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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만의 방으로

: 우리의 내면에서 무언가 말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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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4년 02월 01일
쪽수, 무게, 크기 208쪽 | 266g | 128*188*13mm
ISBN13 9791191744316
ISBN10 1191744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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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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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내가 쓰는 한 편 한 편의 시도 물방울을 위한 집 짓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 제아무리 최고 급 자재를 들여 근사한 건축물을 지어놓았다 하더라도 정작 그 안에 물방울이 맺히지 않는다면 다 부질없다는 생각. (…) 내 시의 집들은 물방울이 찾아오기에 좋은 거처였던가.
---「안희연, 우리 내면의 무언가가 말할 때」중에서

방금 전까지 오이를 소금에 절이며 싱크대 앞에 서 있던 한 여자가 글을 쓰는 동안만큼은 명백한 작가로 존재한다는 사실이 내겐 여전히 놀라울 따름이어서, 나는 그런 자신을 계속해서 목도하고 응원하고 싶어졌다.
---「송은정, 단 한 사람을 위한 책상」중에서

거기서 나는 땀을 흘리며 그림을 그렸다. 그림을 그리느라 땀을 흘린다는 게 좋았다. 어린이집에 아이들을 데리러 가기 전 작업실 불을 끄고 방을 둘러보는 순간이 너무 좋았다. 어두운 벽에 기대어 있는 캔버스의 실루엣, 테레빈유 냄새, 아직 손에 묻어 있는 물감.
---「서수연, 열병합 방식으로 그리는 일」중에서

내 방은, 물리적 공간뿐 아니라 그 공간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의 양과 질에 있어서도 모두 투쟁으로 얻은 것이다. 가족들에게 사랑과 이해와 도움을 구하면서. 간절함으로. (…) 내가 지키고 싶은 건 최소한의 자유였다. 읽고 있는 책들을 쌓아둘 자유, 일기나 편지를 숨기지 않을 자유, 일할 자유, 일하지 않을 자유.
---「고운, 가장 작은 방에서 짓는 것들」중에서

이 작은 방을 하나의 세계라고 말해도 괜찮을까? 그렇다면 열어둔 문틈은 누군가와 통하는 길이라고 말해도 되는 걸까. 종이컵에 실을 달아 만들었던 전화기처럼, 간단하고 연약해 보이지만 확실한 자기만의 연결. 여전히 한 뼘 열린 문틈, 그 방 안에서 나는 매일 무언가를 지켜내고 잃어버리며 살아간다.
---「휘리, 열린 문, 한 뼘의 틈으로」중에서

논두렁의 짚 더미에서 태어났을 설화는 어미 개로부터 배웠을 것이다. “여기가 우리 방이야.”, “그리고 어느 곳이든 우리의 방이 될 수 있어.” 그리고 나 역시 설화에게 배운다. “우리가 걷고 있는 곳이 우리의 방이 될 수 있어.”
---「박세미, 나를 구축하는 질료들」중에서

책으로 둘러싸인 작은 방, 책상 앞에 풍경을 담은 창문이 있는 작은 공부방을 언제나 꿈꿔왔다. (…) 나는 나의 온전한 방을 갖게 되는 동안 타인이 주어인 글을 쓸 수 있게 되었고, 지금은 이전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읽어준다.
---「신지혜, 세 개의 집, 두 권의 책」중에서

1인 가구의 삶. 조금은 외롭고 가끔은 쓸쓸하지만 대체로 만족스럽다. 가족과 함께 살 때는 ‘나만의 방’에 대한 애정을 깊이 느껴본 기억이 없다. 어차피 독립된 공간이 아니라고 생각해서였을까? 내 방이 있다고 해서 혼자일 수 있는 건 아니다.
---「신예희, 내가 있는 곳 어디든」중에서

나의 작업실 구석구석의 요소들은 세계 곳곳을 탐험하게 해준다. 나는 언제라도 움직이지 않고 나만의 공간에서 공간 너머의 세상을 만나고 즐길 수 있다.
---「이소영, 홀로 살아갈 수 없다」중에서

작업실 생활은 내게 일종의 평형추인 셈이다. 일을 하기 위한 공간이라는 본래의 목적보다도 어쩌면 일정 시간 타인과 연결될 수 있어서 이 장소가 내게는 중요한지도 모르겠다. 결핍된 관계성을 회복할 수 있는 이 이틀의 시간이 내게는 나 자신과 잘 지낼 수 있는 동력이 된다.
---「무루, 나에게로 이르는 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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