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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C에서 처음에 〈크라이시스〉를 기획하게 된 것은 DC 자체의 문제 때문이었다. 수많은 영웅과 악당들이 오랜 세월 활동하면서, 필연적으로 연속성의 문제가 생겨났다. 예를 들어 지구에서 태어나 아무런 초능력도 가지고 있지 않은 배트맨이 2차 세계대전에서 활동한 것으로 나오는데 1980년대에도 여전히 젊은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모순부터 시작하여 여러 캐릭터들이 각자 다른 작품에서 활동하다 보니 스토리가 뒤섞이는 일이 발생했던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DC에서 도입한 개념이 멀티버스(multiverse) 즉, 다중우주이다. 이것은 말 그대로 하나가 아닌 다수의 우주가 존재한다는 설정이다. 실제로 다중우주 개념은 현대 물리학과 천문학에서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분야이며, 우주를 설명하는 데 상당히 설득력 있는 이론 중 하나이다. 이 다중우주가 도입되면서 DC 유니버스에도 큰 변화가 생긴다. 여러 우주에 각각의 지구가 있고, 이 지구에 또 각각의 슈퍼맨과 배트맨, 플래시가 조금씩 다른 배경을 갖고 살아간다는 설정은 시간의 흐름에서 발생하는 연속성과 배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크라이시스 온 인피닛 어스 ? 무한 지구의 위기〉에서는 이 멀티버스 개념을 바탕으로 지구-프라임, 지구-1, 지구-2, 지구-3 등 복수의 지구 영웅과 악당들 그리고 거대한 존재들이 대충돌한다.
저자인 마브 울프만은 수습 불가능 상태로 꼬인 DC의 세계관을 재정립하겠다는 사명감으로 이 작품을 써내려갔고 마침내 모순되는 세계관에 불만을 품고 DC를 떠났던 팬들과 DC코믹스에 새롭게 입문하려는 독자들까지 아우를 수 있는 희대의 걸작을 완성시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