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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책읽기

책소개

목차

달솔산 외딴집 _8
뒷모습이 예쁜 아이_20
숙제를 해 온 바보_30
꽃처럼 아름다운 벌_42
아빠의 넥타이_53
아버지에 대한 연구_62
말하는 지팡이_74
음식 값 균일_88
할아버지의 그림자_98
식은 밥 축제_112
눈약_121_
은행나무 이웃들_136
복복 영수증_150
식당 아줌마_162
작품 해설_170

저자 소개

글 : 김병규
1948년 경북 군위에서 태어나 대구교육대학을 졸업했습니다. 197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춤추는 눈사람’, 1981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심심교환’이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대한민국문학상, 소천아동문학상, 해강아동문학상, 이주홍문학상을 받았으며, 동화집 <희망을 파는 자동판매기><사람이 가장 아름답다><흙꼭두장군의 비밀><시집간 깜장 돼지 순둥이>, 동극집 <뿔> <춤추는 눈사람> 등을 펴냈습니다. 현재 소년한국일보 편집국장이며, 추계예술대학교에서 아동문학을 강의하고 있습니다.
그림 : 최정인
서울에서 태어났으며 홍익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했습니다. 선생님은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는 넓은 가슴과 아름다운 눈을 가지고 어린이를 위한 그림을 그리신답니다. 다양한 표현력과 감성 넘치는 그림으로 어린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그림책으로는 <그림 도둑 준모> <아빠 보내기> <피양랭면집 명옥이> <울어도 괜찮아> 등이 있습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8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176쪽 | 379g | 165*225*20mm
ISBN13
9788953311367

출판사 리뷰

14편의 속에 빛나는 멋진 이웃들을 만나 보세요.
그들은 항상 우리 곁에 있어요!

이 책의 등장 인물들은 뭐냐, ‘20세기를 뒤흔든 위대한 사람 베스트’이거나 ‘숨은 선행을 실천한 이 시대의 찬란한 등불’들은 아닙니다. 인명사전이나 신문기사 따위와 평생 가야 인연이 없을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지요. 이 사람들을 안다고 해서 사회 시험을 잘 보는 것도 아니고, 살면서 그들에게 큰 덕 볼 일이 있는 것도 아닌데 뭐 하러 이런 책을 읽느냐고요? 맞는 말씀이에요. 안 읽어도 잘 살 수 있어요. 하지만 제가 여러분이라면 반드시 이 이야기를 읽어요. 두고두고 곱씹어 읽겠어요. 왜냐하면 이 사람들을 알게 된 뒤의 내 모습과 모를 때의 내 모습이 아마도 무척 다를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분도 다를 거예요. ‘휘익 휫’ 산뜻한 휘파람을 불며 산을 내려오는 기분이랄까. 내 발끝이랑 앞 사람 뒤축만 보고 정신없이 달리는 거랑은 천지 차이에요. 가끔 밤하늘의 별을 보면 내 시야가 시원하게 맑아지듯이 내 마음의 시야가 탁 트이는 책이에요.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기에 이렇게 말하는지 궁금하지 않나요. 알맹이 쏙쏙 다 얘기할 수는 없겠지만, 몇 가지만 들여다봐도 이 사람들의 맑은 속내가 훤해요. 이 사람들은 나한테 좋은 게 있으면 그걸 정말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사람들이에요. 하지만 나보다 더 그걸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그에게 아낌없이 다 주어 버립니다. <달솔산 외딴집>에 나오는 종지네 옆집 수염 할아버지랑 할머니는 정든 삽사리를 키우고 있어요. 자식들 다 떠나 보내고 하나 남은 금쪽같은 식구예요. 하지만 삽사리가 종지를 더 따르고 종지네 이삿짐 차까지 쫓아가 매달리자, 종지에게 삽사리를 보내기로 결정합니다. 종지는 삽사리를 데리고 이사를 떠나고, 종지와 수염 할아버지네는 삽사리로 맺어진 영원한 이웃이 되었어요.

<음식 값 균일>의 해장국집 할머니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정이 어려운 아버지와 딸이 장님 행세를 하며 해장국 한 그릇을 나눠먹다가 욕쟁이 할머니에게 들켰어요. 하지만 정작 할머니에게서는 욕이 술술 나오는 게 아니라 삶은 고기랑 깍두기 보따리가 나왔어요. 충분히 먹고 살면서 더 많이 먹으려는 사람들은 할머니에게 욕을 얻어먹지만, 두 다리 뻗고 국 한 그릇 먹기 힘든 이웃들은 할머니에게 푸짐한 인심을 얻는 거지요. 2천 원짜리 해장국을 팔면서 시장 모퉁이를 지키고 평생을 살아도 할머니는 억만장자나 다름없어요. 마음이 억만장자보다 더 넉넉하니까요.

<할아버지의 그림자>에서 곤진이 할아버지가 손자 곤진이에게 온 몸을 다 내어주시는 장면은 가슴이 먹먹해지는 슬픈 장면이에요. 할아버지는 곤진이가 건강하게 잘 자랄 수만 있다면 헌 이든 돋보기안경이든 다 잃어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바스러지는 몸이 되어 세상을 떠나는 순간까지도 “우리 진이에게 줄 게 아직 많은데, 다음엔 더 좋은 걸...... 주마.”라고 말씀하십니다. 우리를 낳고 길러 주신 그 분들은 있는 것 다 주고도 없는 것까지 찾아 주지 못해서, 더 못 주어서 안타까워하십니다. 우리는 그 분들에게 무엇을 드릴 수 있는지요. 잘 자라겠다는 약속으로 보답이 될까요? 어떻게 자라는 것이 바르게 잘 자라는 것일까요? 어깨가 묵직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이 책에는 귀한 것을 아낌없이 주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실려 있지만 귀하기 때문에 절대 주지 않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실려 있습니다. 구두쇠 노랑이처럼 자기 몫을 단단히 움켜쥐느라 그런 건 아닙니다. 귀한 물건을 아끼는 사람에게 함부로 다 주면 정말 귀한 그 ‘사람’이 망가질까 봐 호락호락 내주지 않는 지혜로운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식은 밥 축제>에 나오는 정미 아버지는 밥 한 그릇도 그 자리에서 뚝딱 먹어치우지 못하게 합니다. 식은 밥을 남겼다가 밤늦게 시장할 때 밤참으로 먹으라는 겁니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 식은 밥을 간식으로 먹느냐고 따질 만도 합니다. 하지만 정미 아버지의 뜻은 더 큰 데 있습니다. 진짜 밥맛을 알려면 식은 밥을 먹어 봐야 한다는 얘기지요. 아까운 줄 모르고 먹는 밥맛이랑 아끼고 아껴 먹은 밥맛이랑 천지 차이라는군요. 여러분도 궁금하면 한 번 식은 밥 축제를 벌여 보세요.

<눈약>의 호래이 할배는 세상 사람들이 다 갖고 싶어 하는 명약의 처방전을 끝내 일러주지 않고 세상을 떠납니다. 할배의 손자 효지가 지극 정성으로 모시면서 처방전을 알려 달라고 조르지만 할배의 결심은 바위처럼 단단해서 꿈쩍도 않습니다. 욕심을 가진 사람의 손에 들어가면 눈을 멀게 하는 독이 되어 버린다는 것입니다. 할아버지의 말씀은 깊이 새겨들어야 할 이야기입니다. 셰익스피어는 ‘반짝이는 것이 다 금은 아니다’라고 했지요. 병에 잘 듣는 약이 다 명약은 아닙니다. 천하의 명약도 과하게 쓰면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독이 된다는 걸, 호래이 할아버지는 누구보다 잘 알았던 것입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대단하고 복잡한 이야기가 떠들썩하게 울려 퍼지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작고 담담한 이야기는 점점 드물어지고 있습니다. 김병규 선생님의 단편 동화들은 예전 같으면 쌀가게 골목에서, 느릅나무 아래 정자에서, 또는 할머니 곁에 누워서 얻어들었을 법한 훈훈한 이야기들을 넉넉하게 엮어서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극장에 내 걸린 영화처럼 화려하거나 박진감 있는 이야기들은 아니지만 그 안에서 별을 찾아보세요. 빛나는 것은 바로 우리 곁에 있었다는 걸 깨닫는 순간 여러분도 아마 환하게 웃으며 무릎을 치게 될 겁니다.
-----작품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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