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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오만함이란 인간에게 아주 흔한 결함이라고 생각해.”
“그 정도면 오만할 만도 하지 않겠어. 집안 좋겠다, 재산 많겠다, 원하는 건 전부 갖췄겠다, 그렇게 대단한 사람이 자기를 대단하게 여긴다고 이상할 것도 없잖아. 이렇게 말해도 좋을지 모르지만, 그 사람 정도면 얼마든지 오만할 자격이 있다고 봐.” 다아시 씨는 처음엔 그녀가 예쁘다는 걸 거의 인정하지 않았다. 무도회에서 그녀를 처음 봤을 땐 아무런 호감을 느끼지 못했고, 그다음에 봤을 때도 그저 흠잡을 거리밖에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런데 그녀의 얼굴이 결코 예쁘다고 할 수 없다는 걸 자기 자신과 친구들에게 확인시킨 바로 그 순간, 그녀의 검은 눈동자에 어린 아름다운 눈빛으로 인해 그녀의 얼굴이 상당히 지적으로 보인다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아무리 노력했지만 소용이 없었습니다. 이제는 더 이상 안 될 것 같습니다. 제 감정을 억제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래도 이 말을 꼭 해야겠습니다. 제가 당신을 얼마나 깊이 사모하고 사랑하는지 말입니다.” 그와 관련된 모든 일들이 지금은 이렇게 다르게 보이다니! 그녀는 자신이 너무나 부끄러워졌다. 다아시에 대해서든 위컴에 대해서든 어쩌면 그토록 사람 보는 안목이 없었는지, 어쩌면 그토록 편파적으로 편견에 가득 차서 어리석게 행동했는지 창피할 따름이었다. 오만하기 그지없던 남자가 이토록 크게 달라졌으니 놀라기도 했지만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모든 일은 순전히 사랑, 그것도 열정적인 사랑에서 비롯되었다고밖에 말할 수 없었다. "처음 사랑을 느끼게 된 정확한 시간과 장소, 표정, 말 같은 건 정확하게 말할 수 없어요. 너무 오래전 일이라서요. 아, 내가 사랑을 시작했구나, 라는 걸 알았을 땐 이미 한창 사랑에 빠져 있더군요."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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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하고 감각적인 일러스트로 재탄생한
사실주의 로맨스 고전소설의 걸작 『오만과 편견』 19세기 여성의 사랑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오만과 편견』은 결혼에 얽힌 인간의 세속적인 욕망과 현실적인 압박에 굴하지 않고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엘리자베스의 당찬 모습을 통해 당대의 물질주의, 허위의식 등을 유쾌하게 풍자한 작품이다.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여류 작가인 제인 오스틴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 작품을 『호텔 아프리카』 『케덴독』 등의 작품으로 유명한 박희정 만화가와 함께 콜라보레이션한 특별한 기획으로 선보인다. 위즈덤하우스의 비주얼 클래식은 청춘의 필독서로 꼽히는 세계 명작 고전을 감각적인 일러스트로 재해석하여 보다 젊고 새로운 감성으로 표현한 시리즈이다. 박희정 작가는 오스카 와일드의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에 이어 『오만과 편견』 일러스트 작업에도 참여하였다. 1775년 영국 남부 햄프셔에서 태어난 제인 오스틴은 오늘날 셰익스피어와 함께 전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영국 작가이다. 남녀 관계와 결혼을 주요 소재로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여성상을 그려 ‘제인주의자(Janeit)’라 불리는 열혈 독자를 양상하기도 했다. 『오만과 편견』은 제인 오스틴의 소설 가운데 단연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대표작이다. 2003년 BBC 선정 영국이 가장 사랑한 책 2위, 2007년 영국 독자들이 뽑은 가장 귀중한 책 10위 등에 오르며 대중적 사랑과 문학적 성취를 함께 이룬 작품이다. 『오만과 편견』은 부유하고 명망 있는 신사 다아시와 빙리가 조용한 시골 마을에 머물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남편이 사망하면 모든 상속권이 먼 친척에게 넘어가 딸들의 혼인에 필사적인 베넷 부인은 딸들이 결혼으로 신분 상승하기를 꿈꾼다.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또래 여느 아가씨와 달리 결혼으로 안정적인 삶을 꿈꾸는 대신 진정한 사랑만이 결혼의 전제여야 한다는 신념이 확고하다. 그래서 언제나 자신의 의견과 생각,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다아시는 그런 엘리자베스에게 호감을 느끼게 되는데, 두 사람은 책의 제목처럼 ‘편견’에 의해 엇갈리고 갈등한다. 제인 오스틴은 두 남녀의 연애를 통해 ‘오만’, ‘편견’, ‘허영’, ‘사랑’, ‘욕심’ 등 인간의 보편적인 심리를 섬세하게 다루는가 하면, 여러 유형의 결혼과 그에 따른 세계관을 보여주면서 당대의 결혼 세태를 흥미롭게 펼쳐 보인다. 여성의 삶과 고뇌, 관습과 결혼의 의미 등 시대를 초월한 메시지는 이 작품이 오늘날까지도 크게 사랑받는 이유일 것이다.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할 수 없게 하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 당차고 매력적인 베넷가의 둘째 딸 엘리자베스는 대저택 네더필드의 무도회장에서 부유하고 명망 있는 가문의 신사 다아시를 만난다. 엘리자베스는 다아시의 무뚝뚝한 태도에 ‘오만하고 무례한 남자’라는 인상을 받게 되고, 다아시는 엘리자베스의 당찬 태도를 보고 ‘아름답고 매력적이지만 자유분방한 여자’라고 판단한다. 첫 만남에 생겨난 오해로 엘리자베스는 그에게 날을 세우지만, 다아시는 생기 넘치는 엘리자베스에게 점점 매료된다. 그러던 어느 날, 다아시는 더 이상 자신의 마음을 숨기지 못하고 가슴속 깊은 곳에 담아둔 뜨거운 사랑을 고백한다. 하지만 엘리자베스는 그녀의 언니 제인과 다아시의 친구 빙리의 결혼을 그가 반대한 것을 이유로 단호하게 거절한다. 결코 가까워질 수 없을 것 같던 두 사람의 관계는 그들을 둘러싼 사건들의 이면이 밝혀지면서 변화가 생기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