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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찬대 아래에서
죽음에 이르는 병 이후의 여섯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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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역자 서문 5
일러두기 11

대제사장・세리・죄지은 여인 (1849) 15

서문 16
I. 대제사장 19
II. 세리 51
III. 죄지은 여인 71

하나의 건덕적 강화 (1850) 93

서문 97
죄지은 여인 99

금요일 성찬 때의 두 강화 (1851) 135

서문 139
I. 적게 사함받은 자는 적게 사랑한다 143
II.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는다 179

해제 — “이 병은 죽을 병이 아니라” 205

저자 소개 3

저쇠렌 오뷔에 키르케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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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ren Aabye Kierkegaard

철학자이자, 신학자. 기독교의 본질이 무엇인지, 어떻게 그리스도인이 되는지, 평생 씨름하다 죽은 자. 세상에 알려지기로는, 쇼펜하우어, 니체와 함께 실존주의 선구자이며, 헤겔과 함께 종교 철학자로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1813년, 덴마크 코펜하겐의 기독교 가정에서 7형제 중 막내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의 강권으로 신학을 하는데 반감이 컸던 그는 방황하다가, 1841년 철학 박사학위 논문 《아이러니의 개념에 대하여, 소크라테스의 영향을 중심으로》을 출판하고, 연인 레기네 올센과 파혼한다. 그 영향으로 1843년 《이것이냐 저것이냐》를 썼으며, 그 후 많은 양의 가명의 저서
철학자이자, 신학자. 기독교의 본질이 무엇인지, 어떻게 그리스도인이 되는지, 평생 씨름하다 죽은 자.
세상에 알려지기로는, 쇼펜하우어, 니체와 함께 실존주의 선구자이며, 헤겔과 함께 종교 철학자로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1813년, 덴마크 코펜하겐의 기독교 가정에서 7형제 중 막내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의 강권으로 신학을 하는데 반감이 컸던 그는 방황하다가, 1841년 철학 박사학위 논문 《아이러니의 개념에 대하여, 소크라테스의 영향을 중심으로》을 출판하고, 연인 레기네 올센과 파혼한다. 그 영향으로 1843년 《이것이냐 저것이냐》를 썼으며, 그 후 많은 양의 가명의 저서와 소위 ‘강화(discourse)’라 불리는 저서를 남겼다.
이 과정에서 ‘하나님의 스파이’라고 고백한 그는 기독교 정신에 집중하며 실존하는 주체로서 하나님과의 관계에 몰두하였으며, 우리는 하나님 앞에 ‘단독자’이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다수의 작품을 남겼으나, 철학계에서는 종교에 치우친 작가라 인식되었고 기독교계에서는 철학에 치우친 작가라 인식되어 변방에 머물게 되었다. 그의 삶은 언제나 변방에 있었다.
1855년 42살의 짧은 생을 마치고 프레데릭 병원에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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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션을 꿈꾸며 미국으로 건너가 재즈기타를 전공하던 중 목회자로의 부르심을 받아 Houston Christian University로 옮겨 Theological Studies를 전공했다. 이후 Mid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에서 목회학석사(M.Div.) 과정을 마쳤으며, 현재 동 대학원 성경사역학 철학 박사과정(Ph.D. in Applied Theology)에서 쇠렌 키르케고르의 저작과 사상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아내 김하은과 함께 미국 DMV 지역에서 지역선교와 교회 사역을 섬기고 있다. 신학적 사유와 복음이 구체적인 삶의 자리에서 만나
뮤지션을 꿈꾸며 미국으로 건너가 재즈기타를 전공하던 중 목회자로의 부르심을 받아 Houston Christian University로 옮겨 Theological Studies를 전공했다. 이후 Midwestern Baptist Theological Seminary에서 목회학석사(M.Div.) 과정을 마쳤으며, 현재 동 대학원 성경사역학 철학 박사과정(Ph.D. in Applied Theology)에서 쇠렌 키르케고르의 저작과 사상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아내 김하은과 함께 미국 DMV 지역에서 지역선교와 교회 사역을 섬기고 있다. 신학적 사유와 복음이 구체적인 삶의 자리에서 만나는 일에 관심을 두고 연구와 번역, 선교 사역을 이어가고 있다.
이창우는 충남대학교에서 회계학을, 침례신학대학원에서 신학과 종교철학을 전공하였으며, 미국의 미드웨스턴침례신학대학원에서 교회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변질되어 가는 현대 교회의 신앙을 비판적으로 성찰하며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는 데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창조의 선물』이 있으며, 역서로는 『스스로 판단하라』, 『자기 시험을 위하여』, 『이방인의 염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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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6년 10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148*210*20mm
ISBN13
9791192348704

책 속으로

“당신은 나를 이해하지 못해요, 오, 당신은 나를 이해하지 못해요. 당신은 내 자리에 서지 않아요.” … 아무도 그분의 자리에 설 수 없었던 “위로자” 그분이 당신의 자리에, 그리고 고난받는 모든 사람의 자리에 온전히 서실 수 있습니다.
--- p.21~28

하나님께로 들어 올려지는 것은 오직 내려감으로써만 가능합니다. 물이 그 본성을 바꾸어 산 위로 흐르지 않듯이, 사람도 교만으로는 결코 자신을 하나님께로 들어 올릴 수 없습니다.
--- p.60

사람이 자기 죄만큼 절망적으로 매달리는 것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완전히 정직하고, 깊고, 철저히 참되며, 자신을 조금도 아끼지 않는 죄의 고백, 그것이 온전한 사랑입니다.
--- p.84

다른 모든 것이 그에게 무조건 의미 없다는 것이 하나의 죽을병이되, 결코 죽음에 이르는 병이 아니라 바로 생명에 이르는 병인 사람은 말입니다. 생명은 바로 한 가지가 그에게 무조건 중요하다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용서를 찾는 것입니다.
--- p.106

두려워하기를 배우려거든, 정의의 엄격함이 아니라 사랑의 온유함을 두려워하기를 배우십시오! … 내가 도망갈 수 있는 한 곳이 있습니다. 사랑에게로입니다.
--- p.151

성찬은 그분을 기념하는 것만도 아니고, 당신이 그분과 교제한다는 보증만도 아닙니다. 성찬은 교제 그 자체입니다.
--- p.193

출판사 리뷰

이 책의 특징

1. 덴마크어 원전 완역. 『쇠렌 키르케고르 저작집』(SKS) 제11·12권을 대본으로 삼고, 홍(Hong) 부부의 영역본(Kierkegaard’s Writings XVIII)을 참고했다. 핵심 개념어에는 덴마크어를 병기했고, 성경은 개역개정으로 인용했다.

2. 일기와 초고 자료 전부 수록. SKS 주석권과 영역본의 주를 반영하고, 강화와 관련된 일기와 초고, 지워진 서문과 헌사 초안까지 빠짐없이 번역해 각 강화 끝 ‘참고 자료’에 실었다.

3. 『죽음에 이르는 병』과 함께 읽는 해제. 「이 병은 죽을 병이 아니라」라는 제목의 해제는 두 책이 진단과 치유로 짝을 이룬다는 점을 키르케고르의 일기와 본문으로 논증하고, 체계와 크리스텐덤 비판, 그리스도론과 성령론, 교회론까지 함께 읽을 길을 제시한다.

4. 성찬과 예배를 위한 책. 코펜하겐 성모 교회의 금요일 성찬, 곧 고백과 성찬 사이에 행해진 강화들이다. 다섯 편이 기도로 시작하며, 성찬을 준비하는 묵상과 설교 준비에도 바로 쓰일 수 있다.

역자 서문

1849년, 쇠렌 키르케고르(Søren Kierkegaard, 1813-1855)는 두 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7월에는 안티-클리마쿠스(Anti-Climacus)라는 가명으로 『죽음에 이르는 병』(Sygdommen til Døden)을, 그리고 넉 달 뒤인 11월에는 자기 이름으로 『대제사장 · 세리 · 죄지은 여인』(Ypperstepræsten - Tolderen - Synderinden)을 펴냈습니다. 그리고 이듬해 12월에는 『하나의 건덕적 강화』(En opbyggelig Tale)를, 다시 1851년 8월에는 『금요일 성찬 때의 두 강화』(To Taler ved Altergangen om Fredagen)를 펴냈습니다. 앞의 책 『죽음에 이르는 병』은 한국에서도 여러 차례 번역되어 키르케고르의 대표작으로 널리 읽혀 왔습니다. 그러나 뒤의 세 권은 지금까지 거의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모두 금요일 성찬식(Altergang)을 염두에 두고 쓴 짧은 강화(Taler)로 이루어진 얇은 책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 책은 그 세 권에 실린 여섯 편의 강화를 한데 묶은 것입니다.

그러나 키르케고르 자신은 이 강화들을 『죽음에 이르는 병』과 따로 떼어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대제사장 · 세리 · 죄지은 여인』이 인쇄소로 넘어가기 직전인 1849년 10월, 그는 일기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세 편의 금요일 강화(대제사장, 세리, 죄지은 여인)에 관하여: 이 강화들은 마지막 가명인 안티-클리마쿠스와 관계가 있다.” 당시 안티-클리마쿠스의 이름으로 세상에 나온 책은 『죽음에 이르는 병』 하나뿐이었습니다. 그보다 앞서 그는 이 강화들의 주제를 “죄(Synden)”와 “속죄(Forsoningen)”로 정해 두었습니다. 『죽음에 이르는 병』이 절망(Fortvivlelse)을 거쳐 죄를 끝까지 파고든 책이라면, 이 강화들은 그 죄가 어떻게 사함을 받고 속죄에 이르는지를 말하는 책입니다.

『죽음에 이르는 병』의 서문은 이 책의 표현이 “병상에서 의사가 환자에게 말하는 것”과 같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서문 끝에서 “전체 책에서 절망은 치료가 아닌 병으로 해석된다”고 분명히 밝힙니다. 다시 말해 『죽음에 이르는 병』은 진단서입니다. 그 책은 병을 끝까지 드러내지만, 치유가 어떻게 일어나는지는 일부러 말하지 않고 남겨 둡니다. 그 남겨진 자리를 채우는 것이 바로 이 여섯 편의 강화입니다. 『죽음에 이르는 병』이 진단이라면, 이 강화들은 처방이요 치유입니다.

처음 세 편의 강화, 곧 1849년의 강화는 각각 한 사람을 우리 앞에 세웁니다. 첫째 강화는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실 이가 아닌” 대제사장(히 4:15), 곧 고난받는 사람의 자리에 온전히 서시는 그리스도를 보여 줍니다. 아무도 나를 이해하지 못한다며 절망 속에 자신을 가두는 사람에게 주는 말씀입니다. 둘째 강화는 성전에서 “멀리 서서” 가슴을 치며 “하나님이여 불쌍히 여기소서 나는 죄인이로소이다”(눅 18:13)라고 기도한 세리를 보여 줍니다. 『죽음에 이르는 병』이 끈질기게 말한 ‘하나님 앞에서(for Gud)’ 홀로 선 단독자(den Enkelte)의 모습입니다. 셋째 강화는 “그의 많은 죄가 사하여졌도다 이는 그의 사랑함이 많음이라”(눅 7:47)는 말씀을 들은 죄지은 여인(Synderinden)을 보여 줍니다. 『죽음에 이르는 병』은 절망의 가장 깊은 형태로 ‘죄 사함에 대해 절망하는 죄’를 꼽았습니다. 이 여인은 그 정반대에 서 있습니다. 그녀는 자기 자신에게는 절망했지만 용서에는 절망하지 않았고, 그래서 “많이 사랑했습니다.”

1850년의 『하나의 건덕적 강화』는 이 죄지은 여인에게 다시 돌아갑니다. 이번에는 한 구절이 아니라 누가복음 7장 37절 이하의 이야기 전체를 본문으로 삼아, 우리가 그녀에게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그녀는 자기 죄에 대한 무조건적인 슬픔 속에서 다른 모든 것에 무관심해졌습니다. 그리하여 “그녀의 많은 죄는 오래전에 잊혔지만, 그녀 자신은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키르케고르는 이렇게 다른 모든 것이 무조건 의미 없어진 상태를 “하나의 죽을병(Dødssygdom)이되, 결코 죽음에 이르는 병이 아니라 바로 생명에 이르는 병”이라고 부릅니다. 『죽음에 이르는 병』의 제목을 정면으로 되받는 이 한 문장은 두 책의 관계를 누구보다 키르케고르 자신이 의식하고 있었음을 보여 줍니다. 이 강화의 구상은 1849년 11월의 일기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거기서 그는 안티-클리마쿠스가 새로 내건 엄격한 요구, 곧 『그리스도교의 훈련』(Indøvelse i Christendom)이 “‘은혜(Naaden)’에 관한 건덕적 강화로 갚아져야 한다”고 적었습니다. 1849년의 세 강화가 『죽음에 이르는 병』에 상응한다면, 이 한 편의 강화는 『그리스도교의 훈련』에 대한 은혜의 응답입니다. 키르케고르는 이 작은 책을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바쳤고, 서문의 날짜도 아버지가 세례(침례)받은 날인 12월 12일로 고쳐 적었습니다.

1851년의 『금요일 성찬 때의 두 강화』는 1849년 말, 그러니까 『대제사장 · 세리 · 죄지은 여인』을 인쇄소에 넘긴 바로 그 무렵에 쓰였습니다. 키르케고르는 이 두 편을 1년 반 넘게 묵혀 두었다가, 자기 저술 활동 전체를 돌아보는 『나의 저술 활동에 대하여』(Om min Forfatter-Virksomhed)와 같은 날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첫째 강화는 같은 누가복음 7장 47절의 뒷부분, “사함을 받은 일이 적은 자는 적게 사랑하느니라”를 본문으로 삼습니다. 그리하여 죄지은 여인의 한 절은 이 책 안에서 세 번 울립니다. 1849년에는 “많이 사랑했다”는 앞부분으로, 1850년에는 이야기 전체로, 1851년에는 “적게 사랑한다”는 뒷부분으로 말입니다. 죄 사함을 베푸는 성찬대에서 이 말씀은 위로이기 전에 심판입니다. 사랑받지 못한 사랑이신 그리스도 앞에서, 우리가 적게 사랑한다는 것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둘째 강화는 “사랑은 허다한 죄를 덮느니라”(벧전 4:8)를 본문으로 삼아, 머리 둘 곳조차 없으셨던 그리스도가 바로 죄인이 숨을 수 있는 유일한 은신처(Skjulested)이심을 말합니다. 사람이 아무리 도망쳐도 그 안에서 그와 “함께 아는 자(Medvider)”, 곧 양심의 설교자에게서는 벗어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 안에 감추어질 때, 그때 비로소 “사랑”이 그의 허다한 죄를 덮습니다. 이 마지막 작은 책을 키르케고르는 “언젠가 그 이름이 불릴 이름 없는 한 사람”, 곧 한때 약혼했던 레기네 올센(Regine Olsen)에게 “저술 활동 전체”와 함께 바쳤습니다.

이 책의 제목 『성찬대 아래에서』는 1851년의 서문에서 왔습니다. 그 서문에서 키르케고르는 이렇게 씁니다. “『이것이냐 저것이냐』로 시작하여 한 걸음씩 나아간 저술 활동이 여기서, 성찬대 발치에서(ved Alterets Fod), 결정적인 쉴 곳을 찾습니다.” 이미 1849년 10월에 그는 “‘금요일 성찬 때의 강화’라는 상황은 단연코 저술 활동의 쉼터(Hvilepunkt)로 정해져 있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수많은 가명과 변증법을 거쳐 온 저자가 마지막으로 선 자리는 강단이 아니라 성찬대 아래였습니다. 거기서 그는 자신을 진리의 증인이라 부르지 않고, “권위 없이(uden Myndighed)” 말하는 사람, 자기의 불완전함과 죄책을 누구보다 잘 아는 한 사람으로 섭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무조건 모든 사람은 하나님께 똑같이 가까이 있다”고, 그것도 “그분에게 사랑받음으로써” 그러하다고 고백합니다. 여섯 편의 강화는 모두 그 자리, 곧 죄인이 무릎 꿇고 죄 사함을 받는 성찬대 아래에서 들려오는 말입니다.

역자가 이 강화들을 반드시 번역해야 한다고 생각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한국에서 『죽음에 이르는 병』은 주로 철학서로, 실존주의의 고전으로 읽혀 왔습니다. 물론 그렇게 읽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책의 부제는 “건덕(Opbyggelse)과 각성을 위한 기독교 심리학적 해설”이고, 서문은 건덕에 이바지하지 않는 학문을 “비기독교적”이라고 부릅니다. 진단만 읽고 치유를 읽지 않는다면, 우리는 진단서만 손에 들고 병원 문을 나서는 환자와 다를 바 없습니다. 더 나아가 절망을 남의 이야기처럼 분석하기만 하는 독법은, 『죽음에 이르는 병』이 경고한 바로 그 모습, 곧 궁전 같은 거대한 체계를 지어 놓고 정작 자신은 그 옆 헛간에 사는 사상가의 모습이 되고 맙니다.
역자는 앞서 펴낸 『죽음에 이르는 병』 번역본에, 다른 번역본에는 없는 짧은 기도문 하나를 실었습니다. 키르케고르가 초고에 썼다가 “너무 덕을 세우는 어조”라는 이유로 뺀 기도입니다. 그 기도의 끝은 이렇습니다. “성령님이여, 의사의 도움을 거절하며 파멸에 이르는 것이 아니라 의사에게 남을 수 있도록 우리와 함께하소서.” 키르케고르가 가명의 책에서 덜어 낸 그 어조는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그것은 넉 달 뒤 그의 이름으로 나온 강화들로 옮겨 왔습니다. 1849년과 1851년의 다섯 강화가 모두 기도로 시작하는 것도 그 때문일 것입니다. 역자가 그 기도문을 굳이 되살린 이유와, 이어서 이 책을 내놓는 이유는 같습니다. 두 책은 함께 읽어야 비로소 하나가 되기 때문입니다.
여섯 편을 모아도 이 책은 얇습니다. 그러나 이 책은 『죽음에 이르는 병』의 나머지 절반이며, 키르케고르 자신이 서 있던 쪽의 절반입니다. 『죽음에 이르는 병』을 읽은 독자라면 반드시 이 책을 함께 읽기를 권합니다. 아직 읽지 않은 독자라면 이 책을 먼저 읽어도 좋습니다. 진단서를 펴기 전에 의사의 얼굴을 먼저 보는 것도 나쁘지 않기 때문입니다.

번역은 『쇠렌 키르케고르 저작집』(Søren Kierkegaards Skrifter, SKS) 제11권과 제12권의 덴마크어 원문과 주석을 대본으로 하고, 홍(Hong) 부부의 영역본을 참고했습니다. 핵심 개념어에는 덴마크어를 함께 적었고, 성경은 개역개정판으로 인용했습니다. 이 강화들과 관련된 일기와 초고 자료는 빠짐없이 번역하여 미주에 실었습니다.

“이 병은 죽을 병이 아니라”(요 11:4). 『죽음에 이르는 병』은 이 말씀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1850년의 강화는 죄지은 여인의 슬픔을 “생명에 이르는 병”이라 부릅니다. 이 작은 책이 한국의 독자들에게, 그 말씀이 어떻게 참이 되는지를 성찬대 아래에서 보여 주는 책이 되기를 바랍니다.

2026년 10월
세종시 한국키르케고르연구소에서
역자 이창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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