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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so 목차
1. 인형의 발 2. 5월 3. 조용한 생활 4. 조용한 생활 2 5. 도쿄 6. 가을 바람 7. 회색 그림자 8. 일상 9. 편지 10. 욕조 11. 있을 곳 12. 이야기 13. 햇살 Blu 목차 1. 인형의 다리 2. 5월 3. 조용한 호흡 4. 가을 바람 5. 회색 그림자 6. 인생이란 7. 과거의 목소리, 미래의 목소리 8. 엷은 핑크 빛 기억 9. 인연의 사슬 10. 푸른 그림자 11. 3월 12. 석양 13. 새로운 백년 |
Kaori Ekuni,えくに かおり,江國 香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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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sso_ 아오이의 이야기
저녁나절이면 기우는 햇살을 받으며 습관적으로 욕조에 목욕물을 받는 여자가 있다. 한적한 시간이면 엷은 칵테일을 마시며 책을 읽는 여자. 아침, 앙티크 보석가게에서 첫 손님을 기다리며 창밖으로 오가는 낯익은 사람들을 무심히 바라보는 여자. 그 이름은 아오이. 모락모락 김이 피어오르는 목욕물은 따스하고, 어깨를 주물러 주는 애인 ?마빈?의 손길은 듬직하고 푸근한데, 그녀의 목덜미로 서늘한 고독과 악몽의 그림자가 어린다. 온 젊음과 존재를 바쳐 사랑했던, 아니 지금도 사랑하고 있는 사람과의 봉인된 옛추억은 그녀를 어떤 가슴에서도 안식할 수 없는 어둠에 가두고 있다. 그 어두운 추억으로부터 해방되지 않는 한, 그녀는 그녀 자신일 수 없다. 그녀의 예쁘장하게 포장된 일상, 그러나 허망하고 위태롭고 껍질 같은. 마침내 그 위태로움에 균열이 생기고……. 10년 전, 그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하여 짧은 여행을 떠난다. 또는 현재의 허위와 결별하려는 여행을. 그리하여 과거가 머물러 있는 고도(古都) 피렌체, 사랑하는 ?사람들의 두오모?에서 거의 그녀 자신의 분신인 아가타 쥰세이와 재회의 쁨을 누린다. 헤어짐의 이유였던 오해가 풀리고 사랑도 재확인하지만, 그녀 자신으로 돌아온 그녀는 사람의 있을 곳이란 오직 자기 가슴 뿐이라는 깨달음을 안고 새로운 내일을 예감하며 발길을 돌린다. Blu_ 쥰세이의 이야기 세계의 미술품 중 3분의 1이 있다는 이탈리아의 고도(古都) 피렌체에서 고미술품 복원사로 일하고 있는 ?쥰세이?. 그의 곁에는, ?대낮에 창을 열어둔 채로 나를 원하?며 ?스릴있다고? 좋아하는, 새끼고양이 같은 애인?메미?가 있다. 몇 년 전 진심으로 사랑했다가 헤어진 연인 ?아오이?와 10년 뒤,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그녀의 서른 번째 생일날 만날 것을 약속했지만, 그녀를 만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너무도 오래된, 어쩌면 이미 잊혀진 약속이므로. 메미와 달리 ?겨울날의 외풍 같은 목소리?를 지닌 아오이를 만나기 위해서랄까, 그녀와 파국을 맞이하면서 유채화 복원의 길로 점점 기울어져간 쥰세이. 잃어버린 시간을 돌이키는, 세계에서 유일한 직업이라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에 그는 복원일을 하며 삶의 의미를 발견하게 된다. 그로부터 몇 년의 세월이 흐르고, 아오이와 약속한 날이 점점 다가오면서 그의 유일한 가족이었던 할아버지, 애인 메미, 여선생 조반나의 기억을 뒤로 한 채 두오모에 오르기 위해 다시 피렌체를 찾는다. 그리고 10년 만의 뜨거운 재회. 그러나 아오이는 폭풍같은 3일이 지난 후 그녀가 있어야 할 곳으로 다시 돌아간다. 쥰세이는 더 이상 과거를 되살리거나, 미래를 기대하지 않고, 현재를 울려퍼지게 하기 위해 그녀보다 15분 먼저 도착하는 국제특급 티켓을 끊는다. 그리고 그를 데리고 가는 그곳에서 조용히 그를 기다리고 있을 새로운 백년을 살아갈 것을 맹세하며 트랩에 발을 올려놓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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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냉정과 열정 사이를 왔다갔다하며 살고 있지요
─월간 <다빈치> 에쿠니 가오리와 츠지 히토나리의 대담 중에서, 일본 에쿠니 가오리의 말 중에서_냉정과 열정의 중간이란 건 컨트롤하기 어려운 것이죠. 아오이처럼 냉정하려 해도 열정에 이끌리고, 반대로 열정적으로 살아가야지 하면서도 냉정이 윙윙대는 파리처럼 떠도는 거죠. 누군가를 잊을 수 없다는 것도 그래요. 시간이 지나면 새로운 만남이 있겠지만, 잊을 수 없는 것은 잊을 수가 없죠. 츠지 히토나리의 말 중에서_나에게도 잊을 수 없는 사람이 있지만, 잊으려고 절대 하지 않지요. 나는 카타르시스라는 말을 무척 싫어하는데, 순간적으로 위로받거나 정화되지 못한 일로 치부해버리는 것 같아서 싫어하죠. 전부 있었던 일로 기억해두고 싶어요. 대부분의 연애에서 항상 행복하다는 사람은 극소수로, 대개의 사람들은 그렇게 냉정과 열정의 사이를 왔다갔다하면서 살고 있죠. 쥰세이도 아오이도, 그리고 내 소설도 최후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런 식으로 자신과 싸우죠. 냉정이 이길지, 열정이 이길지,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요. 쓰는 사람 입장에선 아무래도 마지막 순간에는 냉정이 이기게 하고 싶지 않고, 열정이 이기게 하고 싶은 마음이 들죠. 그렇다고 열정이 대승(大勝)을 거둘 수도 없어요. 열정만이 아닌, 냉정만이 아닌 둘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격정의 이동이 무척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츠지 히토나리의 말 중에서_사람은 누구나 다 돌아가고픈 사람을 찾고 있고, 그것이 연애라고 생각해요. 따라서 연애소설이란 게 끝도 없이 이어지겠지만, 우리들이 쓰려고 한 것은 돌아가고 싶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만나고 싶었다고 말을 하기 위해 계속 방황하는 사람들의 소설이 아닐까요? 그리고 사랑이나 연애라는 것도 어느 선까지 가면 믿기 힘든 커다란 벽에 부딪히게 되고, 그것으로 그 벽을 몇 번씩 넘어가지만, 그 넘어가려 하는 힘은 열정과 냉정의 사이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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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하나의 소설을 번갈아 가며 함께 쓰기'로 한 두 사람의 작가. 주제는 영원한 테마인 사랑이다. 물론 남자작가는 남자의 이야기를, 여자작가는 여자의 이야기를 쓰기로 한다. 그러나 소설판 ?오 수정!?을 생각하면 곤란하다. 같은 상황에 대해 남자와 여자가 다르게 느끼는 감정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10년 뒤 재회를 가슴에 묻어둔 채 서로 다른 삶을 살고 있는, 헤어진 연인들의 인생을 그리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여자와 남자, 냉정과 열정… 서로 다른 두 권의 이야기가 합쳐져야 비로소 하나의 소설로 완성되는 독특한 릴레이 러브스토리이다.
이 색다른 소설을 기획한 두 남녀작가는, 지난 1997년 〈해협의 빛〉으로 아쿠다가와 상을 수상한 츠지 히토나리와 요시모토 바나나, 야마다 에이미와 함께 일본의 3대 여류작가로 불리며, 여자 '무라카미 하루키'로 평가받고 있는 에쿠니 가오리. 〈해협의 빛〉 등으로 국내에 소개된 바 있는 츠지 히토나리와 달리, 에쿠니 가오리는 이 작품으로 한국의 독자들을 처음으로 만난다. 이들 두 작가가 함께 소설을 쓰기로 합의한 후, 가장 먼저 결정한 것은 교포인 두 사람이 대학시절에 만나 연인이 되었다가 헤어진다는 상황이었다. 서로의 취향이나 그들이 다녔던 학교 등 기본적인 사항만 결정한 채, 그 후의 인생은 각자 쓰기로 한 것이다. 여주인공 ?아오이?의 서른 번째 생일날 피렌체의 두오모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지만, 그것 역시도 10년이 흐르는 동안 어쩌면 서로 잊었을지도 모른다는 설정이다. 두 사람이 재회할 수 있을지 어떨지는 최후의 순간에 결정하기로 한다. 이들의 소설은 월간 〈가도가와〉에 에쿠니가 여자(아오이)의 이야기를 한 회 실으면, 다음 호에는 츠지가 남자(쥰세이)의 이야기를 싣는 형식으로 연재되기 시작했다. 2년이 넘는 동안 인기리에 연재되었던 이 독특한 형식의 소설은 연재가 끝난 후 〈가도가와〉 출판사에서 각각 남자의 이야기(Blu)와 여자의 이야기(Rosso)로 출간되었고, 장기 베스트셀러로 일본의 연인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한국판 〈냉정과 열정사이〉의 특이점 이 맞거울 같은 두 권의 책이 한국에서 출간될 경우, 과연 누가 번역을 맡을 것이냐 하는 문제는, 어떤 출판사에서 출간이 되든 간에 잠정적으로 결정된 역자가 있었는데, 바로 양억관, 김난주 부부가 그들이다. 약 10년 동안 일본 문학을 전문으로 번역해온 이들은 각각 츠지 히토나리와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을 이미 한 번 이상 번역해 본 경험이 있으며, 부부라는 점 역시도 이 책을 번역할 적임자들로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이 되었다. 독자들은 이 색다른 소설을 다양한 방법으로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한 권만으로도 충분히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니, 블루나 로소 둘 중 한 권만 읽어도 좋고, 둘째, 블루를 읽은 후 로소를 읽는 방식(혹은 그 반대)으로 연이어 읽으면 더욱 감동적이며, 셋째, 두 권을 1장(chapter)씩 연재되었던 순서에 따라 읽으면 더욱 애절하다. 예리한 독자라면 숨겨진 복선이나, 작가들 스스로 연애하는 감정을 느꼈다고 말하듯, 미묘한 질투와 그리움을 눈치챌 수도 있을 것이다. 좋은 기획에, 대중성과 문학성을 동시에 인정받고 있는 일본의 유망 작가, 그리고 한국의 훌륭한 역자가 함께 엮어낸 독특한 두 권의 소설. 한해를 마무리하고 또 새로운 한해를 시작하는 독자들의 마음에 아름다운 소망 하나를 심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