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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만복사저포기 이생규장전 금오신화 제대로 알기 |
본명:송춘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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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양생은 제사 음식을 마련하여 여인이 묻혀있는 산골짜기를 찾아갔단다. 과연 다북쑥이 우거진
곳에 여인의 무덤이 있었지. 양생은 음식을 차려 놓고 슬피 울면서, 여인의 영혼을 달래 주는 글을 읽어 내려갔단다. “아아, 부처님이 맺어 준 내 임이시여. 먼 저승길 두려워 말고 가시구려. 내가 먼저 인연을 만나게 해 달라고 부처님께 빌었건만, 부처님은 정작 그대의 소원을 들어주었소. 하지만 나는 섭섭하지 않다오. 부처님의 깊은 뜻을 이해할 수 있으니까 말이오. 짧은 날이었으나 당신을 만나 나도 진정 행복했다오. 왜놈들이 쳐들어와 이 나라를 짓밟지만 않았어도 당신의 운명은 달라졌을 텐데. 목숨을 잃고 다북쑥이 우거진 곳에 홀로묻혀 얼마나 쓸쓸하게 지냈소. 화사한 꽃이 피어나고 휘영청 달이 밝은 밤이면 얼마나 마음이 아팠소. 저승과 이승이 비록 천리만리 아득히 떨어져 있다고는 하지만, 언젠가 그대를 다시 만날 날을 생각하면 나는 소년처럼 가슴이 뛴다오.” -55쪽 처녀의 모습은 방금 하늘에서 내려온 선녀 같았어. 이생은 정신이 어질어질할 지경이었지. 그런데 말이야, 살며시 담장 안을 엿보는 이생을 최 진사네 아리따운 처녀가 알아챘던 모양이야. 수놓던 동작을 문득 멈추더니만 시 한 수를 지어 읊조리는 게 아니겠어. 이런 시였단다. 외로이 창가에 기대어 수놓기도 더딘데 꽃을 쫓는 꾀꼬리 소리 다정도 하구나 -61쪽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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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대왕이 극찬했던 조선의 천재 ‘매월당 김시습’
속세를 버리고 금오산으로 떠났던 천재 작가의 기묘하고도 애절한 판타지! 송언 선생님이 챙겨 주신 다섯 번째 책가방고전은 『금오신화』입니다. ‘매월당’이라는 별칭으로도 잘 알려져 있는 조선 초기의 천재 작가 김시습의 한문 소설집이지요. 안타깝게도 오늘날 『금오신화』는 다섯 편의 작품만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송언 선생님은 그중에서도 슬프고도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인 「만복사저포기」와 「이생규장전」을 소개합니다. 김시습의 한문 소설이 특별한 이유는 그 이전에는 없었던 소설의 문학적 양식을 잘 갖추고 있어서 우리나라 최초의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기 때문입니다. 「만복사저포기」는 왜적의 손에 죽어서 귀신이 된 쓸쓸한 여인과 사랑에 빠지는 한 총각의 이야기를, 「이생규장전」은 전쟁 통에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남편이 아내의 혼백과 함께 살다가 결국 세상을 떠나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모두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상상 속 사건들이지요. 김시습은 왜 이런 기묘한 이야기들을 썼을까요? 그는 어린 시절부터 신동으로 불리던 영재였습니다. 어린 김시습을 만났던 세종 대왕이 김시습의 글을 보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는 일화도 전해지지요. 벼슬길에 나아가 나랏일을 하는 것이 당연할 것 같았던 천재 김시습. 그러나 그는 단종이 삼촌에게 왕위를 위협받는 계유정난의 어수선한 세상을 뒤로한 채 결국 산속으로 떠나 버렸습니다. 벼슬길을 버렸던 김시습이 세상을 등지고 만들어 낸 판타지의 세계가 바로 『금오신화』입니다. 이 책을 통해 어린이들은, 육백여 년 전 천재 작가가 빠져들었던 상상의 세계가 오늘날의 판타지들과도 흡사 닮아 있다는 점을 새롭게 느끼게 될 것입니다. 구수한 입담, 꾸밈없이 자유로운 그림으로 우리 고전 읽는 재미가 두 배! 시중에 수많은 고전집들이 있지만 『송언 선생님이 챙겨 주신 재밌는 책가방고전』에는 특별함이 있습니다. 이 책은 자칫 어려울 수 있는 고전을 어린이가 재미있고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동화 작가로, 또 학교 선생님으로 한평생을 지내 오신 송언 선생님 특유의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이야기 구성과 입말체 문장이 글 전체에 녹아 있어서 눈으로 읽어도, 소리 내어 읽어도 책 읽는 재미가 절로 샘솟지요. 거기에 양상용 화백이 그려 낸 고적이면서도 섬세한 사랑의 장면들은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더욱더 자극한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