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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의 현자들에게 저널리즘의 철학을 배우다
저널리즘의 현장에는 여러 윤리적 딜레마가 존재한다. 예컨대 정치인들의 사생활에 대해 취재할 때 국민의 알권리와 취재대상의 프라이버시 중 무엇을 우선시해야 하는지, 몰래카메라나 비합법적인 취재로 거대한 사회악을 폭로한다면 취재방식이 정당화될 수 있는지 등이다. 저널리스트 출신으로 현재 미국 미주리대학 저널리즘 스쿨의 석좌교수인 존 머릴이 쓰고 김동률이 편역한《철학자들의 언론강의: 언론사상사》는 바로 이러한 윤리적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이 책은 40여명의 동서고금의 저명한 철학자들의 사상을 언론현장에 대입시켜 현실에서 부딪힐 수 있는 문제를 탐구하였다. 편역자는 10년간 일선 기자로서 취재현장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원서에서 지나치게 서구사회의 언론현실에 치우쳐 우리의 실정과 맞지 않는 부분은 빼고 우리의 사례를 덧붙였다. 앞에서 언급한 윤리적 딜레마―동기의 순수성과 절차의 정당성 간의 갈등은 저널리즘의 현장에서 빈번히 일어나는 문제이다. 이 문제에 대해 이 책의 현자들은 각기 다른 다양한 생각을 제시한다. 옳은 것을 행해야 한다는 소크라테스나, 인간 양심의 절대성을 주장하는 칸트라면 행위 자체의 도덕성에 무게중심을 둘 것이다. 즉, 수사관을 사칭하거나 취재원에게 알리지 않고 몰래카메라를 동원한 취재 행위는 아무리 사회정의를 실현하고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더라도 정당화될 수 없다. 한편, 개인보다 집단의 가치를 중시하는 공자나, 공리주의를 주창한 스튜어트밀은 국민들의 알권리를 위해서라면 절차는 정당화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또한 현실적이고 목표지향적인 마키아벨리도 저널리즘 권력은 목적을 위해서는 어떠한 수단을 동원해도 무방하다고 할 것이다. 현대사회는 여러 가지 규범이 복잡하게 혼재되어 있는 다원주의사회이므로 언론현장에서도 한 가지 절대적 윤리 사상만을 강요할 수 없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과거와 현재, 동양과 서양의 위대한 사상가들의 다양한 사상을 배우고, 이들을 선택?절충?재창조하여 자신만의 저널리즘 윤리에 대한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언론윤리라는 현실적 문제를 중심으로 철학을 재미있고 일목요연하게 설명하여 일반 독자층도 쉽게 읽을 수 있다. 또한 미디어 전공자나 훌륭한 저널리스트를 꿈꾸며 언론고시를 준비하는 예비언론인, 그리고 취재현장에서 현실과 윤리 사이에 고민하는 일선 저널리스트에게 값지고 의미 있는 지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