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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ko Yuzuki,ゆずき ゆうこ,柚月 裕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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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이 끼지 않도록 허리에 고무줄이 들어간 치마나 바지를, 배를 가리기 위해 길고 넉넉한 박스티나 블라우스를 입게 됐다. (…)
그런 후미에를, 도시유키는 혐오스러운 눈빛으로 보게 됐다. 점차 눈빛을 말로 드러내고, 못생겼다며 후미에를 멸시하고, 결혼한 지 오 년 만에 이렇게 변하다니 사기라고 말했다. -나를 이렇게 만든 게 누구인데 속으로 절규했다. 소리 내어 말하고 싶었으나 너무나도 바뀐 거울 속 자신을 보니, 소리가 목구멍 안에 달라붙어 나오지 않았다. 후미에는 점차 밖에 나가지 않았다. 장을 보거나 세탁소에 들르는 등 정말 필요한 일이 아니면 외출하지 않았다. 옛날 지인이나 유치원에서 사귄 엄마 친구들과도 연락하지 않았다. 대학 때와 마찬가지로 집에만 틀어박혔다. --- pp. 32-33 한 달에 50만 엔의 수입을 올린다는 사실을 식구들은 몰랐다. 하지만 확실히 가계는 윤택해졌다. 고기는 동네 슈퍼마켓의 할인 상품에서 백화점 고급 상품으로 바뀌었고, 후미에가 입는 옷도 싸구려 옷가게 제품에서 패션잡지 같은 데 소개되는 브랜드로 변했다. (…) “요즘 왠지 좀 풍족해진 느낌이야. 이렇게 돈을 써도 생활비는 괜찮아?” 후미에는 도시유키의 질문을 슬쩍 넘겼다. “내가 알뜰하게 잘 쓰고 있어.” 그렇게 돈 이야기만 나오면 까다롭게 굴던 도시유키가 “그래?”라고만 할 뿐 더는 묻지 않았다. 콧노래를 부르며 스마트폰 게임을 시작한 도시유키를 보면서 돈이라는 게 사람 성격까지 바꾸는구나, 하고 새삼 실감했다. --- pp. 251-252 후미에는 혼란스러웠다. 이 형사가 지금 무슨 소릴 하는 거지? 살해된 다자키 미노루가 사실은 쇼고라는 말인가. 그런 말도 안 되는 일이 어딨나. 바라보던 지면이 출렁 흔들렸다. “서까지 동행해주시기 바랍니다.” 멀리서 하타의 목소리가 났다. “몰라요.” 후미에가 중얼거렸다. “몰라요, 다자키 미노루라는 남자는-” --- pp.310-3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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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주인공인, 여성 서사를 쓰고 싶었습니다.”
가장 선 굵은 이야기를, 가장 섬세하게… 유즈키 유코이기에 가능한 농밀한 범죄 미스터리! 『달콤한 숨결(원제:네펜테스의 달콤한 숨결)』은 선 굵은 이야기를 끌고 나가는 힘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유즈키 유코가 처음으로 ‘여성’을 주인공으로 하여 일찌감치 화제를 모은 범죄 미스터리 소설이다. 작가는 그동안 야쿠자나 강력계 경찰 같은 소위 ‘마초’스러운 인물, 남성 위주 조직을 배경으로 한 작품을 집필해왔다. 그런데 『달콤한 숨결』에서는 온전히 ‘여성’의 이야기를 주제로 삼아 여전히 사실적인 힘으로 꽉 찬 작품을 완성, 작가의 성별을 구별하는 행위가 얼마나 무의미한지 다시 한번 절감하게 한다. 이번에는 “여성이 주인공인, 여성의 서사”를 쓰고 싶었다던 유즈키 유코는 현대 여성의 욕망이자 족쇄인 ‘아름다운 외모’에 대한 집착을 제재로 이야기를 펼쳐나간다. 외모에 집착하게 된 인물, 그 집착을 이용하는 인물 등 개개인의 욕망 대립에 집중한 만큼 이야기는 ‘조직의 갈등’을 다룰 때보다 한층 섬세하고 예리해졌다. 『달콤한 숨결』은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되는 인물들의 이야기를 한 축, 살인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듀오의 이야기를 또 한 축으로 구성된다. 시간대도 중심인물도 다른 두 이야기가 교차 진행되며 한 사건으로 수렴함으로써 긴장감이 꾸준히 고양되어 읽는 재미를 더한다. 동시에 때로는 공감을 사고, 때로는 분노를 일으키는 등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도 작품의 재미를 더하는 요소 중 하나. 특히 시리즈를 염두에 두었다 해도 과언이 아닐 형사 듀오가 눈길을 끈다. 쉴 틈 없이 전개되던 두 이야기가 마침내 한 점에서 만나 모든 복선이 깔끔하게 회수될 때쯤이면, 왜 유즈키 유코가 타고난 스토리텔러로 주목받는지 절실히 느끼게 될 것이다. 현지에서는 작가의 새로운 색깔, 신선한 전환에 뜨거운 호응이 이어졌고 출간 즉시 12만 부 이상이 판매되었다. 데뷔작 『임상진리』로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대상’을 수상하며 잠재력을 뽐낸 것을 시작으로, 『고독한 늑대의 피』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데 이어 『반상의 해바라기』로 서점대상 2위에 오르는 등 작가로서 괄목할 만한 행보를 보여온 유즈키 유코. 두 아이의 엄마이자 전업주부로 살다가 문득 소설을 쓰고 싶다는 열망을 품은 끝에 작가 데뷔를 이뤄낸 끈기와 재능도 놀랍지만, 남성 작가의 전유물이라 여기던 영역부터 여성이기에 다룰 수 있는 이야기까지 소재를 넘나들며 독특한 영역을 점유해나간다는 점에서 독보적이라 할 만하다. 그의 전환점이자 이정표가 될 작품 『달콤한 숨결』에 더 주목해야 할 이유다. “너한테 꼭 갚아주고 싶었어.” 뒤틀린 욕망을 노리는 달콤한 유혹의 덫… 외모가 절대 가치가 된 사회에 던져진 명품 사회파 미스터리! 『달콤한 숨결』은 일견 그릇된 욕망에서 비롯된 연속적 비극으로 보이지만, 작가의 시선은 특정 성별이나 개인이 아닌 ‘사회’를 향하고 있다. 결국 ‘미모’나 ‘젊음’을 향한 욕망은 인간의 본능인지 사회적 강요인지 돌아보게 만드는 한편, 그 욕망의 피해자는 왜 항상 여성인지 묻는 것. 번역가 민경욱 또한 ‘옮긴이의 말’을 통해 “언제든 우리를 피해자 혹은 가해자로 만들 수 있는 덫이 도처에 널려 있다. 작은 듯하나 중대한 범죄가 제대로 단죄되지 않았기에 어떤 여성은 피해자로, 어떤 여성은 가해자로 우리 앞에 나타난 게 아닐까”라고 묵직한 질문을 남겼다. 이 작품을 사건의 전후를 추적하는 범죄 미스터리로 볼 수도 있지만, 세태에 대한 깨달음으로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사회파 미스터리로도 읽을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달콤한 꿀로 벌레를 끌어들여 안으로 떨어진 벌레를 먹으며 산다’라는 원제 속 ‘네펜테스(벌레잡이통풀)’의 의미를 곱씹을수록 저마다 유달리 섬뜩한 메타포로 느껴지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