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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 그대로 이름표
집을 먹는 배추벌레 / 꽃은 엄마다 / 바닷물은 / 따뜻한 눈사람 / 빈집 / 소식 전하기 / 이파리와 벌레 / 갯바위 / 그대로 이름표 / 가을 들판 / 산골짜긴 줄 알고 / 우리 엄마는 / 추석 마중 / 제2부 : 멧돼지가 살짝살짝 발자국 / 꽥꽥 꽉꽉 / 청소하는 파도 / 멸치에게 / 강아지 길 찾기 / 앞집 강아지 / 개구쟁이 빗방울 / 공룡알 화석 / 멧돼지가 살짝살짝 / 비닐하우스에는 철이 없어 / 엿 파는 가위 / 철새 / 바위새 제3부 : 다른 얼굴 다른 얼굴 / 말하는 손 ? 잘 듣는 눈 / 낯가림 / 달력엔 / 내 글씨 / 내 목소리 들어 보자 / 영어, 넌 뭐야 / 투덜이 / 신발코가 앞장 / 이름이 뭐니? / 다녀가신 표시로 / 나를 종이로 돌돌 말아 보고 싶어요 / 얘들아 / 내 이름 제4부 : 아빠 이름 부르던 날 묘지와 천당 / 아빠 이름 부르던 날 / 거짓말 따져보기 / 도토리 키재기 / 내 동생이랑 똑같네 / 생각 안 난다 / 겨울 / 노래를 부르자 / 가요 / 그렇게 말하면 안 되지 / 비밀 편지 보는 곳 / 수박나무 / 우리 집 꿀맛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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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렸을 때 엄마를 따라다녔습니다, 졸졸. 엄마가 시장을 갈 때도, 이웃에 갈 때도 늘 따라다녔습니다. 동네 사람들이 놀리기도 했어요. (…) 나중에 어른이 되어 왜 그렇게 엄마를 따라다녔는지 엄마한테 죄송한 마음이 들었어요.
“엄마, 나 어렸을 적에 늘 엄마 따라나서는 제가 귀찮았지요. 밉지 않으셨어요?” “아니다, 나 좋아서 따라오는데 왜 미워. 안 미웠단다. 좋더라.” 지금은 동시를 따라다닙니다. 동시가 좋아서. 동시도 나를 좋아할 것입니다. 내가 엄마를 따라다닌 걸 엄마가 예뻐하셨듯이. (…) 여러분도 동시와 친하게 지내면서 기쁘고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나처럼요. 배추벌레가 왜 집을 먹는지 궁금하지요? 강아지가 어떻게 집을 찾아가는지도 알고 싶지요? ―2009년 10월 김마리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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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꽃밭에/이사 온 층층나무/비실비실/고개 숙이고/여기저기 살핀다.//
바람이 손짓해도/몸을 움츠린다/낯가림한다.// ―층층나무야, 조금만 참아/지난 봄, 나도/전학 왔을 때/너랑 똑같았어. ―「낯가림」 전문 층층나무를 보며 자신이 전학을 와 ‘움츠’렸던 ‘지난 봄’을 기억해내는 아이가 등장한다. 층층나무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는 아이의 모습이 우는 아이의 등을 토닥토닥거리며 달래주는 엄마의 모습을 연상시킨다. 네가 그 산속에/살고 있다는 걸./먹을 게 없다는 걸.// 말 안 해도/다 안다/숨겨도 다 안다.// 산 밑 고구마밭 파헤친 거/배추 뜯어 먹은 거/혹시, 네가 했나/궁금했었는데/ 몰래카메라 설치한 뒤/소문이 나버렸어/뉴스에도 나왔어.// 멧돼지야,/너도 미안한 거지/살짝살짝/몰래몰래 하는 걸 보면.// ―「멧돼지가 살짝살짝」 전문 산에서 내려와 이 밭 저 밭 파헤치는 멧돼지를 누구도 좋게 바라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김마리아 시에는 그러한 존재까지도 따뜻하게 바라보는 아이가 있다. 멧돼지를 옹호해 주려는 아이의 마음이 귀여우면서도 잔잔한 감동을 준다. 『집을 먹는 배추벌레』의 해설을 쓴 전병호 시인은 김마리아 시인이 ‘어린 것’에 관심이 많다고 했다. 약한 존재, 여린 존재를 바라보는 김마리아의 눈은 ‘엄마의 눈’이며, “상대가 누구든지 아무리 잘못했다고 하더라도 꾸짖기 전에 먼저 이해하고 너그럽게 감싸주려는 마음을 담고 있”는 게 김마리아 시의 특징이다. 이 동시집으로 모두의 가슴에 엄마를 닮은 따스한 온기가 전해지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