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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과 증오, 절망에 삼켜지지 않는 ‘희망’에 대한 이야기
실제로 2003년 9월 9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이 서로를 승인한 지 10주년이 되던 때, 예루살렘의 한 카페에서 일어난 테러 소식을 접하고 저자가 픽션의 힘을 빌려 마음을 담아낸 이 작품은 단순한 보도나 기록으로는 절대 보여줄 수 없는 현상 이면의 생생한 삶의 모습을 담아냈다. 『가자에 띄운 편지』는 탈과 나임이 주고받는 편지 형식의 글들을 통하여, 각자의 현실을 살아나가는 두 인물의 마음을 섬세하게 이야기한다. “각자 하나의 개체로 존재하는 사람들의 얘기를 귀담아 들어 주면 상처들이 나아질 수도 있다”고 하는 이야기에 어린아이처럼 울어 버리는 나임의 모습과 테러 사건이 일어날 때에 서로가 살아만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두 인물의 모습 등을 보고 있노라면, 저자의 말처럼 경계선을 넘어 두 인물 모두에게 자신을 동일시해 보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애의 마지막 편지는 나를 완전히 쓰러뜨리고 말았다. 그 애는 ‘파괴’를 너무도 잘 묘사하고 있었다. 어쩌면 여기서 살고 있는 사람들보다도 더 잘. 그 애는 자신의 언어로, 우리 처지가 되어서는 모든 걸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바로 이 문장이 있었다. “네가 무사한지만 대답해 줘.” _나임 『가자에 띄운 편지』는 국내에서 출판권이 소멸되었다가 2017년 바람의아이들 출판사에서 재출간되었다. ‘몽트뢰유 탐탐’상을 비롯하여 수많은 문학상을 수상하고, 독일, 한국, 영국, 멕시코, 폴란드 등 많은 나라에서 번역 출간 및 출간 예정인 이 작품을 향한 국내 독자들의 반응 역시 무척이나 뜨겁다. 분쟁 지역의 현실과 삶의 의미, 생명의 존엄성, 그리고 절망에 삼켜지지 않으려는 희망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의 놀라운 시사적 가치와 문학적 울림은 독자들의 마음을 두드리는 또 하나의 ‘희망의 유리병’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