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번째 봄입니다. 시간이 흘러도 아픔과 그리움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가슴 시린 시간을 버텨오신 유가족들께 연대의 마음을 보냅니다. 참사의 진상규명은 치유와 회복의 첫걸음입니다. 온갖 훼방 속에서도 진실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건 유가족들이었습니다. 세월호의 아이들, 희생자, 유가족들에게 우리는 많은 빚을 졌습니다. 참사가 반복되지 않는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것은 남은 우리 모두의 책임입니다. 4월 16일, 그날의 약속을 잊지 않겠습니다. 끝까지 함께하겠습니다.
- 김동연 (경기도지사)
올해 4월 16일은 세월호참사 10주기다. 준형, 건우, 호성 등 숨진 학생들의 부모들이 쓴 『책임을 묻다』의 한쪽 한쪽에는 피눈물이 배어 있는 듯하다. 필자들은 세월호참사 발생 후 선원들과 해경은 어떻게 행동했는지, 그리고 청와대, 기무사, 국정원 등 국가권력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검찰과 법원은 어떤 판단을 했는지를 촘촘히 기록하고 있다. 새삼 10년 전 텔레비전 화면에서 침몰하는 세월호를 보며 치밀었던 분노가 다시 솟아오른다. 세월호참사 후 진상규명과 전 사회적 차원의 방지책이 미진했기에 이태원참사가 일어났다고 생각한다. 세월호는 현재진행형이다.
-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2019년 특수단 단장인 임관혁 검사는 “백서를 쓰는 심정으로 모든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했지만, 검찰의 백서는 백지를 묶은 종이뭉치에 불과했다는 혹평을 피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세월호참사 10주기를 맞아 ‘가만히 있으라’는 권력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참혹한 시대에 살아남은 자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자 하는 이들이 국가를 대신하여 쓴 백서이자 징비록이다.
- 임은정 (검사)
2014년 4월 16일, 304명을 앗아간 세월호참사와 ‘침몰한 진실’을 인양하기 위해 지난 10년간 한국 사회가 걸어온 길을 기록한 책이다. 세월호가 왜, 그렇게 빠르게 침몰했는지, 청와대와 해양경찰이 얼마나 무능하게 구조 골든타임을 흘려 보냈는지, 그리고 그 잘못을 감추기 위해서 행정부가 얼마나 집요하게 진상규명을 방해하고 피해자를 감시했는지, 그런데도 검찰과 법원이 얼마나 무책임하게 면죄부를 남발했는지 낱낱이 파헤쳐 냈다. ‘아이들에게 바치는 세월호참사 10주기 보고서’만큼 이 책을 적확하게 설명하는 표현은 없을 듯하다. 세월호참사와 그 후 실패를 거듭해온 진상규명의 과정을 마주하는 일은 고통스럽다. 그러나 나는 이 책을 손에서 끝까지 놓지 못했다. 그것이 별이 된 아이들 앞에서 우리가 되뇌던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라는 약속을 조금이나마 지키는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다시 우리 곁에 찾아온 4월 16일, 그 10년 전 다짐을 떠올릴 당신에게 이 책을 권한다.
- 정은주 ([한겨레] 기자)
10년이 흘렀습니다. 우리 천사들 학교도 졸업하고 군대도 다녀 왔을텐데요… 교복 입은 아이들만 보면 마음이 아파오는 것은 그대로입니다. 국가는 왜 구조하지 않았을까요? 의문도 그대로입니다. 세월호가 정치적이라고 합니다. 선거에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도 그대로입니다.
10년이 지났습니다. 아직도 세월호참사 피해자 가족들은 방송국 앞 차디찬 길바닥에서 눈비를 맞고 있습니다. 그때는 교통사고라더니 이제는 세월호를 논하지도 말라고 입을 틀어 막습니다. 10년이 지났습니다. 진실을 알아야 합니다. 책임을 물어야 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는 가만히 있습니다. 아이들에 대한 미안함도 부끄러움도 그대로입니다.
- 주진우 (기자 )
책을 덮고도 유난히 마음에 남는 구절이 있다. 승객 탈출 업무에 나선 선원은 숨졌고, 도망간 선원은 살았다는 사실을 정리해둔 일지다. ‘구조’와 ‘도주’로 나뉜 세계에선, 해야 할 일을 한 사람만 희생당했다. 선원만이 아니다. 고위공직자가, 대통령이, 국가가 책임자 자리에서 내뺐다. 그래서 우리는 세월호참사를 겪고 감히 아이들에게 어른들의 말을 들으라고 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여기, 온몸으로 그 세계에 저항하며 앞으로 나아가려 한 이들이 있다. 세월호참사 유가족들과 변호사들이 수사·재판 기록을 바탕으로 지난 10년을 치열하게 복원해 놓았다. 깊은 감사를 전한다.
- 김은지 ([시사IN] 기자)
이 책은 세월호참사 피해자 유족들과 변호사들이 참사 이후 10년간의 모든 사건 관계 자료들과 수천 장에 이르는 판결문을 피해자의 관점에서 새로 읽고 검토한 후 압축하여 다시 쓴 기록이다. 이 책에 실린 내용 중 피해자 학생들의 목소리를 빌어 참사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부분, 자식을 잃은 유족이 비할 바 없는 아픔 속에서도 진상을 밝히기 위해 끝없이 노력하고 투쟁하는 부분은 다시 읽어 보아도 여전히 마음을 아리게 하고, 깊이 공감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힘이 있다. 누구나 알다시피 세월호참사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참사 당시의 잘못된 정부의 대응이나 구조적 상황은 여전히 반복될 우려를 낳고 있다. 이 책이 세월호참사로 실종된 우리 사회의 안전망을 제대로 다시 세우는 데 기여하리라 믿는다.
- 이석태 (전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원고를 받고 나서 며칠 동안은 책 목차만 보고 책 내용을 읽을 수 없었습니다. 목차를 보니 대강 어떤 내용인지 짐작이 갔고, 그래서 더 읽기가 힘들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책을 읽자고 마음을 먹고 읽기 시작하니 금방 읽게 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면서 4 · 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세월호특조위)의 비상임위원으로, 가습기살균제사건과4 · 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의 위원장으로 일했던 때가 자꾸 떠올랐습니다. 특히 세월호특별법을 제정하기 위하여 국회를 드나들었던 기억과 세월호특조위 시절의 청문회 준비 과정에서 힘들었던 순간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이 책은 주로 세월호참사와 관련한 정부의 책임에 대한 글입니다. 글쓴이들이 밝힌 바와 같이 세월호특조위, 선체조사위, 사참위 등의 조사기록과 검찰의 수사기록 그리고 형사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결문을 분석하여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설한 책입니다. 이 책에는 선사와 선원, 해경, 청와대, 기무사와 국정원, 4 · 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 검찰, 법원 등 많은 사람들과 국가 기관들이 나오며, 등장하는 사람들이 수를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습니다. 그러한 기관과 사람들이 얽히고 설켜서 만든 실뭉치를 꼬이거나 끊어지지 않게 풀어내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 이 책은 너무나도 쉽게 그 실뭉치를 풀어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2014년 4월 16일 어떤 참사가 있었고, 그동안 무엇을 밝혀냈는지, 앞으로의 과제가 무엇인지를 시간순으로 일목요연하게 잘 정리하였습니다. 이를 위하여 조사위원회들과 검찰 등이 결과물로 내놓은 내용 및 도표와 그림을 적절하게 인용하고 있습니다. 준형이와 건우 이야기가 희생자의 당시 상황을 눈에 보이듯 보여주고, 건우 엄마와 호성 엄마, 그리고 건우 아빠와 준형 아빠 이야기가 피해자의 절규와 우리 모두에게 하고 싶은 말을 절절하게 보여줍니다.
이 책은 세월호참사에 관심이 있는 누구라도 쉽게 읽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읽기 쉽게 쓰기 위하여 글쓴이들이 얼마나 애를 썼을지 생각하면 무겁게 읽어야만 하는 책입니다.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 책은 희생자와 유가족의 이야기로 각 장을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 새로운 방식을 통해 쉽게 끝까지 읽을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사참위 보고서에서 느끼기 어려운 피해자의 간절하고도 생생한 목소리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안전한 사회를 바라며 잘못한 사람에게 응분의 책임 묻기를 원하는 평범한 국민의 입장에서 볼 때 이 책은 사참위에서 만든 보고서보다 훨씬 더 세월호참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정리되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지금도 억울해하는 피해자의 눈물을 닦아주고, 참사가 남의 일이라고만 생각했던 국민들의 시각이 바뀔 수 있기를 바랍니다.
- 문호승 (전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
2004년 인도양 쓰나미가 삼켜버린 19만 명의 생명이 세계를 향해 그러했듯이, 2014년 세월호참사가 앗아간 304명의 생명이 ‘한국에서 재난에 대처하는 일은 곧 인권의 문제’라는 것을 알려주었음을 사람들은 잘 모릅니다. 세월호참사가 가습기살균제 참사와 더불어 법원이 인정하는 생명의 가치 기준을 획기적으로 높여놓았다는 것을 사람들은 거의 알지 못합니다. 세월호참사가 재난 대응에 대한 많은 안전기준을 바꾸고, 심리치료 등 피해자 지원 분야에서 크고 작은 긍정적인 변화들을 가져왔다는 것을 사람들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합니다.
그리하여 304명의 소중한 생명과 생존자들, 그리고 피해가족들의 희생을 통해 바로 우리의 인권이 확장되고, 우리 생명의 가치가 높아지고, 대한민국의 안전기준과 피해자에 대한 지원 수준이 달라져 이미 너무도 많은 선물을 받았다는 것을 사람들은 더더욱 잘 모릅니다.
이 책은 세월호참사 피해가족과 그 조력자들인 저자들이 오랫동안 진상규명을 위해 노력하고 관련 자료를 공동으로 학습하고 토론한 소중한 결과물입니다. 이 책은 한순간 한순간을 기억해내고 때로 상상하며 자료 하나하나를 꼼꼼히 살펴 삶에서 시작해 죽음에 이르는 과정을 보여주고, 죽음에서 시작해 수많은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과정에 여러분을 초대하고 있습니다. 이 책의 편찬에 참여한 이들이 그 과정을 하나하나 되돌아보며 얼마나 고통스러웠고, 견디기 어려웠을지 상상하기 힘듭니다.
세월호 피해가족의 글 중 이처럼 한 발짝 더 앞에 다가서서 던지는 글은 흔치 않고, ‘왜 304명이 희생되었으며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라는 질문을 이처럼 찬찬히 정리해 낸 조력자들의 글 또한 쉽게 보기 어렵습니다.
참사 대응의 전 과정에서 다양한 입장과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우리는 ‘여기가 끝이다’라고 감히 선언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밖에서 곁으로 다가갈 수는 있지만 ‘공감한다’고 거짓말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피해가족들의 시간은 다르게 흐릅니다. 피해가족들은 특별한 사람들이 아니라 특별한 상황에 놓인 보통 사람들입니다.
2014년 5월 16일, 촌각을 다투며 피해가족들의 의견과 생각의 조각들을 모으고 모아 정신없이 피해가족의 입장문을 써 내려갔습니다. 저는 그 입장문의 내용이 아직도 여전히 피해가족들의, 그리고 이 책 저자들의 마음이라고 감히 생각합니다.
“저희는 인간의 존엄성이 존중되고, 모든 사람의 안전이 보장되는 나라를 만들고 싶습니다. 국가에 대한 믿음과 사회에 대한 신뢰를 회복하고 싶습니다. 참사로 희생된 수많은 소중한 생명들은 오랜 기간 차디찬 바다 밑에서 우리의 치부를 하나씩 하나씩 드러낸 영웅들입니다. 이들을 단순한 희생자, 피해자로 만들 것인가, 아니면 영웅으로 만들 것인가는 온전히 살아있는 자들의 몫입니다. 모두 함께 힘을 모아 주십시오.”
- 황필규 (전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비상임위원)
다큐멘터리 [부재의 기억]은 ‘기억’하기 위한 작은 몸부림이라고 생각했다. 진상규명은 잊지 않는 것에서 시작한다고 믿었다. 29분은 짧았다. 흩어져 있는 진실의 조각들은 더 모아지고, 정리돼야 했다. 『책임을 묻다』가 그런 책이다. 반갑고 고마웠다. 수많은 자료와 마주하면서 겪었을 고통이 고스란히 전해져 온다. 현실을 직시하겠다는 다짐 역시 강렬하게 느껴져 온다. ‘아이들에게 바치는 10주기 보고서’인 『책임을 묻다』를 읽으며 대한민국이 더 단단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 이승준 (다큐멘터리 [부재의 기억] 감독)
세월호참사가 일어난 지 10년이 다 되어가지만,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다들 이야기한다. 하지만 어떤 부분이 그렇느냐는 질문에 정확한 대답을 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물론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 보고서를 일독하고 신문기사와 방송을 일일이 찾아 보면 된다. 이 책은 그 수고를 대신한다. 읽고 이해하기 편하도록 시간의 흐름에 따라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차분하게 설명한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세상에 대한 분노와, 희생자를 생각하며 드는 아픔이 다시 한번 커지는 것은 어쩔 수 없이 치러야 하는 비용이다.
- 이철호 (LA 내일을여는사람들 회원)
세월호참사가 일어난 지 벌써 10년, 그동안 우리 사회는 다양한 형태의 노력을 통해서 다시는 그와 같은 참사가 재발되지 않기를 소망해 왔습니다. 그러나 세상의 변화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잊지 않겠노라는 약속도 세월의 흐름에 따라 점차 퇴색되어 가고 있습니다. 생명이 존중되고 일상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여러 노력들도 지지부진합니다.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의 요구에 대한 결과는 어떻습니까? 특조위, 사참위 활동을 통해 어느 정도 진실에 접근한 듯 보이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책임자 처벌의 결과는 더 참담하지요. 그러니 이태원참사, 오송참사와 같은 어이없는 참사가 연이어 발생한다 해도 하등 이상할 것 없는 그런 사회가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절망하거나 포기할 수는 없지요. 언제나 역사는 절망을 딛고 일어선 소수의 남은 무리로 인하여 진보한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10년을 돌이켜 보면 세월호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야말로 소수의 남은 무리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 오셨습니다. 자식을 잃은 고통 속에서도 오직 진실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하고, 더 나아가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생업까지 포기한 채 10년 세월을 헌신해 오셨습니다.
이 책은 이들의 헌신 덕분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특히 몇몇 유가족들은 수천 장의 판결문과 사참위 보고서들을 함께 읽고 의견을 나누어 이 책의 방향과 골격을 잡았다고 합니다. 따라서 이 책을 읽으면 그날 참사의 원인과 과정, 이후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에 관한 우리 사회의 민낯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고, 더 나아가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가 무엇인지를 바로 깨닫게 해 줍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지난 10년 동안 그들이 부여안고 싸워온 투쟁의 보고서요, 결과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제 곧 세월호참사 10주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매년 그래 왔던 것처럼 우리 사회 곳곳에서 별이 된 304명의 영혼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일에 성심을 다할 것이고, 다른 한편으론 10년이란 긴 세월 동안 곳곳에서 슬픔과 고통을 견디며 살아온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일에도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일상이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욱 헌신하겠습니다.
- 김광준 (416재단 이사장)
『책임을 묻다』는 다양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방대한 자료들을 정리한 자료집 성격도 있고, 피해 가족의 고통을 전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리고 참사 초기부터 가족들과 함께한 여러 연구자의 성과도 담겨 있습니다. 수많은 재판의 판결문 등을 분석하여 세월호참사가 진행된 시간별 상황, 해경 지휘자들의 무능, 무책임, 정권 핵심 권력자들의 무책임한 모습 등을 보여줍니다. 책임을 져야 할 당시 권력자들과 책임을 물어야 할 사법부가 얼마나 무책임한가를 보면서,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책임을 묻다』는 꼭 필요한 때에 나왔습니다. 세월호참사 10주기가 되면서 지난 성과와 한계에 대해 질문을 받습니다. 10년 동안 피해 가족들과 시민들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외쳐왔는데 어떤 성과가 있느냐가 핵심입니다. 이에 대해 416연대를 비롯해 관련 단체에서도 소책자로 만들었지만, 소책자라는 분량의 한계도 있습니다. 10주기를 앞두고 성과와 부족한 점을 집중해서 다루는 자료집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필요한 때에 『책임을 묻다』가 발간된다고 하니 다행입니다.
『책임을 묻다』가 한 줄기 빛이 되고 희망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사참위는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못해 송구하다.’고 사과하면서 활동을 마쳤습니다. 조사기구는 피해가족들과 시민들의 간절한 염원과 피나는 노력의 산물이었습니다. 가족과 시민들의 노력이 그렇게 미완의 결론으로 끝이 났으니 참담했습니다. 그러나 사참위가 남긴 방대한 자료들을 통해 미완의 결론을 정리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책에 동의할 수 없는 분들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이 책은 최종 결론을 향한 첫걸음입니다. 앞으로 『책임을 묻다』가 민간 연구의 좋은 도약대가 되리라 기대합니다.
『책임을 묻다』는 공적 조사기구 이후 진상규명 작업의 좋은 사례가 될 것입니다. 사참위 이후에는 시민들이 중심이 되어 진상규명을 하게 될 것입니다. 민간 연구자들은 서로 협력하여 소기의 성과를 일구어 내야 합니다. 그 성과에 기초해서 공적 조사기구의 추가 조사 작업을 다시 시도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재난 참사에 관한 연구로 이어질 것입니다. 지금은 민간 연구가 필요한 시기입니다. 다양한 입장도 중요하지만 공동 협력이 더욱 절실합니다. 민간 연구자들이 서로 협력하여 진상규명에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박승렬 (416연대 대표)
10년이 지났다. 세월호만 뭍으로 끌려나왔을 뿐 바뀐 것은 많지 않다. 우리가 이제라도 침몰과 실패의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은 기억의 풍화작용과 힘들게 싸우면서 결코 물러서지 않은 유족들과 시민들의 노력 덕분이다. 참사를 조사하고 수습하는 과정은 세월호를 닮았다. 수습과정은 침몰의 연속이었고, 방해와 은폐의 작업은 집요했다. 수습하는 데는 오합지졸었으나, 무마하는 데는 일사분란했다. 수많은 재판이 ‘혐의없음’으로 결론지었으나, 그것은 여전히 ‘의지없음’의 다른 말일 뿐이다. 세월호참사는 세월의 힘에 무너질 수 없는 기억이다. 봄이 오고 꽃이 필 때마다 다시 살려내야 할 기억이다. 그러려면 끊임없이 기록하고 말해야 한다. 그 서글프고도 아픈 싸움의 기록이 여기에 있다.
- 이상헌 (국제노동기구(ILO) 고용정책국장)
이 책은 유가족들의 비통한 목소리로 만든 세월호참사 보고서다. 그들은 ‘내 아이’들을 호명하며 각자도생의 길로 내몰린 현시대 우리 모두를 소환한다. 기억하는 자만이 진실과 정의를 말할 수 있다.
- 한상희 (참여연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