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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도 없이 태양도 없이
작품 해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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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의 내전 속에서 겪는 소년 부먼의 슬픈 여정
꿈도 희망도 없는 전쟁 속에서 자라는 어린이들의 현주소 두 사람은 이란의 난민촌에서 운명적으로 만나 서로 그 곳까지 오게 된 사연을 회상한다. 부먼의 엄마는 탈레반에게 자식을 잃게 될까 두려워하며 부먼을 이란으로 보낸다. 힘들게 도착한 이란에서 부먼은 아프가니스탄 사람이라는 이유로 업신여김을 당하며 이란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괴롭힘과 따돌림을 받는다.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잊어보려고 갖은 노력을 하지만 배고픔과 고난 속에서 받는 서러움은 더욱 짙어진다. 그런 부먼에게 희망이 되는 것은 아프가니스탄의 전설에 등장하는 엄마태양이다. 할머니가 들려주던 옛이야기 속 엄마태양은 따뜻하게 세상을 비춰 주는 존재였다. 하지만 고향을 떠나 낯선 곳에서 이방인으로 외롭고 힘들게 살아가던 부먼에게 엄마태양은 단순한 옛이야기가 아닌 희망이자 삶의 의지이다. 작가는 희망과 삶의 의지인 엄마태양과 살 곳을 잃어버린 난민의 처지를 ‘집도 없이 태양도 없이’라는 제목으로 표현하고 있다. 부먼은 빵도 없고 태양도 없어서 이란으로 왔다며 무시하는 이란 아이들에게 엄마태양을 보여 주기 위해 다시 고향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비록 조국으로부터 도망 온 처지이지만 자신의 뿌리와 삶의 의지는 버릴 수 없었던 것이다. 부먼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신의 의지대로 꿈을 찾아 길을 떠나게 된다. 하지만 피난 올 때만큼 돌아가는 길도 험난하기만 하다. 간혹 친절한 이란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여 그 곳에 머무르고 싶을 때도 있었지만 엄마태양에 대한 그리움을 못 이겨 다시 길을 떠나곤 한다. 고향으로 가던 길에서 우연히 버려진 당나귀를 만나 함께 고향에 닿을 날을 꿈꾸지만 우여곡절 속에 아프가니스탄 피난민들이 수용되는 난민촌까지 끌려 가게 된다. 난민촌의 사람들은 무기력한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은 힘들더라도 일을 하고 일과 후에 동료들과 홍차를 마시며 이야기하는 소박한 삶을 바라고 있었지만 이란에서는 난민들을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조국을 떠나서 힘겹게 사는 외국인들의 삶을 부먼과 난민촌 사람들의 서러운 삶에 비추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러한 난민의 처지가 된 부먼은 삶의 의미을 찾을 수 없다. 게다가 굶주림에 못 이긴 난민촌 사람들이 부먼의 당나귀를 잡아먹는 끔찍한 사건 후 부먼은 마지막 희망도 함께 잃어버리게 된다. 전쟁이 주는 극한의 상황은 결국 사람들에게 배려도 잊고 사람의 도리도 잊게 만들었다. 작품은 부먼이 겪는 사건들을 통해서 폭격과 굶주림으로 황폐해진 사람들의 모습과 그 속에서 자라고 있는 아프가니스탄 어린이들의 아픔을 보여 주고 있다. 상처만 남은 소년과 절망만 남은 남자의 만남에서 시작된 삶의 의지 전쟁도 없이 아픔도 없이 엄마태양의 빛 속에서 난민촌에서 부먼은 탈레반의 습격으로 모든 것을 잃은 한 남자를 만난다. 그가 바로 모하마드 사르바르이다. 사르바르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선생님이자 작가로 살고 있었다. 탈레반은 사르바르가 책을 쓰고 아이들에게 글을 가르친 일을 빌미로 사상을 의심하며 아내를 죽이고 딸을 노예로 끌고 가 버린다. 사르바르도 역시 총을 맞지만 기적적으로 살아나 이란의 난민촌까지 오게 된다. 부먼은 자신보다 더 괴로워하고 방황하는 사르바르를 돌보며 서로의 고통을 나눈다. 사르바르는 부먼에게 글을 가르쳐 주고 부먼의 이야기를 글로 써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고통을 알리겠다고 마음먹으면서 두 사람은 비로소 삶의 희망을 찾게 된다. “우린 태양도 없고 집도 없어! 네가 글을 읽을 줄 알게 되면, 우리 나라에 전쟁이 왜 일어났는지 알게 될 거야. 태양을 어디서나 자유롭게 만나려면 우선 글을 배워 읽고 쓸 줄 알아야 한단다.”-본문 중에서 고통에 짓눌려 있던 사르바르에게 부먼을 가르쳐야 한다는 의지가 삶의 희망으로 다가왔다. 사르바르의 마지막 말은 현재 아프가니스탄의 어린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교육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다. 교육을 통해서만이 끝없는 전쟁의 잘못됨을 알고 희망적인 앞날을 그릴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는 생각을 전달하고 있는 것이다. 새해가 되면 빈 화분에 씨앗을 심는 아프가니스탄의 새해맞이 풍습은 난민촌에서도 계속 이어진다. 부먼은 아프가니스탄의 새해인 노루즈에 새해맞이 화분을 사르바르에게 선물한다. 부먼이 선물한 푸르른 노루즈 화분은 사르바르에게 아직 꺼지지 않은 희망의 불씨를 전해 준다. 집도 없고 태양도 없는 피난민들에게 엄마태양의 희망을 지니고 떠난 부먼의 여정은 사르바르의 연필 끝에서 살아나 전해질 것이다. 작가는 부먼의 고된 피난생활을 서정적으로 표현하면서 희망의 열쇠인 엄마태양과 새로운 희망인 노루즈 화분을 연결하였다. 이러한 희망의 연결고리는 전 세계 어린이들 모두 전쟁도 없이 슬픔도 없이 자라나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담겨《집도 없이 태양도 없이》를 통해 퍼져 나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