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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의 말 5
들어가는 말 11 이런 몸짓으로 ⅩⅩⅩⅡ 21 [어떤 머리말]에서 22 아침저녁으로 읽을 것 24 불쌍한 B. B. 이야기 25 전나무 숲 28 말 없는 그녀의 창백한 초상 29 제3찬가 30 시의 아마추어 32바다 35 정다운 숲 37 나는 일요일의 휴식을 살핀다 38 미라보 다리 40 빛이 부서진다 태양이 비추지 않는 곳에서 42 수녀들은 수녀원 좁은 방에 불평하지 않는다 45 파이프 46 서 48 이런 모습으로 죽지 않는 문어 55 작은 과꽃 57 심야카페 58 불의 뾰족함 60 탁자 61 구름 65 거울 67 젖은 69 신비에 대한 또 다른 설명 70 헤아림 너머 71 선과 형태 73 시인 74 도스토옙스키, 명징에 맞선 투쟁 75 코르도바의 민가 마을 77 영양, 뜻밖의 사랑 78 섬들 80 시 81 모음들 83 파종의 계절, 저녁 84 가을이 인다 86 레몬 애가 87 한 장의 나뭇잎이 있었다 88나는 오늘 산책을 했다… 90 이런 목소리로 선술집 95 무성통곡 97 비에도 지지 않고 99 아나 블루메에게 101 나무가 모르는 것 103 제8비가 104 살해당한 것들 109 지나간 것을 좋아하나요 110 그건? 112 혼돈의 감정가 117 불확실 120 까마귀 123 며칠 후엔 눈이 내리겠지 132 물이 담긴 유리잔 134 희망 136 폭류경 1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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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 들여 만든 만큼 가득한, 시詩 읽는 즐거움
도서1팀 김도훈 (소설 담당 / eyefamily@yes24.com)
2018.09.04.
하나의 목소리에만 갇혀 있던 독자에게 전하는, 독특한 울림의 목소리들
"이미 수차례 소개된 책이어도 다시 전혀 다른 언어로 읽을 필요가 있다면, 상업성이 없어 판매가 부진해도 마냥 아름다우면, 현재의 상식이란 것에 반하여도 조금 더 어떤 불멸에 가닿을 수 있다면, 그리하려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기 세계 바깥의 미지를 향하게 해 줄 수 있다면, 그런 책이야말로 한국어로 존재해야 하는 고전이라고 생각하였다." (기획의 말 중에서) [읻다]의 책은 이런 신념에서 시작되는데요, 특히 『가장 아름다운 괴물이 저 자신을 괴롭힌다』는 그런 정신을 가장 잘 보여주는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유명 작가 이름에 기대어 감상적인 시들을 적당히 골라 꾸민 책"이 아니라, "하나의 고유한 리듬을 지니면서고 생경한 많은 목소리들이 함께 움직이는" 시집이니까요. 그렇게 '엄선'했기에, 시를 읽는 즐거움에 흠뻑 빠질 수 있는 책입니다. 책에 수록된 브레히트의 시 제목처럼, 그야말로 "아침저녁으로 읽"기 좋은 시집이지요. |
이것은 내 사랑의 유정(遺精)이다. -그렇다.
그 전부를 나 사랑했다. 그녀가 왔고, - 나는 보았다 그녀의 얼굴을, 그녀의 무의식을 그녀의 일하는 손을, 그 전부를 나 사랑했다 그녀를. 그녀를 드러내야 했다, 그녀가 그렇게 바라보았으며 내게 그렇게 가까웠기에. - 이제 그녀는 떠났으며, 이제 나는 그녀의 몸을 마주한다. --- p.23 나는 이 방치된 사물이 내게 놀라움을 마련해두었으리라고는 미처 예기치 못했는데, 한 모금 빨아들이자마자 내가 작업해야 할 위대한 책들은 잊어버리고, 탄복하고, 감동하여, 다시 돌아오는 지난겨울을 들이마셨다. 나는 이 충실한 친구를 프랑스에 돌아온 이래 채 건드리지도 않았건만, 이제 모든 런던이, 일 년 전 오직 나 혼자서 온전히 살아낸 바로 그 런던이 모습을 드러냈다. --- p.40 황혼이 깃드는 순간 찾아오면 모두 감탄이지 대문 아래 앉아 낮의 마지막 섬광을 바라봄은 노동의 마지막 시간을 맞이함은 바라보네 밤을 머금은 대지를 감격으로, 그의 헤진 넝마를 늙은 손으로 한 움큼 뿌려대는 고랑에 박힌 미래의 수확을 --- p.78 …그거는 그래 천연덕스럽게도 하나의 파렴치한 멋 부리기; 그건 그거거나, 그게 아니거나: 뭣도 아니거나, 뭐거나… (…) 예술은 나를 모르고, 나도 예술을 모른답니다. --- p.109~110 네가 보이지 않는다 해도, 나는 한숨을 쉬지도 울지도 않아. 너를 보고 정신을 잃지도 않지. 하지만 오랫동안 너를 보지 못하면 무언가 빠진 느낌, 누군가를 보고 싶은 갈망, 그리움에 나는 질문을 던지지, 이것이 우정일까, 사랑일까? --- p.114 |
세상의 낯선 목소리들
하나의 목소리에만 갇혀 있던 독자에게 언어의 생경하고도 아름다운 공간을 펼쳐 보이다 번역된 외국 시를 읽으니 한국어가 낯설게 느껴졌다. 한국어가 낯설어지는 순간이 즐거웠다. 나만의 특별한 언어를 갖게 된 것 같았다. 다른 나라의 언어를 최대한 그 본연의 호흡에 가깝게 옮기고자 노력하는 가운데 발생하는 거친 리듬이 좋았다. 그것은 내가 찾고자 했던 어떤 언어의 진정성에 닿아 있었다. 번역된 외국 시를 읽는 것은 낯선 모국어를 읽는 일이며, 또한 모국어의 순수함을 느끼는 일이었다. 외국 시를 읽다보면 한국의 시가 그리워지기도 했다._「들어가는 말」중에서 번역 시를 읽을 때에는 세 가지의 목소리가 교차한다. 낯선 목소리로 말을 건네는 시인의 목소리와 그것을 전하는 번역가의 목소리, 그리고 이 목소리들과 부딪히고 교감하는 독자의 목소리. 이 세 목소리는 때로는 불화하고 때로는 놀랍도록 친밀한데, 외국 시를 읽는다는 것은 이러한 목소리들을 한꺼번에 경험하는 것이다. 번역 시에만 있는 이러한 다성성(多聲性)은 평면의 종이 위에서 마치 한 편의 연극이 펼쳐지는 것과도 같다. 자칫하면 낯설고 이해하기 어려운 무엇으로 보일 수 있으나 한편으로는 그 안에서 안일함 속에서는 볼 수 없는 아름다움이 꽃피어나고는 한다. 기획자인 최성웅과 윤유나는 외국 시가 종이 위에서 공연되는 한 편의 연극 같다는 점에서 착안하여 이를 기준으로 시를 읽는 방식을 몸짓을 읽는 방식, 목소리를 읽는 방식, 모습을 읽는 방식으로 분류하고 작가별로 묶어 여러 겹을 지닌 외국 시들을 한데 포개었다. 서로 다른 목소리가 독특한 울림으로 겹쳐진다. 미라보 다리 아래 센 강은 흐르고/ 우리네 사랑/ 기억해야 하는가/ 기쁨이란 언제나 고통 뒤에 온 것임을// 밤이 온들 시간이 울린들/ 하루하루가 떠나가고 나는 머무네// 손에 손을 잡고 서로를 마주 보자/ 비록 저기/ 우리의 팔로 이어진 다리 아래/ 영겁의 시선에 지친 물결이 흐를지라도// 밤이 온들 시간이 울린들/ 하루하루가 떠나가고 나는 머무네 _34쪽, 기욤 아폴리네르, 「미라보 다리」중에서 빛이 부서진다 태양이 비추지 않는 곳에서./ 그 어떤 바다도 흐르지 않는 곳에서, 심장의 물결이/ 밀물로 밀려든다./ 그리고, 머리 속에 반딧불이가 들어 있는 창백한 유령들,/ 빛과 같은 것들이/ 줄지어 살을 통과해간다 그 어떤 살도 뼈들을 치장하지 않는 곳에서. _36쪽, 딜런 토머스, 「빛이 부서진다 태양이 비추지 않는 곳에서」중에서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 그리고 괴물이 탄생했다 시집의 제목인 ‘가장 아름다운 괴물이 저 자신을 괴롭힌다’는 아폴리네르의 시구절에서 따온 것이다. 이 시집은 독립출판의 형태로 단 오백 권만 세상에 나왔던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에서 출발했다.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라는 제목 역시 해당 시집에 실렸던 폴 발레리의 「정다운 숲」의 시구로, 이 시는 본 『가장 아름다운 괴물이 저 자신을 괴롭힌다』에도 실려 있다.) 2016년 ‘노동 공유형 독립출판 프로젝트’를 내걸고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를 비롯한 열 종의 시리즈 기획을 선보였던 읻다프로젝트는 어엿한 하나의 출판사로 성장하면서 어느새 처음 기획한 열 종의 ‘괄호 시리즈’를 완간하고, 새로이 ‘읻다 시인선’ 시리즈도 지금까지 네 종 출간했다. 『가장 아름다운 괴물이 저 자신을 괴롭힌다』는 『우리는 순수한 것을 생각했다』를 아끼고 좋아하는 이들의 증쇄 요청에 힘입어 새로운 시를 보태고 새로운 콘셉트를 고민하여 내놓은 결과물이다. 읻다출판사는 독자의 응원과 격려에 보답하며 앞으로도 차근차근 ‘읻다 시인선’과 또 다른 새로운 기획을 선보일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