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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234이동
리뷰 총점9.1 리뷰 105건 | 판매지수 16,5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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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소설 96위 | 국내도서 top100 13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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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출간일 2009년 12월 24일
쪽수, 무게, 크기 485쪽 | 579g | 132*224*30mm
ISBN13 9788937462344
ISBN10 8937462346

이 상품의 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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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상처라는 무게에 짓눌려 단 한 번도 '존재의 가벼움'을 느껴 보지 못한 현대인.
그들의 삶과 사랑에 바치는 밀란 쿤데라의 대표작


체코 출신의 세계적인 작가 밀란 쿤데라의 대표적인 장편소설로, 다양한 지적영역을 다루고 있는 작품이다. 우연히 서로 만났다가 사고로 함께 죽는 테레사와 토마스. 그들의 운명은 결국 돌이킬 수 없는 결정들과 우연한 사건들과 어쩌다가 받아들이게 된 구속들의 축적이 낳은 산물에 불과하지만 죽음을 향한 그 꼬불꼬불한 길, 서로 사랑하는 두 사람의 완만한 상호간의 파괴는 영원한 애매함을 드러내 보이려는 듯 어떤 내면의 평화를 다시 찾는 길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토마시와의 만남을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테레자는 고향을 떠나 그의 집에 머문다. 진지한 사랑을 부담스러워하던 토마시는 끊임없이 다른 여자들을 만나고, 질투와 미움이 뒤섞인 두 사람의 삶은 점차 그 무게를 더해 간다. 한편 토마시의 연인 사비나는 끈질기게 자신을 따라다니는 조국과 역사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 싶어 하며, 안정된 일상을 누리던 프란츠는 그런 사비나의 '가벼움'에 매료된다. 1968년 프라하의 봄, 역사의 상처를 짊어지고 가는 네 남녀의 사랑은, 오늘날 '참을 수 없는' 생의 무거움과 가벼움을 오가는 우리들의 자화상과 다름이 없을 것이다.

저자 소개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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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을 수 없는’ 생의 가벼움과 무거움을 오가는 우리들의 자화상

토마시와의 만남을 운명이라고 생각하는 테레자는 고향을 떠나 그의 집에 머문다. 테레자는 토마시를 운명이라고 생각하지만, 진지한 사랑을 부담스러워하던 토마시는 끊임없이 다른 여자들을 만난다. 스스로가 ‘에로틱한 우정’이라고 이름 붙인 그 ‘가벼움’을 토마시는 버릴 수가 없다. 소련의 침공으로 체코가 자유를 잃은 후, 두 사람은 함께 스위스로 넘어간다. 체코를 벗어나면 토마시의 연인들로부터도 벗어날 수 있을 거라 믿었던 테레자는, 그 믿음을 잃은 후 홀로 국경을 넘어 프라하로 돌아간다. 질투와 미움이 뒤섞인 두 사람의 삶은 그렇게 점차 무게를 더해 간다.

한편 토마시의 연인 사비나는 끈질기게 자신을 따라다니는 조국과 역사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고 싶어 한다. 밥을 먹어도, 그림을 그려도, 거리를 걸어도 자신에겐 ‘조국을 잃은 여자’라는 꼬리표가 붙는 것을 그녀는 견딜 수 없다. 사비나는 체코에서 멀리, 할 수 있는 한 가장 멀리 떠난다. 학자이자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안정된 일상을 누리던 프란츠는 그런 사비나의 ‘가벼움’에 매료되고, 그는 보이지 않는 사비나의 흔적을 좇듯 역사의 흐름에 몸을 던진다.

1968년 프라하의 봄, 역사의 상처를 짊어지고 살아가는 이 네 남녀의 사랑은, 오늘날 ‘참을 수 없는’ 생의 무거움과 가벼움을 오가며 방황하는 바로 우리 자신의 모습이기도 하다.

‘20세기의 걸작’으로 평가받는 밀란 쿤데라의 대표작

한 사람의 인생이 역사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사소한 우연이든 의미심장한 우연이든, 우리는 그것을 운명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쿤데라는 베토벤의 곡을 빌어 해답을 찾고자 한다. “Es Muss Sein!"(그래야만 한다!)

네 남녀의 사랑 이야기를 따라 흘러가는 이 소설의 배경에는 1960년대 체코와 1970년대 유럽을 뒤흔들어 놓은 시련이 깔려 있다. 지금은 멀어져 버렸지만 쿤데라의 작품 한복판에 주인공인 양 요지부동으로 박혀 있는 체코. 작가의 근원은 체코에 있었다.

하지만 동시에 쿤데라는 그의 최근 에세이 『커튼』을 통해 사회 운동, 전쟁, 혁명과 반혁명, 국가의 굴욕 등 역사 그 자체는 소설가가 그려야 할 대상, 고발하고 해석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소설가는 “역사가의 하인”이 아니며 소설가를 매혹하는 역사란, 오직 “인간 실존에 빛을 비추는 탐조등으로서의 역사”일 뿐이라는 것이다. 역사로서의 예술, 혹은 예술의 역사는 덧없으며 “예술의 지저귐은 영원할 것”이라는 쿤데라의 말처럼, 이 작품은 역사에서 태어났으되, 역사를 뛰어넘는 인간의 실존 그 자체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영원히 사랑받는 불멸의 고전으로 남을 것이다.

회원리뷰 (105건) 리뷰 총점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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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사실 이해를 잘 못했어요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형* | 2022.03.23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오로지 제목에 꽂혀서 주문한 책이에요.사실 전 이해를 잘 못했어요. 난해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등장인물들 심리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것도 아니구...몇번 더 읽어봐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이제 1번 읽은 거니까 걍 스토리 흐름이나 대강 안 걸로 만족하려구요.두께도 꽤 두꺼워서 다른 책들보다 읽는데 시간 걸렸어요.음... 가볍게 읽으시려는 분들은 끝까지 못 읽으실 수도 있;
리뷰제목
오로지 제목에 꽂혀서 주문한 책이에요.
사실 전 이해를 잘 못했어요. 난해하기도 하고 그렇다고 등장인물들 심리를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것도 아니구...
몇번 더 읽어봐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이제 1번 읽은 거니까 걍 스토리 흐름이나 대강 안 걸로 만족하려구요.
두께도 꽤 두꺼워서 다른 책들보다 읽는데 시간 걸렸어요.
음... 가볍게 읽으시려는 분들은 끝까지 못 읽으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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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4점 YES마니아 : 플래티넘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e******b | 2022.02.1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진짜 이런 제목은 어떻게 지은거지 . . 뇌구조 궁금 . . 책은 프랑스어가 원어인걸로 알고 있는데 작가가 프랑스인은 아니라길래 좀 헷갈렸어요 원어로 읽어보고 싶었는데 구하기도 까다롭고 어려운 책 같으니 그냥 한글로 먼저 읽어보려고요 . . 집에 있는걸 봤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새로 산건데 받고 책장 정리 하다 보니 제 방 책장에 잘 있더라고요 . . 생각보다 책이 두껍네요;
리뷰제목
진짜 이런 제목은 어떻게 지은거지 . . 뇌구조 궁금 . . 책은 프랑스어가 원어인걸로 알고 있는데 작가가 프랑스인은 아니라길래 좀 헷갈렸어요 원어로 읽어보고 싶었는데 구하기도 까다롭고 어려운 책 같으니 그냥 한글로 먼저 읽어보려고요 . . 집에 있는걸 봤는데 아무리 찾아도 없어서 새로 산건데 받고 책장 정리 하다 보니 제 방 책장에 잘 있더라고요 . . 생각보다 책이 두껍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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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_ 삶은 이토록 모순적인 것이다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2****a | 2022.02.16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난해하지만 다 읽고 난 뒤에는 반드시 읽어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놀라운 작품! 우리 삶을 키치‘화’ 하고, 이분법으로 재단하려는 것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자유와 성숙으로 나아갈 수 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확실히 쉽게 읽히는 작품이 아니다. 끊임;
리뷰제목


 

 

 

 

난해하지만 다 읽고 난 뒤에는 반드시 읽어보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놀라운 작품!

우리 삶을 키치하고, 이분법으로 재단하려는 것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자유와 성숙으로 나아갈 수 있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확실히 쉽게 읽히는 작품이 아니다. 끊임없이 중첩되는 이분법적인 언어들, 계속해서 질문하고 사유하게 만드는 철학적 가치들, 각 개개인의 내밀한 역사와 그 속에서 발견되는 사랑과 욕망 그리고 고뇌의 자국들. 1인칭 관찰자 시점과 전지적 작가 시점을 오가며 시간의 흐름을 따르지 않는 실험적인 소설 기법들, 소련의 침공으로 자유를 상실한 체코의 시대 상황과 각 인물들에게 드리워진 이데올로기의 그림자 등 소설은 독자가 어느 관점에서 바라보느냐에 따라 새로운 이야기를 양산해내기 때문이다. 따라서 최소 서너 번쯤은 재독이 요구되는 어려운 작품임에는 틀림없다.

 

 

 

이분법 그리고 키치

 

 

 

이것이 기원전 6세기 파르메니데스가 제기했던 문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이 세상은 빛-어둠, 두꺼운 것-얇은 것, 뜨거운 것-찬 것, 존재-비존재와 같은 반대되는 것의 쌍으로 양분되어 있다. 그는 이 모순의 한쪽 극단은 긍정적이고 다른 쪽 극단은 부정적이라 생각했다. () 파르메니데스는 이렇게 답했다. 가벼운 것이 긍정적이고 무거운 것이 부정적이라고. 그의 말이 맞을까? 이것이 문제다. / 13p

 

 

 

  소설은 이른바 가벼움과 무거움으로 대변되는 이분법에 관한 질문으로 시작한다. 파르메니데스에 따르면 이 세상은 이분법이라는 구조 아래 나뉘어져 있고, 그 중에서도 가벼운 것이 긍정적이고 무거운 것이 부정적이라 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택해야 할까? 가벼움 아니면 무거움? 묵직함은 진정 끔찍하고, 가벼움은 아름다운 것일까? 애초에 우리의 인생을 이처럼 단순히 이분법으로 나뉠 수 있을까? 그런 뜻에서 소설은 가벼움과 무거움, 영혼과 육체, 자유와 책임 등 이분법인 구조가 제기하는 여러 질문과 그 안에서 탄생한 인물들을 통해 과연 이것이 우리 삶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숙고하게 한다.

 

 

 

  극 중 의사인 토마시는 책임과 의무에서 벗어난 가벼운 관계를 추구한다. 사랑과 육체적 관계를 별개로 보고, 하루살이 애인들과 에로틱한 우정의 관계를 지속한다. 다만, 그의 애인이자 화가인 사비나만이 그를 이해할 뿐이다. 하지만 테레자를 만나 그녀에게 동정심을 느끼며 토마시는 자신의 원칙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고 만다. 이후 테레자가 한 차례 그를 떠난 뒤에 그녀를 쫓아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훗날 공산주의자들을 비판하는 글을 잡지에 투고하기도 하는데, 이처럼 한없이 가벼워지기를 지향하면서도 때때로 무거워질 수밖에 없는 자기 안의 모순을 발견한다. 하지만 자신의 소명이라 믿었던 모든 것을 털어버린 뒤 삶에서 무엇이 남는지 보고픈 욕망에 의사라는 직업을 버리고 창문 닦이가 된다. 그렇게 그는 다시 가벼워지는 것을 선택함으로써 마지막 장면에서 테레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임무라니, 테레자, 그건 다 헛소리야. 내겐 임무란 없어. 누구에게도 임무란 없어. 임무도 없고 자유롭다는 것을 깨닫고 나니 얼마나 홀가분한데.”

 

 

 

도무지 비교할 길이 없으니 어느 쪽 결정이 좋을지 확인할 길도 없다. 모든 것이 일순간, 난생 처음으로, 준비도 없이 닥친 것이다. 마치 한 번도 리허설을 하지 않고 무대에 오른 배우처럼. 그런데 인생의 첫 번째 리허설이 인생 그 자체라면 인생에는 과연 무슨 의미가 있을까? 그렇기에 삶은 항상 밑그림 같은 것이다. 그런데 밑그림이라는 용어도 정확하지 않은 것이, 밑그림은 항상 무엇인가에 대한 초안, 한 작품의 준비 작업인데 비해, 우리 인생이라는 밑그림은 완성작 없는 초안, 무용한 밑그림이다. / 17p

 

 

토마시) 그의 몫으로 남은 유일한 상속 재산은 여자들에 대한 두려움뿐이었다. 그는 여자를 갈망하면서도 두려워했다. 두려움과 갈망 사이에서 어떤 타협점을 찾아야만 했고 그 타협점을 그는 에로틱한 우정이라 불렀다. 그는 애인들에게 이렇게 못을 박았다. 두 사람 중 누구도 상대방의 인생과 자유에 대한 독점권을 내세우지 않는, 감상이 배제된 관계만이 두 사람 모두에게 행복을 줄 수 있다고. / 23p

 

 

 




 

 

 

 

  무거움을 대변하는 인물, 테레자는 자기파괴적인 성격을 지닌 엄마 아래서 자라나 엄마의 희생으로 성장했다는 죄책감을 지니고 있다. 그런 엄마로부터 달아나고 싶어 고향으로부터 달아나 토마시의 세계로 진입하지만, 다른 여자들과는 구별되는 자신만의 개별성을 가지고 싶었던 테레자의 바람과는 달리 토마시는 끊임없이 바람을 피운다. 이 때문에 그녀는 고양이가 얼굴에 뛰어올라 피부 깊숙이 발톱을 박거나 커다란 실내 수영장에서 스무여 명의 여자들과 알몸이 된 채 행진하는 꿈을 꾸곤 한다. “당신은 우리로부터 눈을 떼지 않다가 우리 중 한 여자가 틀린 동작을 하면 쏘아 죽였어. 풀장은 물결에 따라 출렁이는 시체로 가득 찼고. 나는 더 이상 힘이 없어서 다음 동작을 할 수 없었고 그래서 당신이 날 죽일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 그녀에게 있어 끊임없이 다른 여자를 만나는 토마시의 외도는 공포 그 자체였고 이에서 달아나기 위해 이따금 엄마에게 돌아가고 싶은 모순된 충동을 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테레자는 그간 자신의 약점(동정심)을 이용해 토마시를 붙들고 모든 것을 잃게 만든 것이 자신이었음을, 자신의 삶에서 슬픔은 형식이었고 행복이 내용이었음을 성찰하게 된다.

 

 

 

테레자) 어머니는 테레자에게 어머니가 되는 것은 모든 것을 희생하는 것이라며 지칠 줄 모르고 설명했다. 아이 하나 때문에 모든 것을 잃은 한 여인의 체험을 표현하는 것이기에 그녀의 말에는 설득력이 있었다. 그 말을 들은 테레자는 삶의 최고 가치는 모성애이고 모성애란 큰 희생이라고 믿었다. 모성애가 희생 그 자체라면, 태어난 것은 그 무엇으로도 용서받지 못할 죄인 셈이다. / 79p

 

 

테레자) 끊임없이 신분 상승을 원하는 자는 어느 날엔가 느낄 현기증을 감수해야만 한다. 현기증이란 무엇인가? 추락에 대한 두려움? 하지만 튼튼한 난간을 갖춘 전망대에서 우리는 왜 현기증을 느끼는 것일까? 현기증, 그것은 추락에 대한 두려움과 다른 그 무엇이다. 현기증은 우리 발밑에서 우리를 유혹하고 홀리는 공허의 목소리, 나중에는 공포에 질린 나머지 아무리 자제해도 어쩔 수 없이 끌리는 추락에 대한 욕망이다. / 106p

 

 

 

  반면, 이 소설에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을 상징하는 화가 사비나는 자유로운 영혼을 추구한다. 그녀는 항상 같은 사람, 같은 단어들과 더불어 대열 속에 머무르기를 거부한다. 어쩌면 자유로운 성애를 지향하는 토마시에게 이끌린 것도 이 때문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녀도 관계를 맺은 후 곧장 테레자에게로 돌아가는 토마시를 보며 질투를 느끼고 그의 양말 한 짝을 숨기는 모순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특히 거울 앞에 서서 속옷차림으로 아버지의 유산인 중산모자를 즐겨 쓰곤 하는 그녀의 모습은 가벼움을 지향하지만 그것을 부정하고 모욕하고 희화하는 무거움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 이중성을 상징한다. 이에 사비나는 반항하고 배신함으로써 화폭 너머의 세상, 미지의 세계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가정을 버리고 그녀에게로 온 프란츠로부터, 끈질기게 자신을 따라다니는 조국의 그림자로부터 멀리 벗어나 자유롭게 살기를 지향한다.

 

 

 

사비나) “이 그림은 망친 거야. 붉은 물감이 캔버스에 흘렀거든. 처음에는 화를 냈는데 점차 그 얼룩이 맘에 들더군. 그 공사장이 진짜가 아닐 뿐 아니라 눈속임용으로 그려 넣은 낡은 무대장치 같았고, 붉은 물감 자국은 찢어진 틈 같았기 때문이지. 그래서 나는 이 틈을 확대해서 그 뒤에서 볼 수 있을 것을 상상하는 놀이를 시작했어. 그런 이유로 내가 그린 첫 연작을 무대 장치가 불렀던 거야. 물론 아무도 내 그림을 보진 못하게 했지. 보았다면 나는 퇴학당했을 거야. 앞은 완벽한 사실주의 세계였고, 그 뒤는 무대장치의 찢어진 캔버스 뒤편처럼 뭔가 다른 것, 신비롭고 추상적인 것이 보였지.” / 114p

 

 

사비나) 그날 이후 그녀는 아름다움이란 배반당한 세계라는 것을 알았다. 그 아름다움이란 박해자들이 실수로 어딘가에서 그것을 잃어버렸을 때만 만날 수 있다. 아름다움은 노동절 행렬의 배경 뒤편에 숨어 있는 것이다. 그것을 찾기 위해서는 배경이 그려진 화폭을 찢어야만 한다. / 184p

 

 

 

  교수인 프란츠는 미남에 학계에서도 출세가도를 달리며 안정된 일상을 누리던 남자였지만 사비나를 만남으로써 달라진다. 그는 사비나의 자유로운 성애는 물론 그녀가 혁명의 나라에서 왔다는 것, 이른바 감옥과 박해, 금서와 장갑차 같은 단어에 향수를 동반한 이상한 부러움을 느낀다. 그렇게 사비나의 가벼움에 매료되어 프란츠는 아내에게 외도 사실을 밝히고 사비나에게로 향하지만 사비나는 떠나고 만다. 애초에 그들은 다른 언어를 사용했고, 사비나가 요구하는 에로틱한 우정을 프란츠는 채워줄 수 없었기에. 이렇듯 우리는 무거움과 가벼움, 육체와 영혼과 같은 이분법의 명제 앞에서 어느 것도 완전한 것은 없으며 인간이란 그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하는 모순된 존재임을 4인의 주인공을 통해 깨닫게 된다.

 

 

 

프란츠) “부유한 사회에서는 손으로 일 할 필요가 없고 정신적 활동에 몰두하지. 대학도 점점 많아지고 그에 따라 학생도 많아져. 학위를 따기 위해서는 논문 주제가 있어야 해. 그런데 어느 것에 대해서나 논문을 쓸 수 있으니 주제는 무한대로 널려 있어. 그렇게 해서 써 낸 원고 뭉치는 자료실에 산더미처럼 쌓이고 그것은 무덤보다도 쓸쓸하지. 만성절이 되어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으니까. 무수한 저작물, 문장의 눈사태, 양의 광적인 팽창 속에서 정작 문화는 실종되지. 당신 나라에서 금서가 된 단 한 권의 책이 우리네 대학들이 토해 낸 단어 수억 개보다 훨씬 의미 있어.” / 173p

 

 

 




 

 

 

 

  이처럼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은 사랑이야기이자 정치와 이데올로기에 관한 이야기이며, 역사라는 거대한 흐름 안에서 인간의 실존 문제를 발견한 한 권의 철학 에세이 같은 작품이기도 하다. 때문에 소설 속에서 제기된 키치라는 개념은 상당히 중요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의 중요한 대목이라 생각되는 6대장정편에서 키치가 처음으로 등장하는데, 일반적으로 저속한’ ‘하급 문화를 가리키는 키치의 의미와는 조금 다르게 읽힌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 소설은 스탈린의 아들 이야기를 꺼내든다(네 주인공 남녀의 사랑 이야기에서 뜬금없이 스탈린의 아들 이야기가 나와서 당황스럽지만 이것이 밀란 쿤데라의 서술 방식이다). 스탈린의 아들은 세계 대전 중 전쟁 포로가 되어 영국군 장교와 같은 감옥에 수용되었는데 그는 변소를 항상 더러운 채로 내버려 두어 비난을 당했다. 영국인들은 당시 우주에서 가장 권세 있는 남자의 똥일지라도 그들의 변소를 똥 투성이로 만드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다. 결국 스탈린의 아들은 끔찍한 저주를 하늘에 퍼부으며 수용소를 둘러싼 고압 철조망으로 달려가 숨을 거두었다. 스탈린의 아들이 똥 때문에 목숨을 내놓다니. 신의 아들이라 불리는 자가 어째서 겨우 똥 때문에 심판받아야만 했을까?

 

 

 

  여기서 소설 속 화자는 이렇게 말한다. ‘저주와 특권이 더도 덜도 아닌 같은 것이라면 고상한 것과 천한 것 사이의 차이점은 없어질 테고, 신의 아들이 똥 때문에 심판받는다면 인간 존재는 그 의미를 잃고 참을 수 없는 가벼움 그 자체가 될 것이다.’ 다시 말해 밀란 쿤테라는 똥을 저급한 것으로 취급하는 위선적인 태도, 고정관념, 기계적인 이미지와 가치, 모든 정치 행위의 미학적 이상이야말로 키치라고 지적한다. 스탈린의 아들이 똥을 위해 목숨을 내놓았듯 ’, ‘등 우리 사회가 저급하다고 생각하는 가치들이야말로 오히려 가장 실존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중 그 누구도 초인이 아니며 키치로부터 완전하게 벗어날 수 없다. ‘우리가 아무리 키치를 경멸한다 한들 그 또한 인간 조건의 한 부분이다. 참을 수 없이 가벼워지기 욕망하면서도 또한 가벼운 것을 참지 못해 다시 무거워지고 마는 인간이란 애초에 이렇게 모순적인 것이다. 다만 우리 삶을 키치하고, 이분법으로 재단하려는 것들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노력할 수 있을 때 진정한 자유와 성숙으로 나아갈 수 있는 게 아닐까. 이 복잡다단한 소설은 내게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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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168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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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플래티넘 달* | 2022.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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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술술 잘 읽혀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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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일*톨 | 2021.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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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아 | 2021.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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