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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 서양편

책소개

목차

서문: 악덕에 대하여 생각하기

잔혹성을 우선시하기
잔혹성과 기독교의 실천
희생자들에 대하여 생각하기: 과거와 현재
물리적 용기와 도덕적 용기
회의적인 정치
도덕적 잔혹성과 인간혐오

위선적이지 않도록 하자
위선을 우선시하기
자기만족자의 위선
새로운 위선: 성실
위선과 자유주의
이데올로기와 서로의 정체 폭로하기

속물근성은 무엇이 문제인가?
첫 번째 속물근성: 출생 대 업적
두 번째 속물근성: 민주주의에서 나쁜 정치적 태도
민주적 반응
대학의 속물들

배신의 애매모호함
배신감을 느끼는 것과 배신 행위들
배반의 사회 세상
나의 국가 혹은 나의 친구: 배신을 선택하기
충성의 갈등: 명예와 의무
고대와 근대 공화국에서의 배신
정치적 신뢰와 전복의 두려움

인간혐오
냉정한 인간혐오와 폭력적인 인간혐오
마키아벨리적인 인간혐오
자유주의의 인간혐오: 정부 제한하기
비개인적인 정부에 대한 공격

좋은 자유주의자를 위한 나쁜 성격들

저자 소개

저자 : 쥬디스 슈클라 Judith N. Shklar
쥬디스 슈클라는 하버드 대학교에서만 35년 이상 재직한 독일계 유대인 여성으로서, 1992년 사망할 때까지 정치철학은 물론이고 법철학에도 큰 발자취를 남긴 여성학자이다. 그녀는 1928년에 라트비아의 수도인 리가에서 태어나 캐나다에 있는 맥길대학교에서 1949년에 학사학위와 1950년에 석사학위를 받았다. 또한 1955년에 하버드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슈클라가 제창한 “두려움에서의 자유주의”는 자유주의 역사에 새로운 지평을 열고, 서구 지성계의 하나의 자산이 되어 후학들에게 영감을 불어 넣고 있다. 그녀의 사상은 여러 측면에서 조명되고 있는데, 특히 “미국의 몽테뉴”라고 하듯이 그녀의 사상은 기본적으로 이데올로기와 낭만적 세계관들에 대한 회의에서 출발한다. 그녀의 회의주의는 이상사회의 열망이 얼마나 위험하고 무상한 것인지에 대한 각성이면서 또한 인간의 한계에 대한 명확한 자의식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1992년 작고한 이후 슈클라는 비로소 학계의 정당한 관심과 칭송을 받고 있다. 또한 하버드대학교에서도 그녀의 명망이 높았다고 전해진다. 그녀가 집필한 책으로는 Men and Citizens: A Study of Rousseau’s Social Theory(1985), Legalism: Law, Morals, and Political Trials(1986), The Faces of Injustice(1992), American Citizenship: The Quest for Inclusion(1998) 등이 있고, 그녀의 논문들을 모아 스탠리 호프만이 편집한 Political Thought and Political Thinkers(1998)가 있다.
역자 : 사공일
사공일은 1971년 부산시 영도구에서 태어났다. 동아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희대학교 화학공학과를 졸업하였다. 대학생 때 경희극회 회원으로서 일곱 번의 정기공연과 한 번의 워크샵 공연에 참여하였다. 대학졸업 후 육성화학 연구소에 연구원으로 재직하였고, 1년 9개월 근무 후 사직한 후 부산외국어대학교 영어영문학과에 입학하여 석사와 박사 학위를 2002년과 2007년에 받았다. 부산대학교와 부산외국어대학교 등에 출강을 하였고, 현재 부경대학교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박사 학위 주제는 들뢰즈에 대한 예술론이었고, 학위 후 푸코 사상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현재 관심 있게 진행 중인 연구 분야는 들뢰즈와 푸코와 노자 사상에 담긴 권력 담론에 관한 것이다. 또한 탈근대적인 철학가로 공통점이 있는 들뢰즈와 푸코 사상을 현재 우리의 사회문제들과 접속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연구를 “연구공간 수이제”에서 들뢰즈와 푸코 강의를 통해 조금씩 실현하고 있다.
논문으로는 「언어와 권력, 그리고 연극적 언어」, 「들뢰즈의 기호체계와 권력의 얼굴, 그리고 햄릿」, 「핀터의 The Dumb Waiter: 푸코의 권력의 전력」, 「들뢰즈의 연극론」 등이 있고, 저서와 역서로는 『들뢰즈와 창조성의 정치학』과 『들뢰즈와 음악, 회화, 그리고 일반예술』 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03월 31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416쪽 | 718g | 153*224*30mm
ISBN13
9788930085557

출판사 리뷰

일상적인 인간관계에서 우리는 배신과 위선과 속물근성, 잔혹성과 인간혐오를 경험한다. 이러한 악덕들은 남의 일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 속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것이다. 이 점이 슈클라가 악덕들을 일상의 악덕으로 정의하는 이유다. 물론 악덕들이 사적인 측면만을 가진 것은 아니다. 공적인 면에서 악덕은 사회와 국가, 나아가 인류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이 악덕의 결과가 하나의 공동체, 나아가 국가와 인류를 파멸시킬 수도 있다.

무엇보다도 그녀가 우선시하는 것은 잔혹성이다. 슈클라는 기독교인인 스페인 사람들이 아메리카 신대륙에서 자행한 잔혹한 행위에 초점을 맞춘다. 그들은 신대륙 사람들을 개종시키기 위해 기독교를 경건하고 자유로운 종교인 것처럼 장식하지만 그 이면에는 잔혹성이 전제돼 있다. 잔혹성을 피하기 위해 원주민에게 필요했던 것은 인내와 긍지, 그리고 용맹이었다. 이것은 희생자가 갖는 미덕이다. 이런 의미로 희생자는 미덕을 가진 인물들로 이상화된다. 하지만 희생자의 이상화는 잔혹성을 직시하는 데 어려움을 준다. 또한 정치 현실을 고려해 볼 때 가해자와 피해자는 서로 자리를 바꾸기 위해 기다리는 인물일 수 있기 때문에, 정치적 희생자들을 이상화하는 것은 상당히 위험한 일이다. 이렇게 가해자와 피해자가 교차적으로 잔혹성을 주고받을 수 있지만, 희생자와 가해자를 구별하는 것은 중요한 일이고, 가능한 한 진실하고 정확하게 양자 모두의 역사를 있는 그대로 저술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두 번째 악덕은 위선이다. 위선은 특히 종교와 믿음의 관점에서 진실한 성격과 성향을 숨기면서, 미덕 혹은 선을 가장하는 것이다. 슈클라는 위선자를 종교적 위선자와 도덕적 위선자와 같이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한다. 종교적 위선자는 신을 기만하려고 하는 사람이다. 모든 종파는 서로에게 위선의 죄를 씌우면서 자신의 종파의 정통성을 내세우고, 다른 종파를 위선자라고 고발한다. 이러한 종교적 논쟁은 이념적 논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 이념적 갈등은 위선을 최고의 악덕으로 만든다. 종교 분쟁처럼, 반대 세력을 위선자라고 폭로함으로써 반대파의 명성을 훼손시키는 것은 정말 쉽다. 한국의 현재 정치 상황을 보아도 이는 너무나 명백하다. 위선은 공적인 무대, 특히 정치무대에서 잘 드러난다. 이행할 수 없는 공약 이상을 약속하는 정치인, 있지도 않은 신념을 언명하는 정치인에게서 우리는 위선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위선으로 가득 찬 정치무대는 숨기기와 가면 벗기기의 단조롭고 피곤한 일이 반복된다.

위선과 유사한 속성을 갖는 악덕은 속물근성이다. 속물은 모욕의 의미이자 경멸의 표현이다. 속물은 상급자에게는 아부하며 알랑거리지만 하급자를 무시하는 자다. 즉 속물은 사회적으로 하급자인 집단을 피하고, 부유하고 세력이 있는 사회집단과의 관계를 돈독히 함으로써 자신의 지위를 향상시키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다. 속물근성은 아주 오래 전부터 존속됐고, 지금도 여전히 이 사회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는 악덕이다. 저자는 파벌 속물근성의 구체적인 예로 미국의 대학 속물을 이야기한다. 관료적인 사회집단으로 배제와 포함의 원칙을 실현하는 하버드 대학과 같은 대학이 이러한 속물이다. 이는 특히 관료적인 한국의 대학 상황과 유사하다.

네 번째는 배신이다. 정치적 배신행위이든 혹은 사적인 배신행위이든 간에 배신은 우리에게 정신적인 피해를 주기 때문에 간과할 수 없는 악덕이다. 일상생활에서 배신행위를 해보지 않은 사람과 배신으로 상처를 입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배신은 너무나 일반적이기에 그 범위를 상상할 수 없다. 그런데 배신은 사적인 관계에서뿐만 아니라 공적인 관계에서 우리를 당혹스럽게 만들 정도로 애매모호한 특성이 있다. 누가 과연 배신자이고 그 배신의 피해자인지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는 행위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저자가 상술하듯이, 배신은 심리적인 혹은 사회적인 맥락이 복잡하게 얽힌 상황에서 발생할 때 애매모호하게 된다. 우리는 압제자들을 사적인 명예나 공적인 안녕을 위해 배신할 수 있다. 이러한 배신을 비난해야 하는가? 또한 남편 친구와 바람난 아내가 남편에게 그 사실을 고백하고, 남편 또한 이전의 불륜 사실을 아내에게 자백하는 상황에서, 남편과 아내 그리고 남편 친구는 일련의 배신으로 이루어진 작은 사회를 구성한다. 여기서 과연 누가 비난을 하고 비난을 받아야 하는가?

마지막으로 인간혐오다. 일상의 악덕을 증오하는 사람은 인간을 증오할까? 그럴 수도 있을 것 같다. 악덕에 대한 증오로서 나타난 인간혐오는 혐오스러운 인류를 처단하기 위해 폭력을 부추기고 정당화할 수 있기에 용납할 수 없다. 하지만 역으로 대량학살과 같은 폭력을 막기 위해 정부를 창조하려고 했던 인류의 노력은 긍정적 효과다. 이런 이유로 인간혐오는 정치적 역설이다. 잔혹한 대량학살을 행하는 정부와 그 학살을 금지하는 법을 토대로 창설된 제한된 정부.

결국 잔혹성, 위선, 속물근성, 배신, 인간혐오는 우리와 함께 하는 악덕이자 우리의 삶에서 복합적으로 일어나는 악덕이다. 또한 이러한 악덕들은 공적인 면과 사적인 면을 모두 함의할 수 있기에 애매모호할 수도 있다. 우리는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감을 느끼며 인간을 혐오할 수도 있다. 또 잔혹성을 증오함으로써 인간혐오를 완화할 수도 있으며, 정치무대의 위선과 현 사회에서의 속물근성에 나타나는 거짓꾸미기에 나름의 정직과 성실을 주장하며 살아갈 수도 있다.

분명 이러한 악덕들은 부정한 성격의 표출이지만, 우리는 그것들 없이 살아가기에는 불가능할 만큼 다양하고 다원적인 사회를 살고 있다. 그럼 우리는 일상의 악덕들과 더불어 어떻게 살아가야 하나? 저자는 그 방법을 제시하지 않는다. 단지 일상의 악덕을 고찰함으로써 우리의 삶과 성격을 반추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를 바란다. 더불어 저자는 모순과 갈등을 감내할 수 있는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좋은 성격을 유지하면서 자유민주주의 시민으로 살아갈 것을 제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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