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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끝에 매달린 심장
이지호
문학수첩 2017.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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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인의 말

1부
신기루
우리는― 포유류는 살아 있는 동안 심장이 십오억 번 뛴다. 그러나 멈추는 시간은 다르다.
돼지들
풍천장어
물은 옮겨 다닌다
부유하는 평수
기가 막힌 나이가 있다
한계령풀
뼈가싯길
일찍 닳은 걸음
조류 독감
이팝나무 교지
검은 계단
서늘한 지점

2부
무늬의 극
목어
흰고래가 살고 있었다
별의 거울
연두의 항체
소리가 끌고 간 저녁
견인차 기다리는 동안
보석함
옻나무
오전의 무게를 올려놓습니다
그린하우스의 봄
맛의 질량
구름의 거푸집
오가피 제약 회사
청자 상감 운학문 매병(靑瓷象嵌雲鶴文梅甁)

3부
부레 없는 상어가 끊임없이 헤엄쳐 바닷속 최강자가 되듯이
고무줄
이름을 바꾼다는 것
몸에서 지친 것은 어디에서 흔들리고 있을까
백제 전설의 밭
다행이다
나비, 블라우스
관상 농업
물의 뼈가 녹아내리다
엄마의 바탕
윤달
사철나무 울타리

4부
광장의 빛
목련우사
텅 빈 행성
화산(華山)
지렁이체
낚이다

돼지
역류하고 있는 아득한 저 아래
식어 가는 식탁
돼지엄마 신돼지엄마 말엄마
그날에

해설 | 유성호(문학평론가, 한양대학교 국문과 교수)
근원적 감각을 통한 기억과 꿈의 형식 ― 이지호의 시 세계

저자 소개 1

Lee Ji-ho,李智鎬

충남 부여에서 태어났다. 2011년 창비 신인문학상에 시 「돼지들」 외 9편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시인의 안양공공예술 산책』, 시집 『말끝에 매달린 심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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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7년 09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50쪽 | 210g | 124*198*20mm
ISBN13
9788983926692

출판사 리뷰

늦깍이 시인의 첫 시집
절제된 감정과 단정한 시어로
우리 서정시의 자존심을 지킨다


그동안 새로운 시대의 감수성을 반영하고 정신적 가치를 담을 수 있는 시 전문지가 되고자 노력해 온 계간 『시인수첩』에서 2017년 6월 「시인수첩 시인선」을 새롭게 선보였다. 여덟 번째로 선보일 시집의 주인공은 바로 이지호 시인이다.

폭력적이고 각박한 세상에서의 힘겨운 삶을 치유하는 알레고리

“원초적으로 서정시는 자기 표현의 발화를 통해 시인 자신의 자의식을 첨예하게 드러내는 양식”이라는 해설자 유성호의 말대로, 이지호 시인의 첫 시집은 시인의 체험을 기억하고 표현하는 데에서 삶을 순간적으로 파악해 내는 감각이 빛을 발한다. 시인은 반짝이는 이런 감각을 통해 숭고한 아름다움에 대한 열망을 토로하고 있다. 자연 예찬이나 커다란 이념 지향으로 흐르지 않고 인간의 근원적 존재 원리에 대한 사유와 탐색의 차원을 구축해 간다. 구체적인 일상과 현실을 순간적으로 드러내면서도 몽상이나 현실에 머물지 않는 시인의 소박한 깨달음은 꿈과 현실, 상상과 실재 사이의 긴장 속에서 시로 완성된다.

베란다 한 켠에서 햄스터의 심장이 뛴다 소파에서 텔레비전 보는 인간의 심장이 뛴다 텔레비전에서는 사바나 초원 아프리카코끼리의 심장이 뛴다

뛴다는 말끝에
살아 있다는 말끝에
서로라는 말끝에
매달린 심장

햇살이 키우는 심장이 뛴다 물소리가 키우는 심장이 뛴다 외부가 내부의 혈색을 살피며 뛴다

느리거나 빠르게 흐르던 시간이 향하는 집합점(集合點)
손목이 된 시계의 초침
수평이 하나의 찰나로 변해
기울어지는 점

하나의 시계판 위에 각자 다르게 걸려 있던 시간이

햄스터 인간 아프리카코끼리가
어느 한 시점에서 만날 때
심장이 닮아서 멈출 때
서로 다른 시간에 서로를
안아 주라고 심장은 뛴다
- 「우리는」 전문

「우리는」에 달린 부제 “포유류는 살아 있는 동안 심장이 십오억 번 뛴다. 그러나 멈추는 시간은 다르다.”처럼, 시인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타자들을 응시하고 안아들이는 시인의 몫을 다하고 있다. “서정시의 자존심을 지키”고자 하는 시인의 지향대로 또 다른 기억들이 꿈으로, 현실로, 시로 다시 태어나길 기대한다.

이지호의 첫 시집은 낭만과 참여, 내면과 타자의 목소리가 결속한 밀도 있는 감각과 사유의 도록(圖錄)이라고 할 수 있다. 가령 시인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겪는 내면과 일상, 역사의 밝고 어둑한 양면성을 두루 투시하면서, 삶의 심층까지 내려가려는 정신적·언어적 모험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녀에게 ‘시’란 첨예한 일종의 감각 형식으로, 스스로의 경험적 사유를 감각으로 수렴하면서 존재하는 운동체이다.
- 유성호(문학평론가·한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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