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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의 붉은 끈
벌레잡이 화톳불 뼈의 내력 옛날 남자 손님 원별리(遠別離) 여우님 이야기 옮긴이의 말 내 등 뒤의 우아한 유령 |
Jiro Asada ,あさだ じろう,淺田 次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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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사고파는 몸뚱이의 여자는 인간이라기보다 물건이며 노예였다. 돈으로 팔려갔을 때에 부모와의 인연이 끊겼고, 유곽에서 밤도망을 친 것에 의해 포주와의 인연도 제 손으로 끊어버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붉은 인연의 끈도 남자의 죽음에 의해 끊겨버렸다. 이 사건에 관여했던 사람들은 비정했던 것이 아니라 여자와는 어떤 인연의 끈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뿐이었다. --- p.41, '인연의 붉은 끈' 중에서
죽는 건 간단하고 사는 건 어려워. 그래도 그 어려운 쪽을 택해서 끝끝내 고심을 하다 보면 막장에는 영문을 알 수 없는 일도 일어나는 모양이여. 신이 나를 구해주신 게 아니라 나는 나를 죽이려고 하는 신하고 힘겨루기를 한 거였어. 그래서 마침내 신을 이겨버렸어. 내가 내 목숨을 구했구먼. --- p.94, '벌레잡이 화톳불' 중에서 뼈라는 건 이상한 거야. 인간의 형해임에는 틀림이 없지만, 실제 몸인 거야. 나는 그 뼈를 조금쯤 모양새는 다르지만, 그냥 과묵한 연인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어. 그때만큼 사치코를 사랑스럽다고 생각한 일은 없었다. 처음 입맞춤을 나눴을 때보다도, 처음 서로의 몸을 알았을 때보다도 사치코의 뼈는 더 순수한 연인이었어. --- p.137, '뼈의 내력' 중에서 “나, 행복했어요. 아마 누구보다도. 왜 그런 줄 아시우? 당신 목소리가 육십 년이 넘도록 들렸는걸? 이리도 행복한 여자가 나 말고 또 있을까? 나는요, 최고로 행복했어. 그래서 다른 사람들을 대신해서 당신에게 감사 인사를 꼭 해야 돼. 참말로 수고하였어요, 여보.” --- p.294, '원별리(遠別離)' 중에서 가나는 묶인 두 팔의 손가락 끝으로 이불자락을 찢어내고 솜을 뽑아내 게걸스럽게 먹고 있었다. 이불은 빈객을 위한 두툼한 겹이불이어서 안에는 비단 참솜이 채워져 있었다. 그러니 솜털이 어둠 속에 하늘하늘 춤추며 온 방 안을 때 아닌 눈의 밤으로 바꿔놓고 있었다. 이불의 솜을 다 먹어버린 가나는 꽁꽁 동여맨 제 양손의 손목까지 깨끗이 먹어버렸다. 피바다 속에 엎어진 채, 과연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알 수 없었다. --- p.244, '여우님 이야기'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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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다 지로 기담 소설의 진수!
기묘하고 독특한 기담집! 아사다 지로의 특유의 입담! 신비한 마력이 독자들을 찾아간다. 산 자와 죽은 자의 간절한 바람이 빚어낸 신비롭고 기이한 일곱 가지 기적 아사다 지로만의 문학적 흡입력과 인간 내면의 깊은 이해가 일곱 편의 기담을 통해 놀라운 상상력으로 나타났다. 이 책은 인연에 대한 아련함, 가족에 대한 연민, 자신이 버린 연인에 대한 죄책감, 자식을 향한 비통함 등이 인간의 애절한 마음을 관통하여 일어난 기이하고 묘한 일곱 가지의 기담으로 구성되었다. 유일했던 마지막 인연의 끈이 떨어진 채 애처로이 생을 마감하는 한 유곽 여자의 기묘한 슬픔이 담긴 인연의 붉은 끈, 실패한 가장이지만 가족에 대한 애틋한 사랑이 또 다른 자신으로 나타난다는 벌레잡이 화톳불, 불운한 운명 앞에 사랑마저 박탈당한 요시나가에게 일어나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인 뼈의 내력, 자신이 바라는 행복과는 무연한 생의 사명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뭉클한 감동을 안겨주는 옛날 남자, 마중 불 행사 속에 자신이 버린 여인의 또 다른 영혼과 만나게 된다는 손님, 사랑하는 아내를 두고 떠나온 한 병사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절실한 꿈과 마주한 이야기, 원별리, 여우의 혼에 씌인 어린 여자 아이를 통해 일상에 깃든 신들과 자식에 대한 아비의 정을 느끼게 하는 여우님 이야기 일곱 편의 단편 모두, 아사다 지로 특유의 입담이 살아 있는 문장력이 밀도 있는 구성과 만나 깊은 감동을 전해주는 역작이다. 애달프게 사랑했던, 사무치게 그리워했던, 생의 한가운데서 좌절했던, 인간에 대한 예의를 묻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적시는 책! 이승과 저승을 오가며 그가 풀어놓은 이야기는 절절한 인간 혼의 애틋한 호소이며 인간의 내면에 잠재된 성스러운 정서를 가장 아름다운 방법으로 와 닿도록 만든다. 신과 인간을 엮는 신비한 교점 속에 일어나는 기이한 전개는 오묘하고도 신비스러우면서 때로는 뒷골이 서늘한 오싹함을 가져다주지만 이야기에 점점 몰입하게 되면서 가슴을 치는 절절한 깊은 감동 앞에 ‘인간이기에’ ‘인간은 무엇인가’를 생각할 수밖에 없는 아사다 지로의 마력을 이 책에서 만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