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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풍감별곡
어젯밤 바람 소리 금성이 완연한데 홀로 외롭게 누워 상사의 꿈이 언뜻 깨어 죽창을 반쯤 열고 망연히 앉았노니 머나먼 저 하늘에 여름 구름 흩어지고 천 년 강산에 서늘한 기운이 새롭구나. 마음도 외롭고 슬픈데 물색인들 오죽하랴. 그리운 정 끊겼다면 차라리 잊으련만 아름다운 그이 모습 눈과 귀를 떠나지 않으니 못 잊어 원수되고 못 만나서 병이로다. 오랜 세월 쌓인 한은 끝끝이 가득한데 이제 소슬거리는 가을 바람은 슬픈 심회를 북돋아 주니 눈앞의 만사가 한 가지로 시름이라. --- p.18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