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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먼 암살자 1

[ 리커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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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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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7년 10월 03일
쪽수, 무게, 크기 472쪽 | 492g | 135*202*30mm
ISBN13 9788937434655
ISBN10 8937434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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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트럼프 시대를 예견한 『시녀 이야기』의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최고작!
영어권 최고의 문학상 ‘부커 상’ 수상작, [타임] 선정 현대 100대 영문 소설


대담하게 상상하고 현명하게 실행한 작품. - [커커스리뷰]
환상적인 손놀림과 마법 같은 재능으로 진실에 눈먼 사람들의 이야기를 훌륭하게 끌어냈다. - [선데이타임스]
빛나는 문장, 외과용 메스 같은 통찰력, 격렬한 인물들로 이루어진 잊을 수 없이 강력한 소설. - [뉴스데이]

현대 영문학을 이끄는 작가 마거릿 애트우드의 『눈먼 암살자』가 민음사에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다. 『눈먼 암살자』는 2000년 출간 당시 "새로운 세기에 나온 첫 번째 위대한 소설"로 불리며, 영어권 최고의 문학상인 부커 상과 해미트 상을 수상한 애트우드의 대표작이다. 최근 그녀의 또 다른 소설 『시녀 이야기』가 트럼프 시대의 미국을 예견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전 세계는 지금 애트우드의 페미니즘 정신과 사회적 자유를 향한 완고한 목소리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휴머니즘과 우리 시대를 증언하는 힘”을 지닌 작품에 수여한다는 프란츠 카프카 상을 수상했으며 올해 가장 유력한 노벨 문학상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20세기 초 캐나다의 명망 있는 가문에서 태어난 아이리스는 아버지가 도산 위기에 처하자 정략결혼을 통해 탈출구를 마련한다. 소녀는 여동생과 함께 남편의 집으로 들어가지만, 그곳에서 자매를 기다린 것은 타락한 욕망과 비극적인 운명의 예감이다. 페미니즘, 계급과 빈부 차, 전쟁과 폭력을 망라하는 『눈먼 암살자』의 문제의식은 폐부를 찌르는 상징과 매혹적인 인물 묘사, 이야기가 이야기 속을 숨 막히게 질주하는 삼중 액자 구조 속에서 비극적 결말을 향해 나아간다. 『눈먼 암살자』는 반세기 동안 부단히 일궈 온 작가의 문학적 토양과 요동치는 시대의 조류가 만나는 접점의 소설로, 2017년 전 세계적인 애트우드 열풍의 상징이다.

저자 소개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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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춤과 드러냄의 미학을 보여 주는 치밀하고 정교한 구조

『눈먼 암살자』는 러시아 인형처럼 하나가 다른 하나를 품고 있는 세 이야기가 충격적인 진실을 향해 교묘하게 얽힌 삼중 액자 구조의 소설이다. 전체 틀을 이루는 첫 번째 이야기는 팔십 대의 노파 아이리스의 회고록이다. 1930~1940년대 캐나다 토론토와 허구의 장소인 포트타이콘드로가를 배경으로 양차 세계 대전, 대공황, 스페인 내전, 각종 소요 등 국내외 정세와 긴밀하게 얽힌 두 상류층 집안의 흥망성쇠, 그리고 집안을 이끄는 남성들의 권위와 욕망에 따라 휘둘리고 희생되는 아이리스의 굴곡진 삶이 그려진다. 두 번째 이야기는 아이리스의 여동생인 로라의 이름으로 사후 출간된 소설 「눈먼 암살자」이다. 상류층 여성과 도망 중인 공산주의자 남성의 적나라한 밀애를 다룬 이 소설은 독자들로 하여금 두 주인공이 누구인지 추측하게 하면서 후에 밝혀질 놀라운 진실을 대면하는 충격을 배가한다. 세 번째 이야기는 「눈먼 암살자」 속 남자가 여자에게 들려주는 공상 과학 소설로 얼핏 동떨어진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계급과 빈부 격차, 자본주의의 타락, 전쟁의 잔혹함 등 당대 현실에 대한 가장 신랄한 비판을 담은 우화이다. 이 액자 내부의 소설이 사랑과 질투, 자기희생과 배반 등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현실의 이야기도 함께 얽혀 꼬이고 뒤틀린다. 그리고 뒤얽힌 세 이야기는 모두 대재앙이라 할 하나의 결말을 향해 간다.애트우드는 하나의 이야기가 감춘 것을 다른 층위의 이야기가 받아서 다른 방식으로 드러내는 구조를 통해 작품 전개의 속도감과 긴장감을 잃지 않으면서도 모든 이야기를 섬세하고 치밀하게 전달한다. “주먹은 손가락을 다 모은 것 이상”이라고 한 아이리스의 고백처럼 세 이야기를 합한 것 이상의 진실을 담아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눈먼 암살자』는 감추어진 서술들, 섬세한 암시들과 매장된 기억들로 만든 기막힌 역작이다.

눈먼 역사를 진지하게 반성하는 상처와 고통의 기념비

마거릿 애트우드는 캐나다를 대표하는 작가답게 작품을 통해 성실하게 캐나다를 공론화해 왔다. 『눈먼 암살자』에서도 그녀는 역사의 변두리에 서 있는 여성의 회고록을 통해 20세기 초반 캐나다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독자가 믿을 만한 거짓말을 하는 것이 소설가의 일”이라고 말한 애트우드는 아이리스의 회고록과 공상 과학 소설 사이사이에 작품 속 사건과 인물에 관한 캐나다 유수 언론지의 기사나 논평을 삽입하여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그리고 개인이 겪은 실질적이고 주관적인 기억과 정치적 목적에 따라 재단된 공적 기록 사이의 간극을 문제시한다. 이 문제는 아이리스의 아버지가 포트타이콘드로가에 전쟁 기념비를 세우는 일화에서 상징적으로 극대화된다. 1차 세계 대전은 당시 영국의 식민지였던 캐나다에 결정적인 독립의 기회를 제공하였기 때문에 캐나다 역사에서는 영광스러운 전쟁으로 기록된다. 그러나 실제로 참전하여 부상을 입고 두 동생을 잃은 아이리스의 아버지에게 전쟁은 비참하고 고통스러운 기억이다. 그는 “자진하여 최고의 희생을 한 이들”이라는 미사여구로 전쟁의 잔혹함과 무의미한 살상을 포장하고 무마하려는 애국주의에 정면으로 맞서, 고장 난 총을 든 지친 모습의 병사 동상을 만들고 “우리가 잊지 않도록”이라는 문구를 새긴다. 같은 맥락에서 20세기 역사의 소용돌이를 무력한 객체인 여성의 몸으로 겪어 낸 아이리스는 하나의 관점에 따라 일관되게 서술된 기존의 역사 서술 방식을 전복하고, 스스로 불완전하고 오류가 있음을 인정하면서 쓰는 자신의 회고록을 공적 역사의 대안으로 제시한다.

경제 공황으로 아버지의 사업이 위기에 처하자 집안을 살린다는 미명 아래 사랑하지 않는 남자에게 팔려가 영혼 없는 인형 같은 삶을 살아야 했던 아이리스, 자신이 신처럼 생각하는 남자를 위기에서 구해 주겠다고 한 형부에게 속아 유린당한 뒤 그 남자가 2차 세계 대전에서 전사했다는 사실을 알고 죽음을 택한 로라. 『눈먼 암살자』는 화려하고 굵직한 역사의 영광스러운 공적 기록들과 그 뒤꼍에서 조용히 희생되어 가는 자매의 비극적인 삶을 극명하게 대비하면서, 보고 싶은 것만 보려 하는 사람들의 ‘눈멂’에 대해 경고하고 감추고 싶어 하는 삶의 어두운 부분들을 의식적으로 드러내어 다소 고통스럽더라도 진실과 마주하고 그것을 “우리가 잊지 않도록” 촉구한다.

낙원을 포기하고 상실과 후회와 비참함과 열망의 이야기를 택하게 하는 힘

애트우드는 『눈먼 암살자』가 출간되기 몇 달 전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글쓰기와 작가의 역할을 주제로 강의한 바 있다. 그녀는 이 강의를 바탕으로 집필한 『죽은 자들과 타협하기』에서 모든 이야기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매혹, 죽은 자의 세계에서 그들로부터 무언가를 가져오려는 바람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죽음을 앞둔 아이리스는 자신의 기억과 상상 속에서 걸어 나온 망자들과 끊임없이 마주치며 그들이 화장실 벽의 낙서와 꿈을 통해 자신에게 계속해서 말을 건다고 생각한다. 하여 그녀는 오랫동안 은폐되고 매장되어 있던 죽은 자들의 이야기를 펼쳐 내고 그들과 자신을 기억하게 할 기념비 격인 회고록을 남기려 한다.

/흘리지 못한 눈물을 담고 있으면 상한 냄새를 풍기게 된다. 기억도 마찬가지다. (중략) 공식적으로 로라는 그늘 속에 가려졌다. 몇 년이 더 흐르면 마치 그녀가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될 것이다. 나는 무엇을 원했던가? 많은 것을 바란 것은 아니었다. 일종의 기념비 같은 것. 그렇지만 결국 생각해 보면 기념비란 견뎌 낸 상처를 기념하는 것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견뎌 내고 혐오한. (중략) 죽은 자를 이해하는 것처럼 어려운 일은 없다는 것을 나는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들을 모른 체하는 것보다 더 위험한 일은 없다./

아이리스의 회고록은 앞서 말한 ‘지친 병사’ 동상과 마찬가지로 과거를 영광스럽게 포장하는 것이 아니라 “견뎌 내고 혐오한” 상처인 ‘진실’을 보여 주기 위한 글쓰기이다. 우리가 감추려고 하는 삶의 어두운 부분을 드러내는 이야기, 그래서 아이리스는 자신의 회고록을 “왼손잡이 책”이라고 부른다.

/“예수님이 하느님의 오른손 쪽에 앉지. 그럼 하느님의 왼손 쪽에는 누가 앉지?” 그녀는 말했다.“하느님은 왼손이 없는지도 모르지. 왼손은 나쁜 거라고 하잖아. 그러니까 왼손이 없을 수도 있지. 아니면 전쟁에서 왼손을 잃었을 수도 있고.” 나는 그녀를 놀리기 위해 이렇게 말했다. (중략)“알았다! 탁자가 둥근 거야! 그러니까 모든 사람들이 다른 이들의 오른손 쪽에 앉는 거야. 빙 둘러서 말이지.”“그리고 그 반대로 말이지.” 나는 말했다.로라는 내 왼손이었고, 나는 그녀의 왼손이었다. 우리는 그 책을 함께 썼다. 그것은 왼손잡이 책이다./

무서울 정도로 순진한 열정으로 한 남자를 동경하다 꽃다운 나이에 추악한 진실 앞에서 죽음을 맞은 로라의 반쪽짜리 삶, 그리고 집안과 동생에 대한 책임감으로 자신의 의지와 무관한 삶을 살다가 동생을 죽음으로 몰고 간 진실을 목도하고 나서야 뒤늦게 영혼을 되찾은 아이리스의 반쪽짜리 삶. 아이리스의 글쓰기는 온전히 하나가 되지 못한 두 자매의 반쪽짜리 삶을 하나로 완성하는 작업이기도 하다. 그러나 기억을 짜 맞추고 되살리는 일은 행복하기보다는 고통스럽고 힘든 작업이다. 내부 소설 「눈먼 암살자」의 여자는 남자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서 두 사람의 행복한 미래에 대한 암시를 얻고 싶어 한다. 그래서 그녀는 희생제나 암살, 전쟁 같은 슬픈 이야기 대신 행복한 이야기를 들려 달라고 남자에게 청한다. 이에 남자는 ‘아어아 행성’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어 낸다. 모든 욕망이 충족된 유리 정원에 갇힌 남자들의 이야기는, 그러나 더 이상 욕망할 것도 분투할 것도 없기 때문에 진전될 수 없다. 여자는 결국 죽음이 존재하는 “정원 밖”으로 그들을 내보내 줄 것을 남자에게 청한다. 마찬가지로 아이리스는 혼자 남겨졌을 때 그녀가 간직하고 있는 유일한 행복의 흔적인 사진을 응시하며 “자신이 떨어뜨렸거나 잃어버린 것, 손으로 잡을 수는 없지만 아직 눈으로 볼 수 있는 무엇, 모래 위의 보석처럼 반짝이는 그 무엇”을 찾으려고 애쓰지만, 사진 속의 행복한 순간은 죽음처럼 이미 존재하지 않는 시간이다. 그리하여 「눈먼 암살자」 속의 여자가 낙원의 해피엔딩을 포기하고 계속되는 이야기를 택한 것처럼, 아이리스도 사진 밖으로 걸어 나와 이야기를 계속하는 것이다.

/사진은 행복에 관한 것이고, 이야기는 그렇지 않다. 행복이란 유리벽으로 보호된 정원이다. 그곳으로는 들어갈 수도, 나갈 수도 없다. 낙원에는 이야기가 없다. 그곳에는 여로가 없기 때문이다. 상실과 후회와 비참함과 열망이 굴곡진 길을 따라 이야기를 앞으로 나아가게 만든다./

무엇이 그녀를 계속 이야기하게 하는 것일까. 아이리스는 말미에 가서 자신이 유일한 후손인 손녀 사브리나를 위해, 이제까지 은폐되었던 가족사의 비밀과 진실을 그녀에게 전하기 위해, 타락하고 파멸한 두 가족으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존재인 그녀가 자신의 글과 모아 놓은 자료들, “아무렇게나 섞어 놓은 종이 더미”를 재창조할 수 있기를 바라며 회고록을 써 온 것임을 깨닫는다. 그러나 글을 쓰고 읽는 것에는 분명 이러한 의무나 책임에 선행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사브리나와의 해후를 상상하는 회고록의 마지막 부분에서, 아이리스는 그녀에게 과분한 사랑도 용서도 바라지 않으며 다만 자신에게 귀 기울여 주고 자신을 바라봐 주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장식된 해골처럼 미화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해 주는 시선. 그것이 상처를 곱씹는 고통을 감내하고 행복한 중지(中止)의 유혹을 떨치며 계속해서 글을 쓰는 이유, 그리고 고통스러운 진실을 대면하며 그 글을 읽어 내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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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도서)눈먼 암살자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김*무 | 2021.01.07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마가렛 애트우드를 내가 처음 접한 것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그레이스(Alias Grace)때문이었다.  1900년대 초반 살인죄를 범한 하녀 그레이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마가렛 애트우드의 소설이 원작이다.  나는 그 드라마에 빠져들었고, 원작자가 캐나다의 여성 작가 마가렛 애트우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우리나라로 치면 박경리 작가님에 버금가;
리뷰제목

마가렛 애트우드를 내가 처음 접한 것은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그레이스(Alias Grace)때문이었다. 

1900년대 초반 살인죄를 범한 하녀 그레이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로, 마가렛 애트우드의 소설이 원작이다. 

나는 그 드라마에 빠져들었고, 원작자가 캐나다의 여성 작가 마가렛 애트우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우리나라로 치면 박경리 작가님에 버금가는 국민 작가로, 여성의 시선과 서사에 천착해온 작가다. 

 

그녀의 소설이 또 드라마화된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시녀 이야기(Handmaids tail)이다. 시녀 이야기는 sf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환경오염과 방사능 유출로 출산율이 급격하게 떨어진 미래. 기독교 근본주의자들이 쿠데타를 일으켜 미국을 점령한다. 그들은 가임기의 여자들을 납치한다. 그리고 쿠데타의 주역들인 사령관의 집에 들어가게 하여, 그들의 아이를 임신하게 한다. 우리 식으로 하면 씨받이라고나 할까. 잡혀온 여자들은 동성애자이거나, 바람을 피우는 등 기독교에서 금지하는 짓을 저지른 여자들이다. 그들은 사령관의 부인이 입회한 방에서 합법적인(?) 강간을 당한다. 그리고 아이를 출산하고 그 아이는 빼앗긴다. 주인공은 오브 프레드. 출판사 편집자로 일하다가 잡혀와 아이를 낳는 시녀가 되어버리는 여자다. 드라마의 주인공은 엘리자베스 모스. 이 드라마는 2017년 에미상에서 웬만한 상들은 거의 휩쓸 정도로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애트우드는 2019년 증언들이라는 시녀 이야기의 시퀄 격인 소설을 출간하여 맨 부커 상을 받았다. 

 

위의 소설과 드라마에 대해서는 조만간 다시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 시녀 이야기와 증언들을 읽고 깊은 감명을 받은 나는 그녀의 다른 소설들을 읽고 싶었다. 그래서 고른 것이 눈먼 암살자다. 

 

눈먼 암살자는 1930년대 후반 한 여자가 차를 몰고 가다가 다리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신문 기사로 시작한다. 이 소설의 화자인 아이리스의 동생인 로라다. 로라가 죽을 당시 젊었던 아이리스는 이제 죽음을 앞둔 노인이 되어 그 시절을 회고하는 회고록을 쓴다. 그리고 로라가 죽기 전에 남긴 소설 눈먼 암살자. 아이리스의 회고록과 소설 속의 소설 눈먼 암살자, 그리고 아이리스와 로라의 삶을 건조한 필체로 작성한 신문 기사가 교차되면서 로라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소설은 천천히 파헤쳐나간다. 

 

로라는 왜 차를 몰고 다리에서 떨어져 죽었을까? 소설 눈먼 암살자는 그녀의 죽음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그리고 왜 늙은 아이리스는 그들의 부모, 그리고 로라와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다지도 집요하게 묘사하는 것일까?

그리고 지역 신문에 난 기사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이야기는 가문이 몰락하면서 지역의 신흥 부호인 리처드에게 아이리스가 18살의 나이로 시집을 가게 되면서 급 발전하게 된다. 리처드는 아이리스의 아버지를 속여 사업을 되살려 준다는 핑계로 아이리스와 결혼하고, 아이리스 집안의 대저택까지 차지하게 된다. 게다가 아버지의 죽음으로 졸지에 고아가 된 두 소녀는 마흔에 가까운 남자와 한 집에 살게 된다. 그의 누이 위니 프리드와 함께. 

 

처음에 읽을 때는 이 것들은 모두 따로 떨어진 것처럼 보인다. 게다가 소설 눈먼 암살자 속의 남녀는 허름한 호텔방에서 눈먼 암살자에 대한 얘기를 나눈다. 어느 먼 행성의 나라. 아이들을 눈을 멀게 하여 암살자로 키우는 문화가 있는 나라. 그곳은 또한 소녀를 신전의 공물로 바치는 곳이다. 반항하지 못하게 혀를 자른 소녀가 죽음을 기다리는 신전. 그것에 눈먼 소년이 침입하여 그녀를 죽여야 한다. 하지만 소년은 소녀를 죽이지 않고 성 밖으로 도망을 친다. 그것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는 남자. 그리고 그것을 들으며 이야기에 살을 붙이는 여자. 여자는 그들이 도망을 쳐서 행복해지기를 바란다. 하지만 그것은 꿈에 불과한 것일까? 여자는 항상 시간에 쫓기고, 남자는 돈이 없다. 

 

이 눈먼 암살자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소설 속 남자와 여자는 과연 누구일까? 아이리스는 왜,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회고록을 쓰고 있는 것일까?

 

마지막까지 다 읽게 되면 작가가 짜 놓은 시간과 공간의 그물에 제대로 걸려들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가슴이 먹먹해져 온다. 

 

1930년대 캐나다. 스페인 내전과 산업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인물들은 무엇을 잃게 되고 무엇을 얻었는가. 

전쟁이 남긴 상흔을 한 인간의 삶을 현미경 들여다보듯 추적하여 우리에게 깊은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소설이다. 전쟁에서 몇 백만이 죽었는지를 알게 되어도 우리는 그것을 실감할 수 없다. 하지만 한 인간이 전쟁과 탐욕을 통해서 어떤 상처를 안고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 알게 되면 우리는 그것을 공감할 수 있다. 

마가렛 애트우드는 이 소설로 1985년 맨 부커 상을 받았다. 맨 부커상은 한강 작가가 채식주의자로 받게 되어 한동안 떠들썩했던 유서 깊은 문학상이다. 

 

눈먼 암살자 

사키 얼- 논의 몰락

 

그녀는 밤중에 갑자기 잠에서 깬다. 심장이 마구 뛰고 있다. 침대에서 빠져나와 조용히 창가로 가서 창틀을 높이 올리고 몸을 굽혀 밖을 내다본다. 오래된 상처 때문에 거미줄 같은 흔적이 있는, 보름달에 가깝게 차오르는 달이 떠 있고, 그 아래로는 가로등이 하늘을 향해 부드럽게 발하는 약한 주황색 불빛이 보인다. 그 밑에는 그림자로 얼룩이 지고 가지들은 단단하고 두꺼운 그물처럼 펼쳐져 있고, 하얀 나방 같은 꽃들이 희미하게 깜박인다. 

 

한 남자가 올려다보고 있다. 짙은 눈썹, 움푹 팬 눈두덩이, 검고 갸름한 얼굴을 가로지르는 하얀 사선 같은 미소가 보인다. 세모꼴로 파인 목선 아래는 창백하게 보인다. 셔츠다. 그는 손을 올려 손짓을 한다. 그녀가 자신과 합류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창문 밖으로 나와 나무를 타고 내려오기를. 그렇지만 그녀는 두렵다. 추락할까 봐 두렵다. 

 

이제 그는 창턱 바깥쪽에 있다. 이제 그는 방안에 있다. 밤나무 꽃이 너울거리며 타오른다. 그 하얀빛으로 그녀는 그의 얼굴을 볼 수 있다. 회색 띤 얼굴, 엷은 색조, 사진처럼 이차원적인 모습. 그러나 얼룩이 져 있다. 타는 베이컨 냄새가 난다. 그는 그녀를 보고 있지 않다. 엄밀히 말해 그녀를 보는 것이 아닌 것이다. 마치 그녀는 그녀 자신의 그림자고, 그는 그 그림자를 바라보고 있는 것과 같다. 그 그림자가 볼 수 있다면 그녀의 눈이 있을 바로 그곳을 그는 응시하고 있다. 

그녀는 그를 만지고 싶지만 주저한다. 그녀가 그를 감싸 안는다면 분명 그는 희미해져 버릴 것이다. 이내 헝겊 조각으로, 연기로, 분자로, 원자로 분해되어 버릴 것이다. 그녀의 손은 그의 몸을 그대로 통과해버릴 것이다. 

 

돌아오겠다고 했잖아. 

무슨 일이 일어난 거예요?

뭐가 잘못된 거죠?

모르고 있어?

 

눈먼 암살자 속 한 단락이다. 내가 좋아하는 단락. 이 소설을 통틀어 가장 슬픈 대목이었다. 

 

이 소설은 처음에 읽을 때는 작가가 짜 놓은 직물 속에 갇힌 것 같은 기분이 들지만, 꼭 한 번 더 읽어보고 싶은 소설이다. 그녀는 현실과 환상, 그리고 왜곡되고 지워진 진실과 거짓. 우리가 눈뜨고 있지만 보지 못하는 생의 편린들에 대해서 아름다운 언어로 하지만 정곡을 찌르는 어투로 말한다. 

 

그녀와 동시대를 살고 있어 다행이다. 그녀가 아직 살아계셔서 다행이다. 오래오래 사셔서 또 다른 책들을 출간하시길 바란다. 그전에 이미 그녀가 쓴 수많은 저작들을 읽어야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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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눈먼 암살자1 - 마거릿 애트우드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w****M | 2020.09.24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그녀는 내게서 손을 뗀 것이다. 우리 모두로부터.마거릿 애트우드의 눈먼 암살자는 이야기 안에 또 다른 이야기가 담겨 있는 특별한 구성으로 되어 있다.그래서 초반에 가닥을 잡기가 조금 힘들었다.80대의 아이리스가 회상하는 이야기는 현재이면서 과거를 이야기하고로라의 이름으로 발표된 눈먼 암살자라는 소설의 이야기 속에서는 의문의 남자가 로라에게 들려주는 SF 소설이 담겨있;
리뷰제목



그녀는 내게서 손을 뗀 것이다. 우리 모두로부터.



마거릿 애트우드의 눈먼 암살자는 이야기 안에 또 다른 이야기가 담겨 있는 특별한 구성으로 되어 있다.

그래서 초반에 가닥을 잡기가 조금 힘들었다.


80대의 아이리스가 회상하는 이야기는 현재이면서 과거를 이야기하고

로라의 이름으로 발표된 눈먼 암살자라는 소설의 이야기 속에서는 의문의 남자가 로라에게 들려주는 SF 소설이 담겨있다.

세 가지 이야기가 전혀 상관없는 거 같으면서도 상관을 맺는 구성을 가진 눈먼 암살자는 마거릿 애트우드에게 부커 상과 해미트 상을 안겼다.


로라가 탄 자동차가 사고로 전소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첫 문단부터 범상치 않은 이야기로 독자를 끌어당긴다.

로라와 아이리스 그리고 눈먼 암살자라는 소설의 내용 사이사이 훌쩍 흘러가 버린 시간과 또 다른 죽음이 이어지면서 아이리스는 80대의 노인의 모습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심장병을 지닌 채 언제 죽을지 모르는 아이리스의 발걸음엔 아직 과거의 영광들이 남아 있다.

가족묘가 그렇고 단추공장이 그렇다.

단추공장은 새롭게 단장해서 부티크로 전화되었고 그곳엔 과거 체이스 가문의 남자들 사진이 걸려있다.

한때 그곳에서 제일 잘나가던 가문의 남자들.

그러나 자신의 짐을 어린 두 자매에게 떠넘긴 그녀의 아버지의 모습도 영웅처럼 남아있다.


1권에서는 많은 떡밥들이 흩어져 있다.

소설 속 연인들은 사랑 아닌 사랑을 한다.

시대가 그랬던 걸까? 아님 자신들의 이야기를 교묘하게 숨겨 놓은 걸까?


2편에서 회수될 복선들이 어떤 대단원의 막을 준비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이 이야기 속 여인들은 모두 특별한 삶을 살아낸 거 같다.

행복했던 여인들의 이야기 보다 불행했던 여자들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이야기 속의 이야기에도 여자들은 존중받는 인격체가 아니다.

이 이야기의 끝에서 어떤 결과를 만나게 되든 애트우드 여사가 그리는 세상은 언제나 불편하지만 뭔가 뜨거운 응어리를 녹여내는 힘을 가지고 있다.

남성들의 세상이라는 겉보기에서 결국은 여성들의 세상일 수밖에 없는 그 무엇.

마거릿 애트우드가 그려내는 세상이다.



내 방에는 바닥이 없었다. 나는 허공에 매달려 있었고 이제 막 떨어지기 직전이었다. 내 추락은 끝이 없었다. 아래쪽으로 끝없이.

그러나 그런 끔찍한 기분은 아님의 청명한 햇빛이 비치면 대부분 사라져 버린다. 젊을 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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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리뷰 눈 먼 암살자 1 내용 평점4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연****스 | 2020.09.21 | 추천1 | 댓글0 리뷰제목
이 책은 초반에 "로라"라는 여자가 자동차 사고로 죽는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로 시작한다.사고사인지, 자살인지 모르겠지만 경찰들은 사고사로 처리한다.그리고 곧 "로라" 언니인 "아이리스"의 회상 이야기가 시작된다.이 책은 크게 "아이리스"가 이야기하는 과거 이야기,그 사이사이에 등장하는 "로라"가 쓴 "눈 먼 암살자"라는 소설 이야기,그 소설 속에 등장하는 또 다른 이야기,;
리뷰제목



이 책은 초반에 "로라"라는 여자가 자동차 사고로 죽는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로 시작한다.

사고사인지, 자살인지 모르겠지만 경찰들은 사고사로 처리한다.

그리고 곧 "로라" 언니인 "아이리스"의 회상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 책은 크게 "아이리스"가 이야기하는 과거 이야기,

그 사이사이에 등장하는 "로라"가 쓴 "눈 먼 암살자"라는 소설 이야기,

그 소설 속에 등장하는 또 다른 이야기,

이렇게 3가지 이야기가 복합적으로 등장한다.

초반에는 내용을 모른 채로 이야기의 흐름을 잡느라 조금 정신없었지만

읽을수록 내용의 흐름이 잡혀가며 정리가 되었다.


아이리스가 회상하는 과거 이야기에

아버지의 형제들의 전쟁에 참여했던 이야기부터 어머니와의 결혼 생활 이야기가 나온다.

전쟁에 참여해서 두 형제를 잃고 돌아온 아버지는

그때부터 많은 변화가 일어나 어머니와의 결혼 생활이 평화롭지 않았고,

어머니는 곧 유산으로 죽게된다.


아버지의 회사가 어려워지자 "리처드 그리픈"이라는 부유한 남자에게

딸 "아이리스"를 거래처럼 시집보내 버린다.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리처드 그리픈"이라는 남자네 집으로

어린 "로라"와 함께 들어갔지만 모든 것이 평탄지 않은 것 같았다.


중간 중간 등장하는 "로라"가 죽은 후 출간 된 소설 "눈 먼 암살자"는

상류층 여성과 공산주의자 남성이 등장하는데

이 소설속 여성과 남성이 로라와 그가 집안에 숨겨주기도 했던 "알렉스"라는

남자인지,  또 다른 누군가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그리고 소설 속 남자가 여자에게 들려주는 이야기는 공상 과학 소설같은데

이 전체적인 이야기와 어떤식으로 연관될 것인지 아직은 명확하지 않았다.


행복했던 인생들을 회고하는 과정도 아니고,

"아이리스"가 들려주는 회고록은 온통 비극적인 이야기가 가득하다.

환경으로 인해, 무엇인가로 인해 타락하고 변해가는 사람들,

그것을 이기지 못하고 죽어가는 사람들.

회고록뿐만이 아니라 "로라"가 남긴 소설속의 분위기도 어둡다.


과연 작가는 이 이야기로 하여금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

또 회고록, 눈 먼 암살자, 눈 먼 암살자 속의 소설

이 3가지 이야기는 어떻게 연관되는 것일까?

1권에서 펼쳐진 이 이야기들이 2권에서는 어떻게 마무리가 될 지 너무 궁금하다.


* 본 도서는 네이버독서카페 리딩투데이에서 도서를 협찬받아 개인적인 감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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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9건) 한줄평 총점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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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점5점
1권은 쉽지 않지만 2권으로 가면 읽지 않으려해도 읽을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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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 | 2022.07.19
구매 평점5점
정말 마음에 드는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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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골드 소* | 2021.06.19
구매 평점5점
치밀하게 직조된 아름다운 소설. 끝까지 읽게 되면 가슴이 먹먹해지는 소설.
1명이 이 한줄평을 추천합니다. 공감 1
YES마니아 : 로얄 김*무 | 2021.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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