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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1장 나를 기다리는 노란 불빛 1. 할머니의 바퀴 2. 오래된 이발사 3. 네가 모두 잊어버린다 해도 4. 비가 쪼매씩 온다 5. 돌아와 줘, 핫핑크 스웨터 6. 할아버지의 콩깍지 7. 눈이 올라는 갑다 8. 들어오시면 옮습니다 9. 할아버지의 꿈 10. 우리들의 집 2장 어떤 성실함은 슬픔으로 다가온다 11. 할아버지가 숨군 것들 12. 휴게소 우동의 맛 13. 돌멩이 난로 14. 항상 늦는 이해 15. 그때의 책꺼풀 16. 독립하던 날 17. 할머니의 질투 18. 할아버지의 카메라 19. 나의 방들 20. 당신의 자리 3장 괜찮아질 수 없는 다음 21. 성장통과 물파스 22. 할아버지의 농담 23. 할머니의 컬러링북 24. 보내지 못한 문자메시지 25. 감 이야기 26. 두 사람의 결혼 27. 할머니와 냉이 28. 가죽나물과 김치국밥 29. 특기는 사랑 30. 그들의 올림픽 4장 알아, 네가 내 편이었다는 걸 31. 세 사람의 나들이 32. 무엇이 되기를 바랐을까 33. 셋이서 먹는 밥상 34. 아버지와 아버지의 아버지 35. 코카콜라 파라솔 36. 함께 바보가 되어 가는 것 37. 이해하는 연습 38. 마더 39. 시간의 질서 40. 나의 의미 에필로그 작가 후기 |
김달님의 다른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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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세상 전부가 되어준 사람들
도서1팀 김도훈 (문학 담당 / eyefamily@yes24.com)
2018.05.07.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했던 그날의 따사로운 공기들
태어나자마자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였던 아이가 어른이 되기까지, 함께했던 따사로운 공기들. 엄마를 모르고 자란 아이가 끝내 울지 않고 자랄 수 있었던 건,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삶의 모든 이유가 되어 주었기 때문입니다. 50의 나이에 다시 시작된 부모의 삶이 쉬울 수 있었을까요. "내가 평범한 어른으로 자라는 동안 내 늙은 부모에게는 평범하지 않은 노력이 필요했을 것"이라는 그의 고백처럼, 단순히 책 한 권으로 설명하기 힘든 시간 동안 말로 다하지 못할 노력과 희생이 있었을 겝니다. 『나의 두 사람』은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수고 덕분에 지켜질 수 있었던 일상의 시간들과 그 틈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어쩔 수 없는 불행들을 함께 그려냈는데요. 은유 작가의 말처럼, 약한 존재들이 서로의 삶을 견인하는 이야기는 얼마나 위태롭고 얼마나 위대한지. "최선을 다해 보고 싶었던" 사람들의 인생을 마주하게 될, 그야말로 좋은 책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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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목발로도 걷기 힘들어진 할머니는 의자의 바퀴가 갈 수 있는 만큼만 스스로 움직일 수 있다. 그때 그 오토바이보다 훨씬 작은 바퀴가 달린 낮고 낡은 의자로는 아무리 멀리 나아간다 해도 거실의 끝이다. 창으로 내다보는 바깥 풍경이 할머니가 보는 세상의 전부가 되어 간다. 자꾸만 좁아지는 삶의 넓이.--- p.16
가끔씩 혼자 사는 방에 켜진 불빛이 작고 초라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스스로 켜고 끄는 1인분의 불빛이 외롭고 막막해질 때가 있다. 그런 날엔 잊지 말고 기억하기를. 해가 짧아진 어느 겨울날,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면 나를 기다리고 있던 노란 불빛이 여전히 그곳에 있다는 사실을.--- p.52 처음엔 무엇인지 몰랐지만 한 장 한 장 넘겨보면서 깨달았다. 매월 할아버지가 하루의 노동을 확인받는 도장이었다. 수첩은 가벼웠지만 그 안에 담긴 값은 무거웠다. 하루하루 세 가족의 생계를 책임졌던 할아버지의 노동이 담긴 무게였다. 어떤 성실함은 때로 슬픔으로 다가온다. 그때 나는 할아버지의 마음을 아주 조금 이해했을지도 모른다. 더 이상 수첩을 채울 수 없는 나날. 할아버지가 느꼈을 막막함과 두려움, 박탈감과 무력함 같은 것들.--- p.75 “아니…… 그냥 보이스피싱인 것 같은데…….”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할아버지는 수화기에 대고 소리쳤다. “다신 전화하지 마라, 미친년아!” 그 말을 끝으로 할아버지는 터프하게 전화를 끊었다. 속 시원한 할아버지 표정과 당황해서 웃음이 터진 나. 그 옆에서 동그란 앞니를 보이며 웃던 할머니의 환한 얼굴.--- p.90 단칸방에 누워 언젠가 나도 방이 아닌 괜찮은 집에 살 수 있을까 생각했다. 조만간 더 좋아질 거라고 내가 나를 안심시킨 뒤에야 겨우 마음이 편해졌다. 불을 켜지 않아도 낮에는 충분히 환한 집. 창문을 활짝 열어 바람을 들일 수 있는 집. 최소한 부엌과 방이 분리된 집. 집으로 들어가는 길이 미로 같지 않은 집. 적어도 할머니가 쉽게 다녀갈 수 있는 집. 언젠가 나도 그런 집에 살 수 있겠지. 더 늦기 전에, 언젠가는.--- p.100 입소식 한다고 버스를 두 번 갈아타고 기숙사로 갔는데 부모들 다 모인 그 자리에 어떤 엄마는 하얀색 드레스를 입고 왔더라. 공주 같은 옷을 입고선 딱 봐도 부자 같더라고. 나도 모르게 기가 죽었는데, 입소식 마치고 학교를 나가면서 네가 어떤 선생님한테 꾸벅 인사를 하더니 나를 소개하더라. 선생님, 우리 할머니예요. 너는 내가 다리가 이래도 나를 부끄럽다고 생각하지 않았어. 그게 얼마나 고맙던지, 마음속으로 매일 고맙다고 생각했다. --- p.2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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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모든 이유가 되어 준
두 사람, 할머니 할아버지 1988년생 김달님 작가는 1939년생 김홍무 씨와 1940년생 송희섭 씨의 품에서 자랐다. 다리가 불편해 바깥 활동이 편치 않은 할머니와 건설 노동자로 공사 일정이 잡히면 몇 달씩 집을 비워야 하는 할아버지 사이에서 작가는 행복과 불행을 고루 느껴 본 어른으로 자랄 수 있었다. (7페이지) 가끔 궁금했다. 기껏 키운 자식들이 부모의 바람을 꺾고 품을 떠나는 일을 몇 차례 겪었으면서도 또다시 나를 거두어 키우는 일이 그들에게 과연 기쁨이었을까. 후회되지 않았을까. 어떻게 최선을 다해 나를 키우고 사랑한다 말해 줄 수 있었을까. 작가가 평범한 어른이 되기까지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평범하지 않은 노력이 필요했다. 50의 나이에 다시 시작된 부모 노릇, 처음부터 되풀이되어야 할 고된 밥벌이. 『나의 두 사람』에서 작가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수고 덕분에 지켜질 수 있었던 일상의 시간들과 그 틈으로 비집고 들어오는, 어쩔 수 없는 불행들을 함께 그리고 있다. (82페이지) 예민한 시기였고 할아버지가 일을 그만둔 뒤로 일정한 수입이 끊겨 집안 형편이 가장 어려울 때였다. 열여덟의 나는 급식비를 내지 못해 칠판에 이름이 적혔고 다음 수업 때까지 준비해 오라는 문제집을 살 돈이 부족해 가슴을 졸였다. 열아홉, 대입을 앞두고 학부모 상담에 온다던 아버지는 결국 오지 못했고 그날 나는 학교 화장실에 숨어 울었다. 그 자신의 문장으로 읽는 ‘타인’의 인생 50년. 김달님 작가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자신 사이에 놓인, 이 좁혀지지 않는 50년에 가슴 졸이며 『나의 두 사람』을 썼다. 옆방에서 채팅하는 소리까지 어김없이 알아채던 할머니는 이제 소리를 잘 못 듣고, 60대 중반까지 공사 현장에서 성실히 일하던 할아버지는 세 차례의 암 수술을 겪은 다음이다. 여든에 이른 두 사람은 종종 기억을 잃고 때로 컵을 들 힘조차 없어 손을 떤다. (216페이지) 사람들은 모두 늙고, 언젠가는 사라진다. 그걸 알면서도 내 부모의 늙은 모습은 잘 납득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겁이 많은 나는 살다가 문득 발을 동동 구르는 기분이 든다. 우리 사이에 50년이라는 시간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아서, 항상 50년 어린 자식일 뿐이라서 어떻게 시간을 지나가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그럼에도 김달님 작가는 자신이 글을 쓰는 사람이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유치원 재롱잔치, 소풍과 운동회, 입학식과 졸업식. 인생의 중요한 길목들마다 자리를 지켜 주고 사진을 남겨 준 할머니 할아버지처럼 셋이 함께 보낸 시간이 자신의 글로 남는다는 사실이 위안이 된다고 한다. 아이의 시간이 부모의 기억에 빚져 흐르듯, 누군가의 시간은 그를 사랑하는 사람의 기억에 빚져 흐르는가 보다. 이젠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하시는 할머니 할아버지의 지나간 시간도 『나의 두 사람』에서 다시 흐른다. 밝고 따사롭게. 『나의 두 사람』은 세 사람이 함께한 그날의 공기까지 느낄 수 있는 더 없이 소중한 기회이다. 우리가 예외적인 경우이며 우리와 다르다고 생각하는 ‘타인’의 이야기를 그 자신의 문장으로 읽을 기회가 얼마나 드문지. ‘빚’이 ‘빛’으로 되돌아오는 이야기 슬프지만 따뜻한 반전 태어나자마자 엄마가 떠났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슬픈 이야기를 예상할 것이다. 불행을 예감할 것이다. 그런데 그 아이가 끝내 울지 않을 수 있었다면? (199페이지) 작은 일에도 크게 웃고, 좋아하는 것을 자유롭게 선택하고, 누군가를 사랑하고 또한 누군가에게 사랑받는 용기가 있고, 가끔 우울에 빠지더라도 결국엔 밝은 쪽으로 걸어 나갈 수 있는, 구두 대신 운동화를 좋아하는 씩씩하고 덜렁대는 사람으로, 내가 사랑하는 나의 모습을 가질 수 있도록 해 줬다. 그렇게 나를 키워 주었다. 그 사람의 이야기는 곧 사랑과 희망의 이야기일 것이다. 슬픔과 불행이 종종 등장하더라도 말이다. 『나의 두 사람』은 최선을 다해 서로를 사랑한 세 사람이 이뤄 낸 슬프지만 따뜻한 반전의 이야기이다. 추천사를 쓴 박준 시인의 말처럼 “빚이 빛으로 변하는 순간들로 가득”한 책이다. 할아버지가 김달님 작가의 이름을 지으며 세상을 밝게 비추는 사람을 소망했던 것처럼 이 책이 독자들에게 지금 그곳에서의 반전의 작은 빛이 되었으면 좋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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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일연속극 보듯이 다음을 재촉하며 책장을 넘겼다. 50의 나이에 다시 부모가 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아이 등이 바닥에 닿을세라 손녀를 극진히 돌보고, 손녀는 ‘같이-있음’ 그 자체로 두 사람의 일상에 활기와 온기를 전한다. 약한 존재들이 서로의 삶을 견인하는 이야기는 얼마나 위태롭고 얼마나 위대한가. 담백하게 써 내려간 문체, 소소하게 기록한 삶의 세목들에 나도 모르게 젖어 들었다. 가난이 서러워서 울고 다정이 부러워서 울었다. 조손 가정에 대한 편견이 있든 없든 이 책을 읽고 나면 당신은 “최선을 다해 보고 싶었던” 사람들의 인생을 개관하게 될 것이다. - 은유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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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 품게 된 빚은 아주 긴 시간을 지나 빛으로 되돌아오기도 한다. 생각은 마음이 되고 오해는 이해를 부르며 미안함은 결국 고마움을 데려오는 것이기에. 『나의 두 사람』은 빚이 빛으로 변하는 순간들로 가득하다. 느린 걸음처럼 천천히 따라 읽다 보면 어느 먼 산동네의 집에 불빛이 켜지듯 마음 한구석이 밝아진다. 그러고는 우리에게도 있는 소중한 두 사람의 얼굴이 성큼 다가온다. - 박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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