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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umiko Takano ,たかの ふみこ,高野 文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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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같은 루키와 엣짱의 평온한 일상
루키라는 인물에게 처음 받는 느낌은 ‘평온함’이다. 그녀는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돈벌이만 하고 시간에 속박되지 않는 일상을 보내며 유행이나 트렌드, 심지어 남자에게도 별로 관심이 없다. 병원 원무과에서 일을 받아 하는데 자세하게는, 병원의 의료수가 중 환자 부담금을 제외하고 병원이 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을 몫을 계산기를 두드려 셈하는 업무다. 아마도 지금은 전산화로 인해 사라진 일자리로 추측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재택근무’라는 점. 루키는 한 달치 일을 일주일 만에 끝내버리고 나머지는 어린이 도서관을 다니거나 우표를 수집하는 등 자유시간을 보낸다. 그러고는 진작 끝난 결과물을 월말이 되어서야 병원에 제출하고 월급을 받아 대부분을 저축한다. ‘워라밸’이라는 용어가 생기기도 한참 전부터 그것을 추구하며 누려왔던 셈이다. 만화의 연재 후반부(1992년경)가 되면 거품이 꺼져가던 일본 경제의 분위기가 조금씩 드러난다. 하지만 피부로 다가오는 불경기에도 루키는 일을 늘릴 생각이 없다. 그녀에게 일은 돈벌이의 수단일 뿐, 내가 좋아하는 것들과 함께 나의 시간을 온전히 누리는 개인의 일상이 일보다 훨씬 소중하다. 루키의 친구인 에츠코(엣짱)는 최신 유행에 민감하고 쇼핑을 즐기는 세련된 직장 여성이다. 그녀가 다니는 직장마저도 송년회 대신 크리스마스 파티를 할 만큼 트렌디하다. 이미 집에 잔뜩 쌓인 옷도 감당이 안 되지만 그럼에도 쇼핑은 계속된다. 덕분에 생활비는 늘 바닥. 패션과 새로운 트렌드에 무감각한 루키를 보며 때로는 가벼운 타박도 해보지만, 그때마다 도리어 에츠코가 루키에게 당하는 느낌이다. 가치관도 라이프스타일도 전혀 다른 두 사람이지만 이상하게 사이가 좋다. 이들의 평온한 일상과 함께하다보면 마치 제3의 친구가 되어 두 여자의 수다를 듣고 있는 듯한, 그리고 거기에 덩달아 끼어들고 싶은 기분이 들고 말 것이다. 30년의 시간을 훌쩍 뛰어넘다, 말 그대로 시대를 초월한 작품 『빨래가 마르지 않아도 괜찮아』는 일본만화가협회상 우수상, 테즈카 오사무 문화상 대상 수상자인 타카노 후미코의 작품 중에서도 이례적으로 많은 연재 독자를 보유한, 그녀의 최장 연재작품으로 꼽힌다. 이 책은 2015년에 표지를 바꿔 신장판으로 출간되었을 만큼, 발표된 후 흐른 세월이 무상할 만큼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시대를 특정하여 그린 작품이 아니기 때문에 오래된 만화라는 느낌이 좀처럼 들지 않는다. 돌리는 전화기, 초창기 노트북 등의 오래된 소품들이나 패션과 거리에서 당시의 분위기가 감돌 뿐이다. 특히 이 책이 여전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만화라는 매체에 대한 타카노 후미코의 높은 이해도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각도의 앵글 구사, 상황에 따른 적절한 줌인zoom-in과 줌아웃zoom-out, 주인공 일인칭 시점까지 아우르는 다양한 시점 전환 등, 이야기를 읽는 것 외에도 만화를 보는 행위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해준다. 심지어 그녀의 유일한 올컬러 작품인 이 만화에서는 다채로운 파스텔톤의 채색과, 매회 새롭게 바뀌는 등장인물들의 패션까지 마주하게 된다. 일본의 한 오랜 애독자는 이 책을 이렇게 평한다. “‘시대를 초월한 작품’이라 하면 진부하게 들리겠지만, 이 책은 정말로 그런 작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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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내내 부럽다고 생각했다. 유연함과 엉뚱함으로 사람 무장해제시키는 루키짱과, 깐깐한 듯하나 실상은 허점투성이인 엣짱의 하루하루가. 지하철 손잡이를 잡고 부들부들 떨고 있는 나를 보고 ‘만화 내용을 떠올리고 있구나’ 하고 알아주는 사람이라니… 어쩜 이래… 관계에 이름 붙이지 않고, 서로를 속박할 이유도 없고, 그러므로 더더욱 나는 나로서만 존재하면 되는 것. 삼십대 싱글 여성에게 필요한 건 나를 이해해주는 단 한 사람, 속 깊은 동성 친구다. - 강윤정 (문학편집자k, 『우리는 나란히 앉아서 각자의 책을 읽는다』 공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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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몫으로 주어진 지금을 충분히 누리고 있는 미스 루키의 표정이 사랑스럽다. 꼼꼼한 것 같으면서도 은근히 허당이고 다정하지만 직선적인, 때로는 장난꾸러기 같고 또 가끔은 엄마 같은 그녀의 여러가지 얼굴 중에서 스스로의 얼굴을 발견할 수 있다면, 지금의 나도 충분히 괜찮지 않을까? - 박숙경 (YES24 만화 M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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