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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제1부 옥상정원 제2부 길 위의 피 제3부 나무의 공화국 제4부 황금 저수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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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다이스 가든’은 작품 속의 주인공 ‘김범오’, 그리고 오랜 이별 끝에 그와 재회한 연인 ‘강세연’이 자그마한 상자 정원(箱庭, 하코니와)에 붙인 이름이다. 이 상자 정원은 현재의 행정 구역상 강원도 영월군 수주면 도원리 25번지 도원수목원의 게스트 하우스인 도화관 1층 전시실에 놓인 것이다. 사진기자인 강세연은 그녀가 좋아하는 미국의 유명 사진작가 유진 스미스의 대표작 ‘파라다이스 가든으로의 산책’에서 ‘파라다이스 가든’을 따와 상자 정원에 이름 붙이자고 김범오에게 제안한다.
60여년 전, ‘김산’은 이 작은 상자 정원을 만들었다. 그는 일찍이 조선 내 흑적(黑赤) 이념 갈등(사회주의와 아나키즘 간의 갈등)이 불거졌던 1937년경 아나키스트가 되어, 중국 상하이로 건너가 대일 항쟁에 나선 인물이다. 그는 소학교 동창이었던 병약한 일본인 소년이 아버지와 함께 상자 정원을 만들었던 것을 지켜본 기억이 있다. 김산은 언젠가 희망이 이처럼 이뤄졌으면 하는 기대를 가지고 자신만의 상자 정원을 만든다. 그것은 산과 물줄기, 골짜기와 절벽, 노루목과 바위, 매 둥지와 토끼 굴, 대숲과 솔숲 등을 갖춘 하나의 유토피아와도 같다. 그는 이 마을에 아나키즘에 뿌리를 둔 자주인 사상이 자리 잡아 새로운 대안 문명의 씨앗이 되기를 바란다. 김산과 수목원의 다른 축에 ‘원직수’ 일가와 성림 그룹이 있다. 성림건설의 사장 원직수는 계모 ‘이명자’의 애견인 영국 왕실의 콜리견을 사살한 후, 죽은 개의 목에 계모가 자신의 집무실에 몰래 설치해 둔 도청기를 매달아 주인에게 돌려보내라고 지시한다. 그룹 오너십 계승 문제를 사이에 두고 벌어질 형제간의 치열한 싸움의 서곡인 셈이다. 원직수의 오른팔인 ‘서병로’는 성림건설에서 한때 근무했던 ‘강세연’을 흠모하여 비열한 방법으로 그녀의 몸을 뺏은 적이 있다. 그러나 강세연이 사랑하는 남자가 김범오라는 걸 알고, 그늘진 자괴감과 비뚤어진 보복심을 갖게 된다. 결국 서병로는 이명자의 집 현관에 죽은 개를 갖다 버리는 일에 김범오를 차출한다. 이명자는 원직수가 개인적으로 흔들리던 시절, 남편을 설득하여 그룹의 차남이자 자신의 아들인 ‘원제연’ 앞으로 성림미래개발의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케 했다. 원제연이 대규모의 BW를 소유하여 성림 그룹의 지주 회사이며 성림건설의 대주주인 성림미래개발의 지분을 장악, 그룹 오너십의 실질적 계승자가 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 둔 것이다. 이에 원직수는 노쇠한 아버지를 거의 납치하다시피 하여 평창의 별장으로 모셔 온 후, 성림미래개발 지분에 따른 의결권을 자신에게 넘긴다는 위임 각서를 받아낸다. 그리고 그룹 내 사장들을 하나하나 불러들여 며칠 후 사장단 회의에서 있을 그룹 찬탈전에 대비한다. 김범오는 죽은 개를 끌어안고 머뭇거리다가, 그 순간 현관문을 열고 나온 이명자와 마주친다. 이후 김범오는 원직수가 총포 소지, 절도, 불법 도축의 혐의가 있음을 증언하라는 이명자·원제연 측의 압력과, 사실을 누설하면 모든 게 끝장이라는 원직수 측의 압력 사이에서 시달리다가, 친구 ‘강신영’과 강신영의 스승 김산이 살고 있는 도원수목원으로 도피한다. 김범오가 수목원에 있다는 게 알려지면서 도원수목원의 존재는 새삼스럽게 성림건설 수뇌부의 주목을 끈다. 앞으로 그룹의 차세대 사업을 이끌 기업인 코르젠의 생물 종자 채취 사업을 완성시키기 위해서 이 수목원을 구입하자는 견해가 대두된 것이다. 원직수와 서병로, ‘조상회’는 김범오에게 수목원 구입 준비를 지시하는데, 이것이 친구와 스승, 수목원에 대한 배신을 서두르라는 이야기로 들려 김범오는 심한 내적 갈등에 사로잡힌다. 엄청난 폭우가 쏟아지던 날 깡패 조직을 동원한 철거 반원들이 수목원에 들이닥쳐, 성림건설 측과 수목원과의 한판 승부는 결국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된다. 이제 죽고 죽이는 숨 막히는 혈전이 시작된 것이다. 김범오는 수목원과 연인 강세연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투쟁에 나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