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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logue 불안을 병이 아닌 나침반으로 읽어낸 코펜하겐의 사상가 4
1장 자유의 현기증 두려움에는 대상이 있지만 불안에는 대상이 없다 18 낭떠러지 앞의 현기증은 뛰어내릴 수도 있다는 자유에서 온다 27 가능성이 넓을수록 불안은 깊어진다 38 불안을 모르는 자는 아직 정신이 깨어나지 않았다 47 올바르게 불안해하는 법을 배운 자가 가장 궁극적인 것을 배운다 55 2장 대물림된 그림자 황야에서 신을 저주한 소년의 죄책감이 온 집안을 덮었다 64 형제들의 잇따른 죽음은 요절의 예감을 심었다 74 대지진 이후 그는 세상을 다르게 보기 시작했다 83 나를 위해 살고 죽을 수 있는 이념을 찾아야 한다 93 아버지의 죽음은 방황하던 아들을 다시 학업으로 돌려세웠다 101 3장 양자택일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게 스스로 반지를 돌려보내다 112 그는 비열한 남자를 연기해 그녀를 놓아주었다 120 결혼해도 후회하고 하지 않아도 후회한다 129 쾌락만 좇는 삶은 끝내 권태의 늪에 빠진다 138 선택을 미루는 사이 삶은 저절로 결정되어 버린다 147 도망치듯 떠난 베를린에서 가장 뜨거운 책이 쓰였다 155 4장 공포와 전율 모리아산에 오른 아브라함은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166 모든 것을 내려놓은 뒤에야 모든 것을 되찾을 수 있다 174 믿음의 기사는 평범한 세리의 얼굴을 하고 걷는다 183 이성의 계산이 끝나는 자리에서 도약이 시작된다 191 삶은 뒤를 돌아볼 때 이해되지만 앞을 향해 살아야 한다 200 5장 고립무원 풍자 신문의 조롱을 스스로 불러들인 대가는 혹독했다 208 군중이 있는 곳에 진리는 없다 217 수많은 가명 뒤에 숨어 독자가 스스로 답하게 만들다 224 물려받은 재산을 털어 오직 쓰는 일에 삶을 걸다 232 국교회를 향해 마지막 펜을 들다 240 병상에서 그는 끝내 성직자가 주는 성찬을 거절했다 249 epilogue 두려움이 가리키는 곳에 당신의 진짜 운명이 있다 258 |
Soren Aabye Kierkegaa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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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에는 대상이 있다. 달려드는 개, 다음 주 시험, 병원에서 걸려 온 전화. 두려움은 언제나 무엇인가를 가리킨다. 그래서 두려움은 다루기가 쉽다. 개를 피하고, 시험을 치르고, 전화를 받으면 그 감정은 물러간다. 대상이 사라지면 두려움도 사라진다.
불안은 다르다. 불안에는 대상이 없다. 어두운 방에서 벽을 더듬어 스위치를 찾는데 손에 잡히는 것이 없는 상태다. --- p.19 이 사람이 붙잡았던 항목들은 진짜 원인이 아니라 불안이 잠시 걸터앉은 자리였을 뿐이다. 항목을 치우면 불안은 다음 자리로 옮겨 앉는다. 이것은 실패가 아니다. 방법이 잘못 짝지어진 것이다. 열쇠를 자물쇠가 아닌 벽에 꽂고 있었던 것이다. --- p.24 불안을 줄이기 위해 가능성을 줄인 사람은 열을 내리기 위해 체온계를 부순 사람과 같다. 열은 남아 있다. 다만 읽히지 않을 뿐이다. --- p.41 그가 정한 것은 아니지만 대물림의 방식은 이렇다. 문서로 넘겨지는 유산이 아니라, 공기로 스며드는 유산이다. --- p.69 관건은 나에게 진리인 진리를 찾는 것, 그것을 위해 살고 죽을 수 있는 이념을 찾는 것이라고. 이 짧은 기록은 훗날 실존주의 사유의 가장 이른 진술 가운데 하나로 흔히 꼽히게 된다. --- p.94 반지는 작은 물건이다. 손가락에서 빼는 데 일 초도 걸리지 않는다. 그것을 빼는 데 그는 열한 달이 걸렸다. 그 열한 달이 그의 삶 전체를 떠받쳤다. 한 사람의 서랍에도 그런 반지가 하나쯤 있다. 아직 빼지 못한 채로, 누가 대신 빼 주기를 기다리며. --- p.119 체념의 기사는 높이 뛰어오른다. 그 도약은 훌륭하다. 그러나 착지하는 순간 잠시 흔들린다. 믿음의 기사는 똑같이 높이 뛰어오른다. 그런데 내려올 때 곧바로 땅을 걷는다. 도약이 걸음으로 바뀐다. --- p.117 그 번호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 번호를 가진 사람이 마지막으로 한 말은 이름을 가진 사람들을 향해 있었다. 모두에게 안부를, 모두를 좋아했다고. --- p.2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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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을 말하는 책은 많지만 불안을 없애라고 권하지 않는 책은 드뭅니다. 편집부는 이 책을 내면서 바로 그 점에 마음이 갔습니다. 호흡법과 명상으로 조임을 가라앉히는 일이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그 전에 조임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먼저 묻는 순서가 있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키르케고르는 19세기에 그 순서를 끝까지 파고든 사람입니다.
이 책은 철학 개념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 사람의 삶 위에 개념을 올려놓습니다. 불안의 구조는 아버지의 저주와 형제들의 죽음 뒤에서, 선택의 무게는 반지를 돌려보낸 편지 뒤에서, 군중에 대한 생각은 거리에서 맞은 조롱 뒤에서 읽힙니다. 개념이 어디서 나왔는지 알고 읽으면 문장이 훨씬 가까워집니다. 편집 과정에서는 사실과 해석을 가르는 데 공을 들였습니다. 기록이 말하지 않는 부분은 말하지 않았고, 후대의 해석은 해석이라고 밝혔으며, 널리 퍼진 경구가 원문을 잘라 옮긴 것일 때는 원문의 결론을 되살렸습니다. 불안을 예찬하지도 병으로만 다루지도 않으려는 태도도 같은 맥락입니다. 각 꼭지는 사례와 질문으로 끝납니다. 이직과 관계를 두고 장단점만 따지다 밤을 보내는 분, 하고 싶은 말을 삼키고 돌아서는 날이 잦은 분, 이유 없이 조여 오는 가슴을 나약함이라 여기며 자책해 온 분께 권합니다. 이 책은 위로하기보다 방향을 알려 주려 합니다. 읽고 나면 불안을 대하는 물음이 달라지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