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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 4
추천의 글 _ 김소엽 / 6 초대시편 가시나무 새 _ 김소엽 / 18 그게 그거다 _ 이진호 / 19 흐르면서 머물면서 _ 손해일 / 20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 _ 문효치 / 22 모국어 _ 이정록 / 24 일출처럼 노을처럼 _ 김기진 / 26 평등한 최후 _ 고 전규태 / 27 경신애인敬神愛人 살음 1 아가페는 빨간 별로 뜨고 / 30 아담의 페르소나 / 31 시는! / 32 아가페 / 33 아가페 성찬 / 34 아가페의 모델 / 35 사형 틀의 패물 / 36 갈보리에 빠알간 장미 / 37 아가페의 카리스마 / 38 하늘의 밀알 / 39 고상한 매력 / 40 영장의 맨토 / 41 영장의 살음 / 42 페르소나 벗은 석송石松 / 43 보듬어 사노라면 / 44 진주 이야기 / 45 천명天命의 길 / 46 폭풍우 날의 기도 / 48 별난 감투의 고독 / 49 경신애인敬神愛人 살음 2 조연의 소원 / 52 사랑이 시동 걸 때엔 / 53 인꽃이 너무 좋아 / 54 햄스터의 쳇바퀴 / 55 지옥과 천국 / 56 대속代贖의 사도 / 57 행복의 씨앗 / 58 바다의 향연 / 59 자맥고우 그리워 / 60 세자의 낙원 / 62 색소폰 세레나데 / 63 귀성길 / 64 대문 없는 집 / 65 비아돌로사 / 66 노을빛 그리움 / 67 사노라면 / 68 화접花蝶의 오르가즘 / 69 경신애인敬神愛人 살음 3 화석 애인 / 72 페르소나 벗은 에덴에서 / 73 배 밖으로 나온 간덩이 / 74 통한의 휴전선 / 75 정자나무 / 76 화접花蝶 앙상블 / 77 시인은 마법사 / 78 개 팔자 / 79 짝사랑 앙상블 / 80 돌비에 각문된 사랑 / 81 디오게네스의 낙원 / 82 새들의 유토피아 / 83 사람 냄새가 그리워 / 84 아가페에 취하니 / 85 원시인原始人의 행복 / 86 봄처녀 / 88 까치네 사랑법 / 89 초월적 사랑 / 90 초동의 봄 / 91 봄꽃 대궐 / 92 경신애인敬神愛人 살음 4 장난꾼과 요녀들 / 94 자맥고우 낙원 / 95 가족의 낙원 / 96 추남秋男의 노래 / 97 사계절의 땅 / 98 월광 세레나데 / 99 신의 수묵담채화 / 100 추인심秋人心 / 101 하얀 눈사람 되는 날 / 102 겨울 스케치 / 103 동심 / 104 대장부 박꽃 사랑 / 105 망부석 연가 / 106 이상의 임을 향한 세레나데 / 108 에로스 / 109 감투의 영전 / 110 그놈의 감투 때문에 / 112 시인은 초인超人 / 114 일엽편주 / 115 경신애인敬神愛人 살음 5 지구별 여행 / 118 푸로츄어의 자유 / 120 곶감 한 접 / 121 걸작의 존재 / 122 목욕탕 유토피아 / 123 조물주 / 124 고상한 앨범 / 125 하늘이 내린 인연들 / 126 희귀성 걸작 / 127 나의 살던 고향은 / 128 고상한 그리움 / 129 청운의 벗들이여 / 130 소꿉동무 / 131 견우와 직녀 / 132 고향의 정 / 133 이산가족의 망향 / 134 살신성인 어머니 이력서 / 135 총장 어머니 / 136 사랑 폭탄 / 137 어버이의 문장 / 1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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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형 회복 의지의 시적 형상
석희구 시詩 세계에 대하여 - 유승우 (시인, 문학평론가, 문학박사) 1. 들어가는 말 요한복음 1장 1절에는 “태초에 말씀이 계시니라. 이 말씀이 하나님과 함께 계셨으니 이 말씀은 곧 하나님이시니라.”라고 했다. 그리고 창세기 2장 7절에는 “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된지라”라고 했다. 우리말의 ‘사람’은 ‘살다’라는 동사에서 온 말이다. 문법적으로는 “살다⤍ 살음⤍ 삶⤍ 사람”의 과정을 거쳐 사람이 된 것이다. 이것은 흙으로 빚은 육신에 하나님이 생기를 불어넣으시어 생령이 되는 과정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생령(生靈)이란 살아있는 영혼이란 뜻이므로 ‘살다’라는 동사에서 ‘사람’이 되는 과정은 곧 생령이 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육신만 살아 있으면 동물이고, 이 동물이 사람이 되려면 하나님이 생기를 불어넣으시어 생령이 되어야 한다. 이 생령이 곧 인간의 원형(原型-Archetype)이며, ‘하나님의 형상’이다. 그런데 사람은 이 원형을 상실했다. 사람(人)은 곧 글(文)이라고 한다. 그래서 사람과 글, 곧 인문(人文)은 한 몸이다. 인(人)은 공간에 존재하는 육신의 상형이고, 문(文)은 보이지 않는 영혼의 상형이다. 원래 글을 뜻하는 글월 문(文)자는 사람의 몸에 심장을 그려 넣는 모습을 상형한 글자라고 한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죽은 사람의 가슴에 심장을 그려 넣음으로써 부활을 기원하는 의식의 한 과정이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인(人)은 “하나님이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의 과정이고, 글(文)은 “생기를 그 코에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된지라”의 과정이다. 그렇다면 공간에 존재하는 육신과 시간 속에 존재하는 영혼이 함께 살아 있어야 생령의 사람이고, 그러한 인간의 이미지가 곧 인문(人文)이며, 인문의 핵심이 시(詩)인 것이다. 그래서 하이데거는 시를 ‘존재의 구현’이라고 했다. 이 ‘존재의 구현’이란 상실한 원형을 회복해 ‘생령’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시인 석희구 목사 『아가페는 빨간 별로 뜨고』라는 시집을 출간한다고 한다. 그리고 "아담의 페르소나"라는 부제로 시 세계를 펼친다고 한다, 그는 “페르소나로 남루해진 영장(사람)이 신의 태곳적 신의 창조 섭리를 닮은 영장 본연의 모습으로 복원되고자 하는 염원을 담았습니다.”라고 시집 서문에서 밝히고 있다. 여기서 ‘영장 본연의 모습’이란 창세기 1장 27절의 “하나님이 자기의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의 ‘하나님의 형상’이다. 이제부터 그의 시를 통해 그 실상을 살펴보기로 하자. 2. 원형 회복의 의지 사람을 가리켜 ‘만물의 영장(靈長)’이라고 한다. 참 좋은 이름이다. 이 이름을 우리말로 옮기면 ‘임금’이다. ‘임금’의 ‘임’은 하늘(天神)이고, ‘금’은 땅(地神)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임금’은 하늘과 땅이 하나로 어울리는 사람의 이름이다. 그래서 임금 왕(王) 자는 하늘, 땅, 사람을 상징하는 석 삼(三)자를 이어주는 사람(l)을 상형한 글자이다. 하늘은 사람의 마음(靈魂)이 되고, 땅은 사람의 육신(肉身)이 되어 사람이란 몸을 이룬 것이다. 그렇다. 사람은 ‘임(영혼)’과 ‘금(육신)’을 모은 몸이다. 문법적으로는 “모으다 ⤍ 모음 ⤍ 몸”의 과정을 거쳐 사람(몸)이 된 것이다. ‘모음’까지는 〈1+1=2〉와 같은 차원이지만, ‘몸’은 〈영+육=1〉이라는 하나 됨이다. 그래서 몸이란 말은 사람에게만 쓰인다. 기어 다니는 동물의 존재는 몸이라 하지 않는다. 소나 돼지는 몸이 좋아졌다고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모으다’라는 동사의 주어는 무엇인가. 누가 ‘영(靈)과 육(肉)’을 모아 몸이 되게 한 것인가. 성경에서는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사람을 지으시고 생기를 그 코에 불어 넣으시니 사람이 생령이 되니라”라고 했다. 하나님이 땅의 흙으로 육신을 지으시고, 하나님의 생기를 불어넣으시어 생령(生靈)이 된 사람은 〈영+육=1〉이 된 하나의 몸이다. 하나는 하나일 뿐 둘이 아니다. 몸은 임금일 뿐 영과 육으로 나누어지지 않는 사람이다. 땅을 딛고 두 발로 걷는 만물의 영장이다. 원작의 아담 이브! 에덴에서 벌거벗은 채로 거닐 때 조물주가 보시고 좋다고 극찬하셨습니다 선악과 따 먹은 아담 이브 나뭇잎 옷으로 분장하고 숲속에 숨어 수군거릴 때 조물주가 보시고 역겹다고 한탄하셨습니다 아담 이브의 후예들 온갖 페르소나* 덧입고 가면무도회로 희희낙락 하니 위작僞作임을 슬퍼하며 홍수로 폐기 처분하셨습니다 오! 조물주여! 겟세마네 동산 기도처에 엎드려 천륜의 진선미애眞善美愛 도를 닦고 선악과에 무관심한 무아의 영혼 되어 이브와 함께 원작의 알몸으로 에덴동산을 거닐고 싶습니다 - 〈페르소나를 벗고픈 아담의 노래〉 전문 위의 시는 ‘서시’라는 전제가 붙여진 작품이다. 그렇다면 이 시집의 주제인 「원형 회복의 의지」를 표현한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원형이 곧 “원작의 아담과 이브”이며, 그들은 “에덴동산에서 벌거벗은 채로 거닐 때”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심히 좋았더라, 라고 극찬하셨습니다.”라는 알몸의 인간이다. 그런데 “선악과 따먹은 아담과 이브”의 후예들은 “온갖 페르소나를 덧입고/ 가면무도회로 희희낙락 하니”의 현실이 되어 버렸다. 이런 현실 속에서 시인은 “이브와 함께 원작의 알몸으로/ 에덴동산을 거닐고 싶습니다.”라고, 원형 회복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위의 시 「페르소나를 벗고픈 아담의 노래」에서, 아담은 석희구 시인의 상징이며, 노래는 시인의 시작품을 가리킨다. 그리고 이브는 그의 아내의 상징이다. 실은 현대의 모든 남자와 여자가 ‘원작의 아담과 이브가 되어, 인류의 에덴을 회복하고 싶은 것이다. 앞에서 필자는 인간의 형상을 인문이라고 했다. 인문의 인(人)은 육신이고, 문(文)은 영혼이다. 그런데 아담의 후예들이 육신을 중히 여기고, 영혼을 가벼이 여겨 온갖 페르소나를 덧입게 된 것이다. 이에 영혼 곧 문(文)을 인(人)보다 앞세워야겠다고 해서, 인문을 뒤집어 문인(文人)이 된 것이다. 이 문인을 대표하는 것이 시인이다. 석희구도 시인이므로 “원작의 알몸으로/ 에덴동산을 거닐고 싶습니다.”라고 한 것이다. 아가페, 이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조물주의 사랑 천벌 받을 죄인 아담 이브를 위하여 대신 목숨 걸어 주신 살신성인의 사랑 하늘이 내린 가장 숭고한 진선미애眞善美愛 아가페를 모르면 가장 불쌍한 사람 사랑할 줄 모르면 가장 불행한 사람 사랑은 받을 때는 행복하지만 사랑은 줄 때에 갑절로 행복한 것 아가페 품은 사람 행복의 샘을 가진 사람 아가페 샘터 곁에 앉아 아가페 생수를 음미하며 님의 품에 기댄 어린양이 되니 세상 다 가진 초인의 살음 - 〈아가페〉 전문 창세기 1장 1절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로 시작된다. 하나님이 천지자연의 모든 것을 창조하신 다음, 여섯째 날에야 창세기 1장 27절에서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라고 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셨다고 했는데, 사실 눈에 보이는 하나님의 형상은 ‘없음’이다. 그러므로 하나님이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셨다는 것은 남자와 여자가 만나서 사람 사이 곧 인간이 되라는 하나님의 명령이다. 다시 말해 인간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신 것이다. 이 인간이 되는 길이 「아가페」 곧 “조물주의 가장 위대한 사랑/천벌 받을 죄인을 위하여/ 대신 죽어주신 사랑”이다. 석희구 시인은 지금 “아가페를 품은 사람/ 행복의 샘을 가진 사람님의 품에 기댄 어린양이 되니/ 세상 다 가진 행복한 살음이다.”라고 고백한다. 석희구는 목사 시인이다. 앞의 서시인 「페르소나를 벗고픈 아담의 노래」와 위의 시 「아가페」는 목사로서의 사명 의식이 시인으로서의 의식보다 앞선 작품이다. 언어 곧 말씀의 기능엔 설(說)의 기능과 예(藝)의 기능이 있다. 설의 기능엔 ‘진리를 밝히는’ 설명(說明)과 ‘가르치는’ 설교(說敎)가 있으며, 예의 기능엔 창조와 창작이 있다. 위의 두 편의 시는 예의 기능보다 설의 기능이 앞선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다. 예의 기능인 창조(創造)와 창작(創作)에서, 창(創)은 없음(無)에서 있음(存在)이 되게 한다는 뜻이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은 자연의 조물(造物)이고, 사람이 창작하는 것은 인위의 작품(作品)이다. 그리고 인성(人性)의 작용은 〈지(知), 정(情), 의(意)〉의 세 방향이 있는데, 지는 설명, 의는 설교, 정은 이미지 형상화이다. 이미지(心象)는 마음속 그림이란 뜻이다. 앞의 두 작품은 마음속 그림의 형상화보다 마음속 관념의 설명과 설교가 앞선 작품이라는 것이다. 나 어찌, 만물의 주인 영장이 되었는가! 형이영학形而靈學의 생령生靈이니 오늘도 신과 내통하며 살아야지 가장 고상한 진선미애眞善美愛 인생을 펼치며 신의 속성 따라 신통하게 사는 것이 영장 본연의 삶이지 인본에 의한 세속은 배설물로 버리고 신성 보배를 질그릇에 담았으니 질그릇 빚으신 토기장과 함께 천륜의 하늘길 걸어야지 신과 동행하는 신비한 생령의 살음을 가장 고상한 영장의 공의로 삼고 형이영학의 진선미애로 신통하게 살아야지.... 조물주의 걸작 최고의 영장이니까! - 〈영장의 삶〉 전문 ‘시는 神話이다’라는 말은 시의 내용적 정의이다. 시의 내용, 즉 시는 무엇을 표현한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답이다. 그러니까 시의 내용은 ‘神話’라는 것이다. 여기서 필자는 神話의 의미를 밝혀야 할 필요를 느낀다. 신화 연구가들에 의하면 신화의 의미는 “①신들의 이야기, ②신과의 대화, ③신의 말씀”이다. 위의 세 가지 신화의 의미 중에서 시의 내용이 되는 것은 ②번의 ‘신과의 대화’이다. 모든 시의 내용은 곧 ‘하나님과의 대화’라는 것이다. 위의 시 「영장의 살음」은 “내 어찌!/ 만물의 주인 영장이 되었는가!”로 시작된다. 필자는 앞에서 ‘영장’의 우리말은 임금이라고 했다. 그러니까 석희구 자신이 영장 곧 임금으로 태어난 것을 알고, “만물중의 가장 위대한 영장이니/ 영장의 값을 다하며 살아야지”라고 다짐한다. 그리고 “내 어찌!/ 신과 내통하는 영장으로 사는가!”라고 자문한 다음, “신의 속성 따라 영통하며 살고/ 천륜의 진선미애 인생을 살아야지”라고 다짐한다. 여기서 “신과 내통하는 영장”은 “하나님과 대화하는 임금”이며 시인이다. “천륜의 진선미애 인생”은 ‘지정의’의 온전한 삶을 의미하고, “생령과 신의 속성”은 하나님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임을 의미한다. 마침내 “최고의 영장 값을 다하며/ 가장 고상한 영장 인생을 살아야지…”라고 다짐한다. 이 다짐은 목사 시인으로서의 삶을 다짐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목사는 제사장의 직분이며, 시인은 예언자의 신성으로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하나님과의 대화’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시적 형상화의 세계 ‘시는 이미지이다’라는 말은 시의 형식적인 정의이다. 신과의 대화인 신(神)의 체험을 어떻게 형상화하여 보여주느냐 하는 물음에 대한 답이다. ‘신과의 대화’는 지식이나 사상이 아니다. 지식이나 사상이라면 설명이라는 형식을 통해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예술은 이해가 아니라 느낌이며 체험이다. 음악이나 미술이나 시는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다. 감동이며 교감이다. 시인은 시를 음악처럼 느끼기 위해 청각적 이미지를 만들고, 미술처럼 느끼기 위해 시각적 이미지를 만든다. 시인은 이미지를 만드는 사람이다. ‘poet'이란 말이 만드는 사람(maker)이라는 어원을 가지고 있다는 것도 이런 뜻에서 이해할 수 있다. 바위산 절벽에 붙어 사는 천혜의 분재 석송石松 독야청청 고상함이 진선미애眞善美愛 오뉴월 불볕더위 뜨거워도 엄동설한 눈보라 차가워도 독야청청한 자태가 도도함의 극치로다 오직 천륜으로 사는 석송은 페르소나 모르는 비취 빛 하늘 변화무상하게 그려내는 구름 동영상 철 따라 그려내는 백만 폭의 산수화 무공해의 새들과 야생화들과 소곤거리니 진선미애의 극치 유토피아로다 심산유곡 절벽 바위에 붙어 사는 페르소나 벗은 고매한 석송 초야의 선비 도를 넘은 초인超人 아! 페르소나 벗은 석송 부러워라 나 페르소나 벗은 석송 닮고 싶어 내 필명도 석송이라 지어 본다 - 〈페르소나를 벗은 석송〉 전문 시는 언어예술이다. 예술(藝術)의 예(藝) 자는 “사람이 나무를 심는 모습을 상형한 글자”라고 한다. 사람은 왜 나무를 심는가. 열매를 거두기 위해서다. 여기서 “열매는 나무에 맺힌 결실이고, 시는 사람이 지은 열매이다”라는 은유가 성립한다. 그렇다면 예술(藝術)은 나무에 맺힌 열매처럼 자연스러운 예술작품을 짓는 기술이란 의미가 된다. 나무에 열매가 열리는 것은 자연이며, 사람이 시를 짓는 것은 인위(人爲)이다. 예술은 비록 인위(人爲)이지만 나무에 열매가 열리듯이 자연스럽게 작품을 창작하는 기술이란 뜻이다. 왜냐하면 인위(人爲)의 인(人)자와 위(爲)자를 합하면 거짓 위(僞)자가 되기 때문이다. 자연의 열매가 거짓 없는 ‘생명의 창조’이듯 예술작품도 거짓 없는 존재의 구현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위의 시 「페르소나를 벗은 석송(石松)」은 “바위산 절벽에 뿌리내린/ 천혜의 분재 석송(石松)”의 이미지를 그린 작품이다. 우주 구성의 3요소를 ‘천지인(天地人)’이라고 한다. 천지는 무위자연(無爲自然)이고 인은 인위문화(人爲文化)이다. 무위를 신학에서는 신위(神爲)라고 한다. 그러니까 자연은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이고, 문화는 사람이 한 일의 결과이다. 사람의 일에는 ‘만들다’와 ‘짓다’가 있다. 만든 것은 물건이고, 지은 것은 집이다. 물건은 쓰기 위해 만들고, 집은 살기 위해 짓는다. 시는 물건이 아니고 영혼이 살기 위해 지은 영혼의 집이다. 석희구는 석송(石松)의 이미지를 “하늘 뜻을 따른 석송/ 페르소나 모르는/ 비취 보석 하늘, 솜사탕 구름/ 산새들 야생화들과 소곤거리니/ 진선미애의 극치 유토피아”라고 형상화하고, “속세를 떠난 심산유곡/ 절벽 바윗돌에 붙어사는/ 페르소나를 벗은 석송”이라는 이미지로, 속세를 떠나 도를 닦는 초인(超人)에 비유하고 있다. 시는 영혼이 살고 있는 집이다. 시인은 “석송처럼 살고 싶어/내 필명을 석송(石松)이라 지었다.”고 했다. 자신의 시작품 속에서 “진선미애의 극치 유토피아”와 같은 영혼이 살고 싶어서일 것이다. 시인의 육신은 죽어도 영혼은 시 속에서 영원히 살고 있기 때문이다. 김소월이나 윤동주는 갔지만 그들의 작품 속에 살고 있는 페르소나를 벗은 그들의 영혼과 지금도 대화를 할 수 있다. 이런 영혼의 집을 짓는 것을 시적 형상화라고 한다. 에메랄드 바닷속 모래밭에 어여쁜 조개 한 쌍 고상한 나들이 즐기려는데 모래알 하나 조개의 속살 파고들어 피눈물의 괴로운 나날들 핏발선 넋두리는 허공에 메아리 괴로움을 하늘 뜻에 맡기고 진액 품어 고이고이 보듬었더니 영롱하게 빛나는 진주알 되었노라 영롱하게 빛나는 진주알 뭇사람들 품에서 사랑받고 파란의 바다 사연 소곤거리며 눈부신 진주 이야기 꽃피우노라. - 〈진주 이야기〉 전문 영장(靈長)의 뜻인 임금을 뜻하는 한자는 임금 주(主)와 임금 왕(王), 그리고 임금 군(君)이 있다. 이 중에 주(主)는 하늘(天神)의 ‘임’이고, 왕(王)은 땅(地神)의 ‘금’이며, 임금 군(君)자는 “입으로 말을 하는 것의 상형”이므로 모든 사람을 가리켜 ‘군(君)’이라고 한 것이다. 오늘날은 이 군, 김 군이라고 부르듯이 모두가 임금(君)인 바다의 시대가 되었다. 바다의 시대란 백성이 임금인 민주(民主)의 시대를 비유한 말이다. 바닷물은 페르소나를 벗은 인간의 원형이다. 위의 시 첫 연은 “에메랄드 바닷속 모래밭에/ 예쁜 조개 한 쌍/ 고상한 나들이 즐기려는데/ 모래알 하나/ 조개의 속살 파고들어/ 피눈물의 괴로운 나날들”로 시작된다. 평범한 얘기 같지만, “에메랄드 바닷속”은 페르소나를 벗은 인간원형의 상징이고, “모래밭”은 모래알처럼 많은 사람이 모두 귀한 존재임을 상징하며, “예쁜 조개 한 쌍”은 ‘아가페의 사랑’으로 엮인 남녀의 상징이고, “조개의 속살 파고들어”는 예수님 품에 안기는 것의 상징이며, “피눈물의 괴로운 나날들”은 예수님의 고난을 상징한 이미지라고 할 수 있다. 그다음 “핏발선 넋두리가 아무 소용이 없기에/ 괴로움을 하늘 뜻에 맡기고”는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라는 주님의 기도를 상징하는 이미지이며, “진액 품어 고이고이 보듬었더니/ 영롱하게 빛나는 진주알 되었다”라는 것은, 페르소나를 다 벗고, 가장 귀한 보석으로 거듭나는 것의 상징이라 하겠다. 비유와 상징의 이미지는 시적 형상화의 기본이다. 마침내 귀한 보석으로 거듭난 모래알은 “영롱하게 빛나는 진주알/뭇사람들의 품에서 사랑받고/ 파란의 바다 사연 소곤거리며/ 눈부신 진주 이야기꽃 피운다.”로 시는 마무리 된다. 모래알이 아가페의 사랑으로 “영롱하게 빛나는 진주알”이 되고, “눈부신 진주 이야기꽃 피운다.”라는 시적 형상화의 이미지이다. 진주에게서 “파란의 바다 사연 소곤거리는” 소리를 듣고, 청각적 이미지를 만들며, “눈부신 진주 이야기꽃”을 보고 시각적 이미지를 만드는 것은 시인만의 시적 형상화의 세계이다. 나의 임자 이브여! 세월이 갈수록 조광지처의 살림 업적이 영롱한 진주지요 낭랑娘娘한 여린 소녀가 신랑 하나 보고 종갓집 며느리 되어 아내, 친구, 어머니, 며느리, 성직의 사모 사명 감당하며 신실한 주춧돌 되어 주었으니 고마워요 나의 사랑 이브여! 험한 세월의 고난들을 진주조개의 진액으로 싸안아 영롱한 흑진주 보석 만들었어요 긴 세월 살면 살수록 세상에서 가장 귀한 조강지처 하늘이 맺어준 갈비뼈 배필 내 품에 있는 진주를 음미하며 내 몸처럼 사랑하며 고상하게 살겠어요 - 〈내 품에 진주여〉 전문 만물의 영장 곧 임금으로 창조된 사람이 서로 사랑을 하면 주(主) 곧 ‘임’이 되고, 임이 명사의 뒤에 오면 ‘님’이라는 접미사가 된다. 천주(天主)는 하나님이며, 군주(君主)는 임금님이다. 그러나 임금 왕(王) 자는 땅(地神)의 ‘금’이기 때문에, 뒤에 하늘의 임(主)이 올 수 없다. 하늘이 땅 밑으로 올 수 없으므로 왕주(王主)나 왕님이란 단어는 없다. 모든 남자와 여자는 서로의 ‘임’이 되어야 한다. 공주(公主)란 한자어는 ‘모두(公)의 임’이란 뜻이므로 여자는 공주로서 모두(公)의 임(主)이 되어 사랑만 받으면 된다. 그러나 남자는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는 임(主)이 되기보다는 땅을 지배하는 왕이 되기 위해 땅뺏기 싸움을 한다. 이 땅뺏기 싸움에서 이긴 남자만이 왕좌에 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주(主)가 아닌 왕(王)이 되려고 하나. 땅에만 온몸을 붙이고 사는 뱀의 유전자 때문이다. 페르소나를 벗은 석송(石松)의 눈에는 “나의 이브여!/ 세월이 갈수록/ 조강지처의 살림 업적이/ 영롱한 진줏빛이로다.”로 보인다. 우리말의 ‘살다’라는 동사는 능동과 사동만 있을 뿐 피동은 없다. ‘살다’는 능동이고, ‘살리다’는 사동이다. 하나님은 우주를 살리시는 살림꾼이시고, 아내는 가족을 살리는 살림꾼이다. 이제 석송의 눈에 이브의 ‘살림 업적’이 보인다는 이미지이다. 석송은 이브에게 “낭랑(娘娘)한 여린 소녀가/ 나 하나 보고 종갓집 며느리 되어/ 아내, 친구, 어머니, 며느리,/ 교회 사모의 사명 감당하며/ 신실한 주춧돌로 살아주니 고마워요”라고 인사를 한다. 우리나라의 이브들은 “아내, 어머니, 며느리”의 사명을 다 감당하며 살았다. 이들의 삶은 ‘살리다’의 사명을 다하는 살림꾼의 삶이다. 이러한 고난의 과정을 통해 아담의 품에서 진주로 거듭난 이브가 석송의 아내이며, 교회의 사모인 것이다. 4. 나오는 말 이제까지 석희구 시인 영혼의 숲, 특히 그의 시의 원시림을 거닐며, 언어예술의 꽃과 열매를 만나, 그 꽃의 향과 열매의 감미를 맛보았다. 그 결과 그의 시는 ‘하나님과의 대화’, 곧 목사 시인으로서 그만의 ‘신화(神話)’를 시적 이미지로 형상화한 예술작품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는 자신이 하나님이 가꾸시는 바위 절벽의 석송(石松)이 되기를 원해 자신의 필명을 석송으로 정한 시인이다. 목사 시인 다운 결정이다. 『아담의 페르소나』를 벗고, 하나님과 대화를 나누며 에덴동산을 거니는 이미지를 그리는 것이 그의 시詩 세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끝으로 언어 예술인 시는 설(說)의 기능보다 예의 기능 쪽으로 더 비중을 키워 간다면 금상첨화의 작품들이 작시 되어 지리라 생각되며, 목사 시인으로서 작시(作詩)가 ‘석송’과 ‘진주’ 같은 새로운 이미지의 창작으로 더 많은 발전이 거듭될 것을 믿으며, 평설의 자리에서 나오는 말로 대하고자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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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희구 목사의 〈아가페는 빨간 별로 뜨고〉 -아담의 페르소나-는 기독교 시인으로서 영혼 깊은 곳에서 토해내는 신앙의 엑기스 적인 고백입니다.
석 목사는 가볍게 움직이는 사람이 아닙니다, 무엇이든 신중히 생각하고 하나님께서라면 이럴 때 어떻게 하실까를 늘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 분입니다. 그러므로 다른 사람 같으면 되나마나 여러 권의 시집을 낼 수도 있었을 상황인데도 조심조심 하나를 하더라도 성실하게 진지하게 정성 들여서 출간하기 때문에 이 시집을 더욱 의미가 있고 무게감을 가지게 됩니다. 석 목사는 인천 계양제일교회를 개척하여 아름다운 교회를 성공적으로 이루셨습니다. 욕심부릴 것도 객기를 부릴 것도 없이 주어진 일에 충성된 종으로 성실하게 살아오신 분으로 하나님 보시기에 얼마나 보기 좋은 충성된 종일까 싶습니다. 이렇게 책임감 있게 살아오시다 보니 기독인으로서 맡으신 일이 많고 -당회장 지회장 논설위원 객원교수 문학단체 회장 등등, 지금 기독교계에서는 없어서는 안 될 인물이 되어 인생의 황금기에 시집을 엮으시게 되어 축하에 축하를 거듭 드리고 싶습니다. 시인이 되기 전에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요즘에는 사람이 되기 전에 시인이 먼저 된 사람이 많습니다. 이런 현상에서 삶의 본을 보여주시고 참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시고 아무런 가식 없이 담담하게 테크닉이나 미사여구 등은 배제하고 본질에 충실하면서 한결같이 하나님께서 원초적으로 하나님 형상을 닮은 인간으로 창조해 주신 그 본질로 회귀하고자 하는 간절함이 그리움이 되고 하나님에 대한 사랑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저자도 서언에서 밝혔듯이 “주제와 관련하여 페르소나로 남루해진 영장이 태초에 신의 창조 섭리를 닮은 영장 본연의 모습으로 복원되고자 하는 염원을 담았습니다.” 이것이 이 시집의 일관 된 주제입니다. 시적 구성을 아가페와 페르소나의 대비로 하나님의 형상과 죄에 얼룩진 인간의 모습에서 느끼는 비애와 하나님의 탄식 그리고 원형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염원이 각, 시편마다 진선미애로 잘 녹아져 있습니다. 원형으로의 회귀는 진선미애로 표현되고 바로 이 길은 시의 길이며 목회자의 길이기도 합니다. 저자는 목회자의 길을 천명이라 여기며 그 길이 고난의 길이어도 님과 함께 하늘의 소명을 가지고 목숨 걸고 가면서 시를 토해냅니다. 하늘이 부른 소명의 길이기에 함부로 갈 수 없는 사명의 길 영장 성직자의 고행길이니 존엄하신 님과 함께 걸어야 하는 길 이 길은 심해深海 위에 마천루 세우기라는 것을 알고도 하늘의 소명이기에 살신성인의 님처럼 목숨걸고 가야 하는 길 - 〈천명天命의 길〉 일부 조물주의 원작 아담 이브가 에덴에서 벌거벗은 채로 거닐 때 조물주가 보시고 심히 좋으시다고 극찬하셨다 선악과 따 먹은 아담 이브가 나뭇잎 옷으로 분장하고 숲속에 숨어 수군거릴 때 조물주가 보시고 심히 역겹다고 한탄하셨다 아담 이브의 후예들 온갖 페르소나 덧입고 가면무도회로 희희낙락 하니 위작僞作임을 슬퍼하시며 홍수로 쓸어 폐기 처분하셨다 오! 조물주여! 겟세마네 감람나무 아래에서 무릎꿇어 천륜의 진선미애眞善美愛 도를 닦아 선악과에 무관심한 무아의 영혼 되어 이브와 함께 원작의 알몸으로 에덴동산을 거닐게 하소서! - 〈아담의 페르소나〉 전문 하나님께서 축복해 주셔서 기독교 입국을 한 은혜로 한국은 6.25의 폐허 위에서 한강의 기적을 이루고 세계에서 가장 모범이 되는 경제화와 민주화를 이루어 낸 세계가 부러워하는 나라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지수는 아주 낮고 자살율이 OECD 국가 중 가장 으뜸인 나라가 되고 세계에서 가장 저출산국으로 장래 대한민국 존폐를 걱정해야 되는 위기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께서 내려주신 복을 감사치도 않고 지금 배금주의 물질만능주의 사상으로 우상을 만들고 하나님께 감사는커녕 AI 바벨탑을 쌓고 하나님을 대적하고 있습니다. 이런 패역한 시대에 본질로 돌아가자, 원형으로 돌아가자는 외침은 한국 사회에 잔잔한 파문을 던지게 됩니다. 구약시대에 요한이 광야에서 외치는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웠느니라”라고 직설적인 회개의 소리가 있었다면 이 시집은 설교가 아니고 강론이 아니고 가슴에서 울어나오는 간절한 사랑의 잔물결로 파문을 만들고 우리를 다시금 성찰하게 하여 원형으로 돌아가게 하는 문자로 내는 소리입니다. 매우 적절한 시기에 이런 뜻깊은 시집이 나왔으니 각 교회에서 또 크리스천 자녀와 일반 독자들에게 일독을 권하며 출간을 거듭 축하드립니다. - 김소엽 (대전대학교 석좌교수, 한국기독교문화예술연합회 총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