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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 연인(윤대녕)
아내 모르게 시작된 그녀와의 데이트. 지적이고 발랄한 그녀와의 만남은 내 삶의 비타민과 같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내 이중생활을 눈치 챈 아내가 나를 다그치고, 나는 그만 모든 것을 시인하고 말았는데… 처제와의 몰래 데이트를 즐기던 소심한 남자의 이중생활! _ 대물 낚시(성석제) 물고기가 아니라 사람을 낚았다? 초짜 낚시꾼의 바늘에 코 꿴 수십 년지기 낚시꾼의 좌충우돌 이야기. _ 척 보면 알게 되는 것에 대하여(이순원) 모든 직업에는 ‘척 보면 아는’ 노하우가 있다. 김정일 산부인과 원장이 밝히는 자신만의 특별한 노하우는 어떤 것일까? _ 거짓말이 안 좋은 이유(구효서) 그들의 죄는 사랑이 아니라 거짓말이다. 그는, 부모 몰래 데이트 한 것을 숨기기 위해 기발한(?) 거짓말을 했을 뿐! 능청스러운 거짓말 덕분에 진탕 고생한 남자의 이야기. _ 우리는 섬으로 간다(고은주) 꿈에도 그리던 괌으로의 해외여행! 그러나 그것은 나만의 착각이었다. 남편의 장난으로 ‘고암’으로 여행을 떠나게 된 사연은… _ 사랑스러운 여인의 귀에 핸드폰을 달아라!(박덕규) 건망증이 심한 애인과의 어처구니없는 이별. 휴대폰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입상을 차지한 ‘귀걸이폰’에는 남다른 사연이 있었다. 애인을 잃어버리지 않으려면 사랑하는 여인의 귀에 ‘귀걸이폰’을 달아 주어야 한다(?). _ 나는 네가 목욕탕에서 한 일을 다 알고 있다(은미희) 사장님 댁으로 부부동반 인사를 가서 ‘호옹 호옹’ 콧소리 내며 비위를 맞추고 있지만, 사실 나는 다 알고 있다구. 그날 목욕탕에서 알게 된 사장 사모님의 비밀은? _ 그날의 작전(권태현) 아내의 친구에게 돈을 꾸기 위해 결혼식에 참석한 남자. 그만 실수로 축의금 대신 압류통지서를 내고 말았는데… _ 결혼기념일에 이혼하자고 한 남자(이혜진) 어린 애인을 위해 결혼기념일에 이혼을 선언한 간 큰 남자. 청천벽력처럼 어린 애인은 떠나고, 그에게 남은 것은 아내의 이별 문자뿐이었다. _ 장호원으로 보내는 세 번째 편지(신승철) 선배님,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했던가요? 간밤에 저는 후배와 술을 마시다 결혼을 약속한 두 남녀를 우연히 만났답니다. 멱살잡이를 하고 경찰서까지 가야 했던 제 이야기를 들려드리지요.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이 기막히게 사는 사람이 꽃보다도 아름답다고 하지요. _ 목격자들(이승우) 설움 받고 살아가는 서민들에게도 나름의 힘이 있다. 나이트클럽 사장과 방문 교사의 사소한 접촉 사고는 가진 자에 대한 서민들의 싸움으로 이어지고… _ 옵션(이명랑) 시끌벅적 정신없던 시장통에서 으리으리한 아파트로 이사 오고 나서 세상이 달라졌다. 이른 아침 모닝커피로 시작해서 남편을 재워 놓은 늦은 밤까지 아파트의 편리한 생활을 만끽한다(?). 정숙의 생활계획표에는 아파트의 편리함이 눈 코 뜰 새 없이 빽빽하게 들어차는데. _ 답사 여행(하성란) 쌍둥이 여동생과 관광객들을 인솔해 떠난 답사 여행. 그날 밤, 일행들은 모두 길을 잃고 산을 헤맸다. 그러나 마지막으로 돌아온 건 나 혼자였다. 고구려군이 전멸한 그곳에서 밤새 나와 함께한 일행들은 누구였을까? _ 끌레르 아빠하고 좀 하란 말야!(권지예) 유치원에 다니는 아들 녀석이 어느 날, 내게 말했다. 예쁜 여동생이 갖고 싶은 아들 녀석의 귀엽고 순수한(?) 투정, “끌레르 아빠하고 좀 하란 말야!” _ 나는 과연 ‘쉬리’를 보았을까?(양귀자) 어두운 극장 안, 한 아가씨의 재수 없다는 핀잔에 허리 한 번 제대로 펼 수 없었던 나. 나는 과연, 온 국민이 다 보았다는 ‘쉬리’를 보았을까? _ 종이배 입장권(김이은) 로모 카메라 동호회 회원들과 같이 경복궁으로 사진을 찍으러 간 날, 나는 다른 세상으로 갈 수 있는 입장권을 얻었다. 시끄럽고 복잡한 세상을 벗어나 자유롭고 조용하게 쉴 수 있는 곳으로 종이배는 흘러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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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모인 이야기들은 재미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을 뿐 특별한 주제를 내세운 것은 아니다. 그래서 다양한 내용이 나온다. 그 다양함이 읽는 즐거움을 더욱 증폭시킨다. 수록된 작품은 열여섯 편밖에 되지 않지만 이야기의 잡화점에 온 듯한 느낌이다.
시인들의 좋은 시를 모아서 펴낸 책들은 더러 있었지만, 소설가들의 원고를 묶어서 펴낸 책은 최근에는 별로 나온 게 없었다. 더구나 재미있는 이야기만 골라서 펴낸 책은 더더욱 없었다. 때문에 이 책은 기획 단계부터 관심을 끌었다. 기획자한테서 원고 청탁을 받은 소설가들은 대부분 “그것 참 좋은 생각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그리곤 이어서 “다른 작가들의 원고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런 반응은 곧 소설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냈고, 좀더 재미있는 원고를 모으는 계기가 되었다. 또 책이 만들어지는 동안 소문을 들은 다른 편집자들이 원고를 먼저 보고 싶어했다. 그들은 서로 원고를 돌려보면서 “같은 재미라도 맛이 다르다” “한번 웃고 마는 게 아니라 생각할수록 웃긴다” “소설가들의 수다에 끼어들고 싶었다” 등등의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책이 나오기 전에 미리 나타난 반응처럼, 이 책은 색깔이 참 독특하다. 재미가 있으면서도 저급한 유머와는 확연하게 다르고, 일상 속에서 만나는 우리 생활을 들여다보는 것 같은데 자신도 모르게 슬며시 웃음을 베어물게 된다. 또 이야기를 읽는 동안 참견하고 싶어서 입이 근질근질해질 때도 있다. 그래서 이 책은 출출할 때 생각나는 『새참』 같다. 생각지도 못했던 즐거움을 선사해주는 책이다. 그것만으로도 열여섯 명의 소설가가 한 자리에 모인 보람이 있는 것이다. 『새참』은 열여섯 작가들의 유쾌한 수다로 넘쳐나는데, 그들의 수다 속에는 묘한 중독의 기운마저 느껴진다. 그것은 아마도 그들의 수다가 허무맹랑하게 꾸며낸 이야기가 아닌, 우리의 소소한 생활 속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 수다의 중심에는 후배와 술을 마시다 경찰서까지 간 남자(‘장호원으로 보내는 세 번째 편지’)와 주차 문제로 아파트 단지를 시끄럽게 하는 사람(‘목격자들’), 아파트 생활의 편리함에 행복해하는 여자(‘옵션’) 등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들이 있다. 그리고 그런 인물들이 펼쳐내는 이야기는 우리네 평범한 생활과도 많이 닮아 있다. 바쁜 혹은 숨가쁜 일상에 내쫓겨 잠시나마 자리에 앉아 숨을 고를 수 있기를 원하는 우리의 삶처럼 『새참』 속의 주인공들도 소박한 휴식을 꿈꾼다. 아등바등 내 집 마련을 위해 해외여행 한 번 변변히 해보지 못한 아내(‘우리는 섬으로 간다’)는, 뜻밖의 괌 여행 소식에 기뻐하지만 결국 ‘고암’이라는 섬으로 가게 되자 실망한다. 그러나 오래전, 동해안 민박집에서 남편과 나눈 추억을 떠올리며 아내는 다시금 기쁨을 찾는다. 팍팍한 살림살이지만 꿈결 같은 여행길에 오르기를 소원하는 우리네처럼 그들도 기대에 부풀었다가 ‘웃지 못할’ 해프닝에 또 다시 ‘웃고’ 마는 것이다. 또한 『새참』 속에는 하루하루 삶의 물길을 헤쳐나가는 우리의 남편들의 모습도 그려지는데, 그들의 모습은 때로는 큰 사고(?)는 치지 못하고 그저 작은 일탈에 행복해하는 소심한 남자(‘연인’)로, 때로는 아내 친구에게 돈을 꾸러 간 결혼식에서 축의금 대신에 압류통지서를 내는 어이없는 실수를 저지르는 남자(‘그날의 작전’)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새참』에서 그들은, 제각각 자신의 삶 속에 숨겨져 있는 맑은 샘물을 만난 듯 사건을 통해 울고 웃는다. 우리의 인생살이도 그들의 그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길고 지루한 그 일상의 길에 그저 달고 시원한 휴식을 꿈꾸는 재미, 삶이 선사하는 ‘새참’과도 같은 웃음을 기다리는 재미. 『새참』은 이렇게 우리네 삶 속에서 또 다른 재미를 발견하는 법을 넌지시 일러주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