에 등장했던 법적 쟁점들을 다룬 걸작 영화를 소개하여 독자의 흥미를 한층 돋운다.

“역사에 길이 남을 그 판결은 정의로웠을까?”
법정으로 모여든 시대의 질문들
치열한 논쟁 속에서 발견하는 인간 사회의 빛과 그림자

법정은 단순히 유죄와 무죄를 가르는 공간이 아니다. 시대를 관통하는 질문이 모여들고, 법학은 물론 과학, 경제, 종교계의 지성들이 정면충돌하고, 언론과 온 사회가 숨죽인 가운데 그 무거운 질문에 대한 사회의 공식적 대답이 이루어지는 장소다. 허슬러 대 폴웰 재판의 판결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정치 풍자와 패러디 문화도 없었을 것이다. 발칸반도의 학살자 슬로보단 밀로셰비치는 심판받지 않은 채 사망했지만, 수만 페이지의 재판 기록과 293명의 증언은 이후 다른 전범과 독재자들을 단죄하는 토대가 되었다. 그런가 하면 헤이마켓 사건의 법정에서 검사가 노골적으로 외쳤듯, 재판은 때로 범죄가 아닌 신념과 사상을 처벌하는 수단이 되기도 했다. 이처럼 법정의 판결은 그 순간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체, 인류 역사의 방향타가 된다.
저자 권재원은 30년 이상 민주 시민 교육에 천착한 전 사회 교사이자, 인문·사회 분야와 문학까지 폭넓은 저술 활동을 이어 오고 있는 작가다. 그는 이 책이 단순한 법·역사 교양서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통념과 규칙들에 독자 스스로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던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한다. 저자의 인도를 따라서 세계의 법정에 직접 발 들이고, 그 안의 뜨거운 열기를 체감하고, 우리 사회에 빛과 그림자로 남은 결단들을 돌아보며, 독자들은 오늘을 이해하고 내일을 만들어 갈 지혜와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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