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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언젠가 화성에 가겠지만
김강
아시아 2020.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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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소설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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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병호가 오는 날
A리그
그대, 잘 가라
밴타블랙 99.695%
알로하의 밤
잘 자, 병철
호모XY
우리 아빠
아라히임

해설│아나키스트의 출현과 작동하는 권력의 해체를 향한 사유_홍기돈
작가의 말

저자 소개 1

2017년 심훈 문학상 소설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우리 언젠가 화성에 가겠지만』 『소비노동조합』 『착하다는 말 내게 하지마』, 장편소설 『그래스프 리플렉스』, 청소년 소설 『블라블라블라』, 공동소설집 『여행시절』 『당신의 가장 중심』 『소방관을 부탁해』 『작은 것들』 『쇼팽을 읽다』 『끌어안는 소설』 등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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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330g | 146*206*14mm
ISBN13
9791156624462

책 속으로

지금 선생님께서 번거로움을 무릅쓰고 동참해주시고 있는 사업은 20년 전부터 시작된 국가사업인 ‘우리 가족’ 사업 중 ‘우리 아빠’ 사업에 해당합니다. 21세기에 들어와서 우리나라는 생산 인구의 감소, 노인 인구의 증가, 출산율의 저하라는 현실에 부딪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전 세계적인 일이었습니다만, 우리나라와 같이 천연자원이 부족하여 젊고 활동적인 인재를 중심으로 유지되어온 나라의 경우 그 충격이 훨씬 강했습니다. 선생님께서 아시는 바와 같이 외국인 노동자의 수입, 국제결혼의 장려, 로봇 등의 기술 발전으로 이를 극복하려 했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한 사회 문화적인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았습니다. 이런 배경 속에 2030년 세계 최초로 ‘우리 가족’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우리 아빠」 중에서

뭐? 동의 없이 지문 채취했다고? 불법적인 주거침입이라고? 그건 나중에 변호사한테 이야기해. 지금까지 20년 이 짓을 해오면서 이런 게 문제가 된 적은 한 번도 없었어. 왠지 알아? 구치소에서 몇 밤 자고 나면 정신이 하나도 없어지거든. 그리고 계속 입을 다물려면 다물어봐. 굳이 네 녀석이 말하지 않아도 여기 다 있으니까.
--- 「밴타블랙 99.695%」 중에서

300년 전 이곳에 흘러들어온 조상님이 큰 죄를 지은 것도 아니고. 단지 풍랑을 만났을 뿐인데. 아니, 따지고 보면 이곳 누구의 조상이든, 모두들 이곳에 흘러들어온 사람들인데. 수천, 수만 년 전이냐 삼백 년 전이냐 작년이냐의 문제일 뿐.
--- 「알로하의 밤」 중에서

아무도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가끔 병철과 비슷한 차림의 사람들이 다가와 말을 걸기도 했지만 병철이 기다리던 사람은 아닌 것 같았습니다. 몇 마디 나누지 않고 자리를 떴거나, 병철이 성의껏 대답하지 않았거든요. 애초에 약속이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 「잘 자, 병철」 중에서

남자가 없어진다고 해서 인류가 멸망하는 것은 아니죠. 남녀 비율이 1대 1이 안 된다고 투덜대는 건 늙은 남자 아나운서와 늙어가고 있는 남자 패널들로 가득 찬 남성 채널의 몫이죠. 나머지는? 나머지는 우리 여성들이 모두 장악했으니까요.
--- 「호모 XY」 중에서

귀 종족을 무어라 부를 것인지에 대한 우리의 결론은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자’였습니다. 귀 종족에 대해서 충분히 알고 이해할 때까지, 귀 종족이 우리에게 적대적인 행위를 하지 않는 한 우리는 귀 종족을 ‘누구’라 부르기로 했습니다. 지금부터 귀 종족을 ‘누구’라 부르겠습니다.

--- 「아라히임」 중에서

출판사 리뷰

세계와 정면으로 대결하는 아나키스트의 출현
심훈문학상 수상작가 김강의 첫 번째 소설집

단편소설 「우리 아빠」로 제21회 심훈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강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심사 당시 “발랄한 상상력에 현실의 질감을 부여하는 데 성공”하였다는(구모룡?홍기돈 문학평론가, 방현석 소설가) 평을 받은 「우리 아빠」를 포함하여 모두 9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우리 언젠가 화성에 가겠지만』이라는 소설집의 제목은 ‘화성 개척단’에 지원하는 주인공의 이야기를 담은 수록작 「그대, 잘 가라」에 나오는 문장을 변용하여 가져왔다. 작품집에 수록된 다수의 작품들은 근미래를 배경으로 다채로운 상상력을 선보이면서도 지금 이 순간 한국에서 발붙이고 사는 사람들의 내면을 선명하게 담아냈다. 우주로 날아가는 이벤트가 그리 낯설지 않은 시대에도 사람들은 한없이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며 갈등하고 좌절한다. 독자들은 이 작품집에 수록된 소설들을 읽어나가며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우리 언젠가 화성에 가겠지만’이라는 문장 뒤에 올 수 있을 많은 예문들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발랄한 상상력에 현실의 질감을 부여한다
“미국의 한 기업이 칠 년 후에 화성에 사람을 보낸다네. 200명이나. 개척자로.”


「병호가 오는 날」은 수록작들 중 가장 일상적인 풍경들로 이루어져 있다. 겉으로 드러난 이야기는 우연히 만나 한 집에 살게 된 두 노인이 자신들을 부모라고 부르며 찾아오는 ‘병호’와 대안 가족을 이루게 된다는 내용이지만 가만히 들여다볼수록 발견하게 되는 다른 진실이 있다. 노년 세대에 대한 관심은 「A리그」로도 이어진다.

「A리그」는 노인 인구가 급등한 시대에 노년 세대를 위해 새롭게 출범한 프로 야구리그를 둘러싼 인물들의 사연을 그리고 있다. 인생의 막바지에 이르러서 다시금 성취되는 것들, 혹은 잊고 있었던 감정이 다시 싹트는 것을 발견하는 순간을 김강 작가의 방식으로 풀어냈다. 점점 노령화되어가는 사회에서는 또 다른 관점으로도 바라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대, 잘 가라」는 ‘성진’이 미국의 한 기업에서 화석 개척단을 뽑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화성에 가고 싶은 욕망을 품는 데서 시작한다. 지구에서는 디자이너로 살아온 ‘성진’은 과연 어떤 명목으로 개척단에 발탁될 수 있을까? ‘성진’은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는 것에 몰두하면서 꿈을 향해서는 한 걸음씩 착실히 나아가지만 그때마다 가족들과는 멀어지게 된다.

권력과 기득권자를 향한 비판적 사유를 펼치는 작가
“올해 초 정부에서 발표한 ‘지나온 20년, 다가올 100년의 계획’에는
인구수를 유지, 증가시키는 것이 국정 제일의 과제로 들어 있었다.”

「밴타블랙 99.695%」에서는 정치테러를 감행하는 ‘K’가 등장한다. 싱겁게 붙잡히고 말지만 끝끝내 침묵함으로써 그의 궁극적 목표가 무엇이었는지는 명쾌하게 드러나지 않는다. “지긋지긋한 반복을,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정체를, 정화되지 못하는 것들을 위해서”라고 짐작해볼 수는 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는 도저히 변화 가능성을 탐색할 수 없으니, 이제 남은 것은 아나키즘의 방식밖에 없다는 전언”이다. “아나키스트의 자리에서 권력을 파악하는 작가의 시선”(홍기돈, 해설)은 다른 소설에서도 드러난다.

「알로하의 밤」은 ‘알로하’라는 특이한 성씨를 가진 동명이인들의 모임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냈다. 그저 성씨가 ‘알’이라는 이유로 겪는 차별과 오해들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적인 시각들을 보여준다. 「잘 자, 병철」은 역 대합실에서 살아가는 노숙자 ‘병철’의 하루를 그리고 있다. 그야말로 하루하루를 생존하는 것에 급급해 보이는 삶이지만 “권력 구조 바깥으로 이탈하여 그에 맞서는 병철의 면모 및 방식은 아나키즘에 접근해 있다“(홍기돈, 해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호모XY」에서는 간이식을 받고자 한 번도 돌본 적 없는 자식들을 모두 한자리에 소환하는 남성이 등장한다. 자식 셋 중 한 명이 자신을 위해 간을 기증할 것을 기대하며 긴 편지를 쓰고 하룻밤의 여행에 초대한다. 거액의 재산까지 내걸었지만 선뜻 나서는 이는 없고 그가 자기합리화의 말을 늘어놓으며 원하는 희생은 공허하기만 하다.

「우리 아빠」에서는 국가가 정책적으로 나서서 ‘우리 아빠’의 정자와 ‘우리 엄마’의 난자를 수정하여 생산한 ‘우리 아이’를 사회에 편입시킨다. 과학과 기술이 발달하여 인류의 삶이 또 다른 차원으로 돌입할 때에 인간은, 인간이 만들어놓은 제도들은 그에 잘 부합할 수 있을까? 국가권력은 계급재생산에 어떠한 방식으로 관여하고 있는가. 「우리 아빠」는 이에 대한 나름의 탐구를 보여준다. 「아라히임」은 두 통의 편지로 구성되어 있다. 한 통은 대한민국 제29대 대통령이 지구를 찾은 외계인을 향해 보낸 편지이고 다른 한 통은 첫 번째 편지에 대한 답장이다. 외계생명체에 대한 소설은 다양한 방식으로 있어왔다. 「아라히임」은 그런 작품들을 계승하고 또 반박하면서 김강 작가만의 새로운 시각을 만들어낸다.

김강의 작품은 사회에서 배제된 인물들을 감싸 안고 인간관계의 의미를 파악하는 작품들에서부터 권력에 대한 비판적 사유가 펼쳐지는 작품들로까지 나아간다. 이 지점에서 독자들은 김강이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와 대결하며 소설 속에 담아내고자 하는 바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김강이 그려낼 세계가 기대되는 이유다.

추천평

제21회 심훈문학상 당선작인 김강의 「우리 아빠」는 발랄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인구 감소로 인하여 국가가 정책적으로 나서서 2030년부터 ‘우리 아빠’의 정자와 ‘우리 엄마’의 난자를 수정하여 ‘우리 아이’를 생산해 사회에 편입시킨다는 상상은 다소 엉뚱할 수도 있다. 그렇지만 국가권력이 생명을 관리하면서 벌어지는 문제는 현재 철학계에서 ‘생명정치’란 이름으로 대두해 있을 정도로 중요한 문제이며, 작가는 국가권력의 작동과 계급 재생산의 방식을 매끄럽게 결합시킴으로써 발랄한 상상력에 현실의 질감을 부여하는 데 성공하였다. - 구모룡 (문학평론가)
김강은 아나키스트의 자리에서 권력의 작동 구조를 파악한다. 나름의 사상으로 무장하고 기존 체제를 낡은 것으로 규정, 이와 선 굵은 대결을 펼치는 작가가 김강이라는 것이다. 대다수 신진작가들이 일상사의 세목 가운데 입지점을 마련해 나가는 현실을 염두에 둔다면, 이는 그들과 변별되는 김강만의 커다란 미덕이라 할 수 있다. - 홍기돈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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