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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우리의 목소리여
돌아보면 문득 그가 있다 / 백무산 박운식 / 논둑에 서서 이상국 / 전군 이소리 / 그 예쁜 여자 홍일선 / 잊고 산 시간들이 많다 배창환 / 수경이 비명을 쓰다가 김종인 / 사과나무 불꽃 권혁소 / 커피 아줌마 김기홍 / 바위 위에 씨앗을 심는다 김명환 / 오십 문창길 / 에어컨 수리기사 김종상 씨 박두규 / 아니오, 아니어요 박영희 / 울어라, 보일러 정원도 / 무장 조진태 / 봄밤이 처연한 것은 공광규 / 대답해보세요 최종천 / 작가수첩 김만수 / 타이어 이규석 / 전봇대 강세환 / 텅 빈 12월의 은행나무 정인화 / 많이 보고 싶다 서수찬 / 능소화, 최명아 양문규 / 능소화 시절 정우영 / 갈담장 최승익 / 묘비명 육봉수 / 후예들 정세훈 / 밥은 촛불이고 촛불은 밥이다 표광소 / 별 맹문재 / 시집 박형준 / 벽지 성희직 / 전태일을 말한다 오인태 / 찡한 눈짓 유용주 / 부끄러움에 대하여 정연수 / 카지노 불나방 서정홍 / 술자리에서 이한주 / 오늘 하루만큼은 황규관 / 변신 문영규 / 핵폭탄 투하 시 행동요령 표성배 / 내 시는 나의 밥이다 박일환 / 둥지는 새들이나 트는 것이다 이기와 / 걸인 김해자 / 경배 유홍준 / 반달 이상호 / 날개 정은호 / 노래 조혜영 / 가시 손세실리아 / 통한다는 말 조성웅 / 선유도 가는 길 김사이 / 하루 송유미 / 깡통 씨의 보리회향 임성용 / 김말굽 씨의 가방 하나 김광선 / 단풍 임희구 / 머리를 빡빡 민 장종의 / 새벽, LA 자바 시장에서 오진엽 / 귀가 이맹물 / 죽음과 의무 유현아 / 동대문역 3번 출구 찾기 이수호 / 이 위원장 동화 박영근 / 전태일 참여 시인 |
Joe Jeong Hw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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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백봉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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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은 수백만 명이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며 촛불을 거세게 든 역사적인 해이다. 우리는 청계광장, 시청광장, 광화문, 종로 거리를 넘쳐흘러 전국에 일렁였던 촛불의 물결을 경험했다. 이러한 격동의 2008년은 전태일 열사가 태어난 지 6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그는 1948년 8월 26일에 태어났다.
『완전에 가까운 결단』은 1970년 11월 13일 분신으로 자신의 ‘노동해방’ 의지를 표현한 전태일 열사의 회갑을 맞이하여 58명의 노동시인들이 전태일 열사 탄생 60주년을 기념하여 쓴 시를 백무산, 조정환, 맹문재 세 사람이 엮어 발간한 시집이다. 시집 제목은 전태일 열사 1970년 8월 9일 일기의 한 구절에서 가져 왔다. 시집에는 전태일 열사를 추모하는 시들에서부터 오늘의 노동 현실과 노동자들의 투쟁 모습을 생생하게 표현한 시인들의 시를 담았다. 또한 2008년 가슴을 벅차게 했던 촛불 집회에 관한 시들도 담았다. 그리고 2006년 타계한 故 박영근 시인이 전태일의 삶을 어린이들에게 전하려고 창작했지만 죽음으로 인해 안타깝게 완성하지 못한 동화도 실었다. 돌아보면 문득 그가 있다 ―‘원초적 혁명시인’을 기다리며 감성을 기록할 수 없는 역사는 얼마만큼 정확한 기록일까? 촛불의 해였다고 할 수 있는 2008년을 돌아보며 드는 생각이다. 2008년은 분명 집단감성이 사회 변화 활력의 중심에 놓였던 해였다. 그 가운데는 10대 여학생들이 있었다. 이런 현상을 두고 많은 논자들은 모바일과 인터넷 세대가 가지는 독특한 문화현상으로 읽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현상의 현란함에 따른 겉보기 분석일 뿐이다. 수단과 도구가 내용과 질을 크게 바꿀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역시 어떤 현상의 원인이기 이전에 다른 원인에 의한 결과물이었음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소위 감성세대라 불리는 이들은 이들 대로 자기 역사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과거를 돌아보면, 기성세대가 생각할 수 없는 방식으로 낡은 질서에 충격을 주고 그 흐름을 바꾼 사건들이 근래의 일만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대표적인 사건은 4?19를 들 수 있다. 잘 알려진 대로, 4월 19일 전국적인 반독재 규탄시위로 발전되기 이전에 낡은 질서에 충격을 주면서 거리로 뛰쳐나온 이들은 10대 고등학생들이었다. 2?28 대구 학생의거, 3?15 마산 고등학생 시위가 대학생과 교수, 사회인들에게 크게 자극을 미치면서 사회혁명으로 번진 사건이었다. 3?1 만세운동은 알려진 바와는 달리, 당시 여학교 학생들의 용기 있는 행동들이 사회 지도층과 농민들에게 파급적 영향을 미쳤다는 증언도 있다. 류관순 열사가 고문을 받고 죽은 나이가 16살이었던 것도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부마민주항쟁과 광주민주항쟁도 그 직전에 일어난 원풍모방, 동일방직, YH무역 사건 등이 직간접 원인이었는데, 당시 엄혹한 독재 지배의 공포에 질려 있던 얼어붙은 기성 질서에 크게 균열을 가한 이들은 바로 10대에서 20대 초반의 여성 노동자들이었던 것이다. 그러면 1987년 6?10 민주항쟁이 있기 전에는 어떤 전조가 있었는가? 6?10 항쟁에서 감성세대의 역할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것은 예외적인 사건인가?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1980년대에는 시인들이 그 자리에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 시절을 시의 시대라고 하지 않는가! 맥락은 동일하다. 니체는 여성을 “전(前) 단계 서정시인이자, 원초적 서정시인”이라 하였는데, 곧 이들 세대를 두고 한 말이 아닐까? 그래서 이들은 어쩌면 10대 소녀들로서가 아니라 ‘원초적 서정시인’으로 역사에 참여했던 것은 아닐까? 이것을 바꾸어 말해 시인에게 화살을 돌리면 이렇게 된다. 시인은 시대를 예감하고 발언할 예언자적 지위를 부여받았으나, 시인들이 ‘사행성 오락’에 빠져 있는 사이에 ‘원초적 서정시인’들이 붉은 악마의 탈을 쓰고 권력과 기성 질서에 경멸과 조소의 운율과 리듬을 방출하면서, 초경(初經)의 우주적 예감과 생명 소용돌이에 대한 두려움과 격정으로부터 자신을 정화하는 춤과 노래를 들고 시대의 전면에 나선 것이 아닌가? 한 시대가 그 시대의 몸에 맞는 이름과 정신을 부여받지 못하고 어둠과 혼돈에서 헤어나지 못할 때, 감성세대의 실천은 종종 비상구를 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던 것이다. 그러면 전태일은 누구인가? 투사인가? 열사인가? 그 어떤 수식도 그를 온전히 표현할 수 없다. 어쩌면 그를 ‘전(前) 단계 혁명시인’이라고 불러도 좋지 않을까? 온몸으로 시대를 예감하고 몸을 태워 시를 쓴 ‘원초적 혁명시인’이 아닐까? 그를 아직도 현재형으로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그가 몸의 시(詩)로 예감한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태일 열사 탄생 60주년 기념 시집에 함께해주신 시인들은 모두 삶의 현장에서 온몸으로 살아오신 이 시대 소중한 시인들이다. 이들 시에서 ‘전(前) 단계’ 시대정신의 행간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백무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