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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스꽝스런 이야기 속에 담긴 녹녹치 않은 메세지
19세기 당시, 아멜리아 블루머는 혁신적인 사고를 하는 여성이었습니다. 올바른 숙녀들이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무거운 드레스를 입어야 하는 것도, 일을 안 하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도, 투표할 권리가 없는 것도 잘못된 것이라 생각했죠. 그래서 '릴리'라는 신문을 만들어 이를 알리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당시 사회 분위기에서는 이런 생각을 가진 아멜리아가 올바르지 못한 숙녀로 손가락질 받았습니다. 그러던 중, 자신의 집에 놀러온 엘리자베스 리비 밀러의 옷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아멜리아는 짧은 치마 밑에 바지를 입는 새로운 패션을 구상해 냅니다. 이 패션은 아멜리아 블루머의 이름을 따 '블루머'라 불리며 여성들 사이에 큰 유행이 됩니다. 시간이 흘러 블루머의 유행은 시들해지고, 이를 못마땅해하던 사람들은 이런 옷은 곧 잊혀질 거라며 안도의 한숨을 쉽니다. 그러나 과연, 아멜리아 블루머와 그 올바르지 못한 생각이 모두 잊혀진 걸까요? 당연시되고 있는 편견에 대해 생각해 보세요! 오늘날 여자라면 누구나 드레스를 입어볼 기회를 한번쯤 꿈꾸지요. 하지만 19세기 유럽이나 미국에서 드레스가 여자들의 유일한 복장이었던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생각이 달라질지도 모릅니다. 아름다운 드레스에는 무서운 비밀이 감추어져 있으니까요. ① 드레스의 무게는 무려 9∼18킬로그램까지 나갔습니다. 벽돌 12장 정도의 무게이지요. ② 더운 여름에도 넓은 치마 속에 속치마를 겹겹이(흔히 페티코트라는 것을 5-7층으로) 입어야 했습니다. ③ 이런 속치마를 덮는 치마를 만드는 데 드는 옷감은 18∼27미터. ④ 여성의 체형을 기형화시키는 코르셋. 최대한 잘록한 허리를 만들기 위해 코르셋의 재료로 강철과 고래뼈가 사용되기도 했다는군요. 숨쉬기가 힘들어 툭하면 기절하고, 소화 장애를 일으키고, 장기가 기형이 되거나 생식능력에 이상을 보이는 여성들도 있었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오히려 족쇄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으세요? 이 그림책은 이렇게 여성들에게 고통을 주고, 사회 활동을 제약하는 드레스에 반대하고, 여성의 권리를 찾기 위해 힘썼던 19세기 미국의 실존 인물, 아멜리아 블루머의 실화를 담고 있습니다. 처음 여성들이 바지를 입게 된 사연을 깔깔거리며 읽다 보면, 사회에서 당연시되고 있는 편견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고, 나아가 '올바르다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뒤집어 생각해 보게 합니다. 또한 어려움이 있더라도 올바른 생각과 의지가 있으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을 줍니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드레스를 못마땅하게 여긴 한 젊은 여성의 이야기로 재미있게 풀어 읽는 재미가 있고, 화사한 색채와 자유로운 붓 터치의 그림에서는 자유로움과 재기 발랄함이 느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