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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ho Takeda,たけだ みほ,武田 美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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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 너무 사랑스러운 거 아니니? 이러기니?!
김기옥 (도서2팀)
2012.05.30.
그림책, 애들이나 보는 것?
좋은 그림은 우리의 눈과 마음을 위로한다. 때로는 장황한 글보다 한 장의 그림에서 더 많은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다. 그런 그림은 머리보다 가슴에 직접 와 닿는 깊은 울림을 주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휴식이 필요할 때면 짬을 내서 미술관에 가기도 하고, 좋은 사진이나 그림을 주변에 두고 틈틈이 눈길을 주기도 한다. 그런데 왜, 정작 좋은 그림책은 잘 보지 않는 걸까? 물론 그렇지 않은 독자들도 많이 있지만, 안타깝게도 아직은 그림책은 '애들이 보는 책'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 귀엽고 밝은 그림에 유치한 내용, 그리고 마지막에는 교훈적인 내용으로 끝을 맺어야 하는 그야말로 애들'만' 보는 책이라는 선입견. 사실 다른 사람 탓 할 필요도 없이 필자 또한 YES24에 입사해서 이렇게 많은 그림책을 접하기 전까지는 그에 대한 관심조차 없었다. 영화, 공연, 전시 등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문화에 나름 열려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림책에 대해서는 이 또한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장르라는 생각은 물론 제대로 접할 기회조차 마땅히 없었으니 말이다.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아이들 그림책은 의외로 수준이 높다. 게다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부모님 말씀 잘 듣고, 착한 어린이가 되자는 내용 아니냐고? 요즘 그림책은 사회나 환경 문제는 물론 각종 철학적인 문제까지 다루는 주제에 제약이 없다. 일러스트의 수준은 더욱 말할 필요가 없는데, 일러스트레이터 출신이나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던 작가들이 그림책 분야에서 활동 영역을 넓혀 가면서 이전보다 훨씬 다양하면서도 수준 높은 그림들을 선보이고 있다. 볼로냐 등 국제적인 도서전에서 수상하는 우리 작가들이 매년 늘어나는 것 또한 우리나라의 그림책 수준이 점차 발전하고 있음을 증명한다. 처음에는 사랑스러운 그림에 한 눈에 반하게 되지만, 나중에는 그 어느 분야보다 다양한 매력에 푹푹 빠져들게 되니 이런, 헤어나올 수가 없다. 꾸준한 관심으로 오랜 시간 그림책을 지켜봐 온 독자로서, 오늘은 그 중에서도 가장 오래 사랑해 온 책 중 하나인 다케다 미호의 『짝꿍 바꿔 주세요!』를 소개할까 한다. 솔직히 처음에는 귀여운 소녀에게 반해서 펼쳐든 이 책, 그런데 보면 볼수록 매력있다. 니들 너무 사랑스러운 거 아니니? 이러기니?! 아침에 일어난 은지는 머리도 아픈 것 같고, 배도 아픈 것 같다. 아니, 사실은 아팠으면 좋겠다. 학교에 가면 짝꿍 민준이가 괴롭히기 때문. 책상에 금을 그어놓고 넘어오지 말라고 하고, 손가락으로 계산을 한다고 선생님께 이르기도 하고 하루종일 옆에서 들들 볶는다. 그래서 은지에게 민준이는 못생기고 커다란 공룡처럼 보일 뿐. 하지만 우리에게는 짝꿍에 대한 관심을 괴롭힘으로 밖에 표현할 줄 모르는 어린 소년의 서툰 마음이 그대로 비춰져 절로 흐뭇한 엄마 미소를 짓게 된다. 짝꿍과 다투는 아이들의 이야기는 어떻게 보면 흔한 소재이지만, 책은 카툰 형식의 구성에 곳곳에 유머를 더해 이야기를 읽는 재미를 더한다. 자세한 상황 설명 대신 은지의 입장에서 바라본 사건을 짤막한 텍스트로 전달하는데, 글이 적은 덕분에 오히려 더 많은 이야기와 재미를 읽어낼 수 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은지에게 사과를 하기 위해 기다리는 민준이가 압권. 괜히 어색하니까 교문에 매달려서 끼익 끼익 밀고 당기기를 반복하는 모습이 저 구석에 보이는데, 굳이 말로 설명하지 않아도 민준이가 지금 어떤 마음일지 훤히 보인다. 짜식. 이 사랑스러운 꼬마들, 너희는 내 첫 소장 그림책의 주인공이 되었으니 영광으로 알아~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겠지만, 개인적으로 사랑하는 그림책 목록 1. 데이비드 위즈너의 『시간 상자』 : 이 정도면 예술 아닌가요 2. 올리버 제퍼스의 『나무 도둑』 : 요즘 눈여겨 보고 있는 작가, 간결한 그림과 유머가 매력 3. 후쿠다 이와오의 『우리 형이니까』 : 이 형도 민준이 같네, 말하지 않아도 동생을 사랑하는 멋진 형아 4. 쥬디 바레트 글, 존 니클 그림 『치과에 상어를 데려가면 큰일 나요, 큰일 나!』 : 기발한 유머, 가우스 전자 못지 않다. 5. 미야니시 타츠야의 『고 녀석 맛있겠다』 시리즈 : 재미있는데 감동적이기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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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난 은지는 머리도 아픈 것 같고, 배도 아픈 것 같고, 열도 나는 것 같다. 사실은 꾀병이라도 부려서 학교에 가고 싶지 않은, 은지의 속마음이다. 그 이유는 바로 짝꿍 민준이 때문이다. 민준이는 사사건건 은지를 트집 잡고, 면박을 준다. 책상에 금을 그어놓고 넘어오지 말라고 하고, 수학시간에 손가락으로 계산한다고 선생님한테 말하기도 한다. 또 급식으로 나온 음식을 은지가 남기기라도 하면 구박하고, 체육 시간에 줄넘기도 못한다고 괴롭힌다. 은지에게 민준이는 가까이 하기에는 너무 먼 짝꿍이다.
그러던 어느 날, 민준이는 은지가 애지중지하던 연필을 부러뜨리고 말았다. 화가 난 은지는 지우개를 집어 던졌는데, 그게 민준이 머리에 딱 맞은 것이다. 민준이가 째려보자, 은지는 겁이 나서 후다닥 집으로 도망갔다. 어제 있었던 이 사건 때문에 은지는 학교에 가기 싫었던 것이다. 민준이가 자신을 괴롭힐 게 분명하니까. 학교 앞에 다다른 은지는 교문 앞에서 서성이는 민준이를 발견한다.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민준이 앞을 지나가던 은지. 그때 민준이는 미안하다며 테이프로 곱게 붙인 은지의 연필을 내민다. 그리고 하굣길에 은지가 못하는 덧셈을 가르쳐 주겠다고 말한다. 하지만 은지는 또 괴롭힐 거라면서 콧방귀를 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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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나는 파트너, 짝꿍
새 학기가 시작되어 개학식을 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거의 한 달이 지나고 있다. 낯선 교실, 낯선 선생님 그리고 낯선 친구들...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정신없는 3월을 보냈을 것이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중요한 사람 중 하나는 바로 선생님이다.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에 따라 아이의 성품과 학업에 대한 관심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생님 못지않게 중요한 사람은, 실제 아이들이 하루 종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바로 옆의 짝꿍이다. 짝꿍이란 사실상 아이들이 처음 경험하는 파트너라고 할 수 있다. 그 전까지는 아이들은 부모나 형제자매 등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 속에서 생활했다. 늘 보살핌을 받고, 모든 관심의 중심이었던 아이들이 학교에 들어가서 잘 모르는 누군가와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서로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특히 외동딸과 외동아들이 보편적인 요즘에는 형제자매 관계를 경험하지 않은 아이들도 많기 때문에 더욱 힘들지도 모른다. 아이들이 짝꿍과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서 이후 또래 관계 나아가 대인 관계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그만큼 짝꿍과의 관계는 중요하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옆에 있는 짝꿍과 좋은 친구가 되어, 일년 내내 붙어 다니며 단짝이 된다. 하지만 그 반대인 경우도 있다. 매일매일 짝꿍과 티격태격하고, 또 짝꿍 때문에 학교에 가기 싫은 아이들도 있을 것이다. 『짝꿍 바꿔 주세요!』의 민준이와 은지가 그렇다. 사실은 친해지고 싶어서 그런 거야 짝꿍은 누구에게나 존재하며, 짝꿍과의 다툼은 어느 교실에서나 일어나는 일이다. 이렇게 평범한 소재와 이야기를 너무 사랑스럽게 표현한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다. 특히 어느 교실에서나 만날 수 있는 소심한 여자아이 은지와 장난꾸러기 남자아이 민준이는 독자 모두 자신의 이야기처럼 공감할 수 있게 만든다. 그림도 아이들에게 친숙한 카툰 형식으로 구성하여, 이야기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또한 은지를 괴롭히는 민준이를 공룡이나 괴물과 같은 모습으로 표현했다. 하지만 친해지고 싶어서 그런 행동을 했던 민준이의 속마음이 드러난 마지막에는 민준이가 그저 평범한 남자아이로 그려져 있다. 자신을 괴롭히는 민준이가 괴물처럼 보인 은지의 마음을 가늠해 보면,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머금어진다. 학교에 처음 들어간 아이들은 짝꿍과 잘 지내거나 친구 사귀기에 서투르다. 아직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고 그 감정을 공유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은지처럼 짝꿍이나 친구가 괴롭혀서 힘든 아이들은 민준이에게 뭐라 말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른다. 하지만 대부분 민준이 같은 아이들이 성품이 못되고 나쁜 아이라 친구를 괴롭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친구와 친해지고 싶지만 그 방법을 몰라서 자꾸 그 마음을 엇나가게 표현하는 것이다. 이처럼 『짝꿍 바꿔 주세요!』는 친구 사귀기에 서툴고, 아직 관계 형성에 낯선 아이들에게 작은 실마리를 보여 줄 수 있는 따뜻한 그림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