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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여행: 성남 테마 여행기
이다빈
아트로드 2019.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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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들어가며 ·7

제1장 유적지 이야기, 역사의 숲을 걷다
조선의 아픈 역사 남한산성 ·16
서울을 바라보다 망경암 ·32
중생의 안식처 봉국사 ·48

제2장 원도시 이야기, 황무지에서 피어난 희망
예술이 일상이 되다 오픈스페이스 블록스 ·62
노동자들의 아지트 책이랑도서관 ·76
모락모락 사람 냄새 모란시장 ·90

제3장 신도시 이야기, 도심 속의 여유
노래하는 철학자 신해철거리 ·106
책이 있는 산책길 율동공원 ·122
탄천 따라 걷는 판교신도시 ·142

저자 소개 1

동화집 『모자선생님』과 시집 『문 하나 열면』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말과 침묵, 상처와 위로 사이를 오가며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보던 시선은 곧 길 위로 향했다. 『길 위의 예술가들』과 『작가, 여행』, 『소설과 함께 떠나는 다크투어』를 통해 문학과 여행이 만나는 자리에서 삶의 흔적을 기록했고, 상실과 시대의 변화를 통과하며 『잃어버린 것들』과 『코로나 시대의 여행자들』로 사유를 확장했다. 삶의 장면을 따라 걸어온 작가는 이제 몸이라는 가장 근원적인 자리에서 시간과 존재의 균형을 묻는다. 그 질문은 멈추지 않고 산문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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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6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128*188*10mm
ISBN13
9791196496180

책 속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신도시, 성남
성남은 남한산성, 망경암, 봉국사 같은 오래된 역사를 간직한 곳들도 있지만 70년대 우리나라 최초의 신도시, 90년대 분당신도시, 2000년대 판교신도시까지 계획도시의 전형을 보여주는 곳이다. 낡은 것과 새로운 것이 서울의 주변에서 어떻게 흡수되고 변화하는지 성남처럼 잘 보여주는 곳은 없다. 성남은 청계천 부근에 살던 사람들을 강제 이주시킨 광주대단지 계획으로 탄생한 도시다. 도로를 만들기 위해 청계천을 덮어버리고 개천 옆에서 살던 사람들은 성남으로 쫓겨와서 황무지에서 삶을 일구었다.
--- 「들어가며」 중에서

사라져가는 도시의 기록
고층아파트에 익숙해져 잃어버린 추억이 성남 원도시에는 아직 남아 있었다. 지평선이 보이는 태평동 골목길을 오르며 사람이 사람으로 연결되고 마을공동체가 살아 있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은 없듯 옛 동네의 모습을 간직한 원도시에도 지하철 8호선 라인을 따라 새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었다. 나는 언젠가는 기억 속으로 사라져버릴 성남의 풍경을 기록하고 싶었다.
--- 「들어가며」 중에서

수어장대를 내려와서 성곽을 따라 서문으로 갔다. 서문은 4대문 중에서 가장 작은 성문이다. 광나루나 송파나루에서 가장 가까워 적의 침입이 주로 서문 쪽으로 몰릴 것을 보고 일부러 작게 만든 것이다. 청나라 군대가 쳐들어와서 강화도로 가는 길이 막히자 남한산성으로 피신할 수밖에 없었던 인조는 서문을 통해 삼전도로 나가 청나라에게 항복하고 말았다.
죄인의 신분이 되어 성 밖으로 나가는 인조의 모습이 그려졌다. 우리나라 왕이 다른 나라 왕에게 머리를 조아리는 일은 인조가 처음이었다. 절대 항복하지 말고 끝까지 항전하자는 척화파와 지금은 항복하고 훗날을 도모하자는 주화파 사이에서 인조는 결정을 못하고 갈팡질팡했다. 47일을 버티던 인조는 결국 항복을 결심했다. 인조는 칼바람 부는 눈비탈을 내려와 청나라 황제 홍타이지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청나라 왕은 조선의 왕에게 결사항전의 대가로 세 번 절할 때마다 세 번씩 머리를 땅에 찧는 삼배구고두라는 가혹한 항복을 요구했다. 오랑캐라고 부르던 청나라 왕에게 임금이 무릎을 꿇고 절하는 모습을 지켜본 신하들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 p.26

길을 오르다 숨이 차서 잠시 걸음을 멈추고 아래를 내려다보니 까마득한 계단과 급경사의 내리막길이 보였다. 평평한 길에서 주택가로 이어지는 길은 시대의 언덕길 같았다. 골목길에는 이곳을 지나갔던 사람들의 흔적이 잔주름 같은 무늬로 새겨져 있었다.
1960년대 이후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일자리를 찾아 서울에 올라온 사람들은 청계천 주변에 무허가 판자촌을 짓고 살았다. 당시 박정희 정권과 서울시는 도심 정비를 한다며 경기도 광주 에 이주단지를 조성해서 12만 명이 넘는 사람들을 쫓아냈다. 영장산 남쪽에 있는 태평동 지역은 남한산성 언저리에 나무만 베어놓은, 도로도 상하수도 시설도 전혀 없는 허허벌판 황무지였다. 철거반 트럭에 실려 온 사람들은 새끼줄로 20평씩 구획만 나눈 땅에 버려졌고, 천막을 지어 7~8가구씩 모여 살았다. 굶어죽는 사람들이 하루에도 수십 명씩 생겨났고, 살아 있는 사람들은 남한산성의 칡과 풀뿌리를 캐먹으며 생명을 연장했다.
--- p.62

우리는 언젠가부터 안락한 아파트에 파묻혀 승용차 없이는 집 밖으로 잘 나오지 않게 되었다. 물질에 집착하는 것을 살기 위해서라고들 하지만 그것은 우리의 착각일 수 있다. 하늘에 주인이 없듯이 땅도 원래 주인이 없었다. 내 것이라는 마음 때문에 욕심이 생겨났고, 그것 때문에 바람을 느끼지 못하고 산을 보지 못하게 된 것인지도 모른다.

--- p.155

출판사 리뷰

70년대 우리나라 최초의 신도시 성남은 다른 도시에서는 볼 수 없는 성장의 두 얼굴이 공존하고 있다. 90년대 분당신도시가 생기면서 하늘 위 천당보다 높은 곳이라 불릴 만큼 높은 인기를 끌기도 했고, 지금은 판교 테크노밸리로 또 다른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경제 성장 뒤에 가려진 분당구 외의 수정구, 중원구의 이야기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책의 저자 이다빈 시인은 성남의 역사와 사라져가는 원도시의 모습, 분당신도시, 첨단의 판교신도시까지 걸어 다니며 여행자의 시선으로 그 풍경을 그려냈다.
병자호란의 상흔이 남아 있는 남한산성, 서울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망경암, 왕실 사찰이었던 봉국사는 서울과 가장 가까이 자리 잡고 있으면서 땅의 역사를 면면히 이어가고 있다.
원도시의 20평 집과 골목엔 황무지에서 삶을 일군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직 그대로 있다. 그리고 이들의 일상을 문화공동체로 이끌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있다. 아파트가 들어섰지만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재래시장인 모란시장은 아직도 삶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다.
성남은 계획도시답게 시민들과 공공기관이 협력해서 만들어나가는 모습이 눈에 띈다. 분당신도시에는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의 목마른 감성을 일으키기 위해 마련해 놓은 문화공간과 공원들이 있다. 탄천으로 유입되는 냇물이 많아서 널빤지 다리가 놓였던 판교는 그 이름대로 입주를 희망하는 기업들의 수요가 나날이 늘어나고 있으며, 과거와 미래를 이어가고 있다.
저자는 성남 안의 다른 두 도시를 깊숙이 들여다보다가 서로 대립하는 듯하지만 공존을 모색해 나가는 또 다른 성남을 발견했다. 여행을 마치며 저자는 삶을 좀 더 충만하게 살아가려면 사회가 준비해놓은 틀을 맹목적으로 따라가기보다는 자신의 인생을 창조해 가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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