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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서시 대나무 고철꽃 쇠똥구리 봉숭아 화장술 돌담 들숨과 날숨 달 매미 밥 불안을 잠근다 산당화 소래 옛 철길 축전 개미집 겨울 간척지 소란 2부 인연 구둣굽을 갈며 바지의 귀 봄날 나비 도계를 지나며 노을 말도 못 해 보니? 가로등 명사십리 민박 뻐꾸기 안개 우화 이별 일필휘지 초승달 치악의 별 3부 기역자 그 해 겨울 가을날 가을비 짝 고추를 따며 너를 향해 시 하현달 장례식장 풍경 기 포로 호박 행랑채 그 해 여름 보물 겨울국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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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행랑채도 사라지고, 쇠똥구리도 사라지고, 돌담도 사라지고, 소래 기찻길도 옛 길로 이미 사라지고 말았다. 학교 문턱도 밟은 적 없어, 삶의 끝자락에서야 겨우 자신의 온몸으로 기역자를 그려내신 어머니마저 끝내는 사라지겠지! 조수옥 시인은 그처럼 사라진 것들, 혹은 사라져가는 것들을 노래한다. 그래서 그의 시편은 통째로 이별 노래로 안겨온다. 그 이별 노래가 참으로 애틋하다. 더더구나 사라지는 것들은 자신만의 진실을 등 뒤에 발자국으로 찍어놓지 않는가!
― 박상률(시인) 그의 시는 시쳇말로 시의 S라인을 보는 것 같다. 군더더기가 없다. 말을 위한 말, 지나친 표현에의 경도, 진정성인 듯 과장된 사유와 철학, 언어의 현학적 병렬 등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예컨대 내용물에 비해 포장만 현란한 상품이기를 거부한다. 그의 첫 시집 『어둠 속에서 별처럼 싹이 트다』의 초점이 경계 밖 사람들에게 있었다면, 이번 시집은 그대의 모난 돌과 나의 모난 돌이 함께 맞물려 돌담이 되는 즉, 인간 신뢰가 "저 무너져가는 돌담을 함께 일으키는 힘"으로 승화되고 있다. ― 조삼현(시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