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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의 불편함

[ 양장 ]
리뷰 총점9.0 리뷰 19건 | 판매지수 4,2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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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각국소설 78위 | 소설/시/희곡 top100 2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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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저녁의 불편함』 출간 - 야스의 코트 키링 증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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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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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년 11월 22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40쪽 | 408g | 131*216*20mm
ISBN13 9788934979999
ISBN10 8934979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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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 한마디

[2020년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작] 가족의 죽음으로 폐허가 된 열 살 소녀의 세계. 작가는 그의 첫 소설인 이 작품으로 최연소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했다. ‘한발 물러나 읽을 수 있는 소설이 아니’라는 부커상 심사평과 같이, 이야기는 상실과 폭력, 슬픔에 잠식된 세상, 그 피할 길 없는 삶의 가운데로 순식간에 독자를 데려간다. -소설MD 박형욱

2020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작
“한발 물러나 읽을 수 있는 소설이 아니다.
이야기의 일부가 되어 생생히 겪게 하는 소설이다.”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으로 치러진 2020 부커 인터내셔널 시상식. 다니엘 켈먼, 오가와 요코, 사만타 슈웨블린 등 쟁쟁한 작가를 제치고 낯선 얼굴이 화면에 잡혔다. 바로 스물아홉 살 네덜란드 작가 마리커 뤼카스 레이네펠트다. 『그날 저녁의 불편함』은 작가의 첫 소설이었고, 수상 이력도 많지 않았다. 역대 최연소 수상자를 낸 네덜란드는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고 언론은 ‘깜짝 수상’이라며 취재에 열을 올렸다.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겨울날, 네덜란드의 농촌 마을에서 소설은 시작된다. 열 살 난 농장 아이 ‘야스’는 두꺼비를 관찰하고 젖소들을 돌보며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하루를 보낸다. 그날 아침, 큰오빠 ‘맛히스’는 간척지 스케이트 대회에 나갔다.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올게!” 오빠는 그렇게 말했지만, 그것이 마지막 인사였다. 날이 따뜻해진 탓에 얼음이 얇아졌고 선두로 나간 맛히스가 빠지는 것을 아무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 반짝반짝 빛을 내던 크리스마스트리가 집 밖으로 치워졌고, 야스의 삶은 어두워졌다. 부모님은 자신들의 상실을 감당하기에도 벅차 아이들을 보듬지 못하고, 상실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힌 야스는 그날 입고 있던 빨간 코트를 한여름이 되어도 벗지 못한다. 심지어는 대변마저 참는다. 얼마 후 마을 전체에 구제역이 돌면서 백 마리가 넘는 소들이 살처분된다. 야스는 어떻게 해서든 이해하고 싶다. 여전히 선명하기만 한 슬픔과 가끔 맹렬히 솟는 폭력성, 뱃속을 간질이는 성적 욕구, 그날 맛히스 오빠가 느꼈을 극한의 추위와 고통을.

열 살 소녀 야스의 시선은 부커상 심사평이 말하듯 ‘갓 태어난 자가 처음 보기라도 한 듯’ 모든 것을 낯설게 바라본다. 그 눈에 비친 세상은 온통 폐허다. 죽음을 이해하기에 아이들은 너무 어리고, 야스의 부모는 자기 자신조차 보살피지 못한다. 자식의 죽음을 견딜 수 있는 부모는 없을 테지만 특히 성경 말씀을 지키며 철저히 금욕적인 생활을 이어온 부모는 큰아들의 죽음을 일종의 형벌이나 저주로 여긴다. 애지중지 키운 소들이 죄다 살처분되는 현장에서도 부모는 아이들의 눈을 가려주지 않는다. 어른들의 보살핌에서 벗어난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이 낳을 결과를 알지도 못한 채 작은 동물을 해치고 친구와 동생을 성적으로 괴롭히며 끝내 자신의 신체에 위해를 가한다. ‘그날 저녁의 불편함’이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소설은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독자를 폐허 한복판으로 인도한다.


저자 소개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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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건너편에 가고 싶어.”
나는 속삭였다.
“네가 더 크면 데려가줄게.”
오빠는 털모자를 쓰고 미소 지었다. 치아 교정기에 지그재그로 얽힌 파란 고무줄이 드러났다.
“어두워지기 전에 올게요.”
오빠가 엄마에게 소리쳐 말했다. 그리고 문간에서 다시 몸을 돌려 나를 보더니 손인사를 했다. 이후로 나는 이 기억을 두고두고 되풀이해 떠올릴 것이다. 기억 속 오빠의 팔이 들려 올라가지 않을 만큼, 아니 우리가 애초에 작별 인사를 나누기는 했던지 의심될 만큼.
--- p.16

나중에 나는 바로 이때부터 공허가 시작되었구나 하는 생각을 종종 했다. 맛히스 오빠의 죽음 때문이 아니라, 냄비와 텅 빈 러시아풍 샐러드 통 속에 담긴 채 떠나가버린 이틀간의 크리스마스 때문이었다고..
--- p.34

엄마는 오믈렛을 덜면서 나를 한 번도 만지지 않는다. 우연히 몸이 닿지도 않는다. 나는 한 발짝, 또 한 발짝 물러선다. 슬픔은 사람의 척추에까지 올라온다. 엄마의 등은 점점 더 굽어간다.
--- p.80

아빠에게서 흘러나오는 슬픔은 죽은 소들에게서 나오는 묽은 똥과 피와 닮았다. 그 똥과 피는 타일 사이로 흘러가 배수관에 이르러 냉각 탱크에서 나오는 우유와 뒤섞인다.
--- p.236

개미들은 자기 체중보다 5천 배나 더 무거운 것을 옮길 수 있다고 한다. 사람의 능력은 그에 비하면 보잘것없다. 사람들은 자기 몸무게만 한 물건을 겨우 한 번 들어 올릴까 말까 하고, 자기 슬픔의 무게는 견디지도 못한다.
--- p.261

사방이 조용하다. 한때는 아빠가 카펫을 털듯 엄마의 등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엄마가 하루 동안 들이마신 모든 잿빛, 일상의 먼지, 켜켜이 앉은 슬픔을 털어내려는 듯이.
--- p.322

내 안의 폭력만이 소음을 일으킨다. 소음은 점점 커져간다. 마치 슬픔처럼. 벨러의 말마따나 오로지 슬픔만이 공간을 필요로 한다. 반면 폭력은 공간을 그냥 차지한다. 나는 죽은 나방을 손에서 떼어내 눈밭에 떨어트린다. 그리고 장화 신은 발로 그 위에 눈을 밀어 덮는다. 싸늘한 무덤이다.
--- p.326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2020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작 ★ 최연소 수상작가

한발 물러나 읽을 수 있는 소설이 아니다.
이야기의 일부가 되어 생생히 겪게 하는 소설이다.
_부커상 심사평

2020년 8월 26일, 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비대면으로 치러진 부커 인터내셔널 시상식. 다니엘 켈먼, 오가와 요코, 사만타 슈웨블린 등 쟁쟁한 작가를 제치고 낯선 얼굴이 화면에 잡혔다. 바로 스물아홉 살 네덜란드 작가 마리커 뤼카스 레이네펠트다. 2016년 이 상을 수상한 한국의 한강 작가, 2017년 수상자인 이스라엘 문학의 거장 데이비드 그로스먼, 노벨문학상까지 휩쓴 2018년 수상자 올가 토카르추크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인터내셔널 부커상은 주로 자국에서 탄탄한 기반을 가진 작가에게 수여되었다. 그러나 《그날 저녁의 불편함》은 작가의 첫 소설이었고, 수상 이력도 많지 않았다. 역대 최연소 수상자를 낸 네덜란드는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고 언론은 ‘깜짝 수상’이라며 취재에 열을 올렸다.

“나는 열 살입니다.
그날 이후 나는 코트를 벗지 못해요.“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겨울날, 네덜란드의 농촌 마을에서 소설은 시작된다. 열 살 난 농장 아이 ‘야스’는 두꺼비를 관찰하고 젖소들을 돌보며 평소와 다를 것 없는 하루를 보낸다. 그날 아침, 큰오빠 ‘맛히스’는 간척지 스케이트 대회에 나갔다.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올게!” 오빠는 그렇게 말했지만, 그것이 마지막 인사였다. 날이 따뜻해진 탓에 얼음이 얇아졌고 선두로 나간 맛히스가 빠지는 것을 아무도 보지 못했다고 했다. 반짝반짝 빛을 내던 크리스마스트리가 집 밖으로 치워졌고, 야스의 삶은 어두워졌다. 부모님은 자신들의 상실을 감당하기에도 벅차 아이들을 보듬지 못하고, 상실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힌 야스는 그날 입고 있던 빨간 코트를 한여름이 되어도 벗지 못한다. 심지어는 대변마저 참는다. 얼마 후 마을 전체에 구제역이 돌면서 백 마리가 넘는 소들이 살처분된다. 야스는 어떻게 해서든 이해하고 싶다. 여전히 선명하기만 한 슬픔과 가끔 맹렬히 솟는 폭력성, 뱃속을 간질이는 성적 욕구, 그날 맛히스 오빠가 느꼈을 극한의 추위와 고통을.

슬픔은 사람의 척추에까지 올라온다. 엄마의 등은 점점 더 굽어간다.
_80페이지

아빠에게서 흘러나오는 슬픔은 죽은 소들에게서 나오는 묽은 똥과 피와 닮았다.
_236페이지


고통을 이해함으로써 고통에 맞설 수 있을까.
죽음이 삶보다 안전해 보이려면 얼마나 큰 슬픔이 필요할까.


오빠의 죽음으로 인해 평범했던 날들이 산산조각 나는 1부, 구제역이 마을을 덮친 뒤 살처분과 죽음이 난무하는 2부, 이 모든 것이 한데 휩쓸려 휘몰아치는 3부. 열 살 소녀 야스의 시선은 부커상 심사평이 말하듯 ‘갓 태어난 자가 처음 보기라도 한 듯’ 모든 것을 낯설게 바라본다. 그 눈에 비친 세상은 온통 폐허다. 죽음을 이해하기에 아이들은 너무 어리고, 야스의 부모는 자기 자신조차 보살피지 못한다. 자식의 죽음을 견딜 수 있는 부모는 없을 테지만 특히 성경 말씀을 지키며 철저히 금욕적인 생활을 이어온 부모는 큰아들의 죽음을 일종의 형벌이나 저주로 여긴다. 애지중지 키운 소들이 죄다 살처분되는 현장에서도 부모는 아이들의 눈을 가려주지 않는다. 어른들의 보살핌에서 벗어난 아이들은 자신의 행동이 낳을 결과를 알지도 못한 채 작은 동물을 해치고 친구와 동생을 성적으로 괴롭히며 끝내 자신의 신체에 위해를 가한다. ‘그날 저녁의 불편함’이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소설은 한 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독자를 폐허 한복판으로 인도한다.


상흔을 바라보지 않고 상처 안으로 파고드는 소설
문학의 미래를 제시하는 새롭고 분명한 목소리


《그날 저녁의 불편함》은 마리커 뤼카스 레이네펠트가 스물일곱 살에 발표한 첫 소설이다. 이 작품으로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했지만, 그의 가족은 아직 이 사실을 기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레이네펠트는 “(내가 부커상 후보에 오르고) 온 동네 사람들이 내 책을 이야기하는 동안에도 나의 가족은 너무나 두려워 내 책을 읽지 못했다”며, “작가가 태어나는 것은 사실 집안의 불행이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소설 속 야스의 가족처럼 작가의 가족도 농사를 짓고 목축을 했으며 성경 말씀을 철저히 지켰다. 그리고 작가 역시 세 살 때 오빠를 잃었다. 그 상실의 경험을 바탕으로 무려 6년에 걸쳐 집필한 소설이 바로 《그날 저녁의 불편함》이다. 가족이 받아들이지 못한 것은 그의 소설만은 아니었다. 레이네펠트는 젠더퀴어로서 자신을 남성과 여성의 이분법에서 벗어난 ‘넌바이너리’로 선언했다. 중간이름 ‘뤼카스’ 역시 스스로 붙인 것이다. 이 또한 가족에게 수용되기까지 긴 시간이 필요했다. 글을 쓰면서 시작된 변화는 작가를 성장시키고 단련시켰다. “쓴다는 것은 자기 자신을 갖고 노는 일이다. 랩톱 컴퓨터 앞에 있을 때 나는 비로소 강해진다.” 세계가 주목하는 새로운 목소리는 이렇게 탄생했다.


고통에 잠식된 이 작은 세상을 보라. 직시하기 힘들겠지만 못 본 척하기는 더욱 힘들 것이다. 〈커커스리뷰〉

어떤 제약도 없는, 거침없고 불손하며 완전히 새로운 목소리가 나타났다. 〈뉴욕타임스〉

압도적인 슬픔과 광기, 죽음, 근친상간, 잔인성, 절망으로 가득한 유년의 서사. 그러나 이 소설이 가진 폭발력은 충격이 아닌 작가의 곧고 우아한 문체에 있다. 〈월스트리트저널〉

반드시 읽어야 하고 기억해야 하는 책. 이 이야기의 슬픔에는 독특한 힘이 깃들어 있다. 〈이코노미스트〉

사실적인 황량함과 초현실적인 어둠, 시적이고 정제된 언어. 〈가디언〉

절제된 내러티브로 그랑기뇰적인 기괴함을 전달한다. 〈더타임스〉

회원리뷰 (19건) 리뷰 총점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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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 그날 저녁의 불편함 내용 평점3점   편집/디자인 평점3점 a*****E | 2022.09.11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네덜란드에 위치한 어느 시골마을 젖소 농장의 네 남매 중에서 셋째 딸로 태어난 야스는 큰오빠 맛히스의 죽음으로부터 가족들의 삶이 어둠에 휩싸이게 된다. 게다가 농장에는 전염병으로 인해 젖소를 제대로 돌볼 수도 없는 상태였고 아들을 잃은 부모의 상실감과 경제적인 어려움이 어린 야스를 더욱 고통스럽게 만든다. 어떻게 보면 열 살 소녀 같지만, 오빠의 죽음이;
리뷰제목

네덜란드에 위치한 어느 시골마을 젖소 농장의 네 남매 중에서 셋째 딸로 태어난 야스는 큰오빠 맛히스의 죽음으로부터 가족들의 삶이 어둠에 휩싸이게 된다. 게다가 농장에는 전염병으로 인해 젖소를 제대로 돌볼 수도 없는 상태였고 아들을 잃은 부모의 상실감과 경제적인 어려움이 어린 야스를 더욱 고통스럽게 만든다. 어떻게 보면 열 살 소녀 같지만, 오빠의 죽음이나 다른 측면에서 보면 조숙한 친구인 것 같기도 하고. 마지막 장은 예상치 못했던 장면이라 조금 충격적이었다. 초중반부가 지루함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마지막 장을 읽고 나니 뭔가 굉장히 허무하면서도 기분이 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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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과 무관심 속에 방치된 아이들의 가슴 아픈 성장 이야기,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작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스타블로거 : 블루스타 타*****쥐 | 2022.02.02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제목: 그날 저녁의 불편함 글쓴이: 마리커 뤼카스 레이네펠트 옮긴이: 김지현 펴낸 곳: 비채   2020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마리커 뤼카스 레이네펠트. 역대 최연소 수상 작가라 큰 화제를 모았다. 상을 받을 당시 그녀의 나이는 스물여덟. 그 큰 영예를 안겨준 작품 《그날 저녁의 불편함》은 애정하는 김영사의 비채 출판사에서 출간될 예정이어서 더 관심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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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그날 저녁의 불편함

글쓴이: 마리커 뤼카스 레이네펠트

옮긴이: 김지현

펴낸 곳: 비채


 

2020년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마리커 뤼카스 레이네펠트. 역대 최연소 수상 작가라 큰 화제를 모았다. 상을 받을 당시 그녀의 나이는 스물여덟. 그 큰 영예를 안겨준 작품 《그날 저녁의 불편함》은 애정하는 김영사의 비채 출판사에서 출간될 예정이어서 더 관심이 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예쁜 모습으로 국내에 출간된 번역서를 손에 쥐어 들었을 때, 조심스레 책을 쓰다듬었던 기억이 선명하다. 소설 도입부에서부터 주인공 야스가 담담하게 그려낸 슬픔이 가슴속 깊이 파고들어 감정을 추스르기 힘들었다. 1부에서 멈춘 독서를 다시 시작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다시 펴든 첫 장. 이번에야말로 이 서글픈 이야기를 제대로 마주하겠다고 다짐하며 쉼 없이 책장을 넘겼다. 호흡이 끊어지면, 언제 다시 이 책을 마주할 수 있을지 두려웠다. 그렇게 의도적으로 열심히 빠져든 야스 가족의 인생 한 자락은 곱씹을수록 아련한 슬픔이 베어 나왔다.

 

 

 

가족을 상실한 깊은 슬픔, 무관심 속에 방치된 남은 아이들

 

 

네덜란드의 한 농촌 마을에 사는 10살 소녀 야스. 부모님, 큰오빠 맛히스, 둘째 오빠 오버, 여동생 하나, 이렇게 여섯 식구인 야스의 가족은 특별히 화목하진 않아도 평범한 가정이었다. 하지만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겨울날, 스케이트를 타러 갔던 첫째 맛히스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오며 이 가정엔 균열이 생기기 시작한다. 직접 겪어보지 않고는 온전히 이해할 수 없는 가족을 잃은 슬픔. 야스는 큰오빠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부모님의 사이는 점점 멀어지고 엄마는 음식을 거의 입에 대지 않는다. 부모가 자식을 잃은 슬픔을 각자의 방식으로 버텨내는 동안, 무관심 속에 방치된 아이들은 지독한 혼란을 겪으며 꾸역꾸역 하루를 살아낸다. 오빠를 잃고 상실이란 두려움을 처음 접한 야스는 오빠가 죽던 날 입고 있던 빨간 코트를 한여름이 되어도 벗지 못한다. 큰일마저 제대로 보지 못해 뱃속이 터질 지경. 의식하지 못하지만 뿌연 안개처럼 지독하게 깔린 상실의 슬픔, 사춘기에 접어들어 시작된 은밀한 성적 욕구와 장난, 차가운 물 속에서 싸늘하게 죽어간 큰오빠를 향한 그리움과 풀리지 않는 가슴속 응어리. 사정없이 몰아치는 그 매서운 바람에 영문도 모른 채, 하염없이 웅크리는 야스의 모습에 가슴이 먹먹해진다.

 

 

 

 


 

 

 

엄마가 우는 소리가 들린다.

그 외에는 사방이 조용하다.

한때는 아빠가 카펫을 털듯

엄마의 등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엄마가 하루 동안 들이마신

모든 잿빛, 일상의 먼지,

켜켜이 앉은 슬픔을 털어내려는 듯.

베스트셀러소설 《그날 저녁의 불편함》 p322 중에서...

 

 

 

가보지도 못한 먼 나라에 사는 한 소녀의 이야기일 뿐인데, 타인의 시선으로 관망하듯 지켜볼 순 없었다. 슬픔이 희미해지는 만큼, 한 뼘씩 자라는 야스는 자신이 겪은 이 상실의 기간을 훗날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까? 큰오빠는 사라졌지만, 아무 일 없었다는 듯 흘러가는 일상. 엉엉 울어서 풀린다면 좋으련만, 야스의 가족이 숨죽여 흘리는 눈물은 안타까움만 더한다. 상실과 애도의 순간을 어떻게 견뎌야 하는지도 모른 채, 홀로 방치된 아이들. 담담하게 전하는 그 일상이 지독하게 서글프고 괴로웠던 건 비단 나뿐만이 아니니라. 켜켜이 밀려드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휘말려, 책을 덮은 후에도 한동안 그 감정에서 헤어나오기 힘들었다. 누군가는 무심히 지나쳐 버리겠지만,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슬픈 소설. 추운 겨울이 올 때마다, 이 작품은 여지없이 찾아와 내게 손을 내밀 거다.

 

 

출판사 지원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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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과 결핍의 자화상 내용 평점5점   편집/디자인 평점5점 YES마니아 : 로얄 p***e | 2022.01.18 | 추천0 | 댓글0 리뷰제목
 황량한 농장 헛간에 기대 서 있는 야스를 생각한다. 세 가지 단어가 떠오른다. 상실, 공허, 죽음. 하지만 독자들은 이 책을 덮은 직후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야스가 원했던 것은 따스함과 사랑, 욕망이었다고.  네덜란드 시골의 젓소 농가에서 삶의 공허함을 일찍 알아버린 열두 살 소녀는 사랑하는 맛히스 오빠가 죽은 이후 코트를 벗지 않는다. 모두가 놀리고 비웃지만;
리뷰제목

 황량한 농장 헛간에 기대 서 있는 야스를 생각한다. 세 가지 단어가 떠오른다. 상실, 공허, 죽음. 하지만 독자들은 이 책을 덮은 직후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야스가 원했던 것은 따스함과 사랑, 욕망이었다고.

 네덜란드 시골의 젓소 농가에서 삶의 공허함을 일찍 알아버린 열두 살 소녀는 사랑하는 맛히스 오빠가 죽은 이후 코트를 벗지 않는다. 모두가 놀리고 비웃지만 야스는 꿋꿋하게 코트를 여민다. 부모님도, 오버 오빠와 여동생 하나도, 친구 벨러도 그 누구도 야스를 어쩌지 못한다.

 야스는 코트 주머니에 두꺼비 두 마리, 저금통 조각, 치즈 주걱, 토끼수염과 캔뚜껑 등을 넣고 다닌다. 온몸이 공허함으로 조각나지 않도록, 모래보다 더 가벼운 자신의 몸이 무거워지도록 코트 주머니 속엔 야스가 기억하고 싶은 것, 붙잡고 싶어하는 모든 것들이 가득 찬다.

   

-존중이란 각설탕 네 덩이와 연유 한 잔의 합계인 것이다. 나는 내 모든 기억이 들어 있는 호주머니에 재빨리 치즈 주걱을 쑤셔 넣는다.-

   

 빼앗길까봐 두려운, 불안의 코트에 감싸인 채 사랑하는 존재를 잃고 텅 빈 가슴으로 남은 하루들을 견뎌 가는 이 소녀의 삶을 독자들은 위태롭게, 때로는 신기하게 바라보게 된다. 무엇이 이 책에서 눈길을 뗄 수 없게 만드는 걸까.

 첫 번째 이유는 우리에게도 저마다 가슴 속에 공허함을 품었던 한 조각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야스처럼 어린 시절일 때도 있고, 이십 대의 열정과 충만함 속, 또는 그보다 더 늦게일 수도 있다. 공허는 느닷없는 총격전처럼 사람들 가슴 속에 구멍을 뚫고 자신이 쌓아온 따뜻함의 무게로 얼마나 빨리 그 구멍을 메우는지 지켜본다. 어떤 이는 평생 그 구멍을 간직한 채 살아갈 것이고, 어떤 이는 차근차근 상처를 메우고 기워서 불완전한 회복으로 절뚝이며 살아갈 것이다.

   

-우리는 언젠가 복권에서 당첨되어 얻은, 식탁 위에 놓여 있는 베아트릭스 여왕비스킷 깡통처럼 텅 비어 있다. 아무도 우리를 채울 수 없다.-

 

 사랑하는 존재를 잃어본 이들에겐 야스의 공허를 설명할 필요가 없다. 공허는 삶에 새겨진 흉터처럼 끝까지 그와 함께 간다. 독자들은 야스가 공허를 채우기 위해, 또는 견디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삶의 궤적을 뒤따르며 각자의 인생에서 결코 벗을 수 없는 코트란 무엇인지를 생각해본다.

 두 번째 이유는 야스의 상상력이다. 이 책을 읽어가며 즐길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요인이기도 하다. 야스는 어느 날 오빠를 잃고, 부모님의 관심을 잃고, 불안의 코트로 무장한 채 상상력의 레이더를 길게 뻗어 모든 사물을 관찰한다. 지하실에 유대인이 살고 있으리라는 상상, 엄마가 저장고 탱크나 방안의 밧줄을 통해 죽음에 이를 것이라는 상상, 두꺼비들이 짝짓기를 할 때 엄마와 아빠의 사랑도 다시 피어날 거라는 상상. 이 작품 곳곳에 묘사되고 나열된 야스의 상상력은 역설적이게도, 어둠과 심연에 갇힌 소녀에게서 발견하는 경쾌하고 유쾌한 즐거움이다.

   

-(아빠의) 혀는 진홍색이고 밑면에 푸른 줄무늬가 있다. 마치 번식기의 황야 개구리 같다. 나는 내 안에서 곰팡이가 자라날까봐 여전히 걱정이 된다. 아빠는 향신료를 가미한 롤빵을 커다란 칼로 썰어서 곰팡이 핀 부분을 잘라내는데, 나는 그 빵 조각처럼 언젠가 내 피부도 푸른색과 흰색으로 변할까봐, 그래서 내가 닭 모이로밖에 쓸 수 없는 존재가 될까봐 걱정스럽다.-

   

 세 번째로 죽음과 삶의 경계, 마을과 건너 편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하게 줄타기를 하는 야스를 바라보며 독자들은 일종의 서스펜스를 느낀다는 것이다. 불안과 조마조마한 긴박감, 그것은 야스가 배꼽에 꽂은 압정이나 오버 오빠의 성적인 장난들을 지켜볼 때도 증폭된다. 맛히스와 소들을 잃고 서서히 변해가는 가족들의 모습, 그 균열을 안타까워하며 야스는 언제나 지금 이 현재를 뛰어넘고 싶어 한다. 지금 여기의 삶에서 맛히스 오빠가 있는 죽음의 공간으로. 텅 빈 축사와 배고픔이 있는 마을에서 충만함으로 반짝이는 도시- 건너 편의 공간으로.

 언제나 경계 너머의 것을 갈망하지만 그 사이에서 어쩌지 못하는 야스의 생각과 행동을 침묵 속에 바라보는 것은 스릴감 넘치는 일이다.

 

나는 언젠가 나 자신에게로 갈 거야.

   

 이 작품의 곳곳에는 죽음이 비누조각처럼 흩어져 있다. 맛히스 오빠의 죽음과 구제역으로 인한 소들의 죽음. 엄마의 말라가는 육신 속에서 읽히는 죽음. 사랑과 희망의 죽음. 오버 오빠가 잡은 나비들의 죽음. 햄스터의 죽음과 수탉의 죽음.

 하지만 여기에서 새로 태어나고픈 강렬한 삶의 욕망을 읽어내지 못하면 안된다. 죽음과 상실이란 삶 과 욕망이 맞붙어 있는 이면이기에. 야스가 냉동고에 누워 문을 지탱한 막대기를 거침없이 차버린 행위도 바로 새로운 삶과 욕망을 위한 ? 사랑하는 맛히스 오빠에게, 자신에게 가까이 가기 위한, 그렇게 엄마, 아빠의 새로 피어날 욕망과 사랑의 제물이 되어 스스로가 가장 원하는 뜨거운 삶으로 들어가기 위한 용기가 아니었을까.

   

-모든 상실에는 잃고 싶지 않았지만 놓아줄 수밖에 없었던 무언가를 붙잡으려 했던 온갖 시도들이 들어 있다. 우리는 상실에서 우리 자신을 발견한다. 우리 그대로의 우리 ? 둥지에서 떨어진 채 누군가가 다시 주워 올려주기만을 기다리는, 털 없는 찌르레기 새끼처럼 연약한 존재.-

   

 야스의 강렬한 삶의 욕망을 읽을 수 있는 이 작품은 우리에게 상실과 공허의 상흔을 남기지만, 그 속에서 우리는 저마다 무언가 붙잡으려 했던 반짝이는 과거의 기억들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 상처에 붙인 반창고들을 떼어내며 지금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지금 소중하지만 차갑게 대하고 있는 무언가는 없는지, 놓치고 있는 욕망의 조각은 없는지 돌아본다.

 이 작품은 한 소녀의 상실과 결핍의 유년이 남긴 긴 그림자이자 자화상이다. 이 그림은 마른 땅에 박힌 덫의 자국처럼 우리 삶의 모든 밭에 뿌려진 채 잊힌 사랑과 욕망의 조각들을 돌아보게 하기에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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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평 (3건) 한줄평 총점 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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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E | 2022.03.16
구매 평점5점
줄거리에 끌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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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마니아 : 로얄 메**어 | 2021.12.21
구매 평점4점
기대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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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톨 | 2021.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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