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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1부 어느 회고록 고향의 봄 내 고향 호미 빈 집 기제사 어머니 어느 회고록 그날로 그리움 동그라미 입춘대길 해맞이 꽃 화분 아내의 심정 아들의 한 행복아 청산을 바라본다 효자손과 고사리손 멀쩡한 허우대 인연의 끈 제2부 세월의 유감 봄바람 봄비 진달래 명자 꽃 봄과 여름 바람 7월 영산 태백 숲에 숨는다 연꽃의 사연 이슬 주(朱)씨 삼형제 세월의 유감 눈 가을 가을 여행 청옥산 가을 홍시 겨울이 오려나 겨울의 길목 제3부 사람 냄새 독백 과수원 그대는 나 그대를 나 그대에게 오늘 나의 달은 내 친구 머물다 떠난 자리 무지개 바다와 항구 벗님네들 사람 냄새 사막의 사랑 사랑 아직은 청춘 손님 우정 우체통 연민 제4부 욕망의 늪 연정 애수(哀愁) 욕망 하나 순간에서 애원 창공을 날다 희망의 바다 허수아비 거미와 쇠파리 대박 영업실적 달팽이 비운의 토끼 월척의 꿈 욕망의 늪 장미의 미소 욕망의 거품 할 수 없는 것들 아침 그늘 좋은걸 어떡해 제5부 막다른 골목 무대(舞臺) 세상 밖으로 무법자 새치기 겨우살이 공간에서 달과 별 다짐 뫼 먹칠하네 말이다 아침 손님들 수술실 얼토당토 풍경(風景) 황혼에 동백꽃이 피다 천렵(川獵) 윤회 오리다 제6부 마음의 산책 닮아다오 여로(旅路) 미소를 던진다 이별 마음의 산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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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헌산 자락에 다소곳이 앉은
아늑한 양달 새마을이 날 품어 키워준 나의 고향이다 분홍코 고무신을 신은 새색시 시집을 오던 고갯길로 푸드덕 날던 꿩의 울음이 메아리가 되어 봄을 불러온다 비탈길 소발구엔 갈풀이 춤추고 보리논골 자운영 곱게 피니 산과 들에서 곱상한 아낙이 향기로운 입맛을 뿌리째 캔다 저녁노을에 타는 낯익은 봄이 낡은 사립문으로 들어서면 이리저리 날 찾던 울 어머니 속절없이 애간장을 태우다 내 이름 외자를 연기로 띄운다 ---「고향의 봄」중에서 바람아 바람아 너 남촌으로 갈 때 나 좀 데리고 가자 구름아 구름아 너 남촌으로 갈 때 나 좀 데리고 가자 꽃 피고 새 우는 아린 내 고향으로 날 좀 데리고 가자 ---「내 고향」중에서 연분홍 치맛자락을 밟으며 추위를 딛고 방금 깨어난 봄바람 사리분별도 못한 채 간지럽게 웃으며 내 마음을 흔든다 수줍은 햇살만을 쓸어 모아 동산에다 꽃집을 차린 봄바람이 벌과 나비를 불러놓고 한바탕 맛깔스런 축제를 펼친다 아지랑이 정체를 잡으려고 향수 뿌리며 나풀거리는 봄바람이 좋다는 것은 다 골라 무엇이던 다 가진 것처럼 으스댄다 청명 날 깨를 말로 볶아 미지의 후각 속으로 빨려 든 봄바람 고소함엔 오금을 못 쓰고 날 보란 듯이 가슴을 열어 보인다 보고 싶어 몸부림치다가 첫사랑 함께 찾아온 수줍은 봄바람 미래의 욕망을 움켜잡고 이제 와서 늦바람 난 나를 유혹한다 ---「봄바람」중에서 복사꽃 피는 과수원에서 그대와 둘이서 속삭임이 묻어나는 인연 한잔을 하고 싶다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그대와 둘이서 시원함이 스며드는 여름 한잔을 하고 싶다 단풍 지는 은행나무 밑에서 그대와 둘이서 색깔이 영글어 가고픈 가을 한잔을 하고 싶다 눈 덮인 외진 산장에서 그대와 둘이서 하트가 그려진 따끈한 사랑 한잔을 하고 싶다 ---「독백」중에서 팡파짐하게 얕은 골짜기 길을 가운데 두고 배와 복숭아가 편을 가른다 쌀쌀한 초봄이 지나서 백색과 엷은 분홍이 보름달 아래 경염을 토한다 대치한 청순과 화려함이 사랑에 목말라 치근거리며 야릇하게 내 마음을 흔든다 머물다 떠난 자리 알맹이 없는 까칠한 껍데기 내 마음의 밭뙈기에 심었더니 갈망의 새싹은 아니 돋고 웬 쭉정이만 민낯을 내민다 사랑은 기별 없이 왔다 가고 구름이 머물러야 비가 오나니 나그네 갈 길은 멀어도 주막의 술맛은 예전과 같구려 밤이 지나면 새벽이 오고 꽃은 바람 없이 향기를 피우니 당신이 머물다 떠난 자리에는 언제나 미래의 희망 열려있네 ---「과수원」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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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말
생각을 시로 표현하고 싶다는 욕망에서 손을 올려놓고 머리로 자판을 두드려본다. 무엇을 어떻게 써야 할지 멍멍하다. 무기력하고 암담하여 가슴이 답답하다. 이왕 발을 들여놓은 이상 나름의 시집을 엮어본다. 언제나 산과 들, 강과 바다를 접하며 살았다. 어린 시절은 고향에서, 어른이 되어서는 직장에서, 세월이 지난 지금은 산골에서 농사도 짓고 바다에서 낚시를 즐긴다. 자연에 시를 접목시켜 인간의 내면을 꾸며보고 싶다. 틀에 얽매이지 아니하고 쓰다 보니 고전도 아니고 근대도 현대에도 아닌 엉클린 실타래처럼 혼잡스럽다. 방황하다 현실을 비틀어 꽉 깨물어 보아도 시어(詩語)는 숨어버리고 군더더기가 제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이제는 무거운 마음을 내려놓고 겸손으로 돌아가서 시를 읽어주실 분들을 조용히 기다려본다. 막힘에서 시원시원 유임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