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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령Ⅱ
제 2 부 제6장 ~ 제9장 제 3 부 제1장 ~ 제8장 『악령』을 찾아서 |
Fyodor Mikhailovich Dostoevsk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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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한마디씩 중구난방일 때 절름발이 교사가 나섰다. 발언 내내 냉소적인 미소를 짓고 있었기에 그의 말이 진담인지 농담인지 분간하기 어려웠다.
“제가 한마디 하겠습니다. 나는 그가 쓴 책의 내용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는 최종 결론으로서 인류를 서로 평등하지 않은 두 부류로 나누기를 제안하고 있습니다. 그중 10분의 1이 무한한 자유를 누리면서 나머지 10분의 9에 대해 무한한 힘을 행사합니다. 10분의 9의 인류는 모든 인격을 상실하고 말하자면 양 떼처럼 됩니다. 그리고 그 무한한 복종을 통해 마치 에덴동산에 사는 것처럼 원초적 순수성을 지닌 존재로 재탄생합니다.” --- p.50 “하하, 들어봐요. 나는 이미 그들을 다 파악했어요. 어린애처럼 신과 요람을 비웃는 그 교사는 이미 우리 편이에요. 돈 때문에 자신보다 무식한 사람을 살해한 지식인 범죄자를 변호하는 변호사도 우리 편이죠.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 모으려고 농부를 살해한 초등학교 학생들도 우리 편입니다. 범죄자들을 옹호하는 배심원들은 무조건 우리 편이에요. 자신이 진보적이 아닐까봐 겁을 내는 검사들은 모두 우리 편이에요. 관료들, 문인들 중에도 정말, 너무너무 많아요. 다만 그들 자신은 자신들이 우리 편이라는 걸 모르고 있을 뿐이지요. 게다가 어린 학생들과 바보들은 절대적으로 우리에게 복종해요. 아시겠어요? 아주 별것 아닌 작은 이념 하나로도 얼마나 많은 것을 거머쥘 수 있는지 아시겠냐고요?” --- p.66 바로 그 순간 나무 뒤에서 톨카첸코가 그를 덮쳤고 에르켈이 그의 팔꿈치를 잡았으며 리푸틴이 앞에서 달려들었다. 세 명은 일거에 그를 바닥에 넘어뜨린 후 땅바닥에 짓눌렀다. 바로 그 순간 표트르가 권총을 들고 나섰다. 순간 샤토프는 고개를 돌리고 그의 얼굴을 보았다. 표트르는 총구를 그의 이마에 바싹 대고 방아쇠를 당겼다. 샤토프는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표트르는 재빨리 그의 주머니를 뒤졌다. 하찮은 종이쪽지들이 몇 장 나왔지만 그는 그것들을 무슨 중요한 물건이라도 되는 듯 주머니에 넣었다. 모두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표트르는 모두들 멍하니 넋을 잃고 있는 것을 보고 고함을 질렀다. 그러자 톨카첸코와 에르켈은 미리 동굴 속에 준비해둔 돌덩이 두 개를 가져왔다. 돌덩이에는 단단한 밧줄이 매여 있었다. 표트르가 돌을 시체의 발에 묶었다. --- p.192 정오까지 집에 틀어박혀 있던 그는 갑자기 자리를 털고 일어나 경찰서로 달려갔다. 사람들 말에 의하면 무릎을 꿇은 채 경찰서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그는 흐느끼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고 마룻바닥에 입을 맞추었다. 그리고 자신은 앞에 있는 나리들의 신발에 입을 맞출 자격도 없는 놈이라고 떠벌렸다. 경찰들은 그를 진정시킨 후 세 시간에 걸쳐 진술을 들었다. --- p.23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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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과 오답이 뒤엉키는 격변의 시대 웃으며 다가오는 악마들을 경계하라
19세기 러시아, 격변에 휩쓸리는 사상가들 그때의 비명은 우리에게 무엇을 말해주는가 19세기 중후반, 러시아는 격변기를 지나고 있었고, 1869년에는 특히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다. 급진주의 운동가인 세르게이 네차예프가 자신과 노선을 달리했다는 이유로 동지 이반 이바노프를 죽이기로 한 것이었다. 수법은 단순했다. 동료 네 명과 함께 이바노프를 생포한 뒤, 관자놀이에 총알을 박아 넣고 시신은 연못에 던져 유기한다. 살인은 네차예프의 계획대로 이루어졌으나, 인간의 양심은 계획에 없었던 게 틀림없다. 경찰에 체포된 동료가 죄를 자백하여 이 충격적인 사건이 러시아 사회에 낱낱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동시대 소설가 도스토예프스키가 이 사건의 중요성을 모를 리 없었다. 인간의 악마적 본성을 탐구하던 그는 네차예프 사건에 관해서도 글을 쓰는데, 원래 정치적 팸플릿에 그칠 뻔했던 이 글은 점점 살이 붙어 『악령』이라는 명작 소설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렇듯 당대의 혼란에 발을 딛었기 때문일까? 『악령』은 마치 격변기 러시아를 박제해둔 진열장인 듯 우리에게 생생한 군상들을 보여준다.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혁명의 불을 붙이는 표트르, 아름다움을 찬양하지만 시대 변화에 나약한 스테판, 타인들에게 다양한 사상의 씨앗을 심는 니콜라이……. 이 인물들이 역사의 흐름에 휩쓸리는 광경은 오늘날 독자의 눈에 장엄하기까지 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악령』에서 어떤 가르침을 얻을 수 있는가? 고전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는 교과서적 강박 때문이 아니더라도 『악령』은 분명 우리 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힘이 있다. 각자의 사상에 사로잡힌 작중 인물들이 서로 멸시하고 질투하고 사랑하며 한 시대를 만들어가는 모습은, 진지한 고민 없이 살아가는 현대인의 눈에 생경한 까닭이다. 변화와 격변이라는 낱말은 오늘날에도 낯설지 않다. ‘4차 산업혁명’ ‘스마트시대’ ‘탈진실시대’ 등 이름은 다양하지만 그것이 당장 오늘의 변화를 가리키고 있다는 점은 매한가지다. 우리는 과연 우리의 격변에 잘 대처하고 있는가? 과거의 사람들과 오늘날 우리는 어떻게 같고 다른가? 현재를 과거에 비추어보는 일, 그 필수적인 도구로써 『악령』은 시대를 뛰어넘는 효용 가치가 있다.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 시리즈 소개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문학평론가이자 불문학자로서 제2대 한국문학번역원 원장을 역임한 진형준 교수가 평생 축적해온 현장 경험과 후세대를 위한 애정을 쏟아부은 끝에 내놓는, 10년에 걸친 장기 프로젝트의 성과물이다. 『일리아스』와 『열국지』에서 『1984』와 『이방인』까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세계문학 고전을 총망라할 계획으로 이미 42권을 선보여 많은 독자의 호응을 얻었고 계속해서 후속 권들이 출간되고 있다.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진정한 독서의 길을 제시하려는 대단히 가치 있고 선구적인 작업이다. 우리 사회에는 ‘고전’을 읽어야 한다는, 그리고 반드시 ‘완역본’을 읽어야 한다는 주장이 팽배하다. 그러나 아이로니컬하게도 정작 그 작품들을 실제로 읽어본 사람은 거의 없다. 한마디로 ‘죽은’ 고전이다. 진형준 교수는 바로 그 ‘죽어 있는’ 세계문학 고전을 청소년의 눈높이, 마음 깊이에 꼭 맞춰서 누구나 읽기 좋은, 믿을 만한 ‘축역본(remaster edition)의 정본(正本)’으로 재탄생시켜냈다.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으로 만나는 새로운 세계문학 읽기의 세계 「생각하는 힘: 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축약본의 정본’을 지향한다. 이 목표에 걸맞은 알차고 풍성한 내용 및 구성은 책 읽는 즐거움, 앎의 기쁨을 배가해주고, 사고력과 창의성과 상상력을 한껏 키워줄 것이다. · 쉽고 재미나는 고전 작품 읽기 고전이 더 이상 어렵고 지루한 작품이 아니라 친구 같은 존재가 된다. 현 시대를 사는 사람들의 눈높이, 마음 깊이에 딱 맞춘 문장과 표현으로 재탄생한 작품들을 통해 즐거운 독서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도록 친절히 안내한다. · 작가와 작품 세계를 한눈에 보여주는 도판과 설명 각 작품마다 시작 부분에 작가와 작품에 관한 다양한 시각 자료와 내용을 소개해놓았다. 저자는 어떤 사람인지, 왜 이 작품을 썼는지, 그리고 이 작품은 어떤 의미와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 음미할 수 있게 한다. · 이해의 폭과 깊이를 더해주는 흥미진진한 자료와 읽을거리 본문 중간중간에 작품 속 등장인물이나 주제, 맥락, 배경지식 등에 대한 다양하고 친절한 자료와 설명을 덧붙여놓았다. 이것을 바탕 삼아 스스로 더 많은 것을 알아보고 생각해볼 수 있도록 돕는다. · 오늘을 살아가는 데 힘과 지혜를 주는 작품 해설 각 작품별 해설은 해당 작품의 주제와 시대배경, 작가의 세계관과 문제의식뿐 아니라, 현재 우리가 삶에서 맞닥뜨리는 여러 가지 일과 밀접하게 연관된 문제를 다양하고 폭넓은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게 했다. 이를 통해 스스로 자기 인생과 세상의 주인으로서 살아갈 수 있는 능력과 지혜를 기르도록 이끌어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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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리즈에서 진형준 교수는 30년 넘게 문학교수와 비평가로서 쌓아온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그의 작품을 장악하는 비상한 정신과 그 정신을 우리말로 살려내는 탁월한 능력은, 다른 이들로서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만큼 완벽하고 나무랄 데 없는 축역본을 만들어내었다. - 채수환 (홍익대학교 문과대 영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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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형준 교수의 세계문학컬렉션은 대단히 가치 있고 선구적인 업적이다. 어른들 자신도 읽기 힘들어하는 고전을 원전 그대로 아이들에게 읽으라고 요구하는, 우리 사회의 오랜 편견과 오해에 정면으로 맞서 돌파해버리기 때문이다. - 이영목 (서울대학교 인문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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