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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Chapter 1 첫 번째 스물, 날 어디로 데려갈지 몰라 : 수능은 찻잔 속 태풍 : 엄마의 마리오네트 : 세렝게티의 햄스터 : 자유란 무엇인가 : 성인聖人 말고 성인成人 : 그래도 결과보다 과정 Chapter 2 낯선 나를 만나도 반갑게 눈 맞춤 : 같으면서 다르다 : 그러네, 그러니까, 그런데 : 거울 앞에 서다 : 외로워, 외로워, 외로워 : 위로의 방식 : 바로 당신이니까 Chapter 3 되고 싶은 나, 나는 나의 운명 : 내가 좋아하는 것들 : 진짜 내가 되도록 선택하라 : 대학로에서 스트립쇼를 : 두 번의 눈물 : 800번의 도전 : 네가 좋으면 됐다 Chapter 4 거침없이 나답게 바깥세상 살아가기 : 적이 된 친구 : 가면 사용법 : 조금은 아픈 이야기 : 세상이 너를 속일지라도 : 아무튼, 드디어, 아버지! : 살아 숨 쉬는 순간들 Chapter 5 가슴속 영원히 푸른 봄을 간직하려면 : 기준이가 기준에게 : 책임이란 무엇인가 : 이기적인 너를 응원한다 : 네 것도 뺏길 줄 알아야 : 언제나 네가 옳다 : 청춘, 늘 푸른 봄이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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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첫 번째 스물은 찬란하고 푸르렀으며 동시에 엉망진창이자 뒤죽박죽이었다. 하지만 스물의 시간들이 켜켜이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기에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첫 번째 스물들에게 나의 첫 번째 스물 이야기를 들려주며 같이 가을 하늘을 바라보자고 말을 걸고 싶었다. 나와 너의 첫 번째 스물이 지금 이 순간 동행하고 있다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다. 그래, 우리 함께 이야기 나누자.
--- 「프롤로그」 중에서 20여 년 전 기억을 지금 떠올려보니 그때의 내가 순진한 바보 같다. 하늘이 무너질 것처럼 고민하고 밤새 울고 하지 않아도 됐는데, 뭘 그렇게까지. 그때는 수능이 전부였고 실패하면 ‘인생의 패배자’라는 주홍글씨가 가슴에 찍혀 사람답게 살 수 없을 줄 알았으니 어쩌겠는가. 죽고 싶은 마음뿐이어서 하염없이 흘러내리는 눈물을 굳이 닦을 필요도 없었다. 그때 우연히 책장에서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카르페 디엠Carpe Diem.” 비록 수능은 망쳤지만 바로 ‘내 인생의 책’을 만나 아픔을 이겨낼 수 있었다. --- 「수능은 찻잔 속 태풍」 중에서 엄마는 내가 가출을 했어도 특별히 뭐라고 하지 않았다. 내가 무엇을 하고 왔는지 뻔히 알고 계셨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랬던 것이다. 엄마는 내가 뫼비우스의 띠를 끊어버린 것을 인정한 것이었다. 내가 마리오네트 인형에 매달린 줄을 잘라버린 것을 인정한 것이었다. 이제야 나다운 나로 살아갈 여건이 만들어진 것이었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반드시 소리쳐 외쳐야 한다. 나만 속으로 끙끙 앓고 있다가는 아무도 모른다. 내 인생은 내 것이다. 부모님 것이 절대 아니다. 하루라도 빨리 줄을 잘라버릴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그에 따른 책임을 결코 회피해서는 안 된다. 자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르기 때문이다. --- 「엄마의 마리오네트」 중에서 누구나 마음의 병으로 아플 수 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티를 내지 않거나 자신도 모르는 가면우울증을 겪으며 아파하고 있다. 이때 심각한 것은 아프다고 하여 마음의 문을 열쇠로 꽉 걸어 잠그고 거기서 나오지 않으려고 하는 행동이다. 절대 그러지 말아야 한다. 마지막 힘을 다 쥐어짜내더라도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가족에게 알리고 친구에게 알려서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작지만 소중한 한마디에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난 충분히 이유를 알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 밀알 같은 한마디가 나를 일으켜 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꼭 자신의 아픔을 알려야 한다. 버티고 일어설 수 있는 마지막 용기가 우리에게는 존재한다. --- 「거울 앞에 서다」 중에서 너무 안타까워 꼭 이 말만은 하고 싶다. 제발 좋아하는 것을 한 가지는 찾으라고. 아니 찾아내라고. 그걸 붙들고서라도 앞으로의 삶은 충분히 충만하게 만들어나가기를 바란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도 희망의 꽃은 피어나고, 진흙투성이인 연못에서도 아름다운 연꽃은 자신이 맡은 바 임무를 다하며 살아간다. 그러니 스스로를 암흑 속에 밀어 넣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니, 그 암흑에서 성냥개비 하나 꺼내어 불을 붙이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 좋아하는 것 그 하나하나가 나를 붙들고 나를 이끌고 나를 살려줄 것이기 때문이다. --- 「내가 좋아하는 것들」 중에서 우정은 학창시절에나 만들어지는 것 같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유효기간이 멈춰버리는 것 같다. 그때 친구들이 그리워진다. 내가 실수했던 것들을 돌려놓고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런데 지금 여기 내 입장이 되니까 이런 아쉬움도 떠올려보는 것은 아닐까 싶다. 그렇게까지 마음을 먹는 내가 미워지기도 하지만, 나는 지금의 내 상황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으니 굳이 타임머신을 타고 당시로 날아갈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닐까. 그래도 사과는 하고 싶다. 많이 미안했다고. 너희와 함께했던 그 순간이 가장 재미있었다고. 우정이 단지 재미만 쌓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너무나 소중하다고. --- 「적이 된 친구」 중에서 사실 나만 그런 것은 아니다. 모두가 가면을 써버린다. 자신의 진짜 내면을 감춰버리고 타인에게는 강한 사람처럼 보여야만 한다. 내가 나라고 솔직하게 밝힐 수 없는 그런 가면을 써야 한다. 나도 모르게 어느 순간부터 그런 가면을 쓰고 살아왔다. 고요하면서도 평탄하게 살 수 있었던 울타리 안의 삶을 뒤로 한 채, 괜히 호기심을 갖고서 천방지축 울타리 밖을 뛰쳐나와 들개처럼 살아야만 했던 그 결심 이후로는 줄곧 가면을 써야만 했다. 가면은 하나만 쓰는 것도 아니었다. 이 상황에 맞춰서 이 가면을 저 상황에 맞춰서 저 가면을. 중국 전통극 중 하나인 변검 공연 같은 삶을 살았던 것이다. --- 「가면 사용법」 중에서 평범하게 사는 게 사실 알고 보면 가장 즐겁고 편하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충분히 할 수 있는 나도 충분히 멋지다.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지금 스물 네가 하고 있는 것들, 아니 하고자 하는 것들에 대해 충분히 믿음과 신뢰를 가지길 바란다. 오직 나만 생각해보자. 내 마음이 천국이면 세상이 천국이 된다. 그러니 그것만으로 충분하다. 물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 「이기적인 너를 응원한다」 중에서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내 나이에 맞게 살고, 내 나이에 맞게 행동하고, 내 나이에 맞게 사고하는 것이 가장 나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반론도 있겠지만 신경 쓰지 말자. 내가 나를 어른으로서 충분히 인정하면 어른으로서의 삶이 두렵지 않을 것이다. 결코 뒤로 물러설 수 없고 앞으로만 나아가야 하는 시간 속에서 어른의 삶을 굳건하게 잘 헤쳐 나가자. ‘어쩌다 어른’이 되고, ‘아무튼 어른’으로 살아가고, ‘하마터면 어른’이 될 뻔했다고 안도할 수도 있다. 어쨌든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가자. --- 「언제나 네가 옳다」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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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은 영원한 ‘클래식’
산울림의 〈회상〉인가, 장범준의 〈회상〉인가. 산울림의 〈너의 의미〉인가, 아이유의 〈너의 의미〉인가. 같은 노래를 다른 사람들이 불러 모두 다르게 듣는다. 〈회상〉은 세대를 넘어, 취향과 선호를 넘어 꾸준히 사랑받는 명곡이다. 이처럼 가수는 달라도 노래는 영원히 사랑을 받듯 ‘스물’도 마찬가지이다. 각양각색의 스물이 지나가고 다시 찾아오지만 스물은 청춘을 상징하는 유일무이한 나이로 누구에게나 사랑받는다. ‘첫 번째 스물’, 즉 원곡인 스물이 영원히 사랑받는 ‘클래식’이 되는 것이다. 조기준 작가는 스물이라는 원곡을 스스로 ‘리메이크’하며 살아간다. 스물에도 순서가 있어 딱 스물 단위로 새로운 스물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작가 스스로 지금의 나이를 ‘두 번째 스물’로 부르는데, 첫 번째 스물의 젊음과 용기, 신선함이 지혜와 노련미를 갖춘 두 번째 스물로 변신했을 뿐이란다. 실제 작가는 세상에 미혹되지 않는다는 나이가 되었지만 여전히 꿈과 호기심을 안고서 여기저기 기웃거리며 살아가고 있다. 그 와중에도 한창 첫 번째 스물을 지나는 청춘을 붙잡아 세워 두고 어깨를 감싸며 다독일 줄 안다. ‘첫 번째 스물을 놓치면 두 번째, 세 번째 스물도 없다’, ‘지금 스물을 놓치면 일생을 놓치게 된다’, ‘스물은 지나가고 나서야 그 소중함을 깨닫게 되는 시간’이라며 우리 함께 스물을 이야기하자고 손을 내민다. 스물이라는 가슴속 화수분을 양식으로 삼아 나를 지키며 성장해 나가자고 다정하게 인사와 안부를 전한다. 첫 번째 스물에게 _ 스물은 특권, 미래, 눈물 공자에 의하면 스물은 어른이 되기 위해 관례를 하는 나이이다. 성인으로서의 자부심을 부여받는 ‘성인식’을 치른 후 어른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관례커녕 키스, 향수, 장미 선물조차 사라졌다. 지금의 성인식은 ‘수능’이라는 높은 담을 뛰어넘어 얼른 도망치는 데 만족하고 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웃지 못 할 상황에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더더욱 도전에 가깝다. 자유와 낭만은 온데간데없고 연애는 언감생심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물가에 자취조차 버거우니 독립은 아득히 멀다. 나는 누구인지, 나는 뭘 좋아하지도 모른 채 그저 또 다시 수능 같은 공무원 시험에 매달린다. 하지만 이런 현실에서도 청춘의 자유를 찾고 낭만을 찾아내야 한다. 스스로를 구속하고 일찌감치 낭만을 포기하는 청춘은 너무나도 아쉽다. 그렇다고 작가는 하늘에 떠다니는 뜬구름처럼 공허한 ‘파이팅’만을 외치지 않는다. 이제 막 어른의 길을 떠나는 스물 청춘에게 ‘책임’을 강조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도 최소한 책은 많이 찾아 읽고 역사 공부도 좀 하라고 따끔하게 충고한다. 그러면서 다시 스물을 정의한다. 스물은 부모와 학교로부터 벗어나 마음껏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뭐든 되어볼 수 있는 시간, 즉 ‘특권’이다. 너무 무겁게 받아들여 책임만을 의식한다든지 빠르게 성공하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스물은 보이지 않아도 괜찮은 시간, ‘미래’이기 때문이다. 물론 스물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나를 만나야 하고, 몰랐던 아픔이 드러나고 최고의 사랑을 주고받다가 새로운 상처가 생기기도 한다. 다시 말해 스물은 상처와 미련을 돋우는 시간이므로 ‘눈물’이다. 이런 스물에게 작가는 조곤조곤 자신의 스물 이야기를 건넨다. 쓰디 쓴 ‘라떼’는 아닌데 그렇다고 달콤하지도 않다. 쓰지도 달지도 않지만 산뜻하게 갈증을 풀어주는 냉수 딱 한 모금을 건네는 듯하다. ‘만년 스물’로 불러도 어색하지 않은 작가는 자신의 성공한 자신의 삶을 보여주지 않는다. 사실 보여줄 것도 없다. 그저 실패와 도전으로 연속된 삶의 과정을 고스란히 보여줄 뿐이다. 어쩌면 이 책은 여전히 스물로 사는 자신과 동년배의 두 번째 스물을 토닥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더 늦기 전에 스무 살의 일기를 들춰보며 여기까지 와준 지금의 나를 사랑하자고 말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스물에게 _ 누구나 가슴속에 스물이 꿈틀댄다 책 속 이야기는 낯선 스물, 아픈 스물을 거쳐 세상과 겨루며 단련하는 스물을 만나 서로의 스물을 이야기하고 다시 스물로 돌아가자는 흐름으로 이어진다. 이처럼 첫 번째 스물을 향해 격려와 위로, 용기를 건네지만 동시에 두 번째 스물에게도 속삭인다. 우리 가슴속에 여전히 살아 꿈틀대고 있는 스물을 찾아 보듬어 챙기라고, 청춘을 잃고 터벅터벅 혼자 걷고 있는 그대에게 다시 청춘을 떠올리라고, 어깨동무하는 것이다. 그러니 산울림의 〈회상〉으로 기억하든 장범준의 〈회상〉으로 알든 그 노랫말 속 ‘내 곁을 떠난 사람’은 어쩌면 ‘스물’인지 모른다. 또 회상만으로 그칠 이유도 없다고 말한다. 청춘은 단순히 과거가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여기에도 엄연히 청춘이 지나고 있고 그걸 못 믿겠다면 ‘정중동(靜中動)’의 산사와 ‘동중정(動中靜)’의 수산시장을 찾아보라고 권한다. 그리고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이렇게 외친다. 우리 스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우리 인생의 리즈 시절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인생의 모든 순간이 아름답다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