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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번째 봄의 병아리 7
솜사탕과 넥타이 61 카나리아는 운다 113 장식보다, 불빛보다 165 하늘에 별은 없어 215 잡고 싶은 손은 265 |
Hiromi Mizuki,みずき ひろみ,水生 大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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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야마다노무사사무소는 이제 막 입사한 나를 포함해 네 명이 일하는 작은 사무소다. 야마다 소장은 쉰 살 정도로, 세무사 자격증을 지닌 아내 모토코 씨와 함께 사무소를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오늘은 두 사람 다 외근이다. 사회보험노무사, 통칭 노무사는 노동 및 사회보험 전문가로 간략히 말하면 회사의 총무 업무를 거드는 직업이다.
--- p.10-11 “아주 잘하네, 병아리 씨. 당당한 노무사 같았어. 전혀 신입 같지 않더라.” 니와 씨가 놀렸다. 니와 씨는 소장보다 조금 연하로 사십대 중반이다. “병아리가 아니라 히나코예요. 아사쿠라 히나코. 파견사원이었다고는 해도 지금까지 줄곧 총무, 노무, 인사 업무를 담당했거든요.” --- p.11-12 그래도 이렇게 바쁜 일상이 좋다. 고용된 몸이라고는 해도 내가 딴 자격증으로 나의 담당 분야에서 일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년까지는 무슨 일을 해도 “거기 직원” 아니면 “그쪽 여자”로 취급되기 일쑤였고, 거래처에서는 내 이름도 외워주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도움이 되었다는 말을 듣고 감사하다는 인사도 받는다. --- p.15 후나토 씨가 매달리듯 바라보고 있는 아이카와 과장을 히오키 씨가 노려봤다. “자진 퇴사지. 태도를 지적하니까 본인이 욱해서 회사에 오지 않은 게 아닌가.” “해고라고 한 사람은 그쪽이잖아요! 몸이 좋지 않아서 출근을 못 한 거지. 급여도 안 주고, 이래선 곤란해요!” “급여를 주지 않았다니 이게 무슨 소린가요?” 나도 모르게 끼어들었다. 아이카와 과장이 허리를 숙이며 말한다. “그게 아닙니다. 아사쿠라 선생님, 좀 도와주십시오.” --- p.25 “종업원을 그만두게 하고 싶다고요?” 평범하지 않은 내용이라 되묻고 말았다. 건너편 자리의 니와 씨가 고개를 들었다. 입가가 아래로 내려가 있다. 그만두게 하고 싶은 사람은 아르바이트생이라고 했다. 야시키 코퍼레이션에서 일하는 사람들 중에는 정규직, 계약직보다 전일제 및 시간제 아르바이트가 더 많다. 야마다노무사사무소에서 작업을 맡고 있는 것은 손이 많이 가는 정규직이나 계약직뿐이었다. 아르바이트는 시급 계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자기들이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 p.76-77 “결혼하는 여자가 없어.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도 마찬가지야. 바빠서 애인을 만들 시간이 없어요. 게다가 현실적인 문제로 우리가 하는 개발 업무는 1년이나 쉬면 지식수준이 시대에 뒤처져 쓸 수가 없다고. 이 업계는 계속 새로운 게 나오니까. 변화도 하지. 정보를 계속 흡수하지 않으면 곧 퇴물이야. 납품 기한을 맞추려고 잔업을 하는 경우도 일상다반사고. 아이를 키우면서 일하는 건 힘들지.” 요코제키 씨가 태연하게 말했다. “힘들다니, 그럼 그만두게 한다는 말인가요?” “그만두게 하고 싶은 건 아니야. 내가 직접 면접 보고 뽑은 우수한 인재들이라고. 하지만 스스로 나가는 거야. 그야 그럴 만도 하지. 힘든 일이고 아이를 우선으로 생각하고 싶은 것도 당연하니까. 어쩔 수 없어.” “지금까지 그랬습니까?” “아이를 키우는 사람? 전혀 없었어. 결혼을 하면 다 그만뒀으니까.” --- p.122 점심시간이 되었지만 첫날부터 실망을 시켰다는 생각에 식욕이 없다. 그래도 사람들을 따라 꼭대기에 있는 사원식당에 갔다. 꼭대기라고 해봤자 7층이라 밖으로 보이는 것은 빌딩뿐이었다. 이렇게 빌딩이 많고 저기에 다 회사가 들어가 있는데 나를 정규직으로 고용해주는 곳은 없다. --- p.172 “수입증명서를 제 서랍에 넣은 이유요. 제가 괜한 짓을 했기 때문인가요? 아니면 남자친구를 믿고 싶다고 얘기했기 때문인가요?” 혼다 씨가 의아한 표정으로 눈을 깜빡였다. 눈물은 완전히 말라 있었다. “아니, 무슨 그런 대단한 얘기를 하지? 서류를 다루던 사람이 깜빡하고 잊어버렸다, 그게 가장 자연스럽지 않나. 애당초 당신은 우리와는 다르니까.” “다르다니?” “파견직이잖아. 계속 있을 것도 아니고.” --- p.207 내가 생각해도 너무 단순하다. 하지만 일의 보람이란 사실은 단순할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기쁘게 하고, 그 일로 감사를 받는 것. 얼마 전 호소미 부장이 내게 물었던 목표와 보람. 그게 답일지도 모른다. --- p.3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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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쿠라 히나코는 취업에 실패해 파견직으로 여러 회사를 전전한다. 근무처에서는 정규직과는 다르다는 취급을 받고, 파견지를 소개해주는 파견회사의 영업자에게는 군말 없이 고개를 숙여야 한다. 스스로 일자리를 쟁취해야 한다는 생각에 본인만의 무기를 찾아보기로 한 히나코는 총무 경력을 살려 ‘사회보험노무사’ 자격증을 취득하고, 본격적인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기업의 노동보험 및 사회보험 전반과 관련된 노무 관련 법률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업인 만큼 클라이언트인 기업의 의뢰를 우선시하지만, 막상 히나코에게 직면해온 것은 더욱 현실적인 노동문제들이다. 직장 내 괴롭힘, 육아휴직, 산재, 부당해고…… 이제 막 첫발을 뗀 햇병아리 사회보험노무사 히나코가 현실적이고도 미스터리한 사건사고들을 해결해나가는 연작단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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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아리(히요코)가 아니라 히나코입니다!”
임대빌딩 한구석에 자리한 조촐한 사무실, 직원은 달랑 넷…… 비전도 목표도 그닥 없어 보이는 야마다노무사사무소 입성! 대학 졸업 후 정규직 취업에 실패해 파견사원으로 여러 회사를 전전하던 아사쿠라 히나코. 허드렛일 담당, 정규직과는 다른 존재, 이름이 아닌 “거기 직원” 혹은 “그쪽 여자”로 취급받기 일쑤였던 아사쿠라 히나코는 어느 날 나만의 무기를 찾아보자고, 앞으로는 내 손으로 일을 선택하겠다고 결심한다. 총무로 일했던 경력을 살려 3년간의 피나는 노력 끝에 사회보험노무사 자격증을 취득하지만, 자격증 취득만 하면 앞길이 쭉 뻗어 있을 것만 같았던 상상이 무색하게 겨우 본인을 포함해 네 명의 직원이 일하는 야마다노무사사무소에 간신히 입성하게 된다. 신입사원으로서의 기분은 느껴볼 새도 없이 곧바로 업무에 투입되어 매일 클라이언트인 기업들의 노동문제 상담에 응대하고, 업무를 처리하기 위한 외근이 이어진다. 그래도 파견직원인 시절보다 바쁜 일상에 만족하며 업무를 처리해나가지만 책으로 공부해왔던 것과는 다른 현실적인 문제가 히나코를 덮친다. 한 퇴사자가 부당해고를 당했다며 찾아왔는데, 회사의 야근시간 조작 문제까지 얽혀 있던 것. 경영 악화를 핑계로 이루어진 회사의 야근시간 조작을 약점 잡아 자진퇴사를 부당해고로 처리해달라는 이 문제를 히나코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신참 노무사 히나코(26세, 돈 없음)가 종횡무진 현장을 누비며 해결하는 여섯 가지 사건들! 히나코가 마주하게 된 사건들은 단순한 노사 간의 의견 차이처럼 보이지만 한 꺼풀 벗겨내면 직장 내 괴롭힘, 여성 직원의 출산 문제, 연장근로시간 조작 등 다른 실상이 보이는 문제들이다. SNS에 비난 게시물을 올린 종업원을 알아내 해고하고자 하는 프랜차이즈 선술집, 정보력에서 뒤처지기 때문에 육아휴직은 가당치도 않다고 말하는 IT기업의 대표, 보험업무 처리 중 윗사람의 서류가 사라지자 파견직부터 의심하는 정직원, 부하 직원에게 열정을 강요하고 모욕하는 상사, 연장근로수당이 늘어날 것을 염려하여 고정수당을 지급하는 의류제조회사 등…… 우리가 일하고 있는 지금 사회의 모습을 담아내고 있기에 그만큼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고, 현실만큼 복잡하다. 그러나 의욕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이런 현실적인 노동문제 앞에서 히나코는 고군분투하며 어느덧 사회보험노무사로서 성장해간다. 사회생활을 하면 한 번쯤 마주쳐야 하는 현실적인 노동문제를 하나씩 주제로 삼아 이런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다니. 경제소설의 또 다른 문이 열린 듯하다. 주인공은 때론 실패하고 때론 성공한다. (...) 그 이야기에 기꺼이 동행하고 싶어지는 마음이 드는 작품이다. 그녀가 병아리의 틀을 벗고 성숙한 사회보험노무사가 되는 길에 동참하고 싶다. _민경욱(번역가) “일의 보람이란 사실은 단순할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기쁘게 하고, 그 일로 감사를 받는 것.” 사회보험노무사인 히나코가 해결해나가는 일은 노동문제인 동시에 우리가 ‘일하는 인간’으로서 서로를 이해하는 법과 그를 통해 한 발자국 앞으로 더 나아가는 일이다. 파견직으로 일하며 겪었던 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무기로서 사회보험노무사라는 자격증을 선택하지만, 어느새 히나코에게 이 자격증은 무기가 아니라 여러 가지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더 귀를 기울일 수 있는 도구가 된다. 사려 깊은 성격으로 과하게 몰두하는 탓에 사무소의 야마다 소장으로부터 “우리는 어디까지나 조언을 하는 사람”이라는 충고를 듣기도 하고, 의욕에 앞선 탓에 클라이언트를 잃기도 하며, 과거의 실수에 겁먹고 또다시 실수할까 두려워하기도 하지만 업무가 거듭될수록 일의 기쁨을 느껴간다. 현실적인 노동문제를 담은 업무 미스터리라는 장르 내에 사회초년생의 성장분투기를 담은 『병아리 사회보험노무사 히나코』는 사회초년생에게, 그리고 한 번이라도 불합리한 처우를 겪었던 직장인에게, 앞으로도 일을 하면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우리들에게 보내는 위로와도 같은 이야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