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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 부 시간의 발자국
간질간질 / 잠비 / 우양산 / 목발 / 호박 / 시간의 발자국 / 월요병 / 꽃과 꿀벌 / 수양버들 / 프린터 / 가을 하늘 / 몽돌 / 모내기 / 우산 / 물소리 / 개미장 / 참새와 나무 제 2 부 나비 도서관 말씨 / 유리컵 / 돌탑 / 나비 도서관 / 무너진 돌탑 / 마음 좋은 호수 / 선물 / 고춧가루 / 서로서로 / 밤비 / 미안해서 어쩌나 / 가랑비 / 나바라기, 삽사리 / 와이퍼 / 일자리 제 3 부 얼마나 좋을까 미역귀 / 씨가 없으면 / 은행나무 열매 / 페트병 이야기 / 민들레 디딤돌 / 모기 한 마리 / 까치밥 / 물수제비뜨기 / 짝꿍 / 장미 울타리 / 꽃전시회 날 / 비우기 / 얼마나 좋을까 / 갓바위 오르는 길 / 구석 / 해바라기 제 4 부 또 다른 말 천사 그리기 / 카톡 / 건망증 / 잠만 같이 자니까 / 또 다른 말 / 말발 / 아기와 할머니 / 다섯 살과 아흔 살 / 감기 / 꽃 심는 할머니 / 안전지대 / 무얼 먹고 / 할머니와 꽃씨 재미있는 동시 이야기 팡팡 터지는 동심의 시_박방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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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기발랄한 아이들의 심성을 유쾌하고 재미있게 그린 동시집
동심이 가득한 세계로 어린이들을 초대해 온 청개구리 출판사의 동시집 시리즈 [시 읽는 어린이] 108번째 도서 『나비 도서관』이 출간되었다. 오랜 기간 교단에서 아이들과 함께 생활해온 이재순 시인의 신작 동시집이다. 이재순 시인은 1990년 제6회 청구문화제 동시부문에 입상하고, 1991년 월간 『한국시』 동시부문 신인상에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번에 펴내는 『나비 도서관』은 그의 다섯 번째 동시집이다. 해설을 쓴 박방희 시인은 이번 동시집에서 “자연과 일상에서 동심으로 찾아낸 소재를 고도의 함축된 언어로 담아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고 하였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것들도 아이의 천진난만한 눈길이 닿으면 아름다운 시가 된다. 그리고 그러한 작품이야말로 독자들의 가슴에 큰 울림과 감동을 주기 마련이다. 「마음 좋은 호수」「서로서로」「잠만 같이 자니까」「나비 도서관」 등의 작품도 순수한 동심으로 쓰여졌다. 아래의 작품 역시 그러하다. 맨발로 자근자근 소리길 걷는데 발바닥이 간질간질 콧구멍이 간질간질 발바닥이 웃으니 온몸이 웃네 ―「간질간질」 전문 ‘소리길’은 가야산국립공원 아래 팔만대장경을 모신 해인사와 그 아래 홍류동 계곡을 따라 이어진 6km 되는 길을 말한다. 하지만 이 소리길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더라도 위 작품이 주는 감동은 줄어들지 않는다. 몸의 감각이 먼저 이 시를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신체 부위 중에서 가장 간지러움을 많이 타는 곳 중 하나인 발바닥. 누군가 발바닥을 간지럽히는 상상만 하더라도 온몸이 들썩이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간지럼을 특히나 즐기고 자지러지게 웃는 존재는 바로 아이들이다. 몸의 감각을 고스란히 받아들이는 아이들이야말로 맨발로 걷던 중 발바닥이 간지러우니 웃음이 나서 콧구멍이 간질간질해지고, 결국 온몸으로 웃을 수 있지 않을까? 「간질간질」은 단순한 구조와 내용으로 쓰여진 작품이지만 읽는 독자들의 온몸의 감각을 깨우는 작품이다. 「잠비」라는 작품은 가족들이 모두 모인 주말의 오후로 짐작되는 한 풍경을 그렸다. 별일 없이 각자 할 일을 하면서 보내는 평화로운 시간이 펼쳐지다가 어느덧 “멸치 다듬던/엄마 손을 재우고//신문 보던/아빠 눈도 재우고//공부하던/내 머리도 재우”는 ‘잠비’의 나른함이 이 작품을 읽는 독자의 감각까지 휘어잡는다. 『나비 도서관』의 또 다른 특징으로는 말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재순 시인 스스로도 「시인의 말」에서 “말맛을 살려 쓴 동시”라며 언급하였다. 이러한 작품으로는 「잠비」「목발」「모내기」「개미장」「말씨」「말발」 등이 있다. ‘목비’, ‘먼지잼’, ‘개미장’과 같은 낯선 단어를 새롭게 알려주는 작품도 있고, ‘말씨’와 ‘말발’처럼 기존의 익숙했던 단어를 재미있게 풀어 보여주는 작품도 있다. 말맛을 살려 쓴 이러한 작품들은 단순한 재미를 넘어 독자들을 진지한 성찰로 이끌기도 한다. 아래의 「까치밥」도 그러하다. 까치밥은 까치밥 참새가 먹어도 까치밥 까마귀가 먹어도 까치밥 직박구리가 먹어도 까치밥 그냥 둬도 까치밥 ―「까치밥」 전문 흔히 까치밥은 까치를 위해 몇 개 남겨둔 감을 뜻한다. 하지만 이때 ‘까치만을 위한’ 것이라고 오해해서는 안 된다. 사전에서도 “까치 따위의 날짐승”을 위한 것이라고 명시해두고 있다. 하지만 참새, 까마귀, 직박구리가 먹더라도 까치밥은 까치밥이다. 어쩌면 단순하게 보일지도 모를 이 작품을 아이의 마음을 담은 목소리로 읽어 본다면 어떨까? ‘까치밥’을 한 아이가 자기 스스로를 가리키는 비유로 받아들여 보자는 것이다. 그렇게 본다면 내가 무얼 하더라도, 무엇이 되더라도 ‘나는 그저 나다’라고 외치는 한 아이의 목소리가 이 시에서 분명하게 들리며, 그래서 마지막 연에서 “그냥 둬도 까치밥”이라는 시행이 묵직하게 다가오게 된다. 마치 어른과 세상에 대한 항변처럼 들리기도 한다. 여기까지 생각하다 보면 「까치밥」이란 작품이 더 이상 단순하게 다가오지 않는다. 언급한 작품 외에도 시간의 흐름에 대한 진지한 생각이 담긴 「시간의 발자국」, “무엇을 받는 것이/선물인 줄 알았는데//아무 일도 일어나지/않는 날이 선물”이라는 깨달음을 얻는 「선물」, 떨어지는 빗방물과 화자 간의 찰나의 교류를 포착한 「밤비」 등의 작품도 놀랍도록 섬세한 눈으로 그려진 작품들이다. 어린이의 마음을 담은 이 동시집이 독자들에게 선물처럼 다가가기를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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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월간 『한국시』 동시부문 신인상에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재순 시인은 40여 년 동안 초등학교 교사로 아이들과 만나며 꾸준히 동시를 창작해 왔습니다. 퇴직 후에도 쉬지 않은 작품 활동으로 다시 다섯 번째 동시집 『나비 도서관』을 상재하였습니다. 이번 동시집은 무엇보다 자연과 일상에서 동심으로 찾아낸 소재를 고도의 함축된 언어로 담아내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습니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튀밥처럼 팡팡 터지는 동심으로 빚은 작품들로 한층 더 어린이의 마음에 다가간 시집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 박방희 (시인, 아동문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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