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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열한 살 꼬마다
- 그런데 요즘 오빠는 비밀 얘기든 뭐든 좀처럼 말을 하지 않는다 - 그 때부터 나는 오빠에게 하려던 모든 얘기를 내 뱃속의 생각에게 하게 되었다 - 오빠와 내가 아직 사이좋은 오누이인지 알 수가 없다 - 어쨌든 지금은 절대로 오빠한테 그런 얘기를 할 수 없다 - 한번은 오빠에게 그런 얘기를 하니까 오빠는 되레 나한테 소리를 버럭 질렀다 - 솔직히 말하면 오늘은 오빠를 아는 체하고 싶지 않았다 - 엄마는 그냥 오빠를 믿고 있을 뿐이다. 대부분의 다른 엄마들처럼 - 얼굴이 달아올라 혼이 났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 오빠는 왜 변했을까? 사춘기가 되면 누구나 다 그럴까? - 털어놓을 것이 있다. 사람들이 알면 모두들 우습다고 할 것이다 - 외롭다는 생각을 하면 안 된다. 그런 생각을 하면 뱃속의 생각이 화를 낼지도 모른다 - 비밀이라는 것은 참 이상하다. 털어놓고 나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된다 - 오빠가 날마다 늦게 들어오는 것도 친구 때문이 아닐까? - 엄마는 언제나 그렇게 말해 왔는데, 사실로 벌어진 일이 그렇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하나? - 요사이 알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유행인가 보다 - 아버지는 엄마에게 울지 말라고 했다. 오빠를 찾아다니지도 말라고 했다 - 이제 우리 오빠는 완전히 가출 학생이 되었다. 우리 오빠가 그렇게 되다니 - 도대체 우리 집이 어떻게 되고 있는 건지 - 나는 오빠가 보고 싶다. 걱정이 되지는 않는다. 무슨 걱정을 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 아버지는 내가 대견하다고 했다. 오빠보다 더 철이 들었다고 - 방금 전화가 왔다. 오빠를 찾았다는 것이다 - 오빠는 그 사이 키가 부쩍 큰 것 같다.오빠도 나한테 그런 말을 했다. 이제 많이 커서 꼬마라 부르면 안 되겠다고 - 나는 오빠가 우리가 알던 그 얼굴로 돌아와 있는지, 아직 돌아오지 않았는지를 살펴보았다 - 아무래도 내가 사춘기에 걸리면 굉장할 것 같다. 오빠한테 보란 듯이 복수를 할 거다 |
蔡仁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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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늦게 돌아다닌다고 엄마는 오빠를 몇 번 야단도 쳐보았다. 그렇지만 오빠는 다른 생각을 하는 사람처럼 무표정했다. 잘못했다거나 다음부터는 안 그러겟다는 말을 할 기회를 주며 엄마는 차근차근 야단을 쳤지만 오빠는 그 야단을 받아들일 마음이 전혀 없는 것이다. 그러면 엄마는 이런 말로 마무리한다. "엄마가 다 너 걱정되어서 하는 얘기잖니." " 이 엄마는 항상 너 잘 되기만 바란다." "너는 우리 집에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야." 하긴, 이런 구석기 시대 같은 말을 들으면 나도 얼굴이 찌푸려지는데 오빠는 오죽할까? 귀를 떼어 버리고 싶은 심정일 것이다. 이런 말들은 우리가 정말 듣기 싫어하는 말인데 어른들은 그걸 모른다.
--- p.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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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빠에게 말했다. 사실은 나도 사춘기에 걸리고 싶다고. 나도 소희처럼 좋아하는 오빠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다른 애들은 좋아하는 남자애들도 있다고. 에이치오티(H.O.T)의 토니를 좋아해 편지도 쓰고 사진도 모은다고 한다. 에이치오티는 눈물이 많다고 한다. 강타라는 오빠는 라면을 끓이면서 익었나 본다고 한올 한올 건져 먹다가 다 먹어 버렸는데, 누가 다 빼앗아 먹어 버린 줄 알고 화장실에 가서 엉엉 울었다고 한다. 그래서 눈물이 많다는 것이다. 에잇, 바보 같은 얘기. 오빠는 이 얘기를 듣고 배꼽을 잡고 웃었다. 책상을 쾅쾅 치며.
아무래도 내가 사춘기에 걸리면 굉장할 것 같다. 오빠한테 보란 듯이 복수를 할 거다. 가출은 절대로 하지 않겠다. 그건 차가 막 다니는 길을 무단횡단하는 거나 똑같다. 난 오빠처럼 하지는 않을 거다. 그냥 편안하게 사춘기를 보낼 거다. 오빠만 못살게 굴며. --- pp.172-17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