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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illiam Steig,별명 : King of Cart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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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농부 팔머와 당나귀 일꾼 에브네저는 아침 일찍 손수 재배한 대파와 순무와 상추를 팔러 시장으로 향했어요. 에브네저는 늘 하던 대로 스스로 마구를 걸쳤고요. 가져온 야채를 다 팔고 식구들에게 줄 선물을 하나씩 마련했지요. 일사병에 걸리곤 하는 에브네저에게는 새 밀짚모자를 선물했고요. 자, 이제 목을 축이고 집으로 돌아가 선물을 받고 기뻐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어서 보아야지요?
그런데 일이 꼬이기 시작해요. 숲 속 길로 들어섰는데 세찬 비를 만났어요. 날카로운 톱날 같은 번개에 나무 한 그루가 쩍 갈라지더니 달구지 위로 쓰러졌어요. 어쩌겠어요? 아들 맥에게 선물할 연장함에서 톱과 도끼를 끄집어내어 나무를 자르는 수밖에……. 에브네저는 이 믿지 못할 장면을 사진으로 찍었지요. 아, 사진기는 팔머 부인에게 줄 선물이에요. 어렵게 진창을 빠져나오자 이번에는 낭떠러지 같은 내리막길로 들어섰어요. 그런데 달구지가 덜거덕 하더니 바퀴를 축에 고정시키는 암나사 하나가 흔들흔들 풀려나갔어요. 바퀴는 달구지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는 혼자가 된 것이 기쁜 듯 내리막길을 내달리기 시작했어요. 바퀴는 농부 팔머가 처한 곤경에 아랑곳하지 않았어요. 바퀴는 펄쩍펄쩍 솟구쳤다가 덜커덕덜커덕 내리 내달렸어요. 농부 팔머는 막내아들 지크에게 줄 선물인 하모니카를 꺼내 가쁜 숨에도 불구하고 짧은 곡을 연주했어요. 바퀴는 이 기막힌 소리를 듣기 위해 갑자기 제자리에 멈춰 섰고, 농부 팔머는 바퀴살을 움켜쥐고 바퀴를 한껏 흔들어 야단을 친 뒤 언덕 위로 끌고 올라가 축에 다시 고정시켰어요. 그동안 에브네저는 나름대로 자기 생각이 있는 바퀴에 대해 어쩌고저쩌고 중얼댔고요. 얼마쯤 가다 에브네저가 거북이를 피하려다가 그만 발굽을 삐었어요. 이제 또 어쩌겠어요? 팔머는 어떻게 어떻게 에브네저를 마구에서 풀어내 달구지 위에 올려 태웠지요. 에브네저는 오래 살고 볼 일이라며 느긋하게 드러누워 사진을 찍어 댔고요. 농부 팔머는 낑낑대고 헐떡거리며 달구지를 이리 비틀고 저리 당기며, 안간힘을 다해 끌어 여섯 시쯤 찔레 언덕에 다다랐어요. "우리 돼지 잘한다." 에브네저의 이 응원이 부아를 치밀게 해 젖 먹던 힘까지 내게 한 거죠. 이제 언덕을 내려가기만 하면 되는데, 갑자기 모든 것이 너무 급하게 돌아가기 시작했어요. 수레가 그를 떠밀며 내달리기 시작했어요. 달구지는 산산조각이 나 버렸어요. 이제 어떻게 집으로 돌아가지요? 아, 집으로 돌아가는 일이 이렇게 힘들 줄 누가 알았겠어요. 농부 팔머와 일꾼 에브네저가 웃지 못할 곤경에 처할 때마다 비어져 나오는 이 웃음을 어쩌지요? 이들이 하나씩 직면한 어려움을 해결해 내는 과정은 낙천적이고 흥겹기까지 하답니다. 곤경에 처했을 때, 우리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크든 작든 어려움에 맞닥뜨렸을 때,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생각하게 합니다. 구르는 바퀴에게 하모니카를 불어 주는 날, 이런 날도 분명 있는 법이지요. 곤경 앞에서 무엇이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게 하는 힘, 삶의 여유와 지혜가 주는 선물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