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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변화한다
모옌 자전에세이
모옌 저 문현선 역
생각연구소 2012.12.07.
원서
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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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말 | 어떻게 쓰든, 무엇을 쓰든 내 마음대로 회상록

천재 영웅과 입 큰 여학생
닭이 날고 개가 뛰다
탁구공의 운명
유일한 위안
쌍둥이 자매차
살아 있는 것은 모두 변화한다
붉은 태양과 뜨거운 눈물
희망과 절망 사이
결혼, 그리고 참담한 재회
영원한 안녕
인생은 장담할 수 없다
영웅과 미녀의 숨은 이야기
세월

옮긴이의 말 | 작가의 눈에 미친 개혁개방 한 세대의 중국

저자 소개 2

Mo Yan ,莫言,관모예管謨業

중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중국의 윌리엄 포크너, 프란츠 카프카로 불리며 2007년 중국 문학평론가 10명이 선정한 ‘중국 최고의 작가’ 1위로 꼽힌, 중국 현대문학의 거장. 현재 중국작가협회 부주석 겸 베이징사범대학 교수다. 본명은 관모예管謨業. 글로만 뜻을 표할 뿐 ‘입으로 말하지 않는다’는 뜻의 ‘모옌莫言’이라는 필명을 쓴다. 1955년 산둥성 가오미시 둥베이향 다란핑안촌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문화대혁명이 일어나자 학업을 중단하고 고향에서 소와 양을 치다가 열여덟 살에 면화가공 공장에 들어가 노동자로 일했다. 1976년 고향을 떠나 중국 인민해방군
중국 최초의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 중국의 윌리엄 포크너, 프란츠 카프카로 불리며 2007년 중국 문학평론가 10명이 선정한 ‘중국 최고의 작가’ 1위로 꼽힌, 중국 현대문학의 거장. 현재 중국작가협회 부주석 겸 베이징사범대학 교수다.

본명은 관모예管謨業. 글로만 뜻을 표할 뿐 ‘입으로 말하지 않는다’는 뜻의 ‘모옌莫言’이라는 필명을 쓴다. 1955년 산둥성 가오미시 둥베이향 다란핑안촌에서 태어났다. 초등학교 5학년 때 문화대혁명이 일어나자 학업을 중단하고 고향에서 소와 양을 치다가 열여덟 살에 면화가공 공장에 들어가 노동자로 일했다. 1976년 고향을 떠나 중국 인민해방군에 입대했고, 해방군 예술학원 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베이징사범대학 루쉰문학원에서 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1981년 단편 「봄밤에 내리는 소나기」로 등단한 그는 1985년 발표한 「투명한 홍당무」로 문단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1987년 발표한 장편 『홍까오량 가족』으로 큰 반향을 일으켰을 뿐 아니라, 작품의 일부를 장이머우 감독이 영화 「붉은 수수밭」으로 제작해 베를린영화제 황금곰상을 수상하면서 세계적인 작가로 떠올랐다. 2000년 중편 「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가 영화 「행복한 날들」로 제작되면서 모옌과 장이머우 감독은 다시 한번 조우했다.

중국 다자문학상, 이탈리아 노니노 문학상, 홍콩 아시아문학상, 일본 후쿠오카 아시아 문화대상을 수상하고 프랑스 예술문화훈장을 받았다.

주요 작품으로 『사부님은 갈수록 유머러스해진다』 『달빛을 베다』 『개구리』 『티엔탕 마을 마늘종 노래』 『술의 나라』 『풍유비둔』 『탄샹싱』 『사십일포』 『인생은 고달파』 『풀 먹는 가족』 『열세 걸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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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에서 사학과 중어중문학을 복수전공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중국 신화와 중국 문화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세종대, 칭다오농업대학에서 미디어와 스토리텔링, 대중문화 및 문화이론 관련 강의를 주로 맡고 있다. 저서로 『무협』 『삶에서 앎으로 앎에서 삶으로』 『소인경』(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끝에서 두 번째 여자친구』 『다리 위 미친 여자』 『행위예술』 『소녀 화불기』 『소마고』 등이 있다. 이야기공작소 파수의 캐릭터 프로파일러로서 애니메이션 및 드라마 시나리오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인문연구모임 문이원의 상임연구원으로서 동양 고전을 풀어 쓰고 재해석하는 작
이화여대에서 사학과 중어중문학을 복수전공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중국 신화와 중국 문화로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세종대, 칭다오농업대학에서 미디어와 스토리텔링, 대중문화 및 문화이론 관련 강의를 주로 맡고 있다. 저서로 『무협』 『삶에서 앎으로 앎에서 삶으로』 『소인경』(공저)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 『끝에서 두 번째 여자친구』 『다리 위 미친 여자』 『행위예술』 『소녀 화불기』 『소마고』 등이 있다. 이야기공작소 파수의 캐릭터 프로파일러로서 애니메이션 및 드라마 시나리오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인문연구모임 문이원의 상임연구원으로서 동양 고전을 풀어 쓰고 재해석하는 작업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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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12월 07일
쪽수, 무게, 크기
168쪽 | 270g | 138*195*20mm
ISBN13
9788962603934

책 속으로

류 선생님의 별명은 ‘하마(河馬)’였는데, 우리 중에는 하마를 본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자연스레 우리는 입이 큰 두꺼비를 떠올렸고, ‘합마(蛤, 두꺼비)’와 ‘하마’는 발음이 비슷했던 까닭에, 류 하마는 이러구러 ‘류 합마’가 되었다. 내가 그 별명을 지어낸 것도 아닌데, 이런저런 조사 끝에 범인으로 밝혀진 사람은 엉뚱하게도 나였다.
류 합마는 열사의 아들이자 혁명위원회의 부주임이었다. 그런 그에게 별명 따위를 붙이는 것은 큰 죄였다. 결국 나는 학교에서 제적당했다. 학교에 물의를 빚고 소란을 일으켰으니 그건 필연적인 결과였다.
어릴 적부터 나는 재수가 없는 인간이었다. 운이 따르기는커녕 오히려 일을 망치는 재주를 타고난 듯했다. 노골적으 로 잘 보이려 한 행동조차 야속하게도 선생님이 자신을 해치는 일로 받아들이기 일쑤였다. 어머니는 그런 나를 보고 늘 한탄했다.
“이눔아야, 니는 올빼미가 우는 밤에 생겼드나 ?(올빼미가 울면 재수가 없다고 여김-옮긴이) 어찌 이리 운수가 사납노!” --- pp.15-16

자동차가 우리 앞을 스쳐 갈 때마다, 우리는 유리창 너머로 루원리 아버지의 박력 넘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그는 때로 검은 선글라스를 썼고 때론 쓰지 않았다. 그는 때로 흰 장갑을 꼈고 때론 끼지 않았다. 나는 그가 흰 장갑을 끼고 검은 선글라스를 썼을 때의 모습을 가장 좋아했다. 영화 속에서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 등장한 우리 군의 스파이 영웅은 새하얀 장갑과 검은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적군의 고위간부로 위장해 그들의 포격 진지를 조사했다. 그가 새하얀 장갑을 낀 손으로 대포를 어루만지자 손가락 부분에 검은 탄약과 재가 묻어났다. 그러자 그는 마치 판사가 판결을 내리듯 다그쳐 물었다.
“자네들은 대체 대포를 어떻게 보관하는 건가!?”
미군 복장은 정말이지 근사했다. 미군 군복을 입고 새하얀 장갑과 검은 선글라스를 착용한 스파이 영웅은 숨이 멎을 정도로 멋져 보였다. 완전히 끝내주게 멋졌다. 그 영화를 보고 난 뒤, 우리는 아주 오랫동안 그 영웅의 말과 행동을 따라했다.
“자네들은 대체 대포를 어떻게 보관하는 건가!?”
하지만 우리는 흰 장갑을 끼지 못했기에 아무래도 진짜 같은 느낌이 들지 않았다.
‘새하얀 장갑 한 켤레를 얻을 수 있기를!’ --- p.32

그때 나는 벌써 《삼국연의 (三國演義)》, 《홍루몽 (紅樓夢)》, 《서유기 (西遊記)》 등의 고전소설을 다 읽었고, 몇 십 편이나 되는 당시 (唐詩)와 송사 (宋詞)도 외고 있었다. 거기다 볼펜 글씨도 제법 멋들어지게 썼다. 나는 이따금 공장에서 퇴직한 나이든 직원을 대신해 항저우 (杭州) 군대에 근무하는 그의 아들에게 편지를 써 주었다. 편지를 대신 쓰면서 나는 온갖 문언과 입말을 섞어가며 화려하고 멋진 문장을 만들어내려 애썼다. 지금도 그 기억을 떠올리면 귓가가 붉게 달아오른다.
하지만 그 나이든 직원은 많은 사람들 앞에서 곧잘 나를 ‘어린 지식인’이라 부르며 칭찬했다. 나 또한 나를 때를 만나지 못한 불운한 천재로 여기며 넓은 세상에 나가 재능을 펼칠 날을 꿈꿨다. 목화 가공 공장은 분명 내가 오래 머물 곳이 아니었다. 더욱이 떠나온 농촌 마을로 돌아가는 것은 천리마의 재능을 우리 안에 가두는 것이나 다름없는 비극이었다. --- p.51

우리는 먼저 톈안먼 앞에 줄을 서서 사진을 찍은 뒤, 다시 줄을 서서 마오 주석 기념관으로 들어가 고인이 된 마오 주석의 얼굴을 우러러보았다. 나는 수정관 속에 누운 마오 주석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이 년 전 그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처음 듣고 산이 무너지고 땅이 꺼지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던 일을 떠올렸다. 그때 나는 세상에는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과거에 우리는 마오 주석의 죽음을 꿈에서조차 생각해본 적이 없었지만, 그는 죽었다. 당시 우리는 마오 주석이 죽으면 중국은 끝장날 거라고 굳게 믿었더랬다.
그가 죽고 나서 이 년이 지났어도 중국은 끝장나지 않았다. 오히려 점점 더 좋아지고 있었다. 대학은 다시 문을 열어 입시를 치렀고 농촌에서는 지주와 부농들이 억울한 누명을 벗었다. 농가의 살림은 넉넉해져 식량이 늘었으며 생산대의 소들도 살이 오르기 시작했다. 나 같은 사람도 톈안먼 앞에서 사진을 찍고 고인이 된 마오 주석의 얼굴을 직접 볼 수 있게 되지 않았는가. --- p.78

1979 년은 국가적으로든 개인적으로든 내게 무척 중요한 한 해였다. 먼저 2월 17일에 베트남에 대한 방어적 반격 작전이 개시되었다. 이십만 대군이 광시 (廣西)와 윈난 (雲南) 두 방향에서 베트남 국경을 넘어 진격했다. 다음 날 아침, 우리가 아침 식사를 하는데 리청원 (李成文)이 자기 몸을 불살라 적의 보루를 무너뜨리는 영웅적인 행동을 했다는 소식이 방송에서 흘러나왔다.
그는 나와 함께 입대한 전우였다. 내 전우들은 여러 차례 전선으로 나갔고 나는 마음 깊이 그들을 부러워했다. 나에게도 그런 기회가 주어졌으면 싶었다. 전쟁터에 나가 영웅이 되고 어디든 뛰어들어 공을 세우면, 설령 자신이 희생되더라도 부모님께 열사의 명분을 세워줄 수 있었다. 그러면 낳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은혜에 보답하는 것은 물론 가문의 정치적 지위도 바꿀 수 있으리라.
사실 이 생각은 매우 단순하고 유치한 것이지만, 그것이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니었다. 특히 나처럼 정치적 압박을 받으며 자라온 중농 집안의 자식에게 그것은 일종의 왜곡된 자아실현 충동에 가까웠다. 평생 주눅이 들어 남의 눈치나 살피며 사느니 차라리 세상이 떠들썩하도록 큰 공을 세우고 죽는 게 낫다는 것 말이다.
(중략)
그해 6월 말, 나는 지도자에게 집으로 돌아가 결혼식을 올려도 좋다는 승인을 받았다. 그리고 7월 3일, 엄청나게 쏟아지는 빗속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신혼 휴가 기간에 참전했다 돌아온 몇몇 전우를 만났는데 그들은 모두 대단한 공을 세웠고 두 사람은 승진하기까지 했다. 마음속으로 어찌나 부럽던지. 아,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대체 무엇인가? --- pp.99-101

영화 촬영을 개시하기 전에 나는 영화의 주요 스텝을 집으로 초대해 식사를 대접했다. 대머리에다 맨 팔뚝을 드러낸 장이머우, 장원은 모두 햇볕에 그을려 반질반질할 정도로 새까맣게 타 있었다. 오래된 빨간 옷을 걸치고 시골 아낙의 머리 모양을 한 궁리는 얼굴에 분도 바르지 않고 눈썹도 그리지 않은 채였다. 언뜻 볼 때 예쁘기는커녕 영락없는 촌색시 그대로였다. 마을 사람들은 본래 영화의 주연을 맡은 배우는 하늘에서 내려온 것처럼 아름다울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 까닭에 궁리를 보고 모두들 실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십여 년 뒤 그녀가 손짓 하나 발걸음 하나, 때로는 그윽한 눈길만으로도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녹여버리는 고귀하고 우아한 대스타의 반열에 오를 줄 누가 알았겠는가. 그때는 정말 아무도 몰랐다.

--- p.115

출판사 리뷰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환상적 리얼리즘의 대가.
프란츠 카프카, 찰스 디킨스와 비견되는 중국 현대문학의 거장.
베를린영화제 최고작품상에 빛나는 영화 「붉은 수수밭」의 원작자.
2012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모옌이 처음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책에 담다


2012년 10월 11일, 스웨덴 한림원이 노벨문학상 수상자를 발표했다. 주인공은 모옌. 그는 중국국적 작가로는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스웨덴 한림원은 모옌을 수상자로 선정하며 그의 작품세계에 대해 “민간의 토속적인 소재와 역사, 동시대적 사회상을 한 데 엮어내며 환상적 리얼리즘으로 아울렀다”고 평가했다. 판타지와 현실을 오가며 역사적, 정치사회적 관점을 혼합해 새로운 문학세계를 창조한 중국 현대문학의 거장, 모옌. 그는 누구이며, 그의 문학세계는 어떻게 형성된 것일까.

이 책 『모두 변화한다(생각연구소 刊)』는 모옌이 반백 년 인생을 회고한 최초의 자전적 에세이다. 머리말에서 그는 인도의 어느 출판사 편집인의 부탁으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밝혔다. 처음에 그 편집인은 지난 30년 동안 중국이 겪은 변화와 관련해 글을 써 달라고 부탁했다. 자신이 글을 쓰기에는 주제가 거창하다고 판단한 모옌은 거듭 거절했으나, ‘무엇을 쓰든, 어떻게 쓰든 작가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이야기에 집필을 허락한다. 중국의 변화와 자신의 변화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었던 그는 ‘중국’의 이야기 이전에 ‘나’의 이야기를 쓰기로 작정한다. 책은 그렇게 탄생했다.

모옌은 책에서 1979년에서 2008년까지, 개혁개방 30년을 겪은 ‘작가 모옌의 삶’을 추적한다. 책의 주인공이자 화자인 그는 가장 핵심적인 ‘변화’를 가져다준 인생의 사건들을 짚어 내며 삶의 의미와 집필의 기원을 회고한다. 결국 책은 엄혹하고 가난한 시대상 속에서 변해가는 한 인간의 모습을 통해 ‘인간, 사회, 그리고 살아 있는 모든 것은 변화한다’는 메시지를 강렬하게 남긴다.

“한 작가의 작품은 그가 잘 아는 사실과 기억으로 구성된다”
대담한 표현과 우스꽝스러운 묘사, 소설적 장치를 넘나들며 완성한 새로운 형식의 자서전


모옌은 노벨문학상 수상 직후, 어느 일간지와 인터뷰를 통해 “한 작가의 작품은 그가 잘 아는 사실과 기억으로 구성된다”고 말했다. 이 말은 곧 그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려면, 그가 살아온 삶의 궤적을 알아야 한다는 의미일 터다. 모옌은 1955년 산둥 성 가오미 현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초등학교를 중퇴했다. 문화대혁명으로 학업을 포기한 그는 1976년 막 스물을 넘어선 나이에 해방군에 입대한다. 마오쩌둥이 사망하고 문화대혁명은 실질적으로 막을 내린 해였다.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시골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의 이력은 향토적이고 토속적인 근현대 ‘인민’의 일상이 작품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이유를 엿보게 한다. 청소년기에는 목화 가공 공장에서 일하며 『삼국연의』와 『홍루몽』, 『서유기』 등 고전문학을 즐겨 읽는 ‘어린 지식인’으로 문학의 꿈을 키웠지만, 대학 진학은 엄두도 내지 못한다. 그가 생각한 해방구는 다름 아닌 ‘군입대’였는데, 이는 당시의 삶이 얼마나 엄혹하고 비극적이었는지를 느끼게 하는 대목이다. 책에는 작가 모옌이 인민해방군으로 위용을 떨치는 모습 대신 ‘고장 난 소련제 지프’를 타고 베이징에 도착해 대도시의 ‘위풍당당’함에 넋을 잃고 감탄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개혁개방 정책이 공식적으로 선포된 1979년, 모옌은 결혼과 동시에 한 집안의 가장이 된다. 군대에서 교관으로 복무하며 문학에의 꿈을 키우던 그는 1981년 「메마른 하천(枯河)」, 「가을 물결(秋水)」, 「민간음악(民間音樂)」 등의 작품을 발표하면서 마침내 작가의 삶을 시작한다.

『모두 변화한다』는 모옌의 일대기를 다룬다. 하지만 그 형식은 마치 한 편의 소설과 같다. 1인칭주인공 시점으로 서사가 매우 촘촘하며 기승전결이 분명하다. 그러나 완전한 소설은 아니다. 모옌 자신의 이야기를 마치 한편의 드라마처럼 써내려가는 이 책은 ‘재미’ 있는 자서전이다. 중국 내 ‘검열’의 잣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모옌의 재치는 소설과 에세이 분야를 오가며 ‘환상적 리얼리즘’의 대가답게 독자들을 그야말로 ‘환상’과 ‘사실’의 경계에 서게 만든다.

모옌의 삶을 통해 엿보는 근현대 중국 ‘인민’의 역사
정치, 사회적 격변기 속에서 ‘개인의 삶’은 어떻게 변모하는가


“흰 고양이든 검은 고양이든 쥐만 잘 잡으면 된다”는 덩샤오핑의 선언으로 시작된 개혁개방은 중국의 경제뿐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중국의 변화를 이끌어왔다. 그리고 30년, 사람으로 치면 어린아이가 어른이 되어 일가를 이루는 나이에 이른 것이다.

초등학생 시절, 감수성 예민한 십대에 문화대혁명이라는 엄청난 정치적 격변을 겪은 작가의 눈에 비친 개혁개방은 어떤 모습일까. 모옌은 곧바로 개혁개방을 말하지 않고, 아직 문화대혁명의 열기가 뜨겁던 1969년의 어느 가을날 오후로 거슬러 올라간다.
한 소녀가 탁구채를 들고 탁구대 앞에 서 있다. 그녀를 지역 탁구대회 우승자로 만들기 위한 특별훈련이 진행 중이다. 열사의 아들이자 혁명위원회 부주임인 키 작은 류 선생은 군용 야삽처럼 생긴 커다란 탁구채를 들고 그녀와 대결한다. 그리고 며칠 전 그 선생에게 ‘두꺼비’라는 별명을 붙였다는 억울한 죄를 뒤집어쓰고 학교에서 쫓겨난 한 소년이 담벼락 한구석에 기대서서 이들을 지켜본다. 이 모든 것이 변화하기 전, 그러니까 빛바랜 흑백 사진처럼 작가의 기억 속에 뚜렷이 남아 있는 그때 그 시절의 모습이다.
모옌의 이 짧은 비망록 속에는 혁명 간부의 자녀인 루원리와 두꺼비로 불린 입이 큰 류톈광 선생 그리고 루원리를 짝사랑한 빈농의 아들 허즈우가 산둥 평원의 태산처럼 우뚝 서 있다. 작가의 기억 속에서 개혁개방의 삼십 년과 그 변화는 이들의 변화와 맞물린다.

탁구소녀 루원리는 기나긴 인생역정 끝에 류 선생과 재혼해 딸 하나를 낳는다. 이제 그녀는 그 딸을 산둥 마오창 대회에 내보내고 노심초사하는 늙은 어머니로 변해 있다. 고령화 사회로 성큼 진입하는 21세기 중국에서 열사의 아들인 류 선생은 겨우 예순을 넘긴 나이에 세상을 떠난다.

문화대혁명 시절 빈농의 아들로 변변한 돗자리 하나 깔리지 않은 토방에서 성장한 허즈우는 산둥 제일의 도시 칭다오에 하늘 높이 치솟은 마천루를 몇 개씩 소유한 갑부가 되어 있다. 무엇보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학교에서 쫓겨나 학교 안을 기웃대던 천덕꾸러기 소년은 이제 중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가 되어 있다.

변하는 것은 사람뿐이 아니다. 1951년, 소련에서 생산돼 한반도의 전쟁터를 달리던 가즈 자동차 역시 온몸으로 이 무상한 세월의 변화를 겪는다. 60년대와 70년대에 산둥의 시골 마을을 내달리며 여전한 위용을 자랑하던 가즈 자동차, 큰 타이어로 비좁은 다리마저 나는 듯 빠르게 내달리며 마을의 닭과 개를 숱하게 치어 죽이던 그 자동차는 어느 유명한 영화의 마지막 장면 속에서 붉은 고량주를 뒤집어쓴 채 화염에 휩싸여 장렬한 최후를 마친다. 모든 것, 삶의 모든 것이 변화한다. 작가의 첫 작품과 같은 해에 태어난 그의 딸이 이제 세계적인 작가가 된 아버지 곁에서 수행통역자로 활약하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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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하고 잔인한 사회상을 환각적 리얼리즘으로 풀어내며 새로운 문학세계를 창조했다. 스웨덴 한림원, 노벨문학상 선정 이유

자유로운 상상력을 활용해 복잡하고 질펀한 중국 농촌의 삶을 상징적으로 묘사하며 독자들을 작품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뉴욕타임스」

노련하면서도 절묘한 마술적 사실주의 스타일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놀라운 힘을 가지고 있다. 「CNN」

위화, 쑤퉁과 함께 중국 현대문학의 전성기를 이끈 중국의 찰스 디킨스. 그의 작품들은 현실과 환상을 뒤섞으면서 어두운 역사 속에서 탐욕과 부패를 드러내는 일그러진 인간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코노미스트」

지난 30년 동안 공산사회의 사회상을 역사적 서사로 풀어내며 오로지 글쓰기에 헌신한 위대한 작가. 「가디언」

문화대혁명, 산아정책 등을 소재로 한 그의 작품은 의심할여지 없이 사회비판적이다. 「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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