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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을 마치고 소파에 앉아 멍하니 생각에 잠겨있었더니, 누워서 뒹굴며 텔레비전을 보던 미치히코가 다가왔다. "무슨 일이야?" "그리운 냄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그러고 보니, 그 아이도 그랬어. 내 냄새가 옛날 냄새라고. 무슨 냄새가 나는 걸까." "그러니까 말이지……" 미치히코가 내 옆에서 크게 숨을 들이켰다. "맞아, 이거. 니베아구나." 미치히코는 팔꿈치에 얼굴을 바싹 대고 답을 찾아냈다. 나는 목욕 후 건조해지지 않도록 몸에 니베아를 바른다. 팔꿈치가 까칠까칠해져서, 오늘은 특히 공들여 발랐다. 그 때문인지 평소보다 향기가 더 많이 풍긴 것이다.
"이야. 니베아 냄새가 그렇게 깊게 인상에 남는구나." "응. 왠지 이 냄새는 향수를 자아내지." "과장하지 마." 나는 아련한 듯 이야기하는 미치히코를 보며 웃었다. "어릴 적에 어머니가 언제나 발라줬거든. 목욕하고 난 뒤라든가, 겨울에 피부가 거칠어졌을 때라든가 말이야. 그때가 생각나." "흐음." 니베아는 어머니를 연상시키는 냄새인가. 소년도 옛날에 이 냄새가 언제나 옆에 있었다고 했다. 지금의 어머니에게서는 나지 않는 냄새. 진짜 어머니에게서밖에 나지 않는 냄새. 미치히코는 니베아가 그리워졌는지, 소파 위에서 나를 꼭 껴안았다. 소파가 비좁아서 나는 떨어질 것 같았다. "아이 참. 귀찮다니까." 그렇게 말했지만, 물론 진심이 아니란 것을 미치히코도 알고 있다. 나는 미치히코에게 안기는 게 참 좋다. 이렇게 마음 편한 건 달리 없을 것 같다. 미치히코와 처음으로 만나 점을 쳤을 때, 그가 강운의 소유자라고 바로 알았다. 하지만 여기까지 내다보는 것은 불가능했다. 사주추명으로도 성명판단으로도, 나 자신이 미치히코를 좋아하게 되리라는 것까지 예상할 수 없었다. 하지만, 단 하루 옆에 있었을 뿐인데 미치히코와 계속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은 확실히 알 수 있었다. 스스로 발걸음을 내딛어 보지 않으면 근본적인 일은 아무것도 모른다. 직접 부딪쳐보지 않으면 모르는 게 분명하다.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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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의 사소한 행복을 사랑하게 만드는 작가, 인생에서 무엇이 가장 소중한가를 알고 있는 사람이 쓸 수 있는 문장과 이야기. - 책의 잡지本の雜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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