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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주변의 수많은 소리를 모아
일상의 경쾌한 리듬을 찾아주는 음악 동시집!! 동심이 가득한 세계로 어린이들을 초대해 온 청개구리 출판사의 동시집 시리즈 [시 읽는 어린이] 114번째 도서 『얼룩말 피아노』가 출간되었다. 2002년 새벗문학상에 동시가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오지연 시인의 세 번째 동시집이다. 독특하게도 『얼룩말 피아노』는 ‘음악 동시집’이라 부제를 달 만한 작품집이다. 이런 시도가 흔하지 않을 뿐더러, 약 12년의 시간 동안 차곡차곡 쌓은 작품들을 모았다는 시인의 고백을 들어보면 더욱더 호기심이 차오른다. 하지만 혹시라도 ‘음악’이 어렵고 그래서 ‘음악 동시’는 더 어렵게 느껴진다는 독자들이 있을지 모르니 아래의 「아침」이란 시를 함께 읽어 보자. 탁 탁 탁 탁 도마 치는 소리 쉬익 쉬이익―! 밥 익는 소리 재즐 재즐 나무 위 새소리 빵 빠아앙―! 골목길 차 소리 세―탁 세에―탁! 세탁소 아저씨 소리 잠든 동네를 깨우는 싱그런 노랫소리 ―「아침」 전문 우리는 흔히 ‘음악’ 하면 연주회장에 숨죽이고 앉아 듣는 클래식만을 떠올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시인은 “음악은 연주회장이나 음반 속에만 있는 게 아니라, 우리 생활 속에 늘 녹아 있다”고 강조한다. 시인의 말에 따르면 동시 「아침」에서 “도마 치는 소리” “새소리” “차 소리” “세탁소 아저씨 소리”는 모두 하나의 노랫소리이며, 이 모든 소리들이 하모니가 되어 우리의 일상을 채우는 음악이 되는 것이다. 시인은 독자들이 “일상 속에서도 자신만의 소중하고 긍정적인 리듬”을 찾길 바란다. 이는 자신만의 음악이 되어 삶을 빛나게 해줄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아침」처럼 시인이 평범한 일상의 한 장면에서도 노래와 음악을 발견한 작품으로는 「도레미송」「천둥 교향곡」「책가방 기차」「둥글레」「콩나물국」「빗방울 연주회」「가을밤」「늦가을」「당당한 파」「귀벌레」 등이 있다. 음악으로 풍성하게 채워진 삶은 얼마나 아름다울지 그려보면서 낭송하면 좋을 만한 작품들이다. 세상은 수많은 음악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 마음속에도 다양한 음악이 있다. 아이들의 마음속은 아마 총천연색 음악으로 가득할 것이다. 시시각각으로 바뀌는 햇살 색깔일 것이다. 이 새로운 동시집에 실린 음악은 객관적인 명칭으로 불리는 음악이 아니라 지극히 주관적인 마음의 색깔이라 할 수도 있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새롭게 깨달으며 발견하는 특별하고 소중한 소리 말이다. 이를 담으려 애쓰다 보니 음악과 문학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개성 있는 동시집이 되었다. 시인은 또한 사물과 풍경의 모습을 거대한 자연의 연주로 보여주는 작품도 다수 창작하였다. 시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자연 속에 담긴 악기”들인 셈이다. 「개나리 플루트」「봄, 플루트」「얼룩말 피아노」「기저귀 건반」「리듬」「은행나무 트럼펫」「바람이 불면」「가랑잎 바이올린」 등이 그러한 작품들인데, 이중 표제작이기도 한 「얼룩말 피아노」를 읽어보자. 또그닥 또그닥 얼룩말 한 마리 지나간다 따가닥 따가닥 얼룩말 서너 마리 뛰어간다 드르르 드르르르르 얼룩말 무리 달려간다 땅이 울린다 검은 줄무늬가 꿈틀거린다 출렁거리며 물결친다 가만히 귀 기울이면 발굽 소리 사이로 거친 숨소리 부드러운 바람소리 어느새 푸른 들판이 일어나 함께 달린다. ―「얼룩말 피아노」 전문 한 마리의 얼룩말이 “또그닥 또그닥” 작은 소리를 내며 지나간다. 그 뒤 서너 마리가 “따가닥 따가닥” 아까보다는 좀더 큰 소리를 내며 뛰어가고, 이번엔 얼룩말 무리가 “드르르 드르르르르”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달려간다. 앞의 3연까지만 읽어도 시인이 세심하게 선택한 단어들의 변화를 통해 점차 웅장해지는 연주처럼 들리는 걸 느낄 수 있다. 흰색과 검은색으로 이루어진 얼룩말은 ‘피아노’를 연상시킨다. “거친” 얼룩말 피아노 연주에 뒤이어 나올 “푸른 들판”은 아마도 “부드러운” 연주가 될 모양이다. 과연 어떤 음악일지 궁금하다. 이외에도 「음표 ♪」「악보 연주」「푸른 음표」「점점 크게 점점 작게」「숨표」「피아노 속 코끼리」「담쟁이 음악회」「신 나는 도돌이표」 등은 악보를 생동감 있게 그려내거나, 음악 기호(용어)를 재미있게 담아내어 독특하게 읽히는 작품들이다. 「연주회」「강아지 피아노」「학예회 날」「되새김질하는 말」「지휘자」 등은 실제로 음악을 하는 장면을 그려내어 독자들의 공감을 자아내고 있다. 음악과 동시가 어우러진 『얼룩말 피아노』를 통해 독자들의 일상이 경쾌하고 즐거워지길 바란다. 저는 아침에 일어나면 젤 먼저 음악을 틀고, 잘 때도 음악을 들으며 잠을 청해요. 그리고 잔잔한 일상 속에서 수시로 음악을 발견해요. 음악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인생의 크고 작은 기쁨은 음악에서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아요. 음악이 주는 기쁨과 위안을 동시로 함께 나누고 싶어요. 음악과 시, 그림이 어우러지는 이 동시집이 조금은 새롭고 신선하게 다가간다면 참 기쁠 거예요. 음악 동시를 쓰면서 제 생활이 점점 더 밝아지고 행복해졌어요. 여러분도 가만히 주위를 둘러보고 생활 속에서 나만의 음악을 발견해 보세요. 분명 하루하루가 반짝이고 특별하게 느껴질 거예요. ─시인의 말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