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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부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한 시간들
아버지와 세월의 틈 / 제적ㆍ입영 전후: 내가 나에게 한 약속을/ 대나무 고집 같은 제 얼굴을 나남신서 1번,《희망의 철학》/ 출판하는 마음 / 나에게 아름다운 보물들 김준엽 총장님과 함께한 장정 / 이청준 선생과《비화밀교》/ 박경리 선생과《토지》 언론 의병장을 꿈꾸며: 나남출판 20년 /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한 나남출판 4반세기: 발간사 장학금의 향기 / 한 출판인의 고백 / 한국출판산업을 살리는 길?/ 나의 단골집〈영산강〉 시간의 갯벌에서: 최초의 유럽기행 / 지축을 박차고 포효하거라 / 새천년 이렇게 맞자 도회지의 폭설 / 지성의 보석상자 / 아름다운 청년정신, 신계륜 우리의 보스, 청년 오생근 / 나무 심는 마음 / 파주 출판도시 입성기 천신일 회장님, 나무닭[木鷄]을 기르십시오 /《순은(純銀)의 아침》의 시인, 오탁번 와세다대학 바둑원정기 / 칭기즈칸의 리더십은 ‘자기절제’에서 / ‘느림’과 ‘비움’의《나는 걷는다》 문자는 권력의 시작이다: 천자문에 숨어 있는 동양의 권력과 문화 제2부 아웃사이더, 그 화려한 창조적 소수 출판광고의 격 (이만재) / 사회과학 출판의 한 산맥 (정혜옥) / 15년 만의 사옥마련 잔치 (최구식) 사회과학서(書) 집념의 발행 (이한우) / 딸의 서가에〈조지훈(趙芝薰)〉전집을 꽂으며 (한수산) 출판의 ‘아름다운 고군분투’:《한국언론과 출판저널리즘》 (김종락) ‘지훈(芝薰)사랑’ 뚜벅걸음 30년 (이헌익) / 나남출판, 한국사회 저변을 흐르는 힘의 주체 (김서령) 모교에 지훈(芝薰)의 동상 세우고 싶다 (김진국) / 책도 사람도 ‘나와 남’이 어울려야죠 (이한우) ASP에서 정부 공인 문화예술인으로 (신동호) / 동원심역연구회 (김희경) 출판 외길 30년, 지식의 저수지를 갈무리하는 ‘의병장’ (허미선) ‘左右이념의 저수지’ 나남출판 30년… (문갑식) / 수담(手談) 통해 배우는 느림의 미학 (서정보) 제3부 사숙에서 출판까지 사숙에서 출판까지: 나남 조상호 사장의 경우 (김형국) / 70학번형 인간 (송호근) 나남 30년, 지훈상 10년 (김인환) / 백암산 골짜기에서 맺어진 인연 (오생근) 나남: 거기 조상호가 있고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김민환) 출판인 조상호 사장 이야기 (조광렬) / 책ㆍ출판ㆍ문화, 그리고 나남 (박명림) 언론 의병장의 꿈과 함께 (윤백규) / 풀무쟁이 相浩 兄 (이병완) 우리가 바라는 좋은 세상, 아름다운 세상, 행복한 세상이란 어떤 세상인가 (김세호) |
趙相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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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선생에게 사회과학은 세상과 대결하는 칼날이라고 한다면, 문학은 칼날에 에스프리를 불어넣는 성찰의 창고다.
---「송호근, “70학번형 인간”」 중에서 조 사장 화법은 절대 고분고분하지 않다. 연세가 높은 원로 교수들을 만날 때는 슬슬 복장을 긁는 소리를 해서 새로운 소재를 찾도록 자극하는 듯싶고, 연하의 각급 필자를 만나면 분발하도록 군림성의 타이르는 말을 쏟아낸다. 책 사업 키우기의 철저한 실천방식으로 보인다. ---「김형국, “사숙에서 출판까지”」 중에서 출판사 사장이 되어 그는 언론학 지원자로서 우뚝 섰다. 누가 뭐라고 하든지 간에 나남이 우리나라 언론학 발전에 이바지한 점은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 조상호의 나남출판은 초기의 운동권 인간사슬을 벗어나고 나아가 하나의 거점이 된 언론학을 넘어섬으로써 아무도 부정할 수 없는 탄탄한 성벽을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 조상호가 출판인으로서 성공한 비결이 무엇일까? 나는 그의 장인정신에서 그 첫 번째 비결을 찾는다. … 그는 그의 출판사에서 내는 책은 손수 다 읽고 교정한다. 그냥 교정만 보는 것이 아니다. 내용이나 주장이 그럴싸하면 그 책에 빠져들어 읽고 또 읽으며 문장까지 뜯어고치기 일쑤다.… 그런 일에 익숙하지 않은 저자들은 처음에 아니꼽게 생각하다가도 그런 과정을 거쳐 나온 저서의 완성도에 고개를 절로 숙인다. ---「김민환, “나남: 거기 조상호가 있고 조상호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다”」 중에서 이것이 모두 “보편성에 바탕을 둔 한국문화의 창조”라는 조지훈 선생의 가르침을 그가 실천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조지훈 선생에게 직접 배운 나 자신이 새삼 부끄러워진다. 왜 나는 그의 앞에만 서면 자꾸 작아지는가. ---「김인환, “나남 30년, 지훈상 10년”」 중에서 프랑크푸르트 도서전 현장에서 대화를 나누던 중 그가 “출판은 고통스럽지만 즐거운 노동”이요 “가장 좋은 문화교류 방법”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깊이 공명하는 말이었다. ---「박명림, “책?출판?문화, 그리고 나남”」 중에서 나는 형이 꿈꾸는 그 ‘山’이 어떻게 나타날지 궁금하다. 다만 ‘형’이 책들의 山에 무엇을 담을 생각인지 짐작이 갈 뿐이다. 책들의 ‘山’에 들어선 그 시각부터 우리들은 뭉클한 문화의 향내에 가슴앓이를 하게 될 것이란 상상이다. ---「이병완, “풀무쟁이 相浩 兄”」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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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과학 출판계의 거목(巨木)이라 불리는 나남출판 조상호 대표의《언론 의병장의 꿈》(제 2판)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2009년 출간된《언론 의병장의 꿈》의 내용, 구성, 디자인 등을 다듬어 새로 내놓은 것이다. 친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나이 듦의 소회를 담은 “아버지와 세월의 틈”을 다시 쓰고, 정신적 아버지인 김준엽 전 고려대 총장에 대한 그리움과 그의 책《장정》에 관한 이야기를 다룬 “김준엽 총장과 함께한 장정”의 내용도 풍부해졌다. 임병걸 KBS 주간의 헌정시 ‘세상에서 가장 큰 책’과 저자가 가꾸는 나남 수목원의 사진이 더해진 디자인은 한층 푸르러졌다.
자고 일어나면 베스트셀러가 바뀌는 세상에서, ‘어떻게 하면 독자들의 입맛에 맞는 가벼운 책을 만들까’를 고민하는 많은 출판인들 속에서, 30여 년간 잘 안 팔리지만 꼭 필요한 정통 사회과학, 인문과학 서적의 대부(代父)로 살아온 저자의 꿈과 도전 그리고 무협소설의 줄거리 같은 그의 인생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거친 세상 속에서 이루어진 ‘꿈의 변주’, 그리고 그것은 ‘운명’이 되었다 잠시 소나기를 피한다는 생각으로 움막 같은 출판사를 세워 방황하던 무렵이었다.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살육하는 만행으로 시작된 신군부의 군사독재는 암울한 시대를 더욱 깊은 골짜기로 밀어 넣고 있었다.… 출판의 뜻을 세운 아마추어의 객기를 부린 글이 30년이 넘는 직업이 되리라고는 그때는 짐작도 못했다. 하수상한 세월에 등을 떠밀려 그렇게 되었겠지만, 이것을 운명이라고 불러도 할 말은 없다. ?“출판하는 마음” 중에서 전남 장흥 출신의 시골청년이 남도를 떠나 서울로 향할 때 품었던 막연한 꿈은 기자였다. 당시 박정희 군부독재에 의해 자유를 빼앗기고 숨죽여 살아야 하던 시절에 현실을 이길 수 있는 힘으로 칼보다 강한 펜을 믿었기 때문이었다. 대학 때 만든 지하신문 때문에 필화에 휘말리고 넝마주이와 강원도 최전방의 군생활을 거치면서도 버리지 않은 기자의 꿈. 그러나〈중앙일보〉에 응시해 신체검사까지 마치고 기자로서의 삶의 문을 열려는 순간 의외의 복병이 그를 덮쳤다. 일제 때 징용 갔다 사할린에 남은 큰아버지가 신원조회 과정에 걸린 것이다. 기자는 아무래도 그의 천직이 아니었나 보다. 활자를 통해 세상을 움직일 수 있는 또 다른 일을 찾다가 들어선 ‘출판’의 길. 시대가 시대이니 만큼 햄릿처럼 고뇌하는 지식인이 넘쳐나던 출판계에서 돈키호테 같은 그는 여기저기서 좌충우돌하게 된다. 그러나 걷잡을 수 없는 열정을 지닌 그는 점점 출판계의 독보적인 존재로 떠오르게 된다. 그리고 거기서 운명을 느끼기 시작한다. “좋은 책은 팔린다”는 ‘희망의 철학’을 품고 출판계의 거목으로 우뚝 서다 《희망의 철학》에서 러셀이 역설한 ‘이성에의 신뢰’를 저버려서는 안 될 것이다, 정의는 끝내 승리할 것이다, 좋은 책은 팔릴 것이고, 좋은 책을 만들 것이다, 나남에게도 희망이 있다는 생각이 오늘날의 그를 있게 한지도 모른다. ?나남신서 1번,《희망의 철학》중에서 그가 출판업을 시작하면서 처음 낸 책은 러셀의《희망의 철학》이었다. 암울한 시대였지만 아직 우리에게 희망이 있음을 전하고 싶었다. 많이 팔릴 것이라는 기대는 처음부터 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이화여대에서 철학과 강의교재로 무려 4천 권을 주문한 것이다. 꽃 같은 여대생들이 지성의 상징으로 품고 다니는 책으로 선정되는 ‘영광’을 얻게 된 것이다. 이것이 그의 출판인생의 방향타가 되었는지 모른다. 돈보다는 가치를 먼저 생각하고 잘 만든 책은 언젠가는 그 가치를 인정받는다는 ‘희망의 철학’을 갖게 된 것이다. 번드르르한 처세서나 말랑말랑한 연애소설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어렵다고 소문난 사회과학, 인문과학 서적, 작품성은 있으나 상업성은 의심스러운 문학 서적들만 골라서 만들었다. 그를 통해 하버마스, 미셸 푸코, 헤겔, 하이데거와 같은 서양의 거장들이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김구, 조지훈, 이청준, 김준엽, 리영희와 같은 우리 지성계의 쟁쟁한 거인들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1980년대만 해도 ‘신학문’이던 신문방송학 교재 시장을 개척하여 “나남출판사 책을 모르면 가짜 신방과 학생”이라는 말이 돌 정도로 성공했다. 남들이 보면 대단한 경영 기술을 가진 사업의 천재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그는 엄청난 노력파다. ‘쉽게 팔리지는 않지만 오래 팔리는 책’을 만드는 사람이라는 출판장이로서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면 살아온 세월들. 매일매일 기획, 교정, 디자인, 제작, 전 과정에 참여하고 직접 사전을 뒤져가며 오역을 바로잡기도 한다. 직원들에게는 ‘피곤한’ 사장님의 전형이다. 좋은 원고를 찾기 위해 엄청난 인맥을 관리하는 마당발이며 직접 회사의 홍보와 영업을 위해 발로 뛰는 행동대장이다. 출판계와 학계에서는 그가 ‘고분고분’하지 않고 따지는 것이 많아 대하기 힘든 ‘지독한’ 사람으로 분류되어 있다. 수많은 무서운 전설에도 불구하고 그는 사실 속정이 깊은 사람으로 학계와 출판계의 선순환에 기여하고 있다. 1980년대에 경찰에 쫓기던 민주화 투사 신계륜과 이병완을 숨겨 주고, 나남의 편집주간으로 일하게 해준 것은 유명한 일화이다. 한국연구재단과 함께 진행하는 학술명저 번역사업을 통해 자신의 돈까지 들여가며 젊은 학자들을 지원한다. 또한 문인들이 창작생활에 몰두할 수 있도록 지훈상을 통해 두둑한 상금을 지급하고, 모교인 고려대의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기도 한다. 생활이 어려운 전업작가에겐 선(先)인세를 쥐어 준다. “출판을 통해 어떤 권력에도 꺾이지 않는 정의의 강처럼 한국사회의 밑바닥을 흐르는 힘의 주체를 그려 보고자” 30여 년 동안 올곧게 한길을 걸으며 운동권 지식인, 가난한 문인, 순수학문을 추구하는 학자들의 버팀목으로 살아온 한 출판인. 거친 세상의 비바람을 마시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커다란 나무가 되어 3천여 권의 책을 낳은 사람. 이것이 그의 진면목이다. 그는 요즘도 인문학의 거장 김우창의 문학선을 새롭게 선보이기 위해 직접 교정을 보고 있으며, 지식인들에게 책 박물관과 쉼터를 제공하기 위해 작업복 차림으로 나남 수목원을 직접 가꾸고 있다. 그의 꿈에는 아직 마침표가 찍히지 않았다. 그의 끊임없는 꿈과 도전은 출판계는 물론 ‘꿈을 잃어버린 세대’에게도 푸르른 희망의 빛을 던져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